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색
추설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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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이던 세상이,

그녀를 중심으로 부풀듯 번져가기 시작했다

『 세상에 없던 색 』

추설작가 / 모모북스





약속이란,

기억의 한 조각을 붙잡아 두려는

손짓에 불과한 걸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기억은 나지않지만 한해가 지날때마다 삶의 경험들이 겹겹이 쌓이게 되어 세상이 돌아가는대로 가끔 의미없는 하루를 보내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변화하는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나 또한 마주하게 되는데 이젠 실망보다는 천천히 가도 괜찮다며 다독이는 나이가 되었네요. 추설작가의 <세상에 없던 색>은 로맨스소설로 느림의 속도로 오랜 설렘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삶 또한 그러하다는 의미를 깨닫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인연이 되고 각자의 기억공간에서 신비한 색으로 채워지는 사랑... <세상에 없던 색>은 공허한 무채색의 마음을 시작으로 조금씩 색을 입히는 느낌의 스토리였어요. 책 속 차례부분을 보더라도 점점 색이 짙어지고 있거든요. 서로 다른 나라의 두 남녀가 어떤 사랑의 색을 입힐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오늘이 지나고, 내가 귀국하면

우리는 각자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면서,

서로를 기억에서 점점 희미하게 밀어내겠지.

마치 손끝에서 놓친 모래알처럼-



세상에 속하지 못하는 디자인 작가 현서... 그는 도피하는듯 계획 하나 없이 일본으로 떠나게 됩니다.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아서도 아니고 구인 공고에 원서를 넣고 겁이나서도 아닙니다. 한국에서 자신의 삶이 너무나 엉망진창이어서...

계획없이 일본에 도착한 그는 신주쿠의 거리를 걸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들어간 술집에서 그녀와 마주하게 된 그는, 짧은 시간 즐거웠던 기억으로 다음날 그 곳을 다시 찾게 됩니다. 일본에서 만난 신비한 여자는 자신을 유카리라 소개했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의 조각들과 응원들을 가슴에 품으며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합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이어질 수 있을까요?

한일 로맨스소설 <세상에 없던 색>잔잔하게 물들이는 사랑이 얼마나 짙어지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랍니다. '사랑은 모순이다 (p312)' 사랑이 끝나면 사람은 떠나고 시간이 지나면 남은 감정들은 결국에 무뎌진다라 믿어왔던 이들이 옅은 사랑에 목이 메이도록 그리움을 토로했던 감정들... 무채색이었던 것들에 감정의 색을 덧대어 진정한 사랑의 색이 입혀질때까지의 감정들을 이 책에 담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따스한 사랑이야기를 찾고 있는 독자에게 <세상에 없던 색>을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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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 사건
현찬양 지음 / 래빗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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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제작 확정

『 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사건 』

현찬양 장편소설 / 래빗홀




탐할 탐(貪)에 바를 정(正)!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바로 탐정이라 할 수 있느니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보이지않지만 이미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는 듯한 느낌... 거기에 입맛까지 까칠해 먹는 것 만큼은 진심인 탐정이 등장했다. 바로 식탐정 허균! 산 자는 말이라도하지만 죽은 자는 입을 다물고 있으니 죽음의 비밀을 먹은 것으로 파헤치는 줄 알았더니 그 또한 베일에 묻혀있으니~ 시작부터 흥미가 일었다.

「정년이」, 「옷소매 붉은 끝동」을 제작한 정지인 감독이 추천한 조선추리소설 <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사건>은 단편소설로 시작해 장편으로 완성시켰다하니 주어지는 단서로 범인을 유추하며 읽어내는 재미가 솔솔할것 같아 기대된다. 조선의 부조리함을 낱낱이 파헤쳐 볼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이미 안다 할 정도로 비상한 머리를 가졌기에

명탐정으로 불리면서도 허균은 그 식탐과 방탕함을 이유로 번번이 좌천당하였다.

한양 사람들이 이러한 허균의 탐욕을 기억하여 일컫기를

'식탐정 허균'이라 하였으니 그의 활약은 이후로도 계속되었더라.


