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목소리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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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4

『 사악한 목소리 』

버넌 리 / 휴머니스트







악마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인간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거부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선택'이다. 물건을 사더라도 가격이나 성분을 비교하기도 하고 매번 끼니때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선택은 인간관계다. 만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얘기를 할까 말까 등등 알게모르게 원치않은 선택을 하게 되는 인간관계... 쉽게 예를 들자면 길을 걷다 떨어진 돈을 발견했다. 난감한게 그것이 큰 돈이면 경찰에 가져다 줄 것인데 적은 금액의 돈이면 내 주머니에 넣을지, 아니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 자리에 다시 떨군다든지... 이 조차도 선택이란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한 평생 악마의 목소리와 싸우고 있다는 거... 악마의 선택은 타인에 의해 움직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 의해서 정처없이 흔들리는 내면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여성과 공포를 주제로 한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선택'이란 단어를 택한 이유는 <사악한 목소리> 속에 들어 있는 단편이 과거와 현재가 확연히 나눠져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두려움과 불안이 대물림되듯 과거와 이어져 있고 과거의 공포가 현재에 찾아와 사악함을 가중시켜, 인간은 선택의 기로에서 매번 헤매고 또 헤매이는 나약한 존재라는 걸 각인시키는 듯 했다. 아름다움 속에 가려진 사악한 공포... 이 책에서 그것을 맛 볼 수 있을것이다.





250년 전에 연인을 살해한 여인이 다시 태어난,

누가 봐도 이승의 것이 아닌 기이한 존재라면,

그런 생명체라면

전생에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맞은 남자를

제 곁으로 불러올 수도 있지 않겠어요?



<유령 연인>은 과거에 살았던 여인이 환생한 듯 현재가 아닌 과거에 현혹되어 있는 비극적인 여성이 그려져 있다. 어쩌면 그녀의 비극은 그녀 스스로가 자처했을 수도 있겠다. 이야기의 화자는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로 의뢰받은 오크허스트 부부의 저택에서 벌어진 일이다. 250년 전 오크부인의 연인 러브록이 남편에 의해 살해를 당했는데 현재의 오크부인 또한 과거의 그 사건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문제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남편 윌리엄의 집착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점... 오래도록 유지되어 온 대저택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끈질긴 사랑>은 현존하는 과거와 영혼의 교감을 나눈다는 스피리디온의 일기문이다. 기록 보관소에서 보았던 책 속의 여인... 넘쳐나는 아름다움으로 많은 남성들을 현혹시킨다는 메데아는 지나가는 길에 마주쳐도 순식간에 사로잡히고 노예처럼 부려져 명을 재촉시키는 요물이기도 한 그녀의 흔적을 찾기로 한다. 그렇게 찾은 편지와 초상화는 스피리디온마저 그녀에게 흠뻑 빠지게 되었고 그런 그녀가 눈 앞에 나타났다. 과연 그는 무사할 수 있을지...


<사악한 목소리>는 죽은 거장의 스타일을 완벽히 모방하는 망누스라는 작가의 이야기다. 하숙집 식탁에 둘러앉아 알비세 백작이 과거 '차피리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의 노래는 여성의 감정을 희노애락으로 물들이기도 하지만 세 번째의 노래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전설이 있었다는거... 그런 그를 무례한 양아치라고 불렀던 밴드라민 고모는 결국 차피리노의 노래를 듣게 된다. 거장에 대한 경멸을 서슴없이 드러냈던 현재의 망누스는 어떤 공포를 맛보게 될지...



과거는 현재를 이끄는 발자취라고 했던가? 하지만 <사악한 목소리>는 과거의 과오를 다시 겪어내지 않기위한 노력으로 현재를 살아가야겠다는 다짐과 믿음을 무참히 밟아버리고 만다. 그렇게 또다른 공포를 예견하는 이야기는 인간이 지키고자 했던 내면을 무너뜨리고 무시와 경멸, 집착과 혐오 그리고 여성의 강함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마법의 숲'에선 선량한 장소의 정령을 불러내며 일상의 평화로움이 삶의 희망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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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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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4

