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여행을 해도 사진기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의 인물 사진은 계속 찍고 있지만, 가끔 가는 여행지에서는 사진기를 꺼내지 않는다.

   어제도 황당 여행을 떠나 오늘 돌아왔지만 사진은 괘릉에서 찍은 몇 장만 남았다. 여러 장 찍으면 괜찮은 사진도 한 두 장 건지지만, 이번처럼 찍은 사진이 몇 장 없을 때,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사진이 별로 마음에 차지 않을 때에도 이 곳에 올려두는 것이 좀 그렇다. 그렇지만, 어쩌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데...

* 황당 여행

   토요일 3시. 같은 모임에서 공부하는 선생님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정장을 벗고, 준비해 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5시에 경주로 떠났다. 경주 박물관 뒷뜰 구경을-특히,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과  고선사터 3층 석탑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유물이다.- 하고, 토요일마다 안압지에서 열리는 상설 공연도 구경하고-북한에서 온 김혜영 씨가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협주곡이 인상적이었다. 조명이 은은한 안압지 산책, 그리고 첨성대 구경도 다녀왔다.

   그러나 대릉원 근처에서 먹은 비싼 저녁과 보문단지 근처에서 구하려다가 실패한 민박집은 아주 씁쓸했다. 결국 시내 근처의 여관에 방을 구해서 들어가니 11시 30분이 넘었다. 간단한 뒷풀이와 순두부찌개로 먹은 아침, 그리고 비록 나는 엉망이 되고 말았지만 '서라벌요'에서의 도자기 체험(점심은 국수를 공짜로 주셔서 좋았다.)과 맨 마지막에 둘러 본 괘릉. 이후 부산으로 돌아와서 간단한 뒷풀이를 하고, 나는 학교에 잠시 들러서 수행평가 준비를 해 두었다.

   토요일 출근할 때 결혼식을 위해 정장을 입고, 여행갈 짐을 챙기려니 너무 복잡해서 대충 챙겼더니, 내 여행 복장이 하의는 트레이닝복에 상의는 집에서 늘 입는 주황색 생활 한복, 그리고 운동화. 이 차림으로 학교에 들렀더니, 공부하느라 학교를 지키는 아이들의 경악! 거기에도 꿋꿋하게 예쁜 우리 옷이라고 우기는 나!  늦게 돌아와 좀 쉬었다. 이젠 사진만 남겨두고 자야지.


괘릉 전경

   신라 원성왕릉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곳에 있던 연못의 수면 위에 왕의 관을 걸어서(掛:걸다 괘) 안장하였다는 설이 있어서 괘릉이라고 부른다.

 


괘릉을 지키는 사자상 1

싱글벙글


괘릉을 지키는 사자상 2

히히히히


괘릉을 지키는 사자상 3

씨--익

 


괘릉을 지키는 문인상

 


괘릉을 지키는 무인상

 


잠자리, 열중하다.

   너무 배가 고팠을까? 먹이를 먹느라 정신 없는 잠자리. 괘릉의 봉분을 둘러 싼 난간 위에서 한창 열중하고 있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은 잠자리.(방해하는 게 미안해서 나도 살짝 사진만 찍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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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언덕 2004-10-1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 선생님.
저도 토요일 그 시간에 경주에 있었답니다.
전 선생님보다 2시간 가량 먼저 경주에 도착하여 문화제로 붐비는 경주시내를 돌며 첨성대와 반월성, 안압지, 그리고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았습니다. 밤엔 감포쪽으로 갔습니다.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감은사지의 두 석탑과 금당,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본 언뜻 언뜻 보이는 파도에 덮힌 문무대왕릉 앞에서 신화에 열광하는 우리 아들놈은 완전히 넋이 나갔답니다. 저도 문무대왕은 참 멋있는 사람이었군 이렇게 생각했구요.
일요일 아침에 일찍 둘러본 조용한 박물관, 솔향에 묻힌 산길을 올라가 보게되는 석굴암은 항상 아쉬움입니다.
오랫만에 반가움에 글 남깁니다. 괘릉의 느낌... 참 한적하고 소박하군요.