<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사건>의 이야기는 이조판서의 서자에게 온 허균의 편지로 시작된다. 허준 선생의 의술을 전수받은 이재영의 도움이 필요하니 전라도 나주목의 관청으로 와달라고... 이재영에게 허균이란 인물은 무례하고 경솔하고 약삭빠르지만 가장 똑똑하고 솔직한 사람으로 그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가야한다는 것이 이재영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나주에 도착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근방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정도로 유명한 기생 애생이가 죽은 것인데 목격자는 임금의 선생인 남록 유희서 영감이 틀림없다하였고 그 또한 며칠전에 도적 떼에게 화를 당했다는 사실... 또 다른 유력 용의자 형방을 조사하였으나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람이라 한다. 식탐정 허균은 의생 이재영참모 작은년의 도움으로 사건을 파헤치지만 조선의 신분체계를 닮아있는 관자의 비밀을 풀기가 쉽지않다. 이들은 과연 쉽지않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비밀의 해답은 모두 음식에 있으니...

신간도서 <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사건>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여운을 남기며 먹는 것에 까칠하고 사건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허균의 명성을 담아낸다.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해석하고 범인을 유추해내는 것에는 꽤나 집요함이 있었다. MBC 드라마 제작도 확정되었다니 <식탐정 허균> 책과 함께 만나보는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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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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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해?

『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2 』

클로에 윤 / (주)오팬하우스





넌 내 것이 아니고,

나도 네 것이 아니야.

사람은 사람에게 소유 될 수 없어.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들의 쟁탈전... 찬란하게 아름다웠던 소녀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꿈 꾸었던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차도남 같지만 나에게 만큼은 한 없이 부드럽고 약해지고 타인은 보이지않는듯 한 여자에게만 직진하는 소년... 드러내지 못하지만 그 감정이 사랑인지 집착인지도 모르는 서툰 감정들... 이런 감정이 처음이라 너무나 낯설어 어찌할 바를 몰랐던 첫사랑을 여러분은 기억하시나요?

로맨스소설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2> 속에 그 간질거렸던 사랑의 감정들이 들어있답니다. 첫사랑을 떠올리게하고 다시금 설렘을 안겨주면서 생소하지만 따스했던 경험을 선사하지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갓 열여덟 살이 되었을 무렵 '그들'은 사랑에 빠져 있었고,

격렬한 폭풍 속에서 방황했다.

8년이 지나 버린 지금도

전율은 생에 가장 푸르렀던 봄을

어제의 일처럼 떠올릴 수 있었다.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윤유... 꽃다운 10대의 마지막 생일을 도서관에서 장식하려는 유는 친구 윤지의 손에 이끌려 클럽에 가게 됩니다. 음흉한 남자가 유에게 말을 걸었고 손목을 움켜잡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를 구출해 주지요. 바로 전율... 곁에 있어도 불안하고 떨어져 있으면 사무치는 그녀를 끝까지 놓지 못하는 차가운 순정남이랍니다.

공부밖에 모르던 윤유는 사랑이란 감정에 너무나 서툴렀고 그런 미묘함에 전율의 절친인 박지오와 에스타 또한 그녀에게 흠뻑 빠지고 말지요. 그들의 우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유는 말없이 떠나버렸고 8년만에 나타나 기적적인 만남을 맞이하게 됩니다. 과연 예전의 풋풋한 사랑을 다시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이런 사랑도 괜찮은 거겠지?

로맨스소설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2>는 저마다의 색을 가진 러브스토리가 펼쳐집니다. 우스웠던 점은 윤유의 학교 앞에서 기다리던 친구들을 '촐랑이 하나, 뺀질이 하나, 상등신 하나'라고 표현한게 너무나 딱 맞는 말이라서 한참을 웃었답니다. 이렇게 아픈게 사랑이라면 전 책 속 전율같은 사랑은 하지 않으렵니다. 그럼에도 해피엔딩을 그려보고 싶은 독자에게 <우리들의 롤러코스터>를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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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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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애에 관한 숨겨진 문제작

『 소년 』

가와바타 야스나리 / 북다



세이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심장은 크게 요동쳤다.

한편으로 세이노가 호소하며 드러내 보인,

나를 향한 신뢰와 연모의 정에

나는 그만 그를 부둥켜안고 감사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설국」으로 196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애'에 관한 화제의 문제작이 등장했다. 사랑의 부정을 완전한 사랑으로 승화한다 말했던 그는, 사랑이 아니었으나 결국에 사랑이었음을 증명하듯 이 책 <소년> 속에 섬세하게 그려낸다. 서정문학의 대표작가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는 소년에 대한 갈망은 과연...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침울한 외로움을 느꼈던 저자가 쉰 살을 기념하며 '오랜 뜰'에 숨겨둔 이야기들을 꺼내어 든다. 타인과의 만남을 갈망했고 기숙사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관계할 수 있음에 얼마나 큰 위로를 느꼈을까... 생각해보면 낮은 벽 사이에 닿지않는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침상으로 들어가 세이노의 따뜻한 팔을 잡고,

가슴을 끌어안고, 목덜미를 껴안았다.

