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스플레인 -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올바른 젠더의식을 위해
이선옥 지음, 김용민.황현희 도움 / 필로소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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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그래도 호응이 좋았던 글(https://blog.aladin.co.kr/hahayo/10914180)에서 나는 '애초에 공부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댓을 받았다. 이미 나는 알라딘에서 팍 찍혔고, 이제 점점 페미니즘에서 멀어지는 중이라는 자각도 있고, 외로운 와중에-저기서는 페미니스트,라고 했다가 공격당하고, 여기서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공격당하고- 다들 아니라는데 내가 나를 정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라고 이제 더 이상 정의에 연연하지 않을 마음까지 먹은 차에 읽은 책이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4920380)가 그저 다 옳은 말이라 반박할 수 없는 것처럼, 우먼스플레인,에서 말하는 것들도 어쩌면 새롭지 않다. 오래 걸려 합의된 근대의 가치들, 국가와 개인의 긴장관계에서 지켜져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그런 오래된 가치들을 훼손한다고 말한다. 반박할 수가 없다. 

선언적으로 이루어지는 여성주의의 언설들이 제도가 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성에 편향하도록 제도화하려는 시도가 된다. 예를 들어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언설은 캠페인으로 각성을 가져오지만, 제도로 들어오면서는 국가가 개인의 사적 생활에 개입하는 범위를 무한정 확장시키는 중이다. 그걸 누가 동의할 수 있을까. 페미니스트라는 그룹을 이미 대표하고 있는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동의할 수 있는 공통의 가치들로 반박당한다. 약하기 때문에 권력을 원하고, 그 권력이 자신의 편이기를 주장하는 지금의 페미니스트들이 무섭다고 생각하는, 거부당한 페미니스트인 나도 동의할 수 있다. 


유튜브에는 계속 새로운 이야기들이 올라오는데, 나는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아니고 책을 보는 사람이라서 책을 읽고 작가의 홈페이지(http://leesunok.com/)에 가서는 구독신청도 한다. 드문드문 찾아보는 유튜브 영상에서 작가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고도 말한다. 작가는 분명히 이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페미니스트 연하는 젊은 여성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반박하고 싸우고 싶은 지금의 나도 '이제는 아니라'고 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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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9-01 0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남자라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고 들은 적이 있고, 페미니즘 이론을 비판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면 ‘남자‘라서 공부가 부족하다고 들은 적도 있어요.

요즘 제가 교차성 페미니즘을 독서모임 멤버들(페미니스트)과 함께 공부하고 있는데요, 워마드로 보이는 트위터리안이 우리 멤버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어요. 그 사람 말로는 우리 멤버들이 교차성 이론을 래디컬 페미니즘 계보에 끼워 넣으려는 시도를 한다네요. 그런 시도를 저도 그렇고, 멤버들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그 사람이 우리 멤버를 단정적으로 판단하면서 래디컬 페미니즘 계보를 언급하는 발언 형식이 마치 맨스플레인을 보는 것 같았어요.

별족 2019-09-02 06:33   좋아요 1 | URL
페미니즘에는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지금 공론의 장에서 살아남은 것들이 묘하게 이상한 것들만 남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