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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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를 통해 가장 극적인 하루를 꼽는다면 단연 1979년 10월 26일. 그날일 것입니다.
세계 3대 독재자라 불리웠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냈던 한  인물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을 떠나 한국 현대사의 방향을 통째로 틀어놓은 사건이었습니다.
그 당시 나는 9살.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라 부르지만) 3학년 이었습니다.
박통의 죽음은 어린 나에게 '신의 죽음'과 맞먹는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을 살다보면서 박통에 대한 세뇌는 지독한 미움으로 변했습니다.
그가 만들어 낸 지금의 대한민국에 언제나 감사하고 살지만 '친일'의 원죄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박통을 미워하게 된 것은 그를 이용하여 자신의 세력을 펼치려는 인간들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 나의 신이었던 영웅이 어느새 나의 증오의 대상이 되어갔었기에 
그의 죽음의 의미, 혹은 그의 죽음에 깔려있는 그 시대의 국제관계는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이 소설 [10.26]을 읽기 전 까지는 말이죠.

이 소설은 이미 10년전에 발표되었던 [한반도]의 내용을 좀 더 다듬어서 내 놓은 소설입니다.
신작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한반도]를 읽었던 독자들은 의구심을 가지게 할 소설이죠.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반도]를 읽지 않았던 나에게는 꽤나 즐거움을 안겨 준 책이었습니다.
대학 때 반미를 부르짖던 선배들에 의해 어렴풋이 들었던 박통의 죽음에 숨겨진 미국의 추악함,
박통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 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들과 자주국방의 꿈,
박통의 죽음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조국과 민족을 배반했던 현대사의 아픔들.
한번 쯤 들어 보았지만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려 했던 역사의 무게가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그리 멀지 않은 역사, 내 아들이 자랐을 때 '아버지는 그 때 무얼하고 계셨나요?'라고 물을지도 모르는 역사.
그 때는 겨우 9살에 지나지 않았다는 변명으로 합리화하며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실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민족의 입장에서 영웅일 수 밖에 없었던 인간 박정희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이제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미국의 군산복합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두려운 진실입니다.
소설에서 김진명 작가가 예언했던 대로 남북정상회담은 이루어졌건만 
작가가 바라던 민족의 화합이나 통일은 아직도 요원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도,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의 숙원으로 품었었고 끝끝내 이루어냈던 남북정상회담을
노벨상을 타기 위해 국고를 북한에 갖다바친 파렴치한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도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들의 현재진행형 음모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이루어진 정상회담은 어쩔 수 없으니 그 성과를 최소화하고 회담 자체를 추악하게 만들려는 음모.
과연 나만의 지난친 억측일까요? 너무도 멀리가버린 비약일까요?

냉엄한 국사사회에서 영원한 우방이 없다는 것은 어린애들도 알고 있는 진실이죠.
그러나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과연 우리가 스스로의 자긍심을 지키며 살고 있는 걸까요?
미국의 저급하고 선정적인 문화에 지배를 당하고 굴욕적인 요구들도 다 들어주며 사는 것.
한번도 '반미'를 주장한 적 없는 나이지만 작금의 현실은 가슴이 답답하게 만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질문이 어쩌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한다면 우리는 누구와 싸워야 하나요?'