『 석류의 씨 』

이디스 워튼 / 휴머니스트






거짓말이란 입밖으로 꺼내긴 쉬운데 다시 주워담기는 어려운 법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왜 허세에 찌들어 헤어나오질 못하는걸까? 오래전에 인연을 끊어낸 친구가 있다.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결혼했던 예쁘고 착한 친구... 결혼한지 몇년쯤 지났을즈음 난 그 친구의 전화가 점점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졌다. 돈 많은 시부모에 돈 잘 버는 남편자랑까지는 참을 수 있었는데 어느날부터인지 나를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인생을 다 살아본 것처럼 그리고 뼛속까지 나를 다 아는 것처럼 도가 지나칠 정도로 내 삶을 간섭하기 시작하는데 너무한다 싶었다. 겹겹이 안좋은 감정이 쌓였던 어느날 문제의 사건이 터졌다. 급한 일이라며 돈을 빌려달라고 전화가 온 것... 긴 사연이 있지만 이 친구는 나를 친구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결정적인 잘못에 인연을 끊고 말았다. 속상했지만 뒤는 후련했던 것 같다.

<석류의 씨>는 거짓으로 행복을 만들어 내거나 행복하기 위해 거짓된 삶을 살았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단 한편을 제외하고는... 편지 석류의 씨 하녀의 종 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지만 빗장 지른 문은 후회를 회복하기 위한 거짓같은 자백을 했던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을 사는 우리의 현실이 진정한 행복을 찾아 향해가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누군가를 속일거라면 철저하게 나 자신조차도 속이며 살아야 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그들에게 정상에서 본 것을 소리쳐 말해주고 싶어 못 견딜때가 있었다.

왜 다른 훌륭한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고 비틀거리는데

자기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이

운 좋게 거기로 향했는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편지>는 뻔한 러브스토리같지만 사랑이 아니어도 살 수 있다는 무언의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가정교사였던 아가씨와 주인님과의 비밀스런 만남... 낡은 호텔에서 함께 투숙을 하는 친구들은 과연 이런 행복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과는 상관없지만 리지는 누가봐도 '나는 사랑에 빠졌어요'라고 쓰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아내가 사망하고 상속문제로 미국을 향하게 되면서 편지로 안부를 묻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그의 편지가 끊겼다. 절대 그럴리 없을거라 믿었던 그녀는 그대로 무너질 것인가...

<빗장 자른 문>은 내적심리를 자극하여 강박으로 인해 무너지는 인간의 나약함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마지막까지 진실과 거짓에서 한참을 헤매게 했던 이야기였다. 자신이 쓴 희곡작품이 인정받지 못하자 자신은 후회스러운 삶을 살았다며 과거의 죄를 자백하기로 결심한다. 그래니스는 법률 사무소의 변호사, 인베스티게이터의 편집장, 지방판사 등의 지인에게 '조지프 렌먼의 살인사건'의 범인은 자신이라며 자백을 하는데 이들은 정신이 아픈 친구라며 불안정한 심리상태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의 자백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말을 하면 할수록 자꾸 부풀려진다는 점... 삶이 후회였다지만 그가 진정 원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석류의 씨>는 알 수 없는 힘에 한 가정이 휘둘리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 아내 엘시를 잃은 케네스 애슈비는 샬럿과 재혼을 하게 된다.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샬럿은 안전한 사랑이란 믿음으로 그와 결혼을 하게 됐는데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의문의 회색 편지로 조금씩 믿음이 깨지기 시작한다. 남편의 편지를 뜯어보기는 두려웠고 누가 보냈는지 모를 수신인란에는 아주 흐릿한 글씨만이 끄적여 있었다. 더 의심이 갔던 이유는 편지가 오는 날이면 남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는거... 편지를 보낸 이는 과연 누구일지...