심상이최고야 2004-10-11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밑의 코멘트가 웃겨요. '씨익' '히히히히' 그렇다고 생각해보니 꼭 그렇게 보이네요^^ 무인상 밑에도 코멘트 하나 더 달지요. 두 주먹 쥐고 있는 모습이 '우씨~까불면 죽어' 그런거 같아요^^;

느티나무 2004-10-1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래언덕님, 잘 계시지요? 경주 다녀오셨네요. 어쩌면 우연히라도 만날 뻔 했으나, 설혹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누구인지 알아 볼 수가 없었겠지요? 문무대왕릉-사실, 능이라기보다는 유골을 뿌린 곳이라고 하는 게 맞겠지만-과 감은사지, 이견대를 둘러보셨군요. 그 가을 바다빛, 생각만 해도 가닿고 싶은 곳이네요. ^^

느티나무 2004-10-1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상이 최고야님, 무인상 밑의 코멘트... 그 말씀이 꼭 맞는 거 같아요. ㅎㅎ 자세히 보면 서역인(西域人)의 모습이지요? 신기하게도 신라시대에도 서양 사람들의 존재를 알았나 봅니다. 그리고 초원에 사는 사자 같은 존재를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지금도 동물원이 아니면 실제로 볼 수 없는 사자인데 말이죠. ^^;;(요즘, 동물원의 탄생을 읽고 있어 그런가....)
 

   어제는 올해 들어서 거의 처음으로 학교선생님들과 운동을 했다. 종목은 몇 명만 모여도 할 수 있는 족구. 7교시 계발활동이 끝나고 나서 운동화만 신고 운동장으로 나섰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8교시 보충 수업이 있었지만, 다른 선생님과 시간표를 바꿔서라도 족구를 하고 싶었다.

   운동장 한 구석에 선을 긋고, 가운데 그물을 달아 놓으니 그럭저럭 족구장은 만들어진 셈이다. 운동장에 모인 선생님은 나를 포함해서 달랑 4명. 대충 편을 갈라 족구를 시작했으나, 모두 마음과는 달리 영 몸이 안 따라주어서 한숨만 내쉬었다. 그래서 족구 경기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더 나오기로 한 선생님들은 바쁘신지 아무도 안 보이시고, 운동장 한 구석에 선을 그어 만든 족구장은 썰렁했다. 족구가 끝나고 세 분은 맥주 한 잔 하러 간다며 나섰고, 나는 교무실에 좀 앉아 있었다. 교무실에 앉아 있으니 마음이 무거웠다.

 - 참 같이 모여 운동 한 번 하는 것도 어렵구나.

 - 이제는 모두가 슬슬 나이를 먹는구나.

   저녁 6시 30분에는 회의가 있어서 서둘러 학교를 나서야 했다. 회의는 저녁을 먹으면서, 10월에 꼭 해야할 일들을 점검하고 마쳤다.

 - 10월 21일 17시 성교육 강연회를 개최한다.

 - 10월 23-24일 안동 봉화 지역의 역사 기행을 준비한다.

   집에 돌아와서 '나부터' 교육혁명(강수돌 지음)의 리뷰를 쓰느라 늦게까지 깨어 있었다. 오늘은 얼마 전에 읽었던 아주 멋진 중국 소설, '닭털 같은 나날'의 리뷰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그 책에 달려 있는 리뷰들이 너무 쟁쟁해서 내 리뷰가 끼일 틈이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좀 여유가 있는 편이다. 어제 늦게 잤더니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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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
강수돌 지음 / 그린비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맞는 말이다. 이 책에 씌어진 대로 우리 교육은 인간의 존엄성의 가치를 절대화하는 교육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자본이 써먹기 좋은 인적자원을 대량생산해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말에 집약되어 있으며, 아이가 똑똑할 때 칭찬의 의미로 건네는 '영재'와 '인재'라는 말에도 학생을 '자원'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문제는 교육문제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교육은 교육이라는 본질 자체의 목적도 있는 것이지만, 교육의 목적이 다른 사회 제도의 수단이나 방법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사회 분야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아주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몇 년을 주기로 해마다 대학입학 제도는 개선을 거듭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대입제도가 개선되었다면 만족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이 늘어야할텐데 현실은 왜 그렇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건대 지금의 사회 구조를 그대로 두고서는 어떤 대입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결국 실패할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고, 자신의 학벌이 좋은 직장과 자신의 출세를 보장할 수 있는데, 세상을 편하게 살기 위한 첫 관문(關門)인 좋은 대학에 누가 목을 달지 않겠는가? 바로 여기,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믿음, 좋은 직장이 편안한 삶을 보장한다는 확신이 변해야 한다. 어떤 대입 제도를 만들더라도 좋은 대학을 들어가야 출세한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달라진 대학 입시가 결국 달라진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입시에만 영향을 받는 학교의 현장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공교육은 부실하다고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빠듯한 살림살이에 허리가 휘어져도 아이를 학원(사교육)에 보내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심지어는 전임 정부의 교육'인적자원'부 수장조차도 학원선생님에 비해서 학교선생님들이 연구를 덜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내뱉은 적이 있다. 이 말을 전해들은 교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한마디로 냉소, 그 자체였다. 그 다음에 던져진 선생님들의 말씀은 학교와 학원은 목적이 다르지 않는가?하는 반문으로, 이름난 교육철학자 출신의 교육부장관의 발언에 답했다.

