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는 콘텐츠는 이렇게 만듭니다 - 클릭을 유도하는 컨셉부터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노하우까지
박창선 지음 / 유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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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분야의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혼자 읽었던(때로는 함께) 책과 아이와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공간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겠지만, 막상 완장(?)을 차고 나니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내가 쓰는 글은 잘 읽히는 글인가, 감성팔이 글인가, 정보성 글인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저 일기인가. 그러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터지는 콘텐츠는 이렇게 만듭니다
클릭을 유도하는 컨셉부터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노하우까지
박창선 지음
유영

 

블로그의 시작은 육아일기였고, 말 그대로 읽는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기록이었다. 이후 한 두권씩 서평을 써보면서 '독서감상문'과 '서평' 의 사이를 미묘하게 오갔다. 회사에서 제안서나 보고서 위주의 글을 주로 썼던 나로서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던 터라, 서평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의 글은 최대한의 정보를 담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 읽는 이를 위한 정보가 아닌 나를 위한 기록으로서의 정보를 말이다.( 물론 지금이라고 그 버릇이 없어진 건 아니다. 다만 내가 그 사실을 자각하고 변화해보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이 달라졌다고 할까. ) 

 

 

그런 내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부터 '글은 기본적으로 독자와의 대화입니다.' 라고 단언하며 일침을 가하는 듯 했다. 또한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풀어갈 지에 대해서도 슬쩍 흘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많은 단락들이 꼭 내 이야기 같아서 뜨끔하기도 했다. 

 

글은 기본적으로 사고의 표현입니다. 생각한 대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표현이 다시 나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죠. 회귀인식입니다. 내 귀로 들려오는 단어가 좀 더 고급스럽고 어렵고 복잡한 단어였으면 하는 바램이 생립니다. 내가 쓰는 언어와 나를 동일시하죠. 멋진 단어를 쓰는 만큼 나도 멋진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중략>

말이 많아질수록 상대방의 말은 들리지 않습니다. 글이 길어지고 복잡해질수록 대화는 단절되어 갑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사라지고, 스킬만 난무하는 글로 변해갑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페이지 너머의 사람을 생각하세요. 

글은 무엇을 쓸지를 생각하기 이전에, 
어디에서 멈출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저자는 우선 1장에서 '터지는 콘텐츠의 기본기' 들을 설명한다. 프롤로그의 이야기가 좀 더 자세히 확장된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나는 이 정도의 기본기는 있지 않을까.. 라며 읽어가다가 또 뜨끔. '기획한 건 안 터지고 대충 쓴 글이 터질 때' 란 글은 더욱 공감이 되었다고 할까. 몇날 몇일, 자료조사를 열심히 해서 길게 적었던 글이 반응이 없을 때, 오히려 단숨에 써내려간 글이 '좋았다' 란 덧글을 받을 때의 허탈함이란. 

 

사실 '기획을 하면 안 터지고, 대충 쓰면 터진다' 는 말엔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기획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소리가 아니죠. 막 쓴 글이 터지는 이유는 특유의 생동감과 자연스러움 때문입니다. 썰을 푸는 듯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무겁지 않은 문체, 감정이 섞여 드러나는 인간미와 솔직함 등에서 매력이 태어나죠. 깊은 생각이나 논리보단 감정의 매듭으로 묶여 있는 '말에 가까운 글' 입니다. 

기획한 글이 터지지 않는 건 기획의 잘못이 아니라 정확히는 '긴장감' 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기획해야 하는 건 글의 구성과 치밀한 개요입니다. 그 글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너무 강조되어서는 안되죠. 
- p69, 기획한 건 안 터지고 대충 쓴 글이 터질 때

 

이어 2장에서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디테일의 힘' 에 대한 부분인데, '재미를 만드는 구조' 나 '육성지원되는 콘텐츠', '문자는 그림을 품고 있다' 등 텍스트의 깨알같은 디테일들이 구체적 문장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3장에서는 '읽혀야 글이다' 이라는 제목으로 '안 읽히는 문장의 특징들', '길게 써도 잘 읽히는 법' 등 여러 방법들을 정리하고 조언을 건넨다. 

 

 

물론 모든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방법에 대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어떤 조언들은 과연 나에게 어울릴까 싶기도 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개인적 글쓰기에 대한 것이 아닌, 회사 등에서의 마케팅을 위한 공식적인 글쓰기 노하우들이다.  직접 영업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실전으로 경험하고 다양한 기업의 브랜드 텍스트 협업을 진행해 온 저자는 '가장 정확한 언어로 우릴 알리고 기억하게 만들고 나아가 클릭, 가입, 다운로드, 구입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이 콘텐츠 발행의 목표라고 말한다. 그리고 콘텐츠를 만들때마다 드는 마음을 이렇게 10가지로 풀어 이야기하고 있다. 글을 쓰는 이라면 누구라도 열 가지 중 한 가지 이상은 경험해봤을 듯.

 

콘텐츠 만드는 마음

① 어떻게 해야 터지는 글을 쓰지?
② 지속하기가 너무 어려워
③ 백지가 너무 무서워
④ 할 말이 없어
⑤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 지 모르겠어
⑥ 저 번에 그 글 만큼 못 쓰겠어
⑦ 딱딱한 글은 쓰겠는데 이런 글은..
⑧ 저 사람은 엄청 잘 쓰는데 왜 나는..
⑨ 쓰다가 지쳐버렸다. 
⑩ 완벽한 글을 쓰고 싶어

 

한번 터졌다고 해서 항상 터지는 글을 쓸 순 없는 법이죠. 터지는 글은 여러분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독자들이 만드는 것이죠. 한 방을 노리고 콘텐츠를 만들면 꾸준한 절망이 찾아올 뿐입니다. 매 순간 좌절하게 되죠. 우리는 점진적인 우상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 글의 색깔이 잡히고, 어떤 게 익숙하고 익숙하지 않은지 구별할 수 있고 도전과 익숙함 사이에서 갈등하는 지점까지 꾸준히 나아가야 합니다. 

- p162, 콘텐츠 만드는 마음, ① 어떻게 해야 터지는 글을 쓰지?

 

4장에서는 '목적에 충실한 텍스트 설계' 를 위한 여러가지 노하우들을 소개하는데 '안 좋은 예' 의 실질적인 예시를 제시하고, 이를 수정한 글을 통해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안 좋은 예시의 글들을 읽어보며 나라면 어떻게 쓸까 생각해보며 읽다보면 금방 책의 끝에 다다른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 '일잘러의 글쓰기' 로 메일이나 기획안, 보고서 등 콘텐츠보다 좀 더 실무적인 '딱딱한' 글의 요령에 대해 소개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책을 덮으며 엉뚱하게도 육아서를 떠올렸다. 내게 육아서는 읽고 나면 그 유효기간이 일주일정도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읽을 때는 그리 감탄하고, 메모하고, 적용해보리라고 다짐하면서 막상 일주일 후에 원래대로 돌아가는 내 행동. 그러기에 주기적으로 다시 읽어줘야 하는 책 종류라고 할까. 이 책도 그렇다. 많은 페이지에 인덱스를 붙이고, 메모하고, 꼭 내 글에 적용해봐야지 라고 다짐했으면서 막상 뒤돌아보니 내 글쓰기 습관에 반영된 부분은 많지 않더라는 깨달음!! 한번에 주루룩 다 읽었으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여러번 반복하고, 글에 반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내 글의 색깔'이 잡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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