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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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알프스 지역인 크란 몽타나의 럭셔리 호텔 <르 소메>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을 다룬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영국의 형사 엘린 워너로 남동생 아이작의 약혼 파티에 초대되어 <르 소메>에 도착했다. 전에 맡은 사건에서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해 몸과 마음이 무너져 현재는 휴직상태다. 형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직면한 <르 소메>의 살인사건은 그를 다시 형사로 거듭나게 한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표정에서 비로소 그의 능력이 빛난다.



 

<르 소메> 호텔은 과거 결핵 환자들을 치료했던 요양원 건물이었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설원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럭셔리한 호텔로 거듭난 <르 소메>는 요양원 건물에 있었던 과거의 비극이 일어났던 물건들을 전시해 섬뜩한 기분을 갖게 한다.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고자 한 의도였다.

 





눈사태 예보에 손님들과 직원들이 호텔을 떠나고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호텔의 고객 관리실 직원 아델이 사라지며 소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호텔의 부지배인이자 아이작의 약혼녀인 로라까지 사라져 보이지 않자 엘린은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린다. 남동생 샘의 죽음에 아이작이 관련되어 있을 것 같았다. 아이작이 로라를 죽인 게 아닐까 의심하며, 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 눈사태로 호텔에 출동하지 못하는 스위스 경찰을 대신해 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된 엘린은 남아 있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각자의 알리바이를 확인한다.

 



설원과 햇빛을 감상할 수 있는 거대한 유리창, 떨어지는 눈을 맞으며 뜨거운 물을 즐길 수 있는 스파, 그리고 탈의실, 기록보관실 등 열리지 않는 문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태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엘린은 놓친 게 없는지 조바심을 내고 머릿속은 과거의 기억과 혼재하여 불안하다.

 



스파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얼굴에 고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결박되어있는 손목에서 손가락이 모자랐다. 왼손에 한 개, 오른손에 두 개가 잘려 나갔다. 다른 장소에서 잘린 손가락 세 개와 숫자가 적힌 구리반지가 있는 유리 상자가 발견되었다. 마치 요양원 시절을 전시하는 듯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전시물에 가까웠다. 그녀를 따르는 수상한 움직임, 보안 카메라에 찍힌 사람의 행적, 과연 아델을 누가 죽였을까 의심하는 순간 나타난 로라의 시신 그리고 엘린을 공격하는 살인범. 엘린의 행적을 따라가며 느끼는 공포가 컸다. 범죄자를 쫓는 형사의 감각에 공감하며 살인자가 누구일지 유추하게 되었다. 밀실 살인처럼, 현재 호텔에 머무는 사람이 범인일 것이다. 누가, 무슨 이유로 살인을 하는지 파악해야 했다. 과거 요양원에서 행해졌던 일 때문에 복수를 하는 것인지 의심하는 한편,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 게 엘린의 역할이다.



 

고통스러운 과거의 사건 때문에 휴직 중이었던 엘린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중간 밝혀진 과거의 진실은 추악하다. 오래된 사건을 잊지 못하고 복수의 칼날을 벼려왔던 사람에게 눈은 가려져 있는 안대와 같다. 복수를 위해 기회만 엿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엘린은 너무도 고통스러워 트라우마로 남아 봉인해두었던 과거의 진실을 아이작과 대화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된다. 사건을 해결한 엘린은 이제 새로운 삶을 향해 도약할 수 있게 되었다.

 



사건의 중심에서 선 엘린의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엘린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소설의 마지막에 이른다. 복수를 하는 사람이 누군가, 마치 전시하듯 시신을 전시하는 자는 어떤 아픔을 겪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엘린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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