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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왕 : 잿병아리 ㅣ 나르만 연대기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8월
평점 :
전작 <청의 왕> 의 세계관에 이어지는 <백의 왕> 을 펼쳤다. 청의 왕의 주인공이었던 파라, 하룬, 아반자등은 과거의 인물이 된 시대다. 파라가 청의 왕을 해방시킨 이후 빛나던 도시 나르만은 쇠퇴하고, ‘곤궁왕’ 이라고 불리는 세워드 3세는 나르만의 옛 영화를 찾고자 음모를 꾸민다.

1부의 제목이기도 한 ‘잿병아리’ 는 고아나 버림받은 아이들 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오래된 탑 위에 둥지를 틀고 훔쳐온 보석을 훔쳐와 쌓아두는 ‘우그라’ 라는 새의 둥지에서 사람들이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아다주며 살아간다. 우그라는 인간 ‘아이’는 공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아이’라는 조건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터라, 주인공인 잿병아리 아이샤는 ‘어른이 되는 것’ 을 두려워한다.
새로운 임무를 받고 둥지로 올라간 날, 결국 우그라의 공격을 받고 탑에서 떨어지는데, 둥지에서 찾아냈던 보석인 초록빛 호박이 아이샤의 가슴에 박히고 만다.

잿병아리에게 보석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타스란은 ‘푸른 검’ 이라 불리는 떠돌이 방랑자로, 찾은 보석을 ‘눈물의 계곡’ 에 전해야 한다. 그러나 보석이 아이샤의 몸에 박혀버린 터라, 아이샤에게 함께 가 줄 것을 부탁한다. 어차피 아이샤는 우그라의 공격을 받고 더 이상 잿병아리 생활을 할 수 없는 터라 타스란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백의 왕 1부는 <나르만 연대기> 의 3권이다. 히로시마 레이코는 <이상한 가게 전천당> 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판타지 소설 작가이다.
요코하마시에서 태어난 히로시마 레이코(廣嶋 玲子)는 2005년 <물 요정의 숲>으로 제 4회 주니어 판타지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여우 영혼의 봉인>으로 아동 문학 판타지 대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주로 아동문학을 집필하고 있지만, 성인용 소설도 발표한다. 아동 문학 판타지 대상 장려상 수상소감 시 “일본에는 많은 정령과 신들이 숨쉬고 있다. 모든 것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을 좋아한다. 그런 것들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앞으로도 쓰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나르만이라는 도시는 인간의 명령에 따라 ‘청의 마족’ 이 세웠던 도시다. 1,2권의 <청의 왕> 은 청의 마족을 다스리는 자였다. 이번 3,4 권의 <백의 왕> 은 누구일까. 그리고 아이샤와 타스탄의 여정은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질 것인가 뒷 권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 처음에는 그냥 귀찮은 아이였어. 내 여행에 갑자기 끼어든 짐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갈수록 소중하게 느껴져. 아이샤는 내 비밀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전과 똑같이 웃어 주잖아. 저주를 받은 내게 …. 그 애의 미소를 볼 때마다 나는 구원을 받는 기분마저 들어.
-p192, 타스란의 대화 중에서
또한 길동무로서 함께 떠난 아이샤와 타스란의 저마다의 이야기가 서로 엮이며, 그 둘의 관계 또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도 매우 궁금해지는 포인트다.
책의 띠지에 ‘초등 동화’ 라고 적혀있지만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탄탄한 세계관과 캐릭터들이 엮어가는 이야기의 매력은 ‘영 어덜트’ 소설로 불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판타지 세계관에 익숙해진 세대는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만나는 것으로도 흥미롭기 마련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