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권장도서 목록

외국소설 - 제인 에어, 수레바퀴 아래서, 호밀밭의 파수꾼,  테스, 주홍글씨, 동물동장

한국소설- 7년간의 실수,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레디 메이드인생, 치숙, 백치 아다다, 시인

한국인물- 마하트마 간디, 닥터 노먼 베쑨

교과관련- 대한민국사, 조화로운 삶의 지속

 

   요즘 학교 선생님들께서 심심찮게 비슷한 책을 빌리러 오시는 경우가 있다. 알고 보니 자녀들의 학교에서 권장도서 목록이라고 읽고 감상문을 쓰라고 했다나! 아무래도 중학교 1학년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내용이다 싶어, 오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저런 책들도 들어있었다. 내가 최근에 읽은 책도 있고,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잘 정리가 되지 않는 책도 있는데... 단언하건데, 저 책을 읽고 나름대로 이해하는 중학생은 한 반에 한 두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뭐, 내가 아직 안 읽어 본 책이야 말 못하겠지만... 저런 책을 중학교 1학년이 읽고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독서교육 운동을 한다는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권장도서 목록을 내려받아서 교육청이 정해준 난이도에 따라 학년별로 목록을 정해주는 것 같다. 게다가 이 책으로 독서인증제를 한다고 하니, 학교로서도 이 권장도서 목록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고. 시간은 없으니 학교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읽은 책을 나누고 정리할 시간은 없었을테니... 그냥 이렇게 만들고 방학과제로 나눠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이라면 오히려 권장도서를 만들지 않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자기 생각이 없는 독서감상문을 만들어 내느라 남의 생각을 베끼는 걸 가르치는-적어도, 그런 상황을 방조하는- 이런 권장도서 목록은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벌써, 권장도서 목록을 제대로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지도 오래되었다. 이제는 좀 바꾸자!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메시지 2004-07-2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독서문화를 해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선택권도 없이 책을 읽으라는 것도 상당히 권위적인 발상입니다. 자신이 먼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난 후, 그 책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통해서 책 선택에대한 경험도 쌓아야한다고 봅니다.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듯 잘못된 책 선택의 경험도 책읽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발~* 2004-07-23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홈페이지를 말씀하시는 건지?

느티나무 2004-07-2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육청 홈페이지랍니다. 거기에 독서교육운동 페이지가 링크되어 있더라구요.

비발~* 2004-07-23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조선인 2004-07-2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언니도 권장도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거 같던데, 참 많이 속상하네요.

느티나무 2004-07-2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언니라시면? 혹시 사서선생님... 그 분이신가요? 그래서 저는 따로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었거든요. ^^ 다른 사람이 안 만들어주면 제가 만들어 써야죠.

느티나무 2004-07-2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리고 조선인님 반갑습니다. 예전에 한 번 놀러간 적 있었는데... 좀 '빡시게' 사시는 분이시죠? ㅋㅋ

조선인 2004-07-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사서하시는 분 맞아요. 호랑녀 -> 호랑언니 ㅎㅎㅎ
 

   오늘은 미루고 미루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한꺼번에 해치우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우선, 손전화를 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간 지 한 달 보름이 된 전화기를 찾을 것인지 부터 결정해야 했다. 이미 고리가 떨어져 나간 흑백 전화기지만 찾기로 했다. 그 안에 든 정보가 나에게는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다. 또 예전에 지갑과 함께 잃어버린 주민등록증을 만들기로 했다. 또 몇 년 전에 어디서 어떻게 없어졌는지도 모르는 운전면허증도 만들기로 했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사려고 했던, 등산화와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반바지(축구할 때 입으려고!)까지 몽땅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아버지께 승용차도 빌렸다.

   보충 수업이 끝나고 내일 수업 준비를 대충 해 놓고, 내 전화기를 주운 사람이 남겨놓은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음, 젊은 청년이 친절하게 대해 준다.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는데, 6시쯤에 내가 그 사람의 집 근처, 지하철역으로 나가기로 했다.(예비군복을 입고 있다고 했으니 금방 찾을 수 있단다.) 전화기가 없어진 사연, 전화 때문에 생긴 수 많은 이야기들은 다 생략하고. 아무튼 한 달 반만에 무심하게 자기 전화기를 찾겠다고 나선 나는 참...

   일단 사진 한 장을 들고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동사무소로 갔다. 사진 한 장과 5,000원을 내고 주민등록신청서를 만들었다.(임시 주민등록증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진짜 주민등록증은 3주 후에 나온다고 하니 그 때 다시 찾으러 오라고 한다. 다시 서둘러 차를 몰고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갔다. 운전면허증은 생각보다 빨리 만들 수 있었으나 주민등록증이 없었던 나는 지문을 찍어야 했다. (지문을 찍는 일은 기분이 나쁘다.)

   면허증을 발급받으니 5시 10분. 6시까지 약속한 지하철역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다시 차를 몰고 약속한 지하철역까지 갔으나, 소심한(?) 나는 불법주차를 잘 못하므로 몇 번을 돌다가 역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유료주차장에다 차를 세웠다. 그래도 전화기를 찾아 준 고마운 사람인지라 맨손으로 만나기 뭣해서 '케이크'라도 한 개 사려고 근처를 다 돌았으나 가게가 없었다. 약속 시간은 거의 다 되었는데 빈손이라서 울컥 짜증이 났다. 골목을 뒤지지 조그만 케이크 가게! 고구마케이크를 하나 사 들고 서둘러 지하철역 안으로 내려가니 군복 입은 청년이 두리번거리는 게 바로 보였다. 인사를 하고 건네받은 손전화기. 내 것이 맞지만 낯설었다. 케이크를 건네주었으나 한사코 사양하였다. 그러나 나도 물러서지 않고, 결국 그 청년에게 케이크를 주었다.

