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세 번 찢다 - 계보 사상 통념을 모두 해체함 리링 저작선 1
리링 지음, 황종원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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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종교를 물으면 '유교'라고 대답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인간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방법은 역시 정치라고 생각하는 인간이고, 사람의 마음이 복잡하고 다루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인간이고, 모순되게도 겸양이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무엇보다 내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아더왕연대기의 드루이드교신자가 기독교에 대해 '여자나 아이들이나 좋아할 종교'라고 말하는 태도로 모든 결정과 책임을 신께 미루는 태도가 싫다. 

중국의 전통과 서양의 전통은 사실 다‘구분‘을 말하고 있으나, 정치와 종교, 승려와 속인의 관계가 다르며 구조도 완전히 상반된다. 저들의 전통은 정치와 종교의 합일이다. 즉 종교는 통일되었고 국가는 다원화되었다. 반대로 우리의 전통은 정치와 종교의 분리이다. 즉 국가는 통일되었고 종교는 다원회되었다. 만일 기어코 천일합일을 논해야 한다면, 그 역시 저들의 것이지 우리의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전통은 정치를 부각시키는 것이고, 저들의 전통은 종교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저들의 상태가 훨씬 더 원시적이다. -p248

공자는 지식인이었기에, 내가 그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법은 그를 지식인으로 대하는 것이다. 지식인의 천직은 군중을 선동하고, 민의를 조작하며, 지도자에게 유세하여 그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의견을 물리치고 참말을 하는 데 있다.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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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를 재방으로 두 번이나 조금씩은 토막나게 보았다. 

해외입양아로 성년이 되어 관장이 된 남주(라이언골드)가 덕질로 단련되었으나 직장에서 덕질을 숨기는 아이돌 홈마 여주(성덕미)를 레즈비언으로 오해한다. 아이돌에 대한 유사연애감정으로 묶인 여주와 여주의 친구는 아이돌이 묵은 호텔방을 성지순례하고, 바짝 붙어앉아 웃으며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여자들이 느끼는 그 즐거운 행복감을 공유하고 있다. 안전하고 무해한 연애감정을 행복하게 공유하는 두 성인 여성을 남주는 그대로 연인으로 오해한다. 

나는, 어떤 태도가 더 좋은 태도일까, 생각했다. 

두 성인이 한 호텔방에 묵는 것 만으로, 그 둘을 성적인 관계로 생각하는 것.

두 성인이 한 호텔방에 묵는다. 그건 그냥 그럴 수 있는 일로 생각하는 것.

오해는 해소되고, 남주와 여주는 연애를 하게 되지만, 세상이 성적인 은유들로 가득 차고, 성적인 긴장감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 피곤하다. 그런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서 또 피곤하다.

한창 서로의 짝을 찾는 시기에, 성적인 긴장이 가득 찬 공기가 나는 버거웠다. 그것보다 더 많은 삶의 순간들, 우정들, 관계들이 있다. 사랑에도 삶에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담긴다. 

못 본 체하고 말하지도 못 해서 고통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는 팡쓰치의 엄마가 되는 것도 문제겠지만, 세상 모든 따뜻함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끔찍하지 않은가. 어려운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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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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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글을 쓰는지, 여기 왜 글을 쌓아두는지 한참 생각했을 때, 결국 그건 허영심이라고 생각했다. 옛 어른들이 글을 쓰듯이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올리는 상소도 아니고, 내가 읽은 책을 기록하면서 이렇게 열린 듯 닫힌 듯 모호한 공간에 이렇게 글을 쓰는 건 결국 허영심인 거라고. 그걸 인정하고 나니까,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세상을 구해보겠어,라던지, 당신을 바꿔보겠어,라던지 커다란 의미 따위는 없어지고, 그저 나만이라도 내가 남겨놓은 이 허물들 가운데 갇혀서 조금 더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거다. 


회사가 책을 사주면서 그래도 직무에 도움되는 책을 20%는 사라고 쪼개놓았다. 흥미위주의 소설들로 책을 사댔는데 그럴 수 없어서 그 중 그래도 관심있는 책을 골랐다. 지금의 관심은 옛 사람들의 글, 생각 들이라서 글쓰기 책으로 포장한 이 소설을 샀다. 유학자의 배움과 글이란 어떤 것인지,소설형식으로 가공한 연암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글들을 정리하기 위해 애쓰는 아들이 아버지의 어떤 시기를 기록한 내용을 읽으며 글 쓰는 법을 배우는 형식이다. 천천히 깊이 생각하면서 옛 글을 읽으라고 읽은 가운데 세상을 보며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에도 유효한 말들이다. 사마천이 사기를 쓰던 그 마음은, 누구 보라고 쓰는 글이 아니다. 명예나 돈을 탐해 쓰는 글이 아니다. 오래 살아남는 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자신의 마음에 정직한 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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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살림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책을 읽을 때 아주 단편적인 이상한 부분들이 기억에 남았다.