<하녀의 종>은 불안한 가정이 가져오는 삶의 몰락을 보여준다. 하녀 일을 찾기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있는 하틀리... 그녀가 앓았던 병때문에 귀족들은 그녀의 고용을 꺼려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허약한 조카딸을 돌봐달라며 허드슨의 시골집을 소개한다. 어차피 조카 사위는 집을 비우는 일이 많고 음침하긴 하지만 집이 커서 하틀리가 지내기에도 불편함이 없을 거라는데, 이상하게도 브림프턴 부인의 시골집은 암울한 어둠에 휩싸인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첫날, 마른 몸에 하얀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모든 단편의 흐릿한 엔딩은 독자를 더욱 안달나게 만들었다. 인간이 가장 느끼기 싫어하는 두려움이란 무기로 마구 쥐고 흔들었던 <석류의 씨>는 의식의 경계를 무참히 무너뜨리고 만다. 모든 시작은 진실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내뱉는 언어에 다를 말이 더해지고 또 부풀어지면서 거짓으로 번져가는 것... 어쩌면 인간은 스스로 몰락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되돌아갈 수 없으니 지금도 괜찮다며 계속해서 자신을 자극하니까... 조건적 삶이 수단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 메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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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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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2

『 회색 여인 』

엘리자베스 개스켈 / 휴머니스트




억압받는 여성들의 두려움과 공포는 자신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가정이 있는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우울감은 남편과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가정이 파괴되는 위기를 겪기도 하는데, 당시의 여성은 왜 억압된 삶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뚜렸하게 전달하지 못했을까? 남성의 권위를 무너뜨리면 안된다는 압박 속에 그저 조신하게 행동하며 따르는 것이 그 시대의 여성상이었기에 어쩔수 없었던 것인지... 이러한 상황을 보면 현대여성들은 변화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단단하고 꾸준하게 성장해 온 듯 하다.


어릴적 무척이나 엄격한 가정에서 살았던 나는 아버지의 말씀은 법이며 이를 행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처벌을 받았던 전형적 가부장적 가족이었다. 조금이라도 목소리가 커졌다싶으면 가족 모두 초긴장상태였고 늦은 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숨죽여 지내야 했던 어린시절... 어쩌면 나 조차도 어떻게 그 시기를 버텨냈는지 지금에와서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회색 여인」 「마녀 로이스」 「늙은 보모 이야기」 세가지 단편이 들어있는데, 그녀들이 겪어내는 억압된 감정과 드러내지 못하는 두려움 그리고 군중을 선동한 마녀사냥과 대물림되는 공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적지않은 메세지를 선사한다. 전형적인 고딕소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책을 마주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억제하는 감정 사이에 앞으로의 우리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설계해야 할지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다들 그 사람만큼 훌륭한 사람이 없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라고 말하게 했지.

그러나 난 그 사람과 있으면서 한 번도 마음 편해본 적이 없었어.

안 오면 왜 안 올까 궁금하면서도 왔다 간 후에는 늘 더 안심됐어.


친구들과 셰런의 제분소에서 커피를 즐기는 중 갑작스레 쏟아진 비에 집안으로 대피한다. 그곳에서 눈에 들어온 초상화 속 여인은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대고모 아나, 바로 '회색 여인'이라 불렸던 여인으로 딸이 사랑하는 남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쓴 장문의 편지문이다. 과연 어떤 사연이길래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진상을 털어놔야 했을까?


그 제분소는 과거 아나의 아버지가 운영했던 곳으로 아버지는 공장의 수석 수습생 카를과 아나를 결혼시키려 했다. 카를의 관심은 짜증이 났고 그의 애정표현은 부담스러웠기에 아나는 잠시 그곳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초대로 카를스루에 방문하게 되었고 사교클럽에서 눈에 띄는 멋진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자신을 '므시외 드 라 투렐'이라 소개한 남자 또한 아나가 싫지 않았는지 친구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고 올때마다 애정가득 담은 시선과 선물공세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석연치않은 행동과 차가운 말투에 위축되어 조금더 시간을 두고 싶었지만 주위사람들의 지지로 덜컥 결혼을 하게 된 그녀... 이상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으니 남편의 정체가 까발려지는 순간 기겁한 그녀는 도망자의 삶을 살게 된다. 끊임없는 추적에 아름다웠던 그녀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고 뱃속의 아이는 간절히 딸이기만을 바랬는데 이렇게 대물림되다니...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있는걸까?


