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배우는 창조적 디자인 경영
이병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본론부터 얘기하겠다. 지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나 그 사람이 한 조직의 리더라면, 더불어 큰 성공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권하겠다. 

언젠가부터 '디자인 경영'이라는 말이 화두로 떠오르고, 대기업들이 줄줄이 '디자인 경영'을 선포하고, 알게 모르게 디자인적 요소들이 제품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실상 디자인은 늘 우리와 함께 해왔고, 언제 무엇을 하든 고려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싶다. 예쁘고, 편하고, 마음에 꼭 드는 상품을 만났을 때 주머니를 여는 것은 얼마나 자연스러운 행위인지.

이 책의 장점은 일단 저자의 경력에 있다. 저자 이병욱은 디자인 산업화를 위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경련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 간사,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친환경상품진흥원 이사, 문화관광부 한류정책자원위원회 위원 등 화려한 이력 속에서 '이사', '위원'이라는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보다 발 빠르게 디자인을 연구하고, 중요성을 알리는 디자인 마인드다. 

여기에 '아사히야마 동물원'이라는 독특한 조직이 합세했다. 지금은 디자인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는 이 동물원의 특징은 '디자인 경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지금의 결과를 이룩했다는 데 있다. 다만 '본질'에 충실했고, 동물원의 기본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두고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 지금의 성공을 이루어냈다. 

어떤 경우 한 기업의 성공 사례는 지극히 극적이고 놀라운 상황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평범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점이 오히려 독창적으로 보인다. 동물의 입장에서 동물들의 행복에 대해 고민한 결과, 동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행동을 전시하는 '행동전시'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자연상태에서 동물들이 하는 행동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그들이 활동하기 편하도록 공간을 설계하다 보니 철창 속에 갇혀 있는 동물이 아닌 자연 상태의 동물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졌고,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찾게 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공 스토리는 저자 이병욱의 세심한 관찰과 체계적인 자료 수집, 그리고 쉬운 언어로 풀어져 이 책 <창조적 디자인 경영>의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곁들어 주요 디자인 경영 사례를 우리나라 기업들을 중심으로 보여준 후, 그렇다면 디자인 한국을 향하여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로 마무리된다. 

상당히 체계적이고 설득력이 있어 읽는 동안 많이 공감했다. 나 개인 브랜드, 그리고 회사 조직의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핵심 개념을 두루 짚고 있고, 디자인에 대한 바른 시각을 잡아주는 기특한 책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d hardy schuhe 2010-07-05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당히 체계적이고 설득력이 있어 읽는 동안 많이 공감했다. 나 개인 브랜드, 그리고 회사 조직의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tiffany bracelets있었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핵심 tiffany jewellery개념을 두루 짚고 있고, 디자인에 대한 바른 시각을 잡아주는 기특한 책이다.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휘릭 휘릭 어휴… 휘릭 휘리릭 후유…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 될 때마다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마지막 마침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깊은 한숨만 내뱉고 있었다. 이미 지나간 책장을 붙들고서 바보처럼 엉엉 울며 어깨를 들썩였다. ‘착한 인생’을 앞에 두고 그저 이런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착한 것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착한 사람을 답답해하고 조롱하고 무시하고 이용해먹는 세상. 때로는 생존을 위해 악한 인생을 선택하는 세상.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

나는 오늘도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생각의 틈을 막아 버린다. ‘착한 인생’을 힘겹게 사는 이웃들을 깡그리 무시한 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착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간다. ‘착하게 살아 봐야 남들한테 이용만 당하지’하는 악에 받친 확신을 되뇌며.

경북 안동의 ‘신세계 병원’에는 매일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손님으로 북적대는 사랑방에는 이들과 함께 울고 웃는 의사가 한 명 있다.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리더스북. 2008)는 그 의사가 몇 년간 써내려 간 낡은 일기장이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 의사는 그저 담담하고 세밀하게 그들의 삶을 묘사할 뿐이다. 자신의 감정을 과하게 늘어놓지도, 독자들의 반응을 이끄는 질문을 던지지도 않는다. 오늘은 누가 찾아왔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하고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의 마음 앞에 나는 시종일관 울컥거리고 말았다.

