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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ㅣ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이번 읽은 편에서는 루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리별의 주인, 아리로 땅에 발붙이고 살기 전까지 루나의 터전은 태양이었다. 하늘에서 지상의 우러름을 받으며 찬란히 빛나던 그때를 떠올리자 루나는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내가 만일 아리별의 주인이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달랐겠지?" (...)
"대신 가까이에서 온기를 전하잖아. 넌 여전히 땅 위의 태양이야."
- p85

'눈부처'. 사전적 설명으로 풀이하면 눈동자에 비쳐 나타난 사람의 형상을 말한다. 고양이달에서는 이 '눈부처'가 공간이동의 열쇠이자 아리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문이 된다. 루나와 노아가 서로의 눈부처가 보이도록 깊이 들여다보는 순간, 서로 마음이 통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초대받는다. 그곳의 루나는 더 이상 고양이의 모습이 아닌 소녀의 모습이다. 노아가 초대받은 노랑띠마을은 '아리별의 주인이기 전에 태양이고 빛이며 소녀'인 루나의 세계다.
나는 세상의 만물에게 빛과 온기를 전해. 그러나 모두가 같은 빛과 온기를 받는 건 아니야. 각자 원하는 정도가 다르니까. (...) 한 번에 모두의 마음을 들여다볼 순 없지만 내 앞에 있는 단 하나의 마음과는 마주볼 수 있으니까. 그렇게 가까이 있는 마음을 하나하나 헤아리다 보면 그게 어느새 전체가 되는 거야
- 루나, p91
그런 루나를 보고 노아는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읽고 적절한 빛과 온기로 감싸 주잖아. 나도 바라별에 있을 땐 사람들의 눈에서 마음을 읽고, 화가에게 음악으로 통역해 주곤 했어." 라며 그녀를 '통역사' 라고 말해준다.
노아의 마음은 1권 초반에서는 루나에게로, 이제는 마레로 향해있다. 노아의 마음이 한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루나의 말에 노아는 생각한다.
한 사람이면 누구를 말하는 걸까. 고양이달과 같은 마음을 가진 소녀일까, 파랑의 마음을 가진 마레일까. 소녀는 나를 두고 떠났고, 마레는 내 고백을 외면했는데, 내 심장은 누구를 향해 이토록 세차게 뛰는 걸까.
- 노아, p93
루나는 한 사람을 향할 수 있는 노아를 부러워한다. 여기서 루나의 캐릭터를 이해하게 된다. 1권의 상황이 이제야 이해되는 순간이다.
난 태양이니까. (...) 내 마음이 한 사람에게 향하면 그 사람은 내 빛에 눈이 멀고 온 몸이 타들어 갈 테니까. 빛을 받지 못한 다른 사람들은 어둠 속을 헤매다 얼어 죽고 말겠지.
- 루나, p94
이어지는 루나의 안타까운 과거의 이야기는 조금씩 아리를 둘러싼 비밀들에 가까이 가게 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