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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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책부터 펼쳤다. 일상적인 풍경을 감각적으로 찍어놓은 사진과 함께 한 글들은 역시 사진만큼이나 감각적이고 진솔하다. 그제서야 작가소개를 다시 들여다본다. 20대 젊은 기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전 세계에서 구독자 수가 많기로 200위 안에 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그리고 LGBT 인권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사진 예술을 전공했다는 이력에, 책 속 사진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note to self 

코너 프란타 지음 

오브제 


540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의 유튜브 채널은 일상,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되는 사고, 우울증 극복 경험, 긍정적인 힘을 주는 행동, 심리치료의 장점 등을 다루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부터 시달려온 우울증과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 불안 장애, 그 시절 사랑에 대해 가졌던 왜곡된 가치관 등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책의 본문은 다른 책들보다 작게 느껴지는 폰트로 촘촘하게 모아져 있다. 덕분에 작은 글씨로 써내려간 일기같은 느낌을 준다. 'note to self' 라는 원제처럼 말이다. 작가가 직접 저자의 말에서 전했듯 '한 편씩 조각조각 읽으면 허튼소리로 들리거나, 뒤죽박죽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가 느끼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순간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때로는 사진으로, 때로는 시로, 때로는 긴 글로 종이 위에 쏟아낸 그의 모습을 마주한다. '공개된 일기' 를 읽는 느낌이다. SNS 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너머로 읽었던 글들을 지면에서 읽는 느낌일 수도 있겠다. 




얼마 전 부터는 나 자신을 격려하는 속엣말에 얼마나 좋은 힘이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 친구들과 만날 때 옷을 멋지게 차려입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무대 의상을 입은 듯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다. 집을 나서기 직전에 거울 속 내 옷차림을 보고 내가 즐기기만 하면 겉모습만큼은 전혀 꿀리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얻는다.


자신감은 누구나 걸칠 수 있는 옷과 같다. 한번 믿어보기를. 자신감을 배울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터득할 수 있다.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자신감을 지니고 태어난 건 아니다. 자신감도 다른 재주처럼 얼마든지 요령을 익힐 수 있다. 그러므로 남에게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 정말 그렇다고 믿어야 한다. 연기와 비슷하다. 일종의 '될 떄까지 그런 척하기' 랄까. 나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이 방법을 실천해 왔다.


- 되고 싶은 내가 바로 나 자신이다, p286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그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상관없어졌다. 내게 있어 자기계발을 위한 책으로 고른 책도 아니고, 문학에세이를 읽을 목적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랜선으로 연결된 SNS 에서 이름 모를 누군가의 페이지를 서핑하듯 마음 편하게 읽는다. 그러다 보니 모든 페이지가 내 마음에 들 필요가 없다. 문득 눈길이 머무는 페이지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된다. 그렇게 머문 페이지에 인덱스를 붙이고 다음에 이 페이지를 다시 찾아 읽어봐야지 생각한다. 마치 마음에 드는 SNS 의 글을 링크해놓 듯 말이다. 




개인적으로 글보다는 그의 사진에 담긴 이야기가 더 많이 다가왔다.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을지 모르는 풍경이지만 그것에 담긴 감성이 나를 두드린다. 떄론 그가 전하는 이야기와 다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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