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은 휴지를 사재기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처음에는 가짜 뉴스 때문이었다고는 하지만, 가짜뉴스라는 것이 밝혀지고 나서도 여전히 휴지 사재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왜 휴지일까. 

기사에서는 이를 포모증후군(FOMO Syndrome) 이라 설명하고 있다. 포모증후군이란  'Fear of Missing Out' 의 약자로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증상을 뜻하는데, 원래는 제품 공급량을 줄여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이었다.  '매진임박', '한정수량' 등이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발달한 최근에는 하버드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포모를 사회 병리현상 중 하나로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후 '유행에 뒤쳐지는 것에 대한 공포심리' 라는 의미 등 SNS 가 발달하는 최근에는 의미가 더 확장되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휴지 사재기는 하지 않았더라도 SNS 를 하는 이상, 나도 포모증후군을 종종 앓고 있는 것 같다.

내 삶에는 나도 모르는 여러가지 현상들이 함께 하고 있다. SNS 에 떠도는 '심리테스트' 같은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성으로는 '믿거나 말거나' 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그럴 듯 해서 혹하고는 한다. 뚜렷한 근거 없이 모호하여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들로 한 사람을 평가했을 때,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맞아, 이건 딱 내 얘기야.' 하고 받아들이는데 이러한 현상을 '바넘 효과(Barnum Effect' 혹은 '포러 효과' 라고 한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p57) 알고 나면 재미있는 현상 들이다. 삶에서의 내 행동들의 이유가 조금이나마 설명된다고 할까. (가끔은 변명의 구실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장원청 지음
미디어숲

책의 홍보문구에 나온 것처럼 '재미있고 실용적' 이다. 75가지의 심리법칙을 13가지 파트로 분류하여 설명해놓았다. 앞서 예를 들었던 바넘효과의 경우는 두번째 파트의 '지혜롭게 세상을 건너는 법' 에 포함되어 있는데, 바넘효과 외에 머피의 법칙, 브루잉 효과, 양떼 효과, 오컴의 면도날 등이 함께 자리해있다. 

사람들은 '정확한 관점' 보다 '자신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관점' 을 선호한다. 대다수 사람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여기는 관점이란 어떤 것인가? 바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와는 다른,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모호한 관점이다. 

'바넘 효과'가 주는 교훈도 있다.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모호한 관점 앞에서 자신에 대해 좀 더 냉정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

'바넘 효과'는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것을 방해하는 커다란 장애물과 같다. 특히 별자리나 혈액형별 성격 등 허위 내용이 판을 치면서 많은 사람이 허무맹랑한 '성격 풀이'를 자신의 진짜 성격으로 믿어 버린다. 

바꿔 말해, 자신을 좀 더 정확히 알려면 '바넘 효과'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구석구석 들여다보아야만 두루뭉술한 평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 p59, 그럴듯해 보이는 진리, 과연 사실일까? / 바넘효과


저자는 심리효과에 대한 설명과 더불에 그 현상이 의미하는 여러가지 면을 요약해서 들려준다. ' 아, 이런 효과가 있었지' 를 넘어서 그런 현상에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좀 더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다.  한 심리현상에 대한 본문은 짧게는 2페이지에서 많으면 8페이지 정도로 짧게 요약되어 있어서 읽어나가는 데 긴 호흡이 필요하지 않다.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규정지어 방심해서는 안 된다. 좋은 사람일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좋은 사람일 뿐 상황이 돌변하여 무자비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면 당장이라도 악마 같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 Part8. 인생은 한 판 게임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도덕과 사회윤리는 항상 선과 악을 구분 지으며 악한 사람을 경계하고 선량하게 사는 것만을 강조했다. 하지만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통해 나온 '루시퍼 효과(Lucifer Effect)'는 좋은 사람과 악한 사람이 원래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단지 '선량하게 살아가는 사람' 과 '나쁘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p196) 최근의 여러가지 사건 뉴스들을 보며 공감하게 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거두라는 말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듯 하여 씁쓸해지기도 한다. 

마케팅 기법으로 등장했던 포모효과는 이 책에 없었지만, 소비 심리를 건드리는 여러 효과는 Part10의 투자와 소비 속에 숨어있는 함정 편에서 다룬다. 아마도 내가 잘 휘둘리는 심리효과 인 듯 하다. 알면서도 휘둘리는. 

왜 그런지 몰랐던 일상 생활의 숨겨진 법칙들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하면서, 이번에는 휘둘리지 말아봐야지 하며 나름대로의 다짐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없던 이라도 자아 인식, 인간관계, 투자와 소비, 행복, 직장 생활, 감정 조절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 시선을 닿게 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알.쓸.신.잡.' 처럼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비한 심리학사전' 이라고 불러도 될 듯. '알.쓸.신.심' 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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