김진명 작가의 특기인 지독한 국수주의와 민족주의는 여전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지독함이 거북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나도 서서히 민족과 국가에 대한 의식이 생기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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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두 번 죽다
배상열 / 왕의서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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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을 교주로 모시는 '교도'의 일원임을 자부하는 작가가
어느날 자리에서 깨어보니 이순신 장군의 고택에서 살아있는 장군을 보게 됩니다.
그가 깨어난 곳은 살아있는 사람이 갈 수 없는 중간계.
민족의 영웅이었던 이들은 자신들만의 영역을 차지하며 수련하는 삶을 살고
역사와 민족의 죄인이었던 이들은 천당도 지옥도 가지 못한 채 중간계를 헤매고 있습니다.
꿈에서도 그리던 이순신 장군을 살아있는 상태로 만나게 된 작가는 황홀함에 빠집니다.
역사를 통해서 만나고 싶었던 민족의 영웅들과 다른 의미로 만나고 싶었던 악인들을 만난 그는
그 모든 영웅들과 악인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합니다.
작가가 황홀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히데요시와 원균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중간계의 균형을 깨뜨리기 위한 위험한 음모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 같으신가요?
중간계가 나오고 세대를 어우르는 영웅들이 한 장소에 모이고
상상만으로도 벅찬 위대한 전쟁이 벌어지는 소설. 판타지소설 맞습니다.
그러나 재미만 있는 소설은 절대 아닙니다.
작가가 시도하는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역사적 진실들이 펼쳐집니다.
특히 최근 섣부른 재평가가 시도되고 있는 선조와 원균에 대한 인터뷰는 
실록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재평가의 명분이 얼마나 논리에 맞지 않는지
하나 하나 따지고 들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해주니 읽는 내내 속이 시원할 정도로 통쾌합니다.
선조가 왜 조선을 통틀어 최악의 군주였는지, 원균이 얼마나 역사에 큰 죄를 지었는지...
흔히 알고 있는 그들의 과오,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있는 그들의 과오는 세발의 피였음을 알게 됩니다.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군의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순신 장군의 죽음에 관련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작가만의 가설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 가설이라는 것이 언젠가 개인적으로 상상했던 내용과 너무도 닮아있어서 놀랍기도 합니다.
작가의 가설이 사실이고 장군이 살아서 그 가설대로 실현을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제나 역사란 만약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살지만 언제나 역사에 만약을 가정하는 것은
우리가 배운 우리의 역사에서 그만큼 아쉬움이 남는 장면들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다른 역사소설과는 시작부터 달랐고 다소 황당하지만 그런 황당함을 뛰어넘는 충분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재미 속에서 과거의 역사에서 반주하고 되새겨야 할 교훈들도 많이 알려줍니다.
민족을 반역한 역적이 되었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사화동의 인터뷰에 나오는 다음의 말처럼 말이죠.

"조선의 과거가 대학 졸업장으로 대치된 것뿐이겠지요.
  족보는 누구나 다 있으니까 양반으로 행세하기 위해서는
  대학도 나오지 못한 무식한 놈들에게 상놈의 배역을 맡겨야 했을 것입니다."

"양반 아니면 사람 취급하지 않았던 조선이나  
  대학 나오지 못하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나라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국가의 생존 경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무가치한 것이 미쳐 돌아가는 나라는 
  조선이 연장된 것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그 더러운 양반 근성을 버리지 못하다가는 머지않아 조선의 뒤를 따르게 되겠지요."

- P. 116

P.S : 마지막 부분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설마 선조의 승리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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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닐 때 부터 국사라는 과목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개인적으로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교양역사서를 꾸준히 읽어왔습니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역사서를 쓰는 작가들의 역사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지라
개인의 역사관에 맞는 작가의 책에 몰입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간혹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서를 만나게 되는데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역사란 것이 얼마나 많은 해석을 낳을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견지하고 있는 역사관이 얼마나 옹졸한 것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되고
그 때 마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었던 역사서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준
고마운 역사서들을 몇가지 추천해 보고자 합니다.


1. 그 위대한 전쟁 (전 2권, 이덕일, 김영사)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역사평론가라고 할 수 있는 이덕일 선생의 작품입니다.
[사도세자의 고백], [조선왕 독살사건] 등 베스트셀러 역사서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책 입니다.
이 책은 삼국이 통일되는 시기에 고구려, 신라, 백제, 왜(일본), 당나라의 영웅호걸들이
나라의 국운은 어깨에 짊어지고 벌이는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소설처럼 풀어 낸 책 입니다.
중국의 삼국지에 열광하고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필독서로 꼽으면서도
정작 자국의 이야기는 모르고 지내 온 우리에게 이 책에 나오는 영웅호걸들의 모습은
삼국지의 어느 영웅호걸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 책의 시각이 조금 달랐던 것은 기존의 고구려,신라,백제 삼국의 투쟁으로 보았던 그 시대의 역사를
왜(일본)와 당나라까지 연계한 동북아 5개국의 국운을 건 전쟁으로 확대함으로써
스스로 작게만 느껴 온 우리 역사의 범위를 동북아 전체로 확장시킨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국 중 가장 힘이 강했던 고구려가 왜 패망해야 했는지, 가장 약했던 신라가 어떻게 통일을 할 수 있었는지,
흔히 학교에서 배운대로 내부의 분열이나 김춘추라는 뛰어난 인물의 활약이 아닌
그 시대 동북아시아 전체의 정치적 흐름과 맞물리는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 책 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서라고 하기보다 차라라 역사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는 것 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역사서 입니다.


