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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고사성어 - 읽으면 톡톡 튀어나오는 ㅣ 이모티콘
몽구 지음, 곤룐 그림 / 봄나무 / 2021년 9월
평점 :
코로나로 오프에서 친구들을 잘 만나지 못해서 아쉽지 않냐는 엄마의 걱정에 ‘매일 만나는데요 뭘’ 이라며 쿨하게 넘기는 녀석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만나니 괜찮다며 낄낄대는 모습을 보인다.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을텐데 그 아이들은 좀이 쑤시겠다. 라고 이어가니 “ ‘유유상종’ 인지 제 친구들은 다 저랑 비슷해요.” 라고 대답한다.
청소년 초입의 아이와의 대화 중, 이렇게 녀석의 입에서 불현듯 사자성어가 튀어나온다. 변화된 아이의 어휘에 슬쩍 놀라움을 감추고 대화를 이어간다. 어릴 때 읽었던 책 속에서 배운 것들이 있기에 무얼 놀라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스스로 대화에 활용하는 것은 매우 큰 변화라는 생각을 한다.
오~~ 유유상종~~
(눈을 빛내며) 뭔 뜻인데?
(머뭇대며) 어… 서로 비슷하다는 뜻…?
(감탄하며) 오~~ 훌륭한데~~ 그럼 유유상종 중에 어떤 글자가 ‘서로’ 라는 뜻일거 같아?
중학생 아이와 이어가는 초등(?) 대화.. 자기를 무시하는 거냐며 발끈하는 아이에게 슬쩍 내민다. 그동안 사자성어 관련 책들을 읽어왔음에도 늘 새롭게 받아들이는 녀석…

이모티콘 고사성어
몽구 글, 곤룐 그림
봄나무
고사성어와 사자성어의 두 가지로 분류하여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고사성어 63개와 사자성어 37개를 담은 책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두 페이지에 고사성어 한 가지를 담았다. 펼침면 왼쪽에는 뜻 풀이와 용례로 ‘언제 쓰일까’ 코너와, 유의어와 반의어를 담았고, 오른쪽에는 대화에서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톡 창을 이미지를 이용해 구체적인 예시를 보여준다.

래비, 몽스, 바바, 블루 라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페이지 가득 그려져 있어 시선을 끈다. 만화가 아님에도 만화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학습만화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동글동글한 그림과 이모티콘으로 표현된, 귀염뽀짝한 이 캐릭터들은 스티커로 제작되어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스티커를 오려 붙이며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어 할 듯.
카카오 이모티콘 등 이모티콘 제작겸험이 풍부한 글작가와 그림작가의 협업은 학습을 위한 컨텐츠들을 더욱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을 듯 하다.
고사성어의 경우 오른쪽 아랫면에 유래를 설명해놓았다. 유유상종의 유래를 옮겨본다.

유유상종 이야기
제나라의 왕이 신하 순우곤에게 전국에서 인재를 찾아오라고 명령했어요. 며칠 뒤, 순우곤은 인재 7명을 데리고 나타났어요. 순우곤이 데려온 많은 인재를 보자 왕은 깜짝 놀랐어요. 왕은 순우곤이 기껏해야 한두 명을 데라고 온 줄 알았거든요. 어떻게 이리 많은 인재를 데려왔냐는 왕의 물음에 순우곤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같은 종의 새가 무리를 지어 살 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여 삽니다. 인재를 모으기는 강에서 물을 구하기처럼 쉬운 일이지요.”
- p95, 유유상종 편에서
유의어와 반의어는 책 후반부에 따로 뜻과 페이지를 정리해놓아서 다시 한번 살펴보며 확인할 수 있다.

2학기 중간고사 시즌이 되었다. 추석동안 놀지만은 않겠다며 나름의 계획을 세웠던 녀석은 (다시) 계획을 세우며 다짐한다. “ 시험 못 볼까봐 ‘전전긍긍’ 하지 않고 ‘용두사미’ 가 되지 않도록 잘 챙겨볼께요. “
책에 나온 사자성어를 엮어 대화를 해보자고 했더니 나온 말이다. 아이가 하는 말만으로도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