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를 재방으로 두 번이나 조금씩은 토막나게 보았다. 

해외입양아로 성년이 되어 관장이 된 남주(라이언골드)가 덕질로 단련되었으나 직장에서 덕질을 숨기는 아이돌 홈마 여주(성덕미)를 레즈비언으로 오해한다. 아이돌에 대한 유사연애감정으로 묶인 여주와 여주의 친구는 아이돌이 묵은 호텔방을 성지순례하고, 바짝 붙어앉아 웃으며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여자들이 느끼는 그 즐거운 행복감을 공유하고 있다. 안전하고 무해한 연애감정을 행복하게 공유하는 두 성인 여성을 남주는 그대로 연인으로 오해한다. 

나는, 어떤 태도가 더 좋은 태도일까, 생각했다. 

두 성인이 한 호텔방에 묵는 것 만으로, 그 둘을 성적인 관계로 생각하는 것.

두 성인이 한 호텔방에 묵는다. 그건 그냥 그럴 수 있는 일로 생각하는 것.

오해는 해소되고, 남주와 여주는 연애를 하게 되지만, 세상이 성적인 은유들로 가득 차고, 성적인 긴장감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 피곤하다. 그런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서 또 피곤하다.

한창 서로의 짝을 찾는 시기에, 성적인 긴장이 가득 찬 공기가 나는 버거웠다. 그것보다 더 많은 삶의 순간들, 우정들, 관계들이 있다. 사랑에도 삶에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담긴다. 

못 본 체하고 말하지도 못 해서 고통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는 팡쓰치의 엄마가 되는 것도 문제겠지만, 세상 모든 따뜻함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끔찍하지 않은가. 어려운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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