신장암 진단을 받고 “선생님, 죽으려고 왔어요.”하며 찾아온 남자, 그리고 그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담담히 앉아있던 아내. 얼마 후 의사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아내는 인근 빌딩에서 청소 일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인근 빌딩에 있는 식당에 점심 먹으러 들렀던 어느 날, 의사는 우연히 비상계단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울먹이는 소리를 듣는다. 빚 독촉에 시달리며 제발 몇 달만 봐주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던 그녀는 바로 그 남자의 아내였다.

“왼손에는 한 입 베어문 열무김치 한 조각이 쥐어져 있었고, 오른손에는 전화기가 들려 있었다. 색바랜 양은도시락에 담긴 차가운 밥과 검정 비닐에 싼 열무김치, 그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서러운 식사를 하는 중에 빚 독촉 전화를 받은 모양이었다.

도시락 위로 떨어지는 눈물과 콧물, 왼손에서부터 팔뚝으로 타고 흐른 벌건 김치 국물 자국, 그리고 도시락에 담긴 찬밥 한 덩어리가 그의 고단하고 처절한 삶을 말해주고 있었다.”


착하고 맘 좋던 사람들, 희망을 앉고 열심히 살던 사람들이 제 열정에 녹아 병이 들고 만다. 병든 몸을 짊어지고도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오로지 ‘가난’, 악성 종양보다도 뿌리깊은 가난 때문에. 이 모습을 지켜보는 ‘시골의사’는 일을 그만두고 쉬어야 한다는, 더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받아야 한다는 당연한 말도 한없이 조심스럽고 죄스럽다.

이런 미안한 마음을 갚을 길이 없어 글로나마 기억하려는 그의 마음이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의 여백을 채우고 있다. 여백까지 빽빽한 247쪽의 책은 247명의 고된 인생이 되어 내 마음을 짓누르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착한 마음이 미덕이 아닌 시대라지만 적어도 바보 취급당하는 일만은 없어야 하는데. 그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inks of london 2010-07-05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착한 마음이 미덕이link of london아닌 시대라지만 적어도 links of london jewelery바보 취급당하는 일만은 없어야 하는데. 그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책의 제국 책의 언어 - 조우석의 색깔있는 책읽기
조우석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사람, 글로 노는구나. 샘날만큼 신명나게.’

<책의 제국, 책의 언어>(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7)를 읽는 내내 맴돌았던 생각이다. 제목? 딱딱하다. ‘책의 제국’이라는 표현은 거부감마저 든다. 대학 교재 식의 지루한 글이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일단 선택. 책이 좋으니 ‘책 이야기 하는 책’을 지나칠 수가 있어야 말이지. 이것도 병이다.

학술 서적처럼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서평집이다. “최근 몇 년 새 나온 국내외 주요 저술 60여 종”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조우석이 “찬찬히 읽고 그 생각의 가능성을 요모조모 따져본” 서평집.

저자 조우석의 이름에는 문화부 기자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그런데 이 사람 출판 기자만큼책과 많이 놀았다. 지금은 당연히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신문의 북섹션, 그 틀을 처음 만든 ‘사고’의 현장에 조우석이 있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이 책, 재미있다. 30쪽 정도 읽으며 문체에 익숙해지고 나면 술술 읽힌다. 방송에서는 '삐-' 소리로 처리했을 말들도 종종 등장하고, 한 책을 마구 칭찬하는가 싶더니 마지막에는 날카로운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변화무쌍하고 유쾌, 상쾌, 통쾌하다.

몇 해 전 이권우의 서평집 <책과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해토. 2005)를 읽으며 남이 쓴 서평을 읽는 재미를 알았다면, 이 책은 재미에 자극이란 양념을 얹어준다. 그것도 새빨갛고 속이 얼얼하게 매콤한 양념을. 이렇게 써보고 싶단 말이다. 서평을 읽으면서 ‘그래, 이 책 괜찮네. 한 번 읽어봐?’ 식의 머리만 울리는 반응이 아니라, 낄낄대고 웃다가, 움찔했다가, 화도 냈다가, 변화무쌍하게 몸을 움직이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면!

