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시대의 사상과 문화 돌베개 한국학총서 2
정옥자 외 4명 / 돌베개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정조 시대의 이해를 위해 이런 저런 책을 보던 중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보아하니 주로 서울대에 학연을 둔 사람들 몇이서 논문 한 편 씩을 모아 놓고 이런 제목을 붙인 책이다. 딱히 이 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나 우리 출판계는 책의 내용에 비해 터무니없이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이제 일상화되어 있는 듯 하다. 공부하는 학인들도 그에 부화하여 책을 내곤 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우울하다.

이 책도 <정조 시대의 사상과 문화>라는 제목은 걸맞지 않다고 본다. 책의 내용으로 보면 정조의 생각을 추리한 내용과 정조가 펼친 편찬사업이나 서학 정책, 그리고 정조의 정치태도의 전개와 변화 이런 것인데, 이것이 정조 시대의 사상과 문화라는 제목으로 묶인다는 것은 좀 맞지 않다. 이 책에는 정조 시대에 어떤 사상의 흐름이 있고 문화가 있었는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정조가 정치와 문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 두 가지 사안을 들어 근거를 들어가며 추리해 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조의 정국과 문화에 대한 태도> 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책에 담고 있는 내용이 한 그릇에 묶일만한 내용인지도 좀 의심스럽다. 논문 수를 더 채워 넣든지 아니면 책 내용을 좀 더 세분화하던지 해야 할 것이다.

정옥자의 글은 다른 책에 이미 중복되어 있어 짜증이 났고 유봉학의 글은 비교적 재미가 있었다. 저번에 읽은 <정조대왕의 꿈>은 별로였는데 이글은 논리도 정연하고 정조의 정치관을 크게 조망해 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김문식의 글은 주자서를 편찬한 의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기 어려우나 주자서 편찬 내용에 대해서는 소상하게 밝혀 아주 도움이 되었다. 근거 자료도 충분하고. 배우성의 해동 삼국도도 재미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그것 하나에서 그런 큰 의미가 담겼을까, 좀 회의가 간다. 그런 유사한 사례를 여러개 모아 소개한다면 좋을 것이다. 노대환의 글은 내가 아직 서학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책을 두고 나중에 관심이 생기면 한 번 읽어 볼 작정이다.

정조 시대에 대해 총론적으로 좀 깊이 접근해 볼만한 책이 없는 것이 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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