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읽었다! 중간고사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숙제를 해치운 느낌.

어제 조쉬 그로반, 막심의 CD와 함께 와서 소리 한 번 질러주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 기세로 금방 다 읽어버렸다. 그 짧았던 읽는 시간동안 (한달씩 잡고있는 다른 책에 비하면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나는 이 책을 딱 한 번 원망했다. 10시쯤에, 엄마가 전화로 심부름을 시키셨는데 이야기가 20개 정도 남아 있었다. '이 한 편만 읽고.. 이 한 편만 읽고...' 하고 속으로 되뇌이며 서서 읽다가 결국 심부름을 못 한 것이다. 후... 죽을 뻔 했다. 아무튼, 내용면에서 무난하면서도 조심스럽고,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정말 만화스러운 재치며, 엔도 센세가 구사하곤 했던 한국과는 다른 일본인의 동작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와 더 신나게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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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5-3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두어장 읽고 아직...
동생이 빌려줬는데,
음.. 일본어때문에.. 꼭 사서 보고 싶은 책이 되었어요..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 놀면서 별걸 다 찍었다. 머리 꼴은 좀 웃기지만, 아무튼 나. 아주 밝을 때 찍은 것같이 보인다. 사실, 밤 1시에 찍은 건데. 나는 눈썹이 별로 없다. 엄마를 닮았기 때문이다. 아빠는 눈썹이 짙으시고, 아빠를 닮은 동생 역시 눈썹이 짙다. 으, 부러워. (그리고 동생은 다리도 길다. 나는 팔만 길고 다리는 짧다.)


그리고 우리 예쁜 승민이!! 요즘에 부쩍 멋을 부리고... 또 예뻐지고... 그래서 나는 이 녀석을 더 사랑하게 되고 있다. 전에 사랑하지 않았느냐면 당연히 아니지만, 역시 예쁜 것일수록 좋으니까. 그리고 이전까지보다 지금까지가 함께한 시간이 많으니까. 아마 민이는 더 예뻐질 것이고,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더 우리 동생을 사랑하게 되겠지. 플라시보님의 동생과 플라시보님같은 깊은 유대를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나는 요즘 자매하면 이 두분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행복함이 충만한 환경을 같이 커가는 동생은 분명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미운 짓도 하고, 박박 우기기의 대가고, 나를 가끔 "지"(애칭이 지라는 게 아니고, 지가 뭔데, 뭐 그럴 때 쓰는 지.)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래서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에 우리는 자매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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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2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전반적으로...외모까지...나 고등학교 때랑 비슷한 명란님.
물론, 지적인 내공은 지금도 명란님을 못 따라가겠지만.-.-;

明卵 2004-05-2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그럼 저도 진/우맘님처럼 곱게 될 수도 있단 말인가요!
지적인 내공은 충분히 넘으셨을텐데-.-;;

책읽는나무 2004-05-2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지누맘님이랑 명란님 많이 닮았어요.....^^

明卵 2004-05-2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진짜로 그런가.. 하고 생각하는 중)
 

며칠 전 안방 전구를(?) 갈았다. 그 때 찍은 사진인데, 이름하야 '홀맨 패밀리'. 슬프게도 엄마홀맨은 없다. 엄마홀맨은 그 시간에 심각한 표정으로 뉴스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우선, 첫째딸. 삶이 혼란스러운 홀란이. 으윽... 저 팔의 압박이라니.


다음, 둘째딸 귀여운 홀민이.


그리고 하이라이트! 홀맨가족 대빵이신 홀철씨. 요즘 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멋지다. 그리고 오른손은... 엄마인 홀희씨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하느라 저런 모양으로~

그러고보니 우리가족 이름 끝자가 같은 게 전혀 없다. 하명란, 하승민, 하은철, 윤미희... 어라? 아니, 성 빼곤 아예 같은 글자가 없네! 새로운 사실이구만. 홀맨가족은 절대 가족사진을 찍지 못한다. 홀맨머리가 세개밖에 없어서 꼭 한사람이 빠져야 하기 때문에. 언젠가 큰 집으로 이사를 가면, 홀맨가족이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도 오겠지. 그때가 되면 홀희씨도 같이 넣어서, 한 장에 찍고 싶다. 홀맨가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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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5-2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사진찍기에 협조해 주시는 아주 멋진 아버지네요! ^^

진/우맘 2004-05-2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버지 정말 멋져요!!
저 예전에 부평역 지하에서 홍보차 뜬 홀맨을 봤는데...커다란 머리에 숏다리가 어찌나 귀엽던지.^^

明卵 2004-05-2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협조 뿐이겠습니까! 자진해서 고양이 모자 쓰고 찍은 사진도 있는데요ㅎㅎ 이렇게 멋지다고 해주시니... 기분이 좋아서 그 사진도 올려야겠습니다.^^
아니, 부평역이라면... 진/우맘님, 제 고모의 시동생의 사촌의 피앙세를 만나신 모양이네요!

책읽는나무 2004-05-2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아버지 멋져요!!..ㅎㅎㅎ

반가워~~~ 하며 손흔들고....교실문에 머리가 끼어 못들어가던 구슬픈 사연을 갖고 있는 홀맨들......보고 싶네요.....ㅠ.ㅠ

明卵 2004-05-23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그건.. 정말 홀맨들에게 있어서 비극이 아닐 수 없죠ㅜㅜ

ceylontea 2004-05-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재미있는 사진이예요... 명란님이 밝은 알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리 다정하신 아버님때문이었군요..