너무 극찬인가? 솔직히 머리말, 안 읽힌다. “‘구텐베르크 은하계’ 재탄생을 위한 전주곡”이라는 부제? 부담스럽다. 1부 83쪽을 넘기데 시간 꽤나 걸렸다. 하지만, 그 이후는 저자랑 같이 놀게 된다. 조우석 자신도 인정한 “종횡무진 서평”. 하지만 원래의 의도대로 책의 내용을 드러내는 일에 소홀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도 들어갈 만큼 들어갔다. 그가 아는 서평의 문법이 그러하니까.

1부 ‘우주·역사·그리고 신화 삶아먹기’가 어렵다면 4부 ‘말·언어·문학에 관한 엉뚱한 성찰’부터 읽어도 좋다. 읽고 싶은 글 먼저 골라 읽는 것도 재미. 개인적으로는 4부에 실린 서평들에 가장 깊이 공감했고, 읽는 내내 신이 났었다. 일단 새롭고 싱싱한 글을 써내는 패션지 에디터 김경의 인터뷰집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화가로 알려졌지만 글이 더 기가 막힌 김점선의 <10cm 예술>이 포문을 연다. 다음 타자는 진옥섭. 전통 공연 연출가인 그는 <노름마치 1, 2>에서 이 시대 마지막 예인들의 삶과 예술을 담는다. 우리 것에 대한 애정도 놀라웠지만 입에 짝짝 달라붙는 그의 글솜씨에 더 감탄했었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두 책 <박찬욱의 오마주> <박찬욱의 몽타주>에 대한 서평까지. 저자 조우석은 여기서 박찬욱의 글을 “우리말 최상의 산문”이라 평했다.

위에 언급한 책들을 읽지 않고도 대강의 맛은 느낄 수 있었겠지만, 역시 내가 읽고 그도 읽은 책일 때 우리의 책 수다는 더 맛깔 나고 입에 붙는다. <책의 언어, 책의 제국>에서 독자가 얻는 수확은 이런 서평도 있구나 하는 신선함,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을 발견하는 뿌듯함이다.

2008년 읽을 책의 목록이 갑자기 확 늘어났다. 하지만, 부담은커녕 어깨가 들썩인다. 같은 책을 읽고 비슷한 느낌을 받은 리뷰어를 만났을 때의 기쁨, 나 혼자만 느낀 게 아니었다는 묘한 안도감, 이후에도 그 리뷰어의 글을 챙겨보게 되는 신뢰감. 온라인에서 서평 활동을 하며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들을 오늘 오프라인에서 제대로 만났다. 일단 목록에 추가한 책들 좀 읽고 다시 만납시다 조우석씨!



+ 더하기, 표지 디자인! 이건 정말 아니지요.
심플? 그래요 심플 좋지만, 이건 심플이 아니라 '썰렁', '어색' 이지요.
출판마케팅연구소 책 참 좋은데, 디자인에도 좀 더 신경 써 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ㅅ=;;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d hardy schuhe 2010-07-0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출판마케팅louis vuitton handtaschen연구소 책 참 좋은데, links of london charms디자인에도 좀 더 신경 써 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inox 2013-04-24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inox giá rẻ

chan ga goi dem 2013-05-0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莊網頁CUA禁令大鼠饒NOI糞HUU ICH胡志明市XE碼頭麗THUONG龍川

cong inox 2013-05-0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trang web nội dung rất hay bà bổ ích

chothuêxe45 2013-12-1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在河内的汽车租赁45廉价的住宿
 
서진규의 희망 - 하버드의 늦깎이 공부벌레 서진규의 유학 생존기
서진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세월을 한 자락 한 자락 뒤적여본다. 얼룩진 눈물자국, 불 같은 분노, 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는 것 같던 좌절, 좌절 후 다시 찾아온 기쁨, 온전한 웃음, 마음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행복… 이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자그마치 60년이다. 반백이 넘는 세월, 그 세월을 뒤적이는 손길을 따라 한 사람이 서 있다. 겹겹이 쌓인 주름 속에 희망의 증거를 가득 담은 사람. ‘하버드의 늦깎이 공부벌레’, 서진규다.

