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분량 다이어트  


'분량 다이어트' 라니. 결국 초단편의 미덕을 짧음이기에 분량 다이어트는 초단편을 쓸 때 가장 큰 숙제다. 작가가 분량 다이어틀 위해 제시한 첫번째 방법은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기'다. 읽는 순간 무릎 탁!


'솔직히 요즘 독자의 상상력은 웬만한 묘사보다 더 뛰어나다' 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작가가 공들여 써야 할 지점과 독자의 상상력에 맡길 지점이 따로 있으니, 둘을 철저히 분류해야 한다'(p128) 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실 읽을 때는 쉬워보이는 방법이지만, 그 지점을 분류하는 것에서 쓰는 이의 내공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똑같은 요리 레시피를 보고도 같은 맛의 요리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 아, 요리는..나만 그런 걸지도? )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독자의 지식을 활용하고, 독자가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독자형) 쓰리 콤보를 지나면, 대사에서 분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펼쳐진다. 리액션형 대사와 티키타카형 대사 등이 예시로 나온다. '짧고 간결하게 서술하기' 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 문장을 읽으며 혹시 내 글은 어떻더라? 하는 자기검열이 들어가게 되기도 한다.


머리띠와 머리핀을 따로따로 머리에 써본 적은 없어도, 머리띠와 머리핀을 같이 머리에 써본 적은 없네 그러고 보니.


그럼 도대체 뭘 써봤다는 말인가? 못 써봤다는 말을 참 길게도 쓴거다. 오타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문장들이 있다. 당연한 말을 굳이 부연하고 추가해서 꼬는 건 전혀 매력적인 문장이 아니다. 문장을 위한 문장은 지양하자. 어렵게 쓰지 않는 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 p138


 ■ 감정선  


초단편에서 감정선을 살리기에는 쉽지 않다. 작가는 감정선을 대사로 표현해보려 시도하다가, 필연적으로 말줄읾표(...)를 많이 쓰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말줄임표를 많이 쓰면 굉장히 유치해진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노라고.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려면 엄청난 필력이 요구된다. 대사도 정말 잘 써야 하고, 그 대사가 나오기까지의 맥락도 중요하다. 만약 그럴 자신이 없다면 캐릭터의 감정선은 문장으로 해결하자.


- p142



김동식 작가의 작법서는 그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유쾌하다. 실용적이고, 솔직하며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작법서가 재미있을 수 있다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