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카베자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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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진한 맛에 반했습니다. 아프리카 만의 커피의 풍미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부드럽고 진하고 단맛나는 커피 입니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저에게 딱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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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두메르소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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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마셨던 예가체프보다 훨씬 진하고 부드럽네요. 신맛도 덜해서 반했습니다. 알라딘에서 진한 커피가 나오는 것 같아 좋습니다. 두메르소 매력적인 맛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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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더운 우리 집
공선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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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살고 있던 집은 논길을 돌아 주택들이 여러 채 있던 곳 가운데쯤 자리하고 있었다. 흰색 벽이었고, 자그마한 이층집이었다. 제일 큰 공간은 서재였다. 책장이 한 곳에 자리 잡고 길다란 책상이 있던 곳. 넓은 공간 한쪽에는 소파가 있었던 거로 기억된다. 2층의 방 들을 포함해 1층의 방은 작았다. 잠깐 낮잠을 자도 좋을 곳. 고양이들이 좋아할 자그마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부엌. 창문이 커, 창문을 통해 밖으로 음식을 내보낼 수도 있었던 곳. 목재로 된 식탁에서 김장 김치를 꺼내놓고 뜨거운 밥을 먹었다.


 

책을 읽는데 어쩐지 그 공간이 자꾸 떠올랐다. 눈이 와 녹은 마당이 질척거렸고, 개가 한 마리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나만의 집을 갖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아니어서 유심히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저 이 공간이 아름답구나. 그렇게만 생각했다.


 


 

 

최근 집들에 관한 에세이를 몇 편 읽게 되었다. 집을 추억한다는 건 시절을 추억한다는 거다. 집은 우리가 거쳐온 공간이다. 가족의 기억들을.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을 떠올리게 된다. 무엇보다 엄마와 아빠. 유년시절의 우리가 있다.

 


사랑과 행복 가득한 집보다는 햇볕이 들지 않아 오히려 추운 집의 시간을 그린다. 그곳에는 엄마, 아빠가 계셨던 곳. 시골이라 책 한 권을 구하기 어려운 시간을 기억한다. 전남 곡성의 서향집에서부터 작가가 머물렀던 집들은 비록 화려한 집은 아니었고, 소박한 공간일망정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작가가 존재할지 모른다.

 


태어나서 열일곱 살 때까지 살던 집, 그 뒤로 거친 여러 집. 그리고 방황하듯 여러 도시를 떠돌았던 집. 그리고 현재의 집을 짓기까지의 과정과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건넨다. 작가가 살고 있는 집은 수북이라는 곳으로 할머니들과의 일화를 말하는데 상당히 다정하고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글을 쓸 때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작가는 엄마들이 했던 말들. 할머니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옮겼는데 정감있다. 책에서 보는 전라도 사투리가 이렇게 정감있게 들려온 적이 없다.

 


순하디순한 전라도 엄마들의 말이 꽃 같았다는 표현을 했다. 자식들에게 아가라는 호칭을 썼는데 그 호칭은 자식들의 나이가 서른 살이 넘어도 변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없지만, 예전 할머니들에게 그런 말을 들은 것 같다. 다정하고도 애정이 넘치는 악아 혹은 아가라는 말. 다시는 들을 일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나에게 내 집이란 어떤 집인가. 내게 내 집이란 어떤 집이어야 하는가. 내게 집이란 무엇인가. 어디로 떠나도 언제고 돌아올 수 있는 집, 나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내 물건들이 편히 자리 잡고 있는 공간, 그곳이 내 집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가지고 있다가 값 오르면 팔고 나올 부동산이 아닌, 비 오는 날의 우산으로서의 집. 눈 오는 날의 베이스캠프. (79페이지)


 


 

 

