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숲에서의 일 년 인생그림책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지오반니 만나 그림, 정회성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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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을 그림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니! 책이 도착하기 전부터 설레였다. '대자연에 대한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불멸의 고전' 인 월든(Walden) 은 법정 스님의 소개로 읽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와 맞닿아 있는 월든에 스님은 "소로우의 생활신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소하게 살라' 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질 것입니다." 라고 소개했었다.  『월든 호수의 소로』 (마루벌)라는 그래픽 노블로도 읽었었는데 그림책으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해졌다. 



월든

A Year in the Woods

숲에서의 일 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 글, 지오반니 만나 그림

길벗어린이




책을 펼치면 어둠을 품은 푸른 색 기조의 하늘. 그 속의 하얀 달이 푸른 색조의 낙엽과 소나무 위로 빛난다. 이 멋진 월든 호수의 풍경과 함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초반 글이 머리말로 요약되어 있다. 월든 도서(은행나무)의 2장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가'라는 장의 글의 일부(p139) 이다. (제목이 같기에 리뷰에서는, 도서는 월든 도서, 그림책은 월든 그림책이라고 부르겠다. ) 



월든 그림책의 멋진 일러스트를 감상하며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긴다. 소로가 집을 짓는 장면을 지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었다.



월든 도서에서는 고독에 관하여 5장에서 들려준다. 위의 구절은 6장. 방문객들에 나오는 구절이다. 올가 토카르추크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의 그림책 『잃어버린 영혼』 의 장면 중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의자의 개수가 달라지는 장면이 있다. 맥락은 다르지만 그 장면을 보며 소로의 이 구절을 떠올리고는 했다. 


『월든』 도서의 경우 문학사에서 평가받는 지점은 몇 가지로 요약되고는 하는데,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처럼 소로우의 구도자적인 모습과 정신적인 통찰을 읽어내는 것이 있다. 그리고 자연에 대한 묘사가 매우 아름답다. 그리고 문명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 세속적인 성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그림책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 가장 많이 느껴졌고, 그 가운데 사색하는 자연인의 모습으로서의 소로를 만났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일까 풍자와 비판은 느껴지지 않았다. 원제 『A Year in the Woods』 를 떠올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


이 책을 통해 소로를 만난 아이들은 나중에 『월든』 도서를 읽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마중물로서도 활용하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월든』 을 읽지 않은 이에게도 책 속의 메시지는 충분하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그 자체로 느껴보자는 소로의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는 그림책이다. 지오반니 만나 (Giovanni Manna) 의 수채화는 월든의 내용과 더욱 잘 어울린다. 



 

책의 첫머리에 나와있는 것처럼 이 책은 그림책으로 엮기 위해 소로의 2년 동안의 월든 생활을 의도적으로 1년으로 압축했다. 참고하며 읽으면 더 좋을 듯 하다. 본문 위에 위치한 작은 나뭇잎( 참나무와 단풍 나무가 따로, 또 같이 등장하곤 한다. ) 들의 색으로 읽고 있는 페이지의 계절을 유추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본 그림과 동떨어져 가끔 텍스트가 자리한 페이지에 출몰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정말 야생동물 같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그림책으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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