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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 숲 이야기 ㅣ 라임 그림 동화 27
스테판 키엘 지음,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1년 3월
평점 :
달이 떠 있는 밤, 푸르스름한 숲에 어슬렁거리는 커다란 동물이 어슬렁거린다. 자세히 보니 호랑이다. 개인적으로 호랑이를 좋아하는 나는 '호랑이와 숲' 이라니, 어떤 이야기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GREEN : 숲 이야기
VERT, Une histoire dans la jungle
스테판 키엘(Stephane Kiehl) 글, 그림
32쪽 | 474g | 296*277*7mm | 2021년 03월
라임
화자인 아이는 자신의 가족이 초록 숲에 도착했던 날을 떠올린다. 집채만한 배낭을 짊어진 채로 숲에 들어왔던 가족은 숲이 얼마나 울창한지 팔다리를 온통 긁히고 찔리면서 초록빛 세상으로 한발 한발 들어가야 했다. 그동안 살았던 땅을 떠나 이전 삶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기로 한 곳.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은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읽는 이도 함께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초록 초록 한 세상. 이 땅에는 수백 가지 포유류와 조류들이 먼저 살고 있었다. 아이는 이들이 이땅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들 중 밤마다 포효하는 왕이 있다.
숲에서 들리던 소리들이 어느 날 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아이의 가족처럼 다른 마을에서 사람들이 옮겨오기 시작하고 초록 숲이 줄어든다. 마을을 둘러싼 초록 숲은 차츰 예쁜 정원으로 바뀐다. 친구였던 원숭이들을 사람들이 화를 내면서 쫓아내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궁금하다.
그들의 왕국에 우리를 들여보내 주었으니 고마워해야 할 처지인데....
되레 그들을 내쫓다니요?
왕은 어디로 간 것일지도 궁금해하던 아이는 물을 길러 간 강에서 왕을 마주한다. 겁이 난 아이는 곧바로 도망쳐왔지만 나중에 모닥불가에 앉아 이 때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종종 들려준다. 우리도 그림책 속에서 화자의 회상을 함께 들은 셈이다.
여기는 온통 초록 숲이었단다!
여기저기서 참 좋은 냄새가 났지!
여기서 왕은 매우 행복하게 살았어.
그때는 모든 게 제자리에 있었으니까.
사람들이 망쳐놓은 왕의 영지. 왕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왕은 어디로 떠났을까.
그림책 속의 숲은 지구의 허파라는 불리는 아마존의 숲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아마존 뿐만 아니다. 전 세계에서 축구장만한 숲이 1초에 한 번씩 사라진다는 기사도 쉽게 검색된다. 우리나라만 해도 골프장의 난개발로 여의도 면적의 20배의 숲이 사라졌다거나(2014년 기사), 지난 10년간 여의도 면적(290ha)의 188배에 해당하는 산림이 사라졌다는 국감자료에 대한 기사(2016년 기사)도 보인다. 아이와 함께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인간이 자연과 그 속에 사는 동물들에게 끼친 영향, 조화롭게 사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확장해서 이야기해볼 수 있다. 숀 탠의 「이너 시티 이야기」 속 여러 동물들과 연계해서 이야기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 해당 책의 챕터에도 'Tiger' 편이 있다. ) 비슷한 결의 그림책으로 「나무 늘보가 사는 숲에서」 란 책도 떠오른다. 팝업이 멋진 책으로 함께 읽어봐도 좋을 듯.
그림만으로 유아들이 읽어도 멋진 책이다. 책의 내용에 대해 확장해보려면 초등 저학년 이상이 더욱 좋을 듯 하다.
** 본문 속 참조 기사 링크 :
골프장 난개발... 여의도 면적 20배의 숲 사라져
사라지는 삼림... 10년간 여의도 188배 면적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