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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 작은 아씨들. 2 』
루이자 메이 올컷 / 열린책들
어떤 삶이든 비는 약간 내리고
몇몇 날들은 어둡고 슬프고 쓸쓸해야 한다.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날들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다짐으로 쉼없이 변화하는 삶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이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조금은 남들보다 앞서 갈 수 있을지... 독립적인 삶을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하며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꾸준한 인내와 성실을 실천했던거 같다. 지금 생각하자면 고지식한 면이 가득했지만 당시에 나로선 그게 최선이었다는거... 그런 면에서 작은 아씨들은 나에게 그저 안락한 쉼터였다. 다 잘 될거라는 믿음이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그녀들의 삶에 대한 용기 말이다.
몇 년이 지나 성인의 길로 접어든 <작은 아씨들>의 두번째는 자기성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따스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대한 책임과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 슬픔과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 등의 이야기는 행복의 분수령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어떤 삶이든 비는 내리지만 곧 그칠 것임을 알기에...
가난은 그것을 초월하며 사는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호의적인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확실한 통행권이다.
<작은 아씨들>의 두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저자는 호기롭게도 연애 얘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를 어찌할 수 없다며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그에 대한 핑계로 마치가엔 예쁘고 명랑한 딸이 네 명이나 있고 그 옆집엔 혈기 왕성하고 씩씩한 젊은 남자가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이다. 어쨌든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전장에 있던 마치씨가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집으로 돌아왔고 아버지의 곁을 지켜주었던 로리의 가정교사 존과 메그의 사랑이 싹터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
여전히 아름다운 메그는 가난한 결혼생활이 쉽지 않음을 몸소 느끼면서 자신의 허영된 모습을 버리기 위해 애쓴다. 집안의 가장이라 여기며 무난히도 애썼던 조는 아픈 베스를 돌보며 상실의 허무와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찰나의 착각으로 겨울동안 뉴욕으로 떠나 가정교사 일을 했던 조는 바에르라는 성실한 독일인을 만나면서 생각의 변화가 생겼다는거... 병약했던 베스는 성홍열을 앓은 뒤로 기력이 떨어져만 갔고 추억을 쌓기위해 조와 바닷가여행을 하며 수많은 기억을 채워준다. 대고모와 함께 떠났던 에이미, 그곳에서 로리와 재회한 뒤로 투덕대는 밀당을 하며 조금씩 사랑을 키워갔다. 특히 전편에서 조에게 사랑을 고백한 후 거절당했던 로리... 처음엔 믿기지 않았고 자신에게 화가 났으며 그것이 왜 사랑이 아닌지 이해할 수 없어 잠시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 그것이 사랑이 아닌 진정한 우정이었음을 깨달은 로리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쨌든 삶의 굴곡을 벗어나 행복의 길을 찾았던 그들의 모습을 지켜본 마치부부와 로런스씨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넘쳐나느니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작은 아씨들>에서는 가난이란 결핍이 주었던 삶에 대한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났던 소설이었다. 자신이 부족했기에 더 부족한 사람들이 보였고 나눔의 기쁨과 변화하는 삶의 성장을 느끼게 해 주었던 것이다. 가난하지만 그들의 삶에서 찾아야 하는 이상적 삶을 보여줬던 이 책은 소녀들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심어주기도 했으며 삶의 멘토 또한 찾게 해줬던 소설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플럼필드 학당의 뒷 이야기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