조그만 나라 한국의 가난한 여자 아이가 가발공장 여공, 골프장 식당 종업원, 미국 가정의 식모, 미 육군을 거쳐 59세에 하버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조국에서 가만가만 지난 60년을 들려준다. 그 목소리를 고스란히 글로 담은 책, 서진규의 <희망>(랜덤하우스. 2007)은 거짓 없이 최선을 다했던 생을 함축하는 한편의 시 같은 자서전이다.

전체 293쪽 중 저자의 사진이 들어간 것은 불과 4쪽. 나머지 289쪽은 오로지 글뿐이다. 별다른 기교도 장식도 넣지 않은 책. 하지만, 눈부시다. 자신에게 당당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은 그 자체로 이렇게 빛이 난다. 가진 힘을 다 쓰고 잠드는 하루, 잠재된 열정을 다 태운 세월은 그 자체로 든든한 백이 되어 지금의 서진규를 만들었고, 미래의 서진규를 키운다.

‘박사’라는 꿈을 이루고 이제는 행복만 누려도 좋을 시기. 그러나 삶은 결코 관대하지 않았다. 악화된 만성 C형 간염과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라는 병마가 그녀를 움켜쥐었고, 결국 갑상선의 기능을 완전히 소멸시켜야 했다. 하지만, 지난 60년을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 없는 그녀에게는 고통스럽던 1년의 치료 기간도 상이었다. 이제서야 숨을 고른다. 그만큼 치열했던 삶이다.

올해로 나이 예순. 그녀는 또 꿈을 꾼다. 10년 안에 미국의 국무장관이 되겠다는 꿈을. 희망의 증거만 60년을 모은 사람 앞에 불가능이란 녀석은 머물 공간이 없다. 하지만, 인생 후배들에게 이제는 당부도 하고 싶다. 꿈을 위해 치열하게 앞서 나가는 것도 좋지만 인생에는 반드시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끔은 제자리에 서서 숨을 고르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임을.

누군가의 성공 이야기가 주춤해 있는 내게 다시 걸을 힘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성공 그 자체에 압도되어 나와는 상관없는 희미한 이야기로 들릴 때가 있다. 서진규의 이야기는 또렷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한 발음으로, 귀를 타고 들어와 마음속에 박혔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여인이 떠올랐다. 사랑 때문에 전쟁 같았던 삶, 하지만 죽어가는 순간에도 ‘사랑하라’는 말을 전했던 에디트 피아프, 전 세계 난민들을 보듬으며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의 온전한 일치를 보여주는 긴급구호 팀장 한비야, 암 투병 중인 지금도 열심히 희망을 그리는 화가 김점선. ‘일단 시도’하고 ‘물론 최선’을 다하는 여인들을 서진규와 함께 만났다. 그리고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전 세계 친구들의 따뜻한 손길을 느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사람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더라”며 무수한 도움을 받았던 그녀가 이제는 도움을 주느라 바쁘다. “희망파도”를 마구 끼얹는 이 사람 앞에서 나는 바닷가 절벽처럼 담담하게 서 있고 싶다. 그런 파도라면 기꺼이 맞아 덕지덕지 붙은 욕심과 게으름을 깎아내고 싶다.

증거가 확실한 희망에 오늘 나는 완전히 설득당했다.

"행복은 그 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존재한다는 걸 나는 믿는다. 스스로 눈을 감고 외면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볼 수 있고, 언제든 잡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도 나는 확신한다. 오늘도 수많은 행복의 씨가 그 꽃을 틔우길 갈망하며 주인의 손을 기다리고 있계지.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행복을 찾아내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우는 부지런함에 따라 그 수확량이 달라질 터...... 난 좀 더 바빠지기로 결심했다." (98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iffany & co 2010-07-05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도 수많은 행복의 pandora beads씨가 그 꽃을 틔우길 갈망하며 주인의 손을 기다리고 pandora bracelets있계지. 흩어져 있는pandora bracelets 크고 작은 행복을 찾아내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우는 부지런함에 따라 그 수확량이 달라질 터...... 난 좀 더 바빠지기로 결심했다.



