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안타깝다. '해방전후사의 인식5'는 1999년 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989년 판이었다. 그래서 표지가 너무 낡았더라. 색깔도 빛이 바래서 선뜻 내 책 같지가 않았다. 익숙한 모양인데 내게는 낯선 모습이었다. 책이 손에 닿지 않았다. 그리고 '시대를 담는 그릇'(김봉렬, 이상건축)도 내용 부분은 괜찮은데 표지가 약간 낡아 있어서 마음이 좀 쓰였다. 헌책을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다음부터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해방전후사의 인식6'도 필요한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오늘은 '즐거운 학교'에서 책을 한 권 보내왔다.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1' 예전에 즐거운 학교에서 설문조사에 응하면 추첨을 통해서 읽고 싶은 책을 준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당첨이 된 것이다. 역시 공짜로 받게 되는 책은 아주 기분이 좋다. 읽고 수업하는데 참고로 해야겠다. 요즘은 소소하게 책이 한 두 권씩 생겨서 더욱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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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9-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방전후사의 인식 5,6은 구하기 힘든 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책 안이 깨끗하다면 후회하지 않으셔도 될 듯 싶은데요...

느티나무 2004-09-0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작은 일에도 감사를... 고맙습니다. 열심히 읽어야겠네요.
 

   뭐, 꼭 시험문제만 그런 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학교 다닐 때 숙제 같은 거 제출하는 것도 비슷했던 거 같다. 보통 대학의 숙제는 매주 나오는 과목도 있었지만, 한 학기에 두 세 개 내주는 과목이 보통이었다. 나는 숙제가 공지되면 바로 자료를 찾으러 간다. 그래도 마음이 헐렁해서 찾는 둥 마는 둥, 정리를 하는 둥 노는 둥 하기 일쑤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두고 꼭 숙제를 내기 전날 매달리는 고약한 습관이 있었다. 어쩔 때는 잠을 안 자고 숙제를 낸 경우도 있었다. 숙제가 적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밤을 새울 정도는 아니었는데 미루다가 꼭 마지막날 얼렁뚱땅 해치우곤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마감날을 넘기는 경우는 없었다. 숙제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못해도 마감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 와서는 시험문제를 낼 때마다 여간 고역이 아니다. 시험 문제 마감일 며칠 전부터 혼자서 끙끙대면서도 놀다가 결국 마감날을 넘겨서야 마무리를 한다. 이번 시험만 해도 그렇다. 방학 때 미리 정리를 좀 해 두었으면 마감일인 어제까지 여유있게 낼 수 있었는데... 결국 어제 못 내고 말았다. 그 탓에 어제 중요한 모임에 얼굴만 삐죽 내밀었다가 허둥지둥 돌아와야 했다. 새벽까지 문제를 다듬고, 편집도 새로 해서 오늘 학교에서 최종적으로 선생님들과 의논한 다음에 겨우 제출했다. 시험 문제 마감날에 문제를 낸 적이 6년 동안에 겨우 한 두 번 있었던가? (이런 내도 MBTI 검사를 해 보면 거의 완벽한 J형으로 나온다. 신기한 일이지.) 시험문제를 내고 나면 막상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을까봐 시험 당일까지 꽤 조심스럽다.

   그래도 이번 시험문제도 출제했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2학기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내일은 간단한 공문 처리와 2005학년도 교과서 집계해서 주문하면 될 것 같다. 내일까지만 조금 바쁘면 될 것 같다. 조금만 더 기운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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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9-02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 때도 바쁘셔서 정리를 못해두셨을 겁니다! 시험이란 건 푸는 사람도 골머리를 앓는데, 내는 사람의 골머리도 아프게 하는 것이군요.... 아, 시험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느티나무 2004-09-0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문제가 잘 안 내어지면 아이고, 그냥 내가 시험치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ㅋㅋ (막상 시험치기는 싫겠지만...) 시험은 냉정하게 말하면 본질적으로 필요한 겁니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문제겠지만요... 따뜻한 관심, 늘 고맙습니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던 책을 드디어 사게 되었다. 후후- 일단, 기쁘다. 어제 우연히 컴퓨터 옆에 있는 빈약한 책꽂이를 보다가 김봉렬님의 한국건축의 재발견 시리즈가 2,3권만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부터 알았지만 어제야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알라딘에서야 예전에도 찾아 봤지만, 절판된 책이기도 했다. 그런데 전에 비발샘께서 올려준 헌책사랑을 찾아가서 검색해 보니, 한 군데 파는 곳이 있었다. 책의 상태는 상이라고 하는데 값은 정가의 50%인 9,000원이었다. 냉큼 집어들고 더 살 책이 없난 싶어서 구경다니다가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마저 채우고 싶어서 검색했더니 5권은 있는데, 6권은 거기서도 절판이라고 한다. 다시 5권을 넣어서 주문을 했다. 그래서 이 밤길을 타고 '시대를 담는 그릇'(김봉렬, 이상건축, 1999)과 '해방전후사의 인식5' 나에게로 달려오고 있다.

