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고은우 외 지음,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기획 / 양철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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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나는 교직경력 벌써 10년차이다.  

10년동안 무엇을 하며 지내왔는가? 되짚어 본다. 

하루 4시간씩의 수업, 조종례, 그리고 쉬는 시간, 점심시간의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이것저것의 공문처리, 학생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잡무들, 그리고 올해들어 학력신장을 위한 국영수사과 방과후 학교 0교시 등등 매일매일이 소모전이다. 

8시에 출근해서 5시 퇴근 할떄까지 커피 한잔 마실 여유없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활동한다. 

보람이란 잊은지 오래다. 처음 선생님이 되었을때는 정말 스승이 되고 싶었다. 나를 떠나도 10년후에 나를 찾아와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나를 잊지 않는 제자를 10명쯤은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소망은 이루어질지 미지수이다. 

지금 현재도 순응하지 못하는데 10년후에 날 찾을거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점점 거칠어지고 자기만 생각하는 아이들과 교사를 인정하지 않고 학교의 책임만을 묻는 학부모들, 그리고 위에서 누르기만 하는 관리자들때문에 교사들은 정말 질식 직전이다. 

올해 정말 학급에서 학교 폭력 사건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보고는 정말 나도 학교 폭력을 평정하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역시 선생님들이 직접 겪은 일들을 소설형식으로 쓴 것이라 사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하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학교 폭력이 평정될지는 잘 모르겠다.  

<평화의 신은 없다>의 이다정 선생님이 겪는 일들을 정말 나도 많이 겪었다.  

아이에게 무관심하고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전혀 알려고 하는 않는 동균이 아빠와 같은 부모,  

"이게 뭡니까? 희남이가 만나 애들한테 맞고 오는데 선생님은 도대체 뭘 하신 겁니까? 애 얼굴을 보세요. 이건 살인 행위입니다!"라고 마구 퍼붓는 희남이 아버지 같은 학부모, 아이들끼리의 일에 대해 전적으로 학교의 탓으로 돌리는 학부모.

자신을 지키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휘아 같은 학생, 

   
 

 아니에요. 저는 애들한테 실수하지 않아요. 그리고 공부 잘해도 아무 소용 없어요. 싸움을 잘하는 수밖에 없어요. 안 그러면 계속 애들이 절 무시하고 괴롭힐 거예요.(23쪽)

 
   

친구들을 수시로 때리고 잘못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고 반항하며 오히려 선생님에게 화를 내는 준혁이 같은 학생,  

"씨발, 안 맞을 거야. 폭력교사, 경찰서에 당장 신고해 버릴 거야!" 욕을 마구하는 용수같은 학생은 정말 흔하게 교실에서 3,4명씩은 볼 수 있다. 그런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선생님은 정말 뻐골이 빠진다. 문제학생뒤에 숨어 있는 문제 학부형들은 더욱 힘들다. 온갖 망상에 빠져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무방비 상태의 전쟁터, 끝도 없고 휴식도 없는 고통의 사각지대, 카오스의 교실, 누가 적군인지 누가 아군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혼란스러운 전탱저에서 나는 어떻게 교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야 될지 막막하기만 했다.(78쪽)

 
   

 

해결책은 학교에, 가정에, 개인에 있다. 마치 교원 임용시험의 논술 답안처럼 모두가 상호작용하니까 모두모두 힘써야한다.화를 조절하기 못하고 산만하다면 아동청소년 신경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각 교육청이나 구청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센터를 가족이 함께 찾아가 상담을 받으면 더욱 좋다.  

학교에서는 무엇인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야한다. 학력신장을 내세워 하루 종일 수업만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이나 교우관계는 정말 먼나라 이야기이다. 폭력을 뿌리채 뽑을 수는 없을까? 가정에서의 폭력과 학교에서의 체벌도 조심조심해야 한다. 정말 교사들의 역할이 큰데, 교사들이 힘이 없다. 시간이 없다. 나는 정말 2학기를 잘 평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을 알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학생들을 알면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경태의 생존수칙 1. 센 놈은 일단 피하고 본다. 

 2. 만만한 선생님한테는 개기고 본다. 

 3. 담임한테 대들지 못할 바에야 담임 편 애들이라도 공격한다. 

 4. 빌붙을 거면 센 놈 편에 확실하게 빌붙는다. 

 5.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6. 담임 눈에 절대 띄지 않기 

 7. 걸려도 장난 이라고 돌려대면 그만이다. 

 8. 어떤 상황이라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9. 반항하는 녀석은 밟고 또 밟는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겠다. 

개학 후에도 항상 웃고 학생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최면을 걸어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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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9-08-12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읽고 싶어지는데요. 중등에 계시나 봐요. 우리랑 사정은 많이 달라 보여요. 반항하는 6학년 땜에 머리 아프다는 말도 이런 상황에 대면 명함도 못 내밀 상황이군요.

오월의바람 2009-08-13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도 많이 힘드시죠. 선생님께서 카리스마가 있으시니 잘 지도하시는거겠죠. 아무튼 올해 최고로 힘들었어요. 아직 많이 남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