세이노도 잠결에 내 목을 끌어안고

자기 얼굴 위에 내 얼굴을 포갰다.

내 뺨이 세이노의 뺨에 겹치고,

나의 마른 입술이 세이노의 이마와 눈꺼풀로 떨어졌다.


일본소설 <소년>은 해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고독한 소년의 발자국'이라는 함축적의미를 담고 있었다. 살아생전에 꺼내는 전집으로 오래된 원고에 추억을 그리며 서술해 나간다. 열다섯 살에 고아가 된 고독한 소년이 중학시절 기숙사생활을 하며 관계를 맺었던 미소년 세이노에게 느꼈던 감정들...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한건지, 드러낸 심오한 감정을 거부하지 않았던 일들... 동성애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동성애와도 같았던 섬세한 행위의 문체들이 적지않은 떨림을 주기도하는데... 인간의 부재와 공허한 마음의 안식처가 누군가에 대한 갈망이라면 그것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큰 문제가 있을까...? 결국 그에게 남은건 정적에 마음을 묻고 끄적이는 것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인간의 삶은 역사이다.

사람들의 생의 흐름을 역사로 본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느끼며 그의 인생을 옅보고 싶은 독자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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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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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한계를 초월하는 마스터피스

온다리쿠 30주년 기념작

『 스프링 』

온다 리쿠 / 클레이하우스





'그 애'도 아니고 '하루'도 아닌 '그'

그런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어서,

누나 부부도 본인들의 자식인 하루의 이야기를

어른들과 할 때는 '그'라고 불렀다.

무언가 그렇게 만드는 면모가 그의 안에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특별한 아이였는데... '딸깍'하고 인생의 변환점으로 세상에 속하는 '그'로서의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을 만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누구든이 무엇이 되기위해 삶을 영위한다는 것이었다. 싹이 돋아나지 않았던 어린아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 할 것 같았던 작은 생명이 결국엔 어딘가에 소속되어 스스로를 피워낸다는 희망을 북돋아 주는 이야기가 <스프링>속에 녹아 내려져 있다.

언어의 한계를 초월하면서 예술가의 이면을 그려냈던 온다 리쿠의 예술소설 「초콜릿 코스모스」 그리고 「꿀벌과 천둥」에 이어 발레란 소재를 들고 3부작 <스프링>이 찾아왔다. 아름다운 선율에 몸을 맞기듯 책 속의 주인공과 연관된 인물들의 히스토리를 통해 인문학적 예술을 완성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무척이나 설레고 기대했던 소설... 그 속에서 어떤 성장의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 시절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당시의 일을 지금 떠올려봐도 잘 설명할 수 없다.

늘 눈앞에서 푸른색이나 초록색 바람이 거칠게 불었고,

그것을 보려고 눈을 힘껏 크게 떴던 그 필사적인 마음만 남아 있다.

무언가 거대한 것을 눈으로 포착하려고,

그 무언가를 온 몸으로 느끼려고 오감을 곤두세우던 마음만이.


자신의 세계에서 타인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날들... 천재적인 발레리노이자 지도자의 길을 걸었던 요로즈 하루의 어린 시절은 자신의 삶이란 것에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 어린 아이라는 존재로 불리었을 때만해도 나 외에 그런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뿐... 그것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타인이라기보다는 무수한 덩어리, 사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는거...

모리오 쓰카사가 우연히 지나다 하루의 몸짓을 보고 차를 멈추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이 어떤 갈림길에 놓여져 있었을지... 성장 후 오디션에서 눈에 띄었던 '이상한 녀석'이 아니라 세상에 묻혔던 아이였다면 이 소설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천재적인 소년이 인정한 안무스승 장 자메를 비롯해 하루의 몸짓을 보고 자신의 발레학원으로 아이를 보내달라고 부탁한 모리오 쓰카사... 그리고 워크숍에서 그를 눈여겨 보았던 에릭 리샤드가 아니었다면 특별한 눈으로 세상을 마주하던 하루가 지금의 빛남을 만끽할 수 있었을까 싶다. 이 소설의 특별한 눈으로 다름의 미학을 일깨워 온다 리쿠만의 언어로 탄생한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그저 지나가게 놔두면 된다. (p.424)

일본소설 <스프링>은 인문학의 본질을 예술로 그려낸 이야기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세상은 나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어느순간 '딸깍'하는 울림으로 삶이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다.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누군가에게 온다 리쿠의 <스프링>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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