특히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마녀 로이스'는 신의 이름으로 행해진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어른아이 할 것없이 많은 희생양을 만들었고 틀어진 인간관계의 무서움을 극적으로 보여준 이야기다. 강요로 인한 자백은 신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신의 말씀을 전하는 이들에 의해 처단되고 마는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또한 이런 상황을 적지않게 만나게 되는 것을 보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마녀사냥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이야기였다. 마찬가지로 '늙은 보모 이야기'를 들으며 아무리 과거의 잘못이었다 하더라도 그 원죄는 언젠가 심판을 받게 되리라며, 자신의 악행은 결국 대물림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내가 잘못하면 자식이 고통을 받는다는 것...



<회색 여인>의 세 단편을 보면서 공통으로 느꼈던 점은 여인의 입을 닫게 했다는 것 그리고 두려움을 극대화시켜 벼랑끝으로 몰았다는 점이다. 더 섬뜩했던 점은 내면의 공포가 대물림된다는 것이 참을 수 없는 화를 불러왔다. 왜 이렇게나 억압당했어야 했는지...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음지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녀들이 존재하고 있기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이 책을 마주하면 멈출 수 없는 압박에 시달려 끝까지 읽어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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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
메리 셸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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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

『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휴머니스트





우리가 생각하는 괴물은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기괴한 모습에 인간세계에 피해를 끼치는 악의 무리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만도 못한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도 괴물이 아닐까? 현재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미 혼동의 시대에 도래했고 그동안 음지에 숨겨져있던 잔혹함이 드러나면서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인간괴물들... 어쩌면 보여지는 것보다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는 나약한 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한다. 과연 최초의 SF고전으로 알려진 <프랑켄슈타인>이 보여주는 괴물이란 존재가 누구를 향해 있는지 깊숙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영화 '메리 셸리'를 보면 그녀는 어렸을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운명적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사랑의 도피도 하면서 상상속에 존재하던 괴물을 세상에 끌어왔던 그녀의 자전적 영화... 마찬가지로 훨씬 이전에 개봉했던 '프랑켄슈타인'은 혐오와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들였던 영화로 여전히 시간이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상이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었는데, 저자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인간의 본능 중에 가장 두려운 공포를 소재로 하여 지금도 널리 읽혀지는 책이다.

이번에 만날 <프랑켄슈타인>은 피조물과 창조자의 이기적인 모순... 그리고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신중히 파헤쳐 보기로 한다. 지금 현대사회를 보면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의 개발로 인간윤리에 대한 목소리가 떠들썩하지만 과연 창조는 신의 영역일 뿐인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 모순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이 그 해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이 여전히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면

나처럼 비참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을 것이다.

당신은 고통에 시달렸지만 내가 당신보다 더 괴로웠다.

쓰디쓴 가책의 고통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영원히 끝날 때까지 나의 상처를 후벼 팔 테니까.



어렸을때부터 발견을 목표로 삼아 역사를 다루었던 토머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컷던 로버트 월턴... 그가 북극탐험을 결심한 것은 6년전이다. 누나 새빌에게 편지를 쓰며 안부를 나눴던 그는 드디어 순항의 길로 나섰고 어느날 흑한의 북극바다에서 얼음에 갇히는 사고를 겪게 된다.

멈춰있는 배에 꼼짝하지 못하고 있던 월턴의 눈에 저멀리 개썰매를 끌고 있던 거대한 누군가가 들어왔고 이후 바다에 빠진 반미치광이를 구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된다. 자신에게서 달아난 자를 찾기위해 이곳에 왔다던 프랑켄슈타인... 월턴은 그에게 믿기지않는 기이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특별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다. 자연철학자의 책을 만나면서 유령과 악마를 불러낼 수 있다고 믿었고 이후 반은 호기심에, 또 반은 빈둥거리며 들었던 화학강의를 통해 생명의 원리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런 호기심들이 모여 경이로운 힘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부패한 육신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고 그렇게 인간을 창조해 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자신이 인간이라 믿으며 창조한 피조물은 추악한 괴물이었고 자신을 향해 혐오의 눈빛과 괴성을 지르는 창조자를 보며 선의는 존재하지 않음을 느꼈던 괴물... 과연 이들의 끝은 어디일까?

과연 누가 괴물이란 말인가?