   저번에 사 둔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했는데 슬슬 욕심이 나는 책들이 생겼다. 전에 '질러족 출입금지'라는 페이퍼 보고 무슨 소린가 싶어서 들어갔다가 찍어둔 책도 있고, 이래저래 구경다니다 보면 필요하겠다, 읽고 싶다, 갖고 싶다 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에 산 책을 좀 소화하고 나서 주문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또, 자랑해야지!) 한겨레 21에서 문화상품권이 보내주면 그 때 장바구니에 보관된 책을 털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겨레21! 빨리 좀 보내주세요!ㅋㅋ) 

   아무튼 책 읽는 게 또 부진한 요즘이지만 그래도 책이 오는 동안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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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8-31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영엄마 2004-08-3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사고 싶던 책을 사시게 된 걸 먼저 축하드립니다. 이거 참, 알라딘 서재에 마실 다니면서 읽어보고 싶은 책만 늘어나서 걱정입니다, 그죠?

118100


ceylontea 2004-08-3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사고 싶은 책을 살 때만큼 기쁠때가 또 없지요.. 좋으시겠어요...아침저녁으로 날씨도 선선해졌는데... 즐독하세요... ^^

느티나무 2004-08-3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선인님의 웃음의 비밀을 알 것 같아요 ^^
아영엄마님 맞아요. 세상에 좋은 책들이 너무 많네요. 고맙습니다. 8100번째 방문객이시네요.
실론티님 기쁘기는 하지만 또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니 부담이 살짝~! 열심히 읽겠습니다.
 

기분이 들었다.

   달이 훤하게 밝은 밤, 금정산의 동문에 모인 여섯 명. 전부 구름 사이로 나오는 달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산행을 시작했을 때가 여덟시 반쯤이나 되었을까 그랬다. 그리고 북문에 도착해서 라면으로 야식을 먹고 나니 벌써 열 두시를 훌쩍 넘겼다. 서둘러 범어사 쪽으로 하산했다. 여섯 명이서, 범어사 순환도로를 터벅터벅 내려오니 반가운 빈 택시 한 대. 고마운 기사님 덕분에 택시에 여섯 명이나 타고 부산대학교 앞에 도착했다. 이 때가 새벽 한 시 삼십 분쯤이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학생 같은 청년들이 많은 게 거리가 활기차 보였다. 우리는 뒷풀이를 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생맥주집은 곧 문을 닫을 시간이었기 때문에 학생 때 가끔 가던 허름한 술집 골목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면서 모두 한 마디씩.

- 어, 우리 부대꼼장어 갈 거야? (아니!)

- 홍보석은 그대로 있네. 어 근데, 여기 있던 낙지볶음 잘 하던 집은 없어졌네?

108 강의실이 여기 있었는데... 아, 저기 있구나!

- 오랜만에 학교 앞에 오니까 진짜 많이 바뀐다.

그러더가 새벽 3시 30분까지 문을 연다는 '우리터'에 자리를 잡았다. 거기서 4,000원하는 오뎅탕과 3,000원하는 파전을 안주로 놓고 소주를 마셨다. 모두가, 이렇게 늦게까지 술집에 있는 건 진짜 오랜만이라며 즐거운 기분으로 술잔을 비웠다. 그러면서 시작된 이야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놓고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일요일에도 일이 많은 사람들이었지만, 점점 치열해지는 논쟁 속에서 쉽게 자리를 접을 줄 몰랐다. 그러나 분위기는 아주 따뜻하고, 서로가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인지 즐거운 웃음이 나기도 했다.

   세 시를 넘어서서야 술집을 나섰다. 모두들 이렇게 늦게까지 이야기하고 놀아본 적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대학생 때처럼 즐거워했다. 우리는 같이 모임을 하고 뒷풀이도 자주 있지만, 대개 11시를 넘지 않고 일어서곤 했었다. 그러나 가끔은 모두가 밤이  깊도록 무엇인가에 열중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것 같다. 우리는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면서부터 내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애쓰는지...

   아무튼 어제는 내가 아직도 '학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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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tim 2004-08-30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서른이 넘었소...

느티나무 2004-09-0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서른 넘은지 좀 되었죠? ㅋ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샘은 꼭 대학생 같아요' 라는 말도 듣곤 했답니다. ^^ 참,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재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바람도 시원하고, 달빛이 좋던데......

내일 저녁에는 가까운 산으로 야간 산행을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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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8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