   뭐, 이 정도 하고 나니 힘이 쫙 풀렸다. 이젠 옷과 신발 사는 것도 귀찮고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피곤해서 잠 밖에 안 왔다. 조금 자고, 저녁을 먹었더니 덥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대로 무엇이라도 해 볼 기운이 생겼다.

   이제부터 무엇을 해 볼까? 리뷰도 쓸 게 세 권이나 밀렸는데... 새로 잡은 책도 읽어야 하고, 서재에 글도 올려고 싶고. 텔레비전도 좀 보고 싶고. 음,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07-23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발~* 2004-07-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하나는 하셨네요?^^
 

축복합니다

조덕환 작사/작곡, 들국화 노래

 

오늘 이렇게 우리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당신의 앞길을 축복합니다.

그동안 지나온 수많은 일들이 하나둘 눈앞을 스쳐가는데

때로는 기쁨에 때로는 슬픔에 울음과 웃음으로 지나온 날들

이제는 모두가 지나버린 일들 우리에겐 앞으로의 밝은 날들뿐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때에는 웃으며 서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다짐하며 오늘의 영광을 당신께 이 노래로 드립니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졸업하던 날, 부른 노래! 가진 것 없이 맨몸으로 세상에 던져진 아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불러서 분위기는 숙연했었다. 그 때 졸업했던 녀석들-지금 잘 살고 있는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4-07-2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들국화 노래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축복받는 우리 아이들.. 살아가는 나날이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2004-07-22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7-22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7-22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해 두세요.

   부석사는 건축하는 이들에게는 순례지다. 어떤 이는 가을에 좋다고 한다. 어떤 이는 비 오는 날에 좋다고 한다. 그러나 해 지는 저녁 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 무량수전 앞마당에서 멀리 굽어보면 소백산맥의 준봉들이 아스라히 보인다. 그 서쪽 모서리에서 해가 질 때까지 있어 보자. 시간이 더욱 흘러 해가 점점 낮아지면 서쪽 하늘이 물들면서 우리는 뭔가 범상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해가 지는 위치는 매일 조금씩 바뀐다. 그러다가 자개봉의 정봉 끝으로 해가 지는 날이 있다. 그 날이 바로 춘분이다. 당연히 추분일 때도 마찬가지다. 춘분날 저녁에 마당 모서리에 서 보라. 그렇다. 뾰족이 솟은 바로 그 봉우리 끝으로 해가 진다. 해가 진 그 곳, 서방 정토와 자개봉과 세사에 찌들었던 내가 일직선 위에 서는 것이다. 그 순간 다시 뒤를 돌아보라. 석등과 석탑도 바로 그 선 위에 도열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방 정토을 향해 있는 우리의 뒤편을 석가의 현신인 석탑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춘추분이라는 시기가 신라인들에게 알려져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찌 되었건 우리는 부석사에서 공간의 설계가 이룰 수 있는 초월적 극치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위대한 음악이다. 서쪽 하늘 가득히 펼쳐지는 침묵의 음악이다. 그 음악은 저녁 예불 때 산사 가득 울려 퍼지는 법고 소리처럼 우리의 가슴을 두드린다.

   부석사는 경전이다. 공간으로 쓰여진 경전이다. 그리고 이를 만들어 낸 이의 마음의 끝은 후대의 건축가가 근면함만으로는 도저히 좇아갈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인 것이다.

서현,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중에서. 249-25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 현, 효형출판, 2004

   한국의 빛나는 전통 문화라는 것이 오늘날에도 반드시 그대로 모방 답습되어야 한다는 정태적 피해 의식은 21세기의 어딘가를 달리고 있어야 할 건축가들의 발목을 잡아왔다. 기와 지붕과 처마 곡선미만으로 전통 건축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실제로 전통 건축을 제대로 본 적이 있었는지 자문하여야 한다. 용마루에서부터 죽죽 뻗어 내린 기왓골과 서까래의 박력을 본 적이 있는지, 막새 기와의 의미를 찾아본 적이 있는지 자문하여야 한다. 날아오르는 거대한 새의 날개 같은 처마를 처연하게 선으로만 해석하는 한 "조선 역사의 운명은 슬픈 것이다"라는 1910년대 이국인의 미의식에서 우리는 한 발도 더 나갈 수 없다.

   전통은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지 모양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전통 건축을 중국 건축과 다르게 만든 추동력은 '달라지겠다는 의지'다. 그것이 우리의 보편적 전통이다. 용솟음치는 창작 의지가 우리의 전통이다. 진경산수를 만든 힘이다. 전통 박물관은 꼭 기와집 모양이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은 지금도 도포 자락을 휘날리면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우리는 신라 시대의 금관을 조선 시대에 복제해 만들었다고 그것을 가치롭게 여겨 박물관에 들여놓지 않는다. 고려 시대의 청자가 조선 시대의 도공에게 강요되었다면 우리에게 백자는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문화는 12세기의 어딘가에서 머물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밋밋해졌을 것이다.

 - 20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