세상에 존재하기 원했던 건 괴물이 아니다. 창조자로서 인정을 받고 그저 피조물을 축복하고자 했다면 무모한 짓이라고 질타할 수 있지만 과학의 이기는 그저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이기심이 불행을 만들었고 불행때문에 사악한 존재로 변해버렸다는 점... 우리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문명의 발달을 결코 옳게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로인해 겪는 고통은 우리들의 몫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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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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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단테 알리기에리 / 미래타임즈



천지창조의 미켈란젤로 "지구 위를 걸었던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단테를 지목했고, 파우스트의 괴테는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고의 것"이란 찬사로 단테의 신곡을 평했다. 단테가 정치적 활동에 몸 담았을 시기에 권력다툼의 중심에 있어 교황의 분노를 산 그는 고향 피렌체로 추방당한다. 이후 그는 생을 마감하기 약20년의 유랑의 기간동안 집필한 작품이 바로 <신곡>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하여 죽음에 이른 인간의 고행길을 보여주는 이 책은 권선징악의 근본을 보여주며 이승에서의 선함은 죽어서 빛을 발하고 악행은 지옥의 처절한 심판을 받음으로써 인간이라면 당연히 하지말아야 할 죄악을 보여주는데... 독자인 나는 읽는내내 우리의 옛이야기 '저승에 있는 곳간'이 생각났다. 가난으로 자신의 곳간이 텅텅 비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사람... 넘치는 곳간에 썩혀 버리는 것들이 있었음에도 단단히 자물쇠를 채워 그 누구에게도 선을 베풀지 않았던 사람... 이들이 죽어 저승에 갔을 때, 그들의 곳간은 서로 바뀌어 있었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죄를 저질렀던 자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있는 지옥 편, 지은 죄를 씻고 천국으로 가기 전에 머무르는 연옥 편, 죄사함을 받고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하느님과 가까운 곳에 다다르는 천국 편으로 나눠져 있다. 시의 음율처럼 울려퍼지는 신곡을 명화와 함께 만날 수 있다니 무척 기대가 되었다.





남들보다 자신이 뛰어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리지 못하는 '교만',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고 자신을 망치는 '질투와 시기심',

걸핏하면 분노를 일으키는 자들로,

이런 자들은 남에게서 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금세 복수하려고 날뛰지.



어렸을 때 연모의 감정을 가졌던 베아트리체... 그녀의 요청으로 스승 베르길리우스와 천국의 문으로 동행하게 된 단테는 어두운 숲을 헤메고 있을 때 그를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스승이었고 로마의 대표 시인으로 '아이네이스'라는 장편의 서사시를 써냈던 베르길리우스는 영원한 곳으로 인도한다며 지옥의 문을 연다. 하느님을 분노케 한 자들을 심판하는 지옥은 죽음조차도 뜻대로 할 수 없어 처절한 울부짖음이 끊임없이 들려왔고 죄의 크기에 따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불이 흐르는 망각의 강을 지나 루시퍼의 처단을 받게 된다.

부활절 새벽에 도착한 연옥... 올바른 일인줄 알면서도 행하지 않은 자들, 지옥에 가기에는 가혹한 처벌이라 판단이 서는 자들은 이곳을 지나면서 죄를 씻겨낸다. 속죄하는 영혼들이 짊어진 짐과 크기는 다르지만 하느님께 기도로써 죄사함을 받아 정화시키는 곳이 바로 연옥이었다. 그렇게 천국의 문이 가까워지면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 천국으로 인도하는데...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아름다운 경고이다. 악이 아닌 선을... 소유보다 나눔을... 시기보다 격려를... 미움보다는 사랑을 행하며 참된 인간으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이 책은, 이를 행하지 않는다면 지옥 또란 맛 볼 것이라는 경고도 서슴치 않고 드러낸다. 그럼에도 천국의 길은 항상 열려있으니 경건한 마음으로 선을 행하면 용서를 받아 구원을 얻을 것임을 보여줬기에 더욱 값진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단테의 신곡'이라 하면 범접할 수 없는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명화와 함께 만나니 이렇게나 쉽게 읽히다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을 만나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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