 
성공미학, 성공하려면 티내라 - 성공의 절반은 헤어스타일이다
이지수 지음 / 지&선(지앤선)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다정한 눈빛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던 엄마의 손길,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는 사랑하는 이의 손길, 아름다운 변신을 위해 손님의 머리카락을 분주히 다듬는 미용사의 손길. 이처럼 누군가의 손길이 머리카락을 타고 올 때, 나는 기분 좋은 나른함에 스르르 눈이 감겼다.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 바람에서 봄이 느껴질 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나는 머리를 자르고, 색을 바꾸고, 파마를 했다. 머리를 묶으면 왠지 모르게 움직임 하나까지 단정해졌고, 좀 더 자유롭고 싶을 땐 머리부터 가볍게 풀어놓았다.

때로는 종이컵 전화기의 실처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실어 나르는 예민한 끈이 되고, 가끔은 수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렬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는 머리카락. 그렇기에 머리카락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대번에 터무니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성공美학>(지앤선. 2007)은 머리카락을 경영과 접목시켜 ‘헤어경영’이라는 신개념을 전달하는 자기계발서다. 저자 이지수 씨는 ‘헤어경영’ 강사임과 동시에 한 달에 한 번 고객을 직접 만나는 현직 헤어디자이너다.

머리 모양과 한 사람의 이미지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그녀는 현장에서 체험했고, 머리 모양의 변화를 통해 개인의 성공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했다. 이미지 관리는 곧 자기 경영이다. 따라서 개인의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머리 모양 역시 경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 것. 여기서 나온 것이 ‘헤어경영’이다.

시도는 좋았다. 일단 개념이 신선했고, ‘성공美학’이라는 제목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냈다. 그런데 문제는 개념을 풀어내는 방식에 있었다. 독자를 설득시키기에 그녀의 글은 두서가 없고, 문장은 뚝뚝 끊어진다. 여기저기서 끌어다 쓴 예시들은 식상하며, 체계적인 구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쓸데없는 영어 표현들이 난무하고, 출처도 정확히 밝히지 않은 발췌문들이 272쪽을 읽는 내내 사방에서 튀어나온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자기 나름의 주장을 펼칠 때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탄탄한 논리와 적절한 예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장의 핵심을 명확히 밝히고, 자신이 수집한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배치하는 편집, 구성 능력이 필수적이다. 더구나 美를 논하는 책이 아닌가. 시작은 아름다웠으나 그 끝은 난삽했다.

‘헤어경영’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초점이 흐려진다. ‘헤어경영’에서 ‘헤어’는 빠지고 어설픈 ‘경영’ 이야기만 지루하게 이어진다. 책의 마무리에 ‘성공면접을 부르는 헤어 코디 황금률 7’을 집어넣었지만, 이 역시도 기존의 여성 잡지에서 자주 접했던 내용이라 저자만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저자만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윤문(潤文)을 한 번이라도 거쳤는지 담당 출판인에게 묻고 싶다. 주술 호응도 안 되고, 최소한의 접속사도 없고, 우리말도 영어도 아닌 표현들이 난무하는 이런 책을 내놓고 독자들의 주머니에서 12,000원을 빼가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지 않나.

내 어머니는 30년간 미용사로 사셨다. ‘헤어경영’이라는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 많은 미용사의 마음속에는 이미 ‘헤어경영’의 이론이 담겨 있고, 손님의 머리카락 앞에서 신중하다. 그 마음을 하나의 개념으로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는 저자의 시도와 분주한 활동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한 번쯤 들어본 듯한 이야기가 아닌 저자만의 생생한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논리를 들고 독자들을 찾아오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