작가의 다정한 언어들을 계속 읽었으면 싶었다. 할머니들뿐인 동네여도 소소한 일상들을 글로 남겼으면 하고 바랐다. 책을 읽고 동생과 함께 그 집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눈에 선하여 다시 한번 그 집에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를 띄워 주소를 검색해보고는 곧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이란 무엇인가?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장소? 오래전에 살았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시골의 바닷가 마을. 엄마의 산소에 갈 때 한 번씩 가보게 되는데 집터만 있는 곳을 바라보아도 그 시절의 우리를 떠올리게 된다. 집은 그리움과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그리운 시절이 있는 곳. 그게 바로 집이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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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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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은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 하지만 행복이란 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언젠가 뉴스에서 한 여성이 남편 전처의 아들을 죽였을 뿐 아니라 남편까지 죽여 토막 내었다는 도저히 상상하지 못할 사건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입양한 아이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도 발생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아이를 입양했을 테지만 감정의 분출 욕구로 대했던 거 같다.

 


정유정 작가의 2년 만의 신작 완전한 행복에서는 행복에 집착하는 여성을 말한다. 행복에 관한 집착이 어떻게 변질되는지, 자기애에 갇힌 인간의 어두운 민낯을 보는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은 행복의 기준을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는 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반면 유나는 행복은 덧셈이 아니라고 했다. 행복은 뺄셈이라며,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라고 했다. 신유나의 비틀린 행복에 대한 견해는 그녀가 가진 심리적 불안을 예상하게 한다. 행복한 순간을 셈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 각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보통의 소설은, 살인자를 화자로 내세워 그의 심리를 보여주며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어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추리하게 만든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은 다르다. 피해자로 이루어진 세 명의 화자가 살인자를 거울처럼 비춘다. 그토록 상냥하고 어여쁜 미소를 짓던 여성은 어느 한순간 심한 폭력을 가하거나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우리가 말하는 사이코패스라고 할 만하다. 사이코패스가 여성일 경우는 속절없이 당하고 말 것이다사람의 거리를 좁히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여성을 상상해 보면 된다.


 

신유나를 들여다보면,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유년 시절의 애정결핍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거 같다. 유아기의 성격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떠한 사정으로 언니 대신 할머니 집으로 보내졌다고 생각한 유나는 버림받았다 여겼다. 언니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까닭에 유나는 재인을 언니라 부르지 않고 이것 혹은 저것, 도둑년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자기가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유가 엄마를 따라갔던 시골집에서 오리에게 줄 먹이를 손질하는 장면에서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오리 먹이를 손질하는 엄마의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버랩 된다. 손도끼처럼 생긴 뼈를 토막내는 칼, 뼈에 붙은 살을 바르는 길고 날카로운 뼈 칼, 뼈에 남은 살이 말끔하게 떨어질 때까지 오래오래 푹 삶을 수 있는 찜기, 삶은 고기를 갈 수 있는 민서기. 다만 민서기를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 민서기는 돼지고기인지 사람고기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이야기하는 화자가 유치원생인 지유라는 것이 문제다. 모든 장면을 보았던 지유는 꿈 속의 장면이 계속 실제처럼 나타난다고 여겨 잠을 이루지 못했다. 또 한 사람의 피해자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엄마의 감정 변화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했다.


 


 

 

자기의 욕망 때문에, 자기가 가진 행복을 지키기 위해 이 여자는 내가 가지지 못할 바에는 다른 사람도 가져서는 안 된다.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제거할 수 있다. 순전히 나의 욕망을 위해서. 내가 지켜야 할 완전한 행복을 위해서다. 그녀가 사귀었다가 헤어졌던 사람들은 졸음운전 혹은 교통사고로 죽었다. 현재의 남편 차은호는 모스크바의 바이칼 호수에서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 빠져들었다. 아픈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키우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유나가 말하는 가족의 범주에 들지 못한다는 게 문제랄까.