2. 조선왕비실록 (신명호, 역사의 아침)

조선의 역사에서 여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비참한 지경입니다.
역사 기록에 남아있는 여자들의 이름이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고 여자의 입장에서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왕비들마저 예외는 아니어서 인수대비 한씨, 정순왕후 김씨 처럼 성씨만 전할 뿐이죠.
그렇게 소외되고 버려진 역사속 여인들, 특히 왕비들의 이야기를 건져올려 정리한 책입니다.
조선의 왕비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요? 그저 왕의 아이만 낳아주는 수동적이고 순종적이기만 했을까요?
역사에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왕비들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추론하여
역사사 기록하지 못한 사건들 사이의 간격을 메워나간 작가의 노력과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왕비들의 삶에 시각을 맞춘 새로운 시도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준 역사서 입니다.
페미니즘이나 여성학의 관점에서가 아닌 역사의 조연으로 활약한 왕비들의 삶에 시점을 맞춘 역사서 입니다.


3.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김영사)

병자호란 이후 조선 정치계의 화두는 '북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못난 임금이라 생각하는 '인조'의 뒤를 이은 '효종'은 북벌에 인생을 마친 군주입니다.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에서 볼모생활을 했던 효종은 청나라의 힘을 인정한 소현세자와는 달리
청나라에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청나라의 전력을 탐구하고 조선의 국력을 키우는데 몰두합니다.
그리고 그런 효종의 '북벌정책'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학자가 바로 송시열이라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그러나 과연 송시열과 그가 이끄는 무리들이 말한 북벌이란 것의 역사적 실체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송시열이 말하는 북벌과 효종이 그리는 북벌을 근본부터 달랐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북벌은 청나라를 무찌르는 북벌이 아닌 이미 망해버린 명나라를 받드는 북벌입니다.
왜란과 호란으로 그들이 목숨처럼 받들던 성리학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한줌도 안되는 양반이 수많은 백성들을 짓밟을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가 불러 일으키는 '예송논쟁'과 그로부터 확립된 '예학'이라는 것이 이후 조선후기를 어떻게 만들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송시열과 그의 무리들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책의 새로운 시각은 송시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 동시에 그를 정신적 스승으로 떠 받들며 살았던
서인->노론으로 이어지는 조선 후기 정치권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혹독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왕을 참하라 (전 2권, 백지원, 진명출판사)

한 시대의 전반을 아우르는 역사를 '통사'라고 하고 그 중심을 왕으로 풀어가면 '왕조사'가 됩니다.
그러나 과연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인 왕조사가 조선의 진정한 역사인가?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각은 조선의 통사를 왕을 중심으로 풀어가되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견디며 살아내야 했던 수많은 민초들의 시각으로 바라 본 조선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줌도 안되는 양반들이 나머지 대다수의 민초들을 지배했던 그 시대는 민초들의 입장에서 보면
간혹 몇몇 성군들이 나오긴 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입에서 욕이 떠나지 않는 시대였습니다.
건국 초의 백성들의 환영을 받았던 이상은 불과 30년이 못되어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소멸되고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억압과 착취로 인해 고통받아야 했던 백성들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내지르는 역사서 입니다.
간혹 과격하기까지 한 문장들을 거침없이 내지르는 작가의 시원한 문체에 속이 다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비록 개인적인 역사관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부분에서 동의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왕과 신하를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라고 하는 일반적인 역사서와 달리 백성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욕을 해주는
통쾌하고 짜릿한 느낌을 들게 해주는 속 시원한 역사서입니다.


5. 한국사 악인열전

역사에는 충신도 있고 간신도 있고 역적도 있고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린 충신들도 있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충신이 간신이 되고 역적으로 몰리기도 하죠.
그러나 어느 시대를 막록하고 그 모든 평가를 뛰어넘는 악인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모두들 그들을 악인이라 칭하지만 그들은 교묘히 역사의 틈바구니에 숨어들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냉엄한 역사의 심판도 내려지지 않았고 그 후손들이 심지어 지금에도 떵떵거리며 살아갑니다.
역사에 대해 저지른 죄악에 비해 너무도 쉽게 잊혀진 그들의 이야기를 파헤친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정말로 못되고 나쁜 인간, '악인'은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그들의 악행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역사에 패악을 끼쳤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용서를 받아서도 안되는 인물들입니다. 물론 작가의 시각에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오는 악인들은 거의가 모르는 인물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배우고 있는 역사에서 그들의 철저히 자신들의 악행을 숨겼다고 할 수 있죠.
이 책이 제공하는 새로운 시각은 자칫 역사의 틈바구니에 숨어 은둔할 수 있었던 역사의 죄인들을
다시금 단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수많은 평가와 해석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위에서 정리한 책들의 시각이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책들의 시각들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고 그 시각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오로지 독자의 몫입니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그 위대한 전쟁 1- 이덕일의 천하통일 영웅대전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품절

