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생일선물로 보내줬다. 엄마인 나에게 '엄마의 잠재력을 주목합니다'라는 부제가 붙은 책을 선물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읽으면서 나는 애 셋을 낳고 복직해서 참석한 모유수유 교육 생각이 났다. 강사 분은 모유수유에 실패했다는 간호사 분이었다. 나는 모유수유 다 했는데, 그 교육을 듣고 있자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나는 교육생이고 저 분은 강사고, 그 자리가 다 재미없었다.
언제는 안 그랬겠냐마는, 이제 나는 교육을 받기 보다, 말하고 싶어지는 나이가 되었다.
이 책을 만든 사람들도 말하고 싶어서 책을 만들었을 텐데, 나보다 좀 더 젊은 엄마들에게 소구하는 책이다. 나같은 옛날 사람은 표지로 뽑은 영어 제목도, 부제로 깔린 영어도 지나치게 작은 편집 글꼴 사이즈도 거슬린다. 표지에 한글은 가장 작은 폰트로 '엄마의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뿐이고, 책 이름 popopo 는 connecting people with potential possiblities의 약어다. 한글이 이렇게나 부족한 표지도 거슬리는데, 내용은 또 어떠한가?
나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의 책인지는 책에 대해 쓴 첫번째 꼭지에서 나도 읽고 서평을 남긴 두권(고녀석 참 맛있겠다https://blog.aladin.co.kr/hahayo/5025827 , 사자왕 형제의 모험https://blog.aladin.co.kr/hahayo/9922625 )의 책에 대한 말들에서 느꼈다. 용기라고 부르는 것들,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 나와 얼마나 다른가.
글들은 과잉된 자아가 넘치고, 적응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마음들이 넘친다.
외계인이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어떤 날처럼 나는 이 엄마들의 고민과 엄마들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걱정스럽다. 잔소리를 마구 하고 싶다. 결국 당신의 삶이니 어쩌겠는가, 싶지만. 산다는 건 능동형이기보다 수동형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