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 새 - 이해인 수필그림책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45
이해인 지음, 이영아 그림 / 현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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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내 종교와 관계없이, 불교계에서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했다면, 카톨릭계에서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와 수필을 좋아한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에 일러스트를 더한 그림책은 「감사하면 할수록」 과 「누구라도 문구점」 등이 있다. 

 


 


수녀새
이영아 그림
현북스

 

강이나 바닷가 모래밭에 찍혀있는 물새들의 발자국을 보며 물새를 궁금해하고, 비오는 날에는 새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걱정한다. 새소리에 잠을 깨는 밤에는 맑고 고요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다시 잠을 청하는 이해인 수녀님.

 

그림 속 다양한 새들을 바라본다. 꽃이나 나무 이름에 비해 새 이름을 조금밖에 몰라 새들에게 미안하다는 수녀님은 그 이름을 불러주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나도 집 근처의 새들을 보며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아파트 현관 근처의, 눈 쌓인 산수유 나무 위에 남은 산수유 열매를 먹는 이 새를 최근 많이 만난다. 얼마 전에야 '물까치' 라는 것을 알았다. 수녀원 언덕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가슴이 노란 새의 이름이 궁금해서 조류 사전을 빌려다보았다는 그녀의 글을 보며 함께 미소를 짓게 된다.

 


 


 


그녀의 이메일 아이디는 'nunbird88' 이다.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믿음과 사랑을 전하는 작은새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은 아이디라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마음이 그림책에 담겼다. 세상을 향해 띄우는 또 한 권의 러브레터다. 

 

수녀 새는 파랑새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녀의 꿈 많은 소녀시절, 친구가 그녀에게 '곧 날아가버릴 한 마리의 파랑새 같구나' 라고 써서 보냈던 편지의 구절에 나온 것처럼. 

 


 

파랑새는 동명의 고전 소설을 통해 행복의 상징이 된 새이기도 하다. 어디론지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은 그녀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날아가고 싶다고 적는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희망을 전하고, 사랑을 전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수녀 새' 가 되고 싶다고.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모두 새들에게 배우면 좋겠습니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그들의 자유로움을,
먹을 것도 꼭 필요한 양만 취하는 욕심없음을,
그리고 먼 길도 기다렸다 함께 가는 우애와 의리를!

- 2020년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이해인 수녀로부터

 

이해인 수녀님의 글의 풍경을 그대로 그림에 담아내는 것에 더하여 '이해인' 이라는 수녀이자 시인의 다른 이야기를 좀 더 그림으로 담아내었다면 '이해인 수필그림책' 이라는 것 외에 또 한 권의 '인물 그림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그녀의 러브레터를 받고 펼쳐 읽는 이들의 마음은 저절로 따뜻해진다. 그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보게 된다. 그녀의 선한 영향력이 조용하게 읽는 이에게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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