 

타인처럼 지냈던 재인은 어느 순간에 유나의 삶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지유 때문이었다. 유나에게 일이 생겨 지유를 돌봐주어야 했을 때 아이의 무의식적인 행동에서 지유가 겪었을 일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유나의 실체를 파악해가기 시작한다. 차은호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아들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고통스럽지만 의심되는 일들을 찾아내며 진실을 향해 간다. 오히려 유나를 자극해서 의심을 현실화했다


 

문제는 왜 남자들이 속절없이 그녀에게 빠져드는가다. 가스라이팅이라고 불리는 그것.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여 그의 뜻에 따르게 하는 것. 악질적인 사람의 행동이다. 유나는 딸인 지유를 조종하여 진실을 눈감게 했다. 지유가 보았던 일들이 꿈일 뿐이라며 비밀을 약속하게 했다

 



 

 

재인은 외딴 시골집에 보내졌던 유나에 대한 죄책감에 괴롭고, 은호는 아들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때문에 고통스럽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싶다. 재인과 은호의 죄책감을 이용하는 사람이 유나다.


 

행복에 관한 집착과 자기애에 갇힌 사람의 이야기였다. 비틀어진 욕망으로 점철된 인간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변하는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 더불어 어떤 걸 추구하고 살아야 하는지 그 질문을 건네는 작품이었다. 역시, 정유정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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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9-03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 그라고 여타의 것들이
자기만 바로볼 따 불협화음을 내는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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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정확하게 말하면 그의 이름을 제대로 인식한 게 최근이라는 거다그렇지만 그의 시를 오래도록 알아왔던 것 같다노래에서혹은 어디에선가 들었던 시였다예를 들자면가수 이동원이 노래한  ‘이별노래와 김광석이 부른  ‘부치지 못한 편지가 그의 시다또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같은 것반어적인 표현이면서도 굉장한 감동을 일으키는 시였다.


 

그 시의 제목이  그리운 부석사.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137페이지그리운 부석사 전문)


 


 

 

부석사는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만 각인되어 있는데무량수전을 올라가는 길이 그토록 아름다운 이유가 이 시에 표현되어 있음을 알겠다사과나무가 어우러진 길높은 계단은 마음을 정화 시키듯 길을 오르게 된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라니. 그저 아득하다. 그 감정이 너무 격해서, 시의 구절이 계속 부유한다.

 


정호승 시인의 50년의 시가 수록되어 그동안 부분적으로 읽어왔던 시들을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 1973년에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많은 일을 보고 겪었다. 총과 칼이 난무하던 어두운 시기를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때는 표현의 자유가 없었다. 시에 현실을 담는다는 건 불가능했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시인의 시에서는 누군가의 죽음이 처절하게 나타나 있었다.  

 


그저 서정적인 시로 읽었으나 아픔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음을 시선집을 다 읽고 나니 작가가 느낀 감정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에서 맹인 부부 가수를 읽을 때는 슬픔의 감정 만을 짐작했었다. 다시 읽고 보니, 막막한 세상의 힘겨움을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삶을 맹인 부부 가수로 나타낸 것 같다.  모르는 것과 이해할 수 있는 것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서울국립맹학교에서도 나타난다. 달을 못 본 지 5년이나 되었다고 말하는 소년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산다는 것은 결국

낡은 의자 하나 차지하는 일이었을 뿐

작고 낡은 의자에 한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었을 뿐  (277페이지,  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부문)

 


역시 시는 한 번도 읽어서는 그 뜻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지금도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어느 순간 시가 마음속에 들어왔다

 


 

 

새벽별 중에서

가장 맑고 밝은 별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새벽별 중에서

가장 어둡고 슬픈 별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415페이지,  새벽별  전문)


 

시는 자꾸 읽어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언젠가 어떤 소설가가 소설보다는 시집에 파묻혀 산다고 했던 걸 본 적이 있다. 왜 시집일까 했는데,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그 시가 더 좋은 것이다. 자꾸자꾸 읽으면 시가 더 좋아지는 것이리라


 

시는 쓴 사람의 것이 아니고 읽는 사람의 것이다.
시는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만인을 위한 것이다. 라고 시인은 말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마음속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면 그 시가 좋은 시다. 더불어 나의 시, 우리 모두의 시가 된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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