1. 모래요정과 다섯아이들 

엄마랑 아빠랑 이야기하는 장면이 아마도 이 책일 것이다. 아이들이 모래요정을 만나고, 이런 저런 모험을 하기 훨씬 전에. 

아빠는 엄마에게 묻는다. 

'큰 집에 살고 싶어?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

그래서, 큰 집 대신 보모와 하녀를 두고 아이를 다섯 낳았다,로 시작하던가. 

그걸 읽는데, 어, 요즘에는, 나라면, 이런 대답을 할까, 하면서 신기한데, 이러면서 읽었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은 마음을 순순히 인정하는 엄마는 신기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2.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이 책에서 만난 장면은 이런 거였다. 

작가가 웨이터노릇을 할 때, 노련하고 숙련된 호텔 웨이터가 자부심을 가지는 묘사였다. 

많은 손님을 능숙하게 처리하는데 가지는 숙련된 웨이터의 자부심에 대한 묘사는 뭔가 신기했다. 그게 뭐라고 얕잡아보이는 마음이 글에서 드러났던가, 아니면 내게 그런 마음이 있었던가. 별것도 아닌 것에 그런 식의 자부심, 그런 식의 위계라니, 했던 것도 같은데, 그게 어떤 마음인지는 궁금했다. 

그런데, 가족이 늘고 밥을 해 먹이고, 회사에서 고참이 되고, 후배가 느니까, 먹이는 일이, 얼마나 큰 일인지 매번 자각하게 된다. 

지금은 좀 더 순수하게 멋진데, 라는 마음이 되었다. 




3.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여기서 만난 장면은 이런 거였다. 

아직 헤지지 않았는데, 빨래를 한다고 무리로부터 모욕당하는 이야기. 와, 좋은데. 

물이 귀한 몽골의 사막에서 유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그럴 수 있는 거지만, 나는 그 때 빨래가 정말 싫었나보다. 그 이야기를 보니까, 옷을 좀 더 입고, 빨래를 좀 덜 하는데 변명이 되었다.^^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더 있는데, 사실 전쟁의 이야기니까, 권력을 찬탈하고, 여자를 약탈하는 유목의 삶에 대한 이야기니까, 나는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까,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장면이 더 기억나는 것도 같다. 여자가 귀하니까, 아이가 귀하니까, 여자의 정절에는 좀 더 무딜 수도 있는 거구나, 같은 것. 그렇다면, 그건 또 그런 데로 장점인걸, 싶었다. 


또 생각나면 마구 마구 붙여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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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비밀 없는 스핑크스 Mystr 컬렉션 17
오스카 와일드 / 위즈덤커넥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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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영어교양수업 시간에 읽은 텍스트가 있었다. 화자는 남자였다. 줄거리는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화자가 자신의 입성을 개선해보겠다고 할아버지의 코트를 트렌디한 뭔가로 바꿨던가. 돈으로 바꿔서 트렌디한 뭔가를 장만했던가. 그런데, 알고보니 할아버지의 코트가 더 그 여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거였고, 뭔가 억울한 이 남자는 여우의 신포도를 품평하듯이 그 여자가 어리석다로 결론내리는 그런 이야기였다. 아 너무 희미한 기억이다. 그 이야기를 읽은 나는, 내가 여자였어서 그 이야기의 결론이 화자인 '남자'의 결론, 그러니까 지극히 남자 입장에서 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 여자가 남자의 의도를 알고도 그 남자가 싫어서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 그 여자가 굳이 어리석다고 할 수 있을까, 뭐 그런 태도였던 것. 그 텍스트로 같이 이야기한 동기가 그런 생각은 아예 안 해봤다고 해서, 이 놈이 남자라서 그런가. 그랬던 기억이 있다. 

비밀없는 스핑크스,도 그런 이야기다. 여자는 남자들의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한다. 좋게 말하면 지나간 사랑과 추억에 대한 회한의 이야기지만, 결론은 그 여자는 '비밀없는 스핑크스였을 거야'라고 자기들끼리 단정하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나는 알라딘의 단편선,(이 이야기가 표제작이었다)에서 읽었다. 싱글즈가 나오는 바람에 무료 이북이던 단편선은 사라진 모양이다. 그 단편선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런 이야기였다. 남성인 화자가 여성에 대해 하는 이야기. 피츠제럴드의 '분별있는 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라쇼몽이다), 이상의 '봉별기', 호손의 '젊은 굿맨브라운'까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여성의 입을 빌려 말하지만, 나는 그게 여성의 말인지 의심하고, 다른 이야기들의 여성은 미지의 영역, 그러나 결국에는 '비밀없는 스핑크스'라는 결론이 되고 마는 건가, 싶은 이야기였다. 혹은 비밀없는 스핑크스,를 읽고 시작하는 바람에 그 인상이 그렇게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속의 여자들에게 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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