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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녀석 맛있겠다 - 별하나 그림책 4 ㅣ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백승인 옮김 / 달리 / 2004년 6월
평점 :
줄거리도 모두 알고, 내용을 거의 모두 옮긴 포토리뷰도 봤으면서, 나는 이걸 왜 사서 읽은 걸까요. 공룡을 좋아하는 딸래미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긴 한데, 나는 이런 종간의 우정에 대하여, 껄끄럽게 여기는 게 있는데 말이죠.
'폭풍우치는 밤에'를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 같은 걸, '고녀석 맛있겠다'에서도 똑같이 느낄 거면서, 왜 공연히 그걸 확인하려 든 걸까요. 그런 우정에 눈물을 흘리는 마음은 '숭고'한 건가요? 왜 그런 우정을 보여주는 걸까요. 나는 인간도 가끔 너무 미운데 말이죠. 이건 지나친 사랑아닐까요. 그저 할 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가르치는 것이 적당한 게 아닐까요. 마더 테레사의 사랑이 '숭고'하다고 해서 모두 마더 테레사가 되지 못하고, 마더 테레사만큼 사랑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랑'자체를 포기하지는 못하는 거잖아요.
범인의 사랑이 있다면, 아이에게 오히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사랑을 가르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먹는 것처럼 중요한 걸 포기하는 사랑이라니,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할 수 있는 만큼의 따뜻함을 나눠가지는 것으로 사랑을 묘사했으면 해요. 사랑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삶이 더 앞이지 않나요? 나를 사랑하는 데서 출발하는 그 사랑이, 온 우주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까지 그 차근차근한 쌓임이 없이, 이런 묘사는 저는 음 그저 이벤트나 해프닝으로만 보게 되네요.
아, 그러니까, 이 책을 사서 읽힌 나는 도대체 뭐냐 말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