明卵 2004-05-2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렇게 다정한 아빠와, 또 밝은 엄마와, 손녀를 사랑하는 할머니 두분과, 할아버지 두분이 계셨기 때문에 저는 밝은 알인 거죠... (사실, 이름이 밝은 알인 건 어떤 스님때문이지만-.-;;) 엄마가 그러시던데요. 니가 쓰는 글은 완전히 차가울 수 있었는데, 엄마가 이렇게 따뜻해서 어쩔 수 없이 따뜻함도 가지게 된 거야, 하고.
 

  이걸 받은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사진을 찍어 올리는 저의 이 귀차니즘을 어떡하면 좋습니까! 아무튼, 이런 게으른 주인 손에 들어오게 된 가련한 책갈피 8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진/우맘님! 잘 쓸게요, 정말 감사드려요. 너무 기분 좋습니다. ^^


하얀 편지봉투 안에 쏙 들어있던 책갈피들...


'시간내서 책 한 권 읽는 게 그리 어려워!!!'양이 대빵인 건 말할 것도 없죠^^ 가을산님, 플라시보님, 알들, 소굼님, 진/우맘님, 그리고 게일이 둘이나... 제가 생각한 것보다 한 명 더 많이 왔더군요.


책갈피는 책과 있어야 하는 법! 원래 가지고 있던 책갈피 세 개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옆에 보이는 타격입은 책장이란...)


위에서도 찍고... (수전증이라도 있는지, 찍은 사진이 거의 다 흔들렸습니다ㅜㅜ)


마지막 정면도 빼놓을 수 없죠. 아.. 좋아요 좋아~

항상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만 보던 서재 주인장님들의 얼굴을 이렇게 손에 조물락거리며 보니 또 색다르네요. 그런데 동생한테 '가지가지 한다'는 말과 함께 이상한 눈초리를 받으며 저 사진을 찍고나서 정리할 때, 이전에 꽂아놨던 책갈피들을 전부 빼버려서 어디까지 읽었는지 알 수 없게 된 책이 한권생겼습니다.ㅜㅜ 읽다가 둔지 좀 돼서 기억이 안 나는!! 이런 불상사가 있나.

아, 저기 특별출연한 책들을 모두 맞추는 분이 계시다면, 그 분은 진정한 고수이십니다! (딱히 어려운 책도 없지만...) 그리고 진/우맘님, 예쁜 책갈피 만들어주신 것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이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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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2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게일은, 제일 처음 책갈피 이벤트할때...명란님이 지각할 줄 모르고 제작해 놓았던 거예요.^^
그나저나, 울 아들 딸래미는 <적의 화장법>에 꽂혀 있네요. ㅎㅎ

明卵 2004-05-2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그러셨군요!
적의 화장법은, 저희 동생이 "그건 여기다 꽂지?"하면서 뽑아줬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04-05-2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갈피 차렷!! 이네요...ㅎㅎㅎ
근데...<책상은 책상이다>저책은 첨 보는디 재밌나요??

ceylontea 2004-05-2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찍은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明卵 2004-05-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갈피 차렷!! 이라니~ <책상은 책상이다>, 저는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책도 두껍지 않고...(아니, 차라리 얇고라는 표현이 적당할까요.) 제가 리뷰 쓴 게 있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실론티님 정말 오랜만이예요~ 저도 위에서 찍은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정말 오랜만에 다 읽은 책이라 기분이 좋다. 선물해주신 책나무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처음인데, 좋네. 책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단 한가지, 동성애자를 '호모'라고 썼다는 건데, 일본에서는 호모가 일반적인가?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에서도 그러더니...

  <반짝반짝 빛나는>에는 크게 동성연애자인 남편, 무츠키와 알코올 중독에 정서불안인 부인 쇼코, 그리고 종잡을 수 없는 남편의 애인, 곤. 이렇게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설명만 듣고 생각하기엔 살짝만 만져도 와장창 깨질 것 같은, 얇디 얇은 글라스로 싸인 유리공같은 관계이지만 이 셋에게 큰 갈등이란 없다. 무츠키와 쇼코는 서로 '나는 약점을 가진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서로의 약점에 관해서만큼은 늘 한 발 떨어진 자리에 서는 것이다. 내 머릿속에 박힌 '일본인'의 모습이랄까. 이렇게만 뒀다면 서먹함을 잔뜩 엎어쓴 내용이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둘의 사이에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곤이 들어감으로 해서 미묘한 관계는 계속 유지된다.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가슴 한 구석에 맑고 맑은 물이 차오르는 것 같다. 약간 허전하고 심심한 느낌도 주지만, 역시 그런 푸석한 느낌과는 다르다. 뭐랄까, 영롱하달까, 청아한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와 소설 속에 묘사된 모든 모습들이 그렇게 만든다.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는 특별한 부부의 뒷모습, 결벽증 무츠키가 깔끔하게 치워놓은 집안 풍경, 애인을(그것도 남자를) 만나고 오라고 남편 등을 떠미는 아내와 은사자 이야기, 심지어 인간 관계들까지. 한 장면 한 장면이 에쿠니 가오리의 물을 안은 듯한 펜 속에서 몽롱하지만 말끔하게 정리된다.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고 말하고 싶은 듯한 애매모호한 결말. 나는 이 뒷이야기가 궁금하지만, 알고싶지는 않다. 동화 속 왕자와 공주가 어떻게 살게 될지 알고싶지 않은 것과 같은 심정으로. 그냥 이렇게, 계속 맑은 물처럼, 이 더러운 세상과는 살짝 분리된 채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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