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냥을 떠나자 (보드북 에디션)
마이클 로젠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많은 이들에게서 사랑받는 그림책의 고전 「곰 사냥을 떠나자」는 각종 이론서에서도 많이 다루었던 터라 그림에 대한 분석도, 리뷰도 매우 많다. 나도 그림책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며 읽었던 이론서들 중 맡아서 정리했던 챕터가 있는데, 이 책을 다뤘던 터라 그림책의 구조, 서사 등을 훑었던 기억이 난다. 


밤톨군도 이 책을 매우 좋아한다. 읽어주는 부모는 아이의 반응이 좋으면 덩달아 신이 난다. 이론서를 읽으며 아이가 집중하게 만드는 그림책의 장치들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지만, 그런 이해가 없더라도 ‘사랑받는’ 그림책 순위에는 항상 이 책이 포함되고는 한다. 밤톨군의 책장에는 여러 판형의  「곰 사냥을 떠나자」 가 꽂혀있는데 이제 보드북 판형도 추가하게 되었다. 밤톨군이 어렸을 때도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마음껏 만지고, 마음껏 던지고, 마음껏 넘겨볼 수 있게 말이다. 어린 유아들에게는 보드북이 최고다. 




곰 사냥을 떠나자

마이클 로젠 글, 헬린 옥슨버리 그림

시공주니어


밤톨군 책장 속 「곰 사냥을 떠나자」


글 작가 마이클 로젠은 줄거리를 지어내기 보다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마더구스를 각색했다고 한다. 반복되는 문장과 리듬이 살아있어서 읽어주는 부모도, 듣는 아이도 흥겹게 하는 이 책은 흑백과 컬러의 페이지가 번갈아 나오는 구성, 근경과 원경이 주고 받는 긴장감, 곰을 잡으러 갔다가 다시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스토리 등 짜임새로 먼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반복되는 텍스트로 즐거움을 주려면 박자감이 선명해야 독자가 쉽게 놀이에 동참할 수가 있기 때문에 구성에서도 리듬을 느끼게 한 것이다.


곰 잡으러 간단다.

큰 곰 잡으러 간단다.

정말 날씨도 좋구나!

우린 하나도 안 무서워


We're going on a bear hunt.

We're going to catch a big one

What a beautiful day!

We're not scared


이렇게 왼쪽 페이지의 "곰 잡으러 간단다" 로 선창을 하면, 뒤이어 오른쪽 페이지의 “어라! ~이잖아!” 라는 문장과 '아, 아니지!! ~하면 되잖아!' 식의 문장이 후렴구처럼 반복되는 형식인지라 밤톨군은 뒷 문장의 '어라~' 를 담당하고는 했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서 반복되는 문장 외에 풀숲을 지날 때의 소리, 강물을 헤치고 지나가는 소리, 질퍽이는 진흙탕을 지나가는 소리 등 다양한 의성어 들이 이어 나오는 터라 아이와 함께 소리를 통해 장면을 연상해볼 수 있다. 헬린 옥슨버리 여사의 물감의 번짐이 느껴지는 잔잔한 그림이 주는 포근함도 아이들을 편안하게 한다.


앞의 페이지 규칙을 벗어나 흐름의 반복이 깨지는 순간에는 이야기의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장면들은  조금 더 긴박감을 준다. 밤톨군은 그동안 긴장하고 있다가 마지막 이 장면에서 항상 웃음을 터뜨리고는 했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쓸쓸히 뒷모습을 보여주며 퇴장하는 곰의 모습을 보며. 



같은 내용인데 왜 다양한 판형으로 소장하고 있냐고? 같은 글, 그림이라도 그림책의 만듦새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다르기에 그렇다. 들고 읽는 '손 맛'도 다르다고 할까. 하드커버는 하드커버대로, 페이퍼백은 페이퍼백대로, 팝업북은 팝업북대로, 그리고 보드북은 보드북대로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덕분에 그림책 책장의 공간은 언제나 부족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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