그 위대한 전쟁 2- 이덕일의 영웅천하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조선왕비실록- 숨겨진 절반의 역사
신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 김영사 / 2000년 9월
10,900원 → 9,81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2010년 03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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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진검승부 - 조선왕조실록에 감춰진 500년의 진실
이한우 지음 / 해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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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역사서란 일기 어려운 역사서들을 일반인들이 읽기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한자로 가득 차 있는 [조선왕조실록]을 단 한 페이지도 읽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오랫동안 조선왕조실록을 풀어쓰는 작업을 해 온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까지의 작가의 작업이 실록읽기의 일반적인 방법론을 따라 간 평이한 방식이었다면
이 책은 시대순, 혹은 사건순으로 쭉 나열해 나가는 일반적인 실록읽기와는 다른 방식을 보여줍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놓고 그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들을 실록에서 발취하여 조선시대 전반을 조망하는 방식.
역사란 것이 돌고도는 것이라고 할 때 하나의 주제에 대한 시대적 반응의 차이를 보여주는 참신한 방식입니다.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평이한 문장들로 씌여져 있어서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쉽게 읽히는 책 입니다.

일반인들이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부분들의 보여주는 시도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성군이라 믿고 있고 누구나 존경해 마지 않는 세종대왕에게도 드러내기 어려운 치부가 있습니다.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었기에 결국 잊혀져야 했던 경복궁의 설계자인 환관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나다고 후세가 인정하는 관리들도 그 시대 근무태만으로 일관하기 일쑤였으며
어머니와 떡의 일화로 유명한 '석봉 한 호'가 그리 유능한 관리는 아니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획일적이고 틀에 박힌 역사관을 강요받고 살았는지 다시한번 느끼게 합니다.
한 인물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만이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양역사서라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교양역사서를 읽는 독자를 생각할 때 작가의 역사인식이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선조에 대해 작가가 내리는 평가와 해석은 너무나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조가 나름대로 훌륭한 임금이었고 임진왜란이란 국난과 이순신이라는 뛰어난 신하에 의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었다고 말하는 역사인식은 결단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인정한다 해도 한 나라의 임금이 나라를 버리고 명나라로 망명하려 했다는 것과
무력하고 무능력하고 나라의 역적이라 할 수 있는 원균을 이순신과 함께 1등공신으로 만든 일,
자신을 대신해 국난을 이겨낸 광해군을 믿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흔들었던 일들은 
선조라는 임금을 조선 최악의 임금 중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루묵'에 얽힌 일화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왕으로서의 자격이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작가가 시도한 선조에 대한 섣부른 재해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따라 정당화 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안이 있다고 할 때 선조는 공보다 과가 많은 왕입니다.

그 외에도 제가 가지고 있는 역사관과 많은 부분에서 부딪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서는 함부로 읽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물론 이렇게 반대되는 시각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지만
너무도 반대되는 시각은 책을 읽는 재미를 완전히 반감시키기도 하니까요. ^^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역사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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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4 - 제2부 경상(京商)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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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의 2부가 시작되는 4권입니다.
3권에서 1부를 끝내고 굳이 2부로 나누어지는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크게 바뀐 부분은 소설의 무대가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부의 세권이 봉삼과 조성준 패거리들이 전국의 외장들을 돌며 벌이는 이야기였다면
2부부터는 그 무대를 한양으로 옮겨서 시전상인과 난전상인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여전히 주인공은 봉삼과 조성준, 그리고 1부에서 얽히고 설키었던 수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악역이라면 악역이라 할 수 있는 길소개는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을 이용해서
일개 상인에서 과거를 통과한 생원이 되어있고 봉삼은 가슴에 묻은 사랑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옵니다.
조성준을 매개로 서로 얼힌 사이지만 두 사람은 직접 대면한 적이 없으니 서로를 모릅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조성준을 도적을 돕는 삶을 살아가고 
역시 친동생인 봉삼의 손에 죽음을 당한 줄 알았던 천소례도 구사일생으로 살아있습니다.

천한 장사치인 길소개가 무너져내리는 신분제의 틈을 이용하여 어느새 생원이 되어가고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한 조정의 학정과 관리들의 무능과 포학으로 벼랑끝에 몰린 민초들은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마저 없어져 버린 막막한 그 시대의 실상을 알 수 있습니다.
서서히 사회의 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봉삼의 모습에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지 기대가 됩니다.
무정한 듯 보이는 천봉삼이 뜨거운 가슴속에 묻은 연인을 찾아 목숨을 거는 사랑이 아름답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동생을 용서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직접 만날 수 없는 천소례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1부에서 주로 그 시대 상인들의 생활상과 그들만의 문화에 대한 소개를 주로 그렸다면
2부에서는 서서히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속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만들어집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시작된다는 느낌입니다. 빨리 다음편을 읽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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