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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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글을 쓰는지, 여기 왜 글을 쌓아두는지 한참 생각했을 때, 결국 그건 허영심이라고 생각했다. 옛 어른들이 글을 쓰듯이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올리는 상소도 아니고, 내가 읽은 책을 기록하면서 이렇게 열린 듯 닫힌 듯 모호한 공간에 이렇게 글을 쓰는 건 결국 허영심인 거라고. 그걸 인정하고 나니까,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세상을 구해보겠어,라던지, 당신을 바꿔보겠어,라던지 커다란 의미 따위는 없어지고, 그저 나만이라도 내가 남겨놓은 이 허물들 가운데 갇혀서 조금 더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거다. 


회사가 책을 사주면서 그래도 직무에 도움되는 책을 20%는 사라고 쪼개놓았다. 흥미위주의 소설들로 책을 사댔는데 그럴 수 없어서 그 중 그래도 관심있는 책을 골랐다. 지금의 관심은 옛 사람들의 글, 생각 들이라서 글쓰기 책으로 포장한 이 소설을 샀다. 유학자의 배움과 글이란 어떤 것인지,소설형식으로 가공한 연암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글들을 정리하기 위해 애쓰는 아들이 아버지의 어떤 시기를 기록한 내용을 읽으며 글 쓰는 법을 배우는 형식이다. 천천히 깊이 생각하면서 옛 글을 읽으라고 읽은 가운데 세상을 보며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에도 유효한 말들이다. 사마천이 사기를 쓰던 그 마음은, 누구 보라고 쓰는 글이 아니다. 명예나 돈을 탐해 쓰는 글이 아니다. 오래 살아남는 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자신의 마음에 정직한 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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