   그러면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것처럼 공교육은 부실한가? 객관성을 가장하지 않기 위해서 미리 밝혀두지만, 그 부실하다는 공교육의 현장에 있는 나는 '그렇다', '아니다'라고 말하지 못 하겠다.(물론, 유치한 내 식구 감싸기 차원은 아니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공교육에 불만이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원인이 공교육의 부실 탓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이 모든 공교육의 내용과 제도를 대학입시가 좌우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공교육이 만족스러워도 남들보다는 나은 대학을 갈 수가 없기 때문에(모두가 만족한다면 모든 학생의 수준은 같을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또 다른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공교육에 문제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원인이 공교육의 부실 탓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부터' 교육혁명의 강수돌 교수는 주로 노사관계와 노동시장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분이다. 독자들은 이런 경영학 교수가 우리 나라의 교육 문제에 관한 책을 썼다면 의아하게 여길 만하다. 그러나, 경영학과 교수답게 우리의 교육 문제를 교육만의 문제로 한정지어서 생각하지 않고, 교육의 문제를 교육과 관련된 여러 분야, 교육-노동-경제-사회 분야의 문제와 관련지어서 살펴보고 문제점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이런 점이 이 책이 다른 교육 관련 책과 가장 다른 부분이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가깝게는 대학으로 상징되는 학벌주의와 관련되어 있고, 학벌이 좋은 직장을 구하는데 핵심적인 요소가 되는 왜곡된 사회구조의 문제와 닿아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교육의 문제를 교육내의 문제로만 해결하려고 한다면 다람쥐가 쳇바퀴를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우리의 삶의 속살들을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우리 삶의 목표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인가, 아니면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 '나부터' 교육혁명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경쟁하고, 경쟁자를 이기고-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경쟁자를 밟고-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우리의 행복은 그만큼 더 커지는 것일까 물어본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나는 우리 학교 어느 반에 걸린 급훈이 생각났다. "태산을 넘으면 평원이 보인다." 제법 근사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이 급훈이 가지고 있는 함의(含意)는 생각할수록 아쉬움이 남는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태산을 넘어가는 과정이지 않은가? 더구나, 이런 구호가 학교에 걸려 있다면, 학생들에게 평원이 보일 것이라고 환상을 심어주기보다는 '정당하게', '최선을 다해서' 태산을 넘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일깨워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런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강수돌 교수의 방법은 '나부터' 교육에 대한 자세를 바꾸는 것이다.(그래서 제목도 '나부터' 교육혁명인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부터라도 교육 이념이 인간을 자원의 개념으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학교가 스스로 책임성 있게 더불어 살아갈 인격체가 되도록 도와주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하며, 졸업 후의 우리 삶의 방식이 '돈벌이 경제'가 아니라 '삶의 경제'로 확립되도록 의식과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 궁극적으로 교육의 문제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강수돌 교수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가족들, 특히 세 아이와 함께 조치원 산골에서 실천하면서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달라져야 교육 혁명이라는 외침이 공허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느끼는 강수돌 교수의 해결책은 너무나 아득하다.(만약에 강수돌 교수가 조치원에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그래서 조치원에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교육적 실천이 가능했을까?). 결국 이 모든 교육 문제가 교육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총체적 문제와 함께 풀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평범하게 살아가며 용기있는 실천이 부족한 나에게는 교실에서 매일 만나는 아이들에게 교육에 대해 다른 관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지금껏 '나부터' 달라진 사람들은 무수히 많았으나, 현실적으로 아직 그 힘은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문제의 해결을 '나부터' 다른 관점으로 정한 것은 해결책의 전부(全部)이면서, 전무(全無)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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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4-10-0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기의 횟수를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의 추천 만으로는 부족하네요.

느티나무 2004-10-08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찬이십니다. 이건 염치 없이 덥석 받기가 좀 그렇네요. ^^

요하니 2004-10-1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을 알아 보시는 분 만나면 무조건 반갑습니다. 제가 만나기 어렵도다 뽑는다면
작은 것이 아름답다
생태적 경제기적
나부터 교육혁명
요렇게 세권일겁니다.

글샘 2004-12-18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교육이 부실한가? 부실하죠. 엄청 부실하죠. 학교에서 경쟁력있고 미래성 있는 무얼 가르치나요? 그런데 공교육이 부실한 이유는... 교사가 능력부족이라거든요. 근데, 그것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사범대학에서 좋은 교사에 대해서 무얼 가르치나요? 그저 디립다 임용고시 준비해서 붙으면 선생이고 떨어지면 학원 강사고...

공교육이 질이 떨어지고, 학교가 해체되어 가는 건, 교사의 양성, 연수, 재교육 등 국가의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기 때문에 빚어진 구조적 결과라고 생각해요.

느티나무 2004-12-2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께 여쭙습니다.



1. 공교육이 부실하다고 할 때 부실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2. 교사의 능력부족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임용고시 문제가 크기는 하지만요, 아직 10년차 정도의 교사들에만 해당되거든요. 근데 이 사람들의 '교육력'이 어떻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계속!!>

책읽어주는홍퀸 2005-02-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키워드: 나부터 다른..^^ 존 글 잘 읽고갑니다..아,저 얼마전 가입한 사람이어요..첫인사드립니다요~서재 제목이 좋네요..사진두 멋지구요~그럼 또 놀러올께요~^^
 

내 마이리스트의 추천자 수는 이렇다.

  • 3분 중 2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4분 중 3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6분 중 5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8분 중 7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7분 중 6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2분 중 1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4분 중 3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3분 중 2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3분 중 2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3분 중 2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2분 중 1분께서 이 리스트를 추천하셨습니다.

          ................................................................................

   오늘 갑자기 그 한 분이 누구일까 무척 궁금해진다. 물론 그 한 명이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같은 사람일수도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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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10-0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전 알라딘 버그를 의심하고 있답니다.
최근에 이래저래 보관함과 소장함을 정리하면서 수없이 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없앴다 했는데, 만들고 나면 바로 1분이 비추천을 했다고 나오더라고요. 호시탐탐 제가 마이리스트를 만들 걸 기다리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느티나무 2004-10-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그였을까요? ㅋㅋ 마이리스트를 오랜만에 한 번 만들어 보았는데... 조선인님도 그런 경험이 있으셨군요.
 
향랑, 산유화로 지다 - 향랑 사건으로 본 17세기 서민층 가족사
정창권 지음 / 풀빛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살이 어느 때고 그 살아가는 모습이 혼란스럽고 과도기적이지 않았을 때가 있었을까? 2004년 지금도 우리 사회는 '호주제'를 둘러싸고 시민-여성 단체들과 유림들의 갈등이 첨예하고, 우리 나라의 이혼율을 두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느니 그래서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느니, 출산율이 너무 낮다느니, 너무 쉽게 이혼하는 경우가 잦아 이혼 조정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느니……. 이래저래 말들이 많다. 아마도 정도의 문제겠지만, 어느 사회이든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이런 갈등과 혼란은 피할 수 없는 것인 것 같다.

   아마 17세기 조선사회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것처럼 그랬던가 보다. 이 책을 볼 때 어쩌면 그 사회적 갈등의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더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언제나(?) 그렇듯, 17세기말에도 새로운 사회 문화적 흐름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삶은 변하고 있었으니. 아마 그 사회 문화적인 변화의 속도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 방식의 변화의 그것보다 빨랐는가 보다. 아니, 어쩌면 사람들의 생각은 사회 문화적 흐름을 더 잘 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이전 시대에는 별로 문제되지 않았던 '이혼'이라는 상황과 '개가(改嫁)'의 문제로 비극적인 상황이 일어났으니. 비극에서는 주인공의 성격적인 결함이 아니라면 시대와의 불화가 원인일 테니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그 당시 사람들도 변화하는 사회와 일종의 불화를 겪은 것이리라.

   '향랑, 산유화로 지다'는 우리에게 조선 후기의 서민 열녀로 알려진 '향랑'을 통해 17세기 후반의 조선 사회, 특히 그 중에서도 조선 사회 가족 제도의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창문'(窓門)을 내어준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에는 '향랑' 개인의 비극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향랑'의 비극적인 생애가 안고 있는 조선 후기의 가족 제도와 가족 문화의 문제점을 이해하려는 것이 더 필요한 듯하다.
   필자가 이미 지적한 것처럼 '향랑'의 비극적인 생애는 계모의 악행, 아버지의 무능력, 가정 폭력, 이혼, 개가의 문제와 함께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 상황을 당시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문제도 오롯하게 담겨져 있다. 그래서 '향랑'의 죽음에는 '향랑'의 가족들-특히, 남편-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다가 결국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대한 양반층의 몰이해는 엉뚱하게도 '향랑'을 열녀로 만들어버렸다. 서민층에서는 너무 빨리 사회적 변화를 수용-여성의 개가(改嫁) 금지를 내면화하는 것을 보면-해서 자살에까지 이르렀는데, 양반들은 여전히 '향랑'의 자살을 열녀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려는 사회적 몽매를 드러내었다. 

  天何高遠     하늘은 어이하여 높고도 멀며    地何廣邈     땅은 어이하여 넓고도 아득한가

  天地雖大     천지가 비록 크다하나               一身靡託     이 한 몸 의탁할 곳이 없구나

  寧投江水     차라리 이 강물에 빠져              葬於魚腹     물고기 배에 장사 지내리

   그러나 머리로 이런 사회적 의미를 분석하는 것보다 먼저 마음으로 와 닿는 것은 향랑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연민이다. '향랑'이 죽기 전에 읊조렸다는 백제 시대의 이 노래에 잘 담겨있듯이 그의 짧은 삶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아릿해진다. 가난한 환경이야 당시의 서민들이 살았던 보편적인 환경이었을 것이겠지만, 악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찌되었든 '향랑'과는 성격이 맞지 않았던 계모의 존재와 계모의 눈치를 살피는 무능한 아버지, 그리고 그의 인생을 결정적으로 파국으로 몰아넣은 그녀의 남편 '임칠봉', 또 향랑의 딱한 처지를 수수방관(袖手傍觀)하거나 개가(改嫁)를 종용하는 시부모와 숙부. 결정적으로 이 모든 사람들의 행동과 의식을 규정하는 사회적 시선과 관습은 여자의 이혼에 냉혹하기만 했다. 그러니 이혼한 여자인 향랑의 탄식처럼 '하늘과 땅이 얼마나 넓고도 아득했'을 것인가?

   이 책의 글쓰기 방식은 아주 독특하다. 필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전체 내용을 이야기로 전개하되 보다 깊이 있는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설명체로 전달하는,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적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호(好)·불호(不好)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대중적인 글쓰기를 시도한 필자의 노력이 우선 반갑다. 아무래도 필자의 전공 분야가 아닌(?) 픽션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부족함을 설명체의 논픽션이 깔끔하게 만회하고 있는 것 같다.

   용기있는, 새로운 글쓰기 시도를 깔끔한 형태로 담아내었고, 향랑의 비극적인 생애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돋보이는 '향랑, 산유화로 지다'는 시대는 달라졌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창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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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5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4-10-0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님, 저번에 제가 말씀드렸을 때 님께서 추천하셔서 읽었답니다. 우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보내시는 과분한 칭찬도 염치 없이 고맙게 받겠습니다. 님도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님의 리뷰도 제가 즐겨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비로그인 2004-10-0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보고 갑니다. 한문을 강독했던 날이 언제 적인지요. 아마 고 2땐가 봅니다. 이 글을 읽다 마치 진공 속을 날아 그 시간의 한때를 부유하는 듯 합니다. 잊고 있던 그 시간을 만났습니다. 한 표 보탭니다. 처음 인사 드리지요. 꾸벅.

느티나무 2004-10-05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신가 싶어서 님의 서재에 가 보았더랬죠. 근데, 제가 흔적은 남지기 않았지만 가 본 서재더군요. 페이퍼 중에 '작은이의 날적이'를 보고 알았답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그리고 또 염치 없지만 칭찬(?)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kleinsusun 2004-12-1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의 여성들,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을 읽고, 조선시대의 여자들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님의 서재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아주 훌륭한 리뷰입니다. 남자분인 것 같은데(맞나요?ㅋㅋ) 이런 책을 만나시고, 또 향랑에게 연민을 느끼고, 아직도 호주제 폐지로 말이 많은, IT만 발달하고 사람들의 사고 방식은 꽁꽁 얼어있는 세상에서 님은 깨어있는 분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리뷰입니다.

느티나무 2004-12-1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leinsusun님 반갑습니다. 보잘 것 없는 리뷰에 과분한 칭찬이시지만, 고맙습니다. 깨어있는 건 좋은 일인데, 별로 그렇지도 못합니다. 그냥, 평범한 '청년'입니다. 좋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계신가 보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