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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4 - 제2부 경상(京商)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객주의 2부가 시작되는 4권입니다.
3권에서 1부를 끝내고 굳이 2부로 나누어지는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크게 바뀐 부분은 소설의 무대가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부의 세권이 봉삼과 조성준 패거리들이 전국의 외장들을 돌며 벌이는 이야기였다면
2부부터는 그 무대를 한양으로 옮겨서 시전상인과 난전상인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여전히 주인공은 봉삼과 조성준, 그리고 1부에서 얽히고 설키었던 수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악역이라면 악역이라 할 수 있는 길소개는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을 이용해서
일개 상인에서 과거를 통과한 생원이 되어있고 봉삼은 가슴에 묻은 사랑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옵니다.
조성준을 매개로 서로 얼힌 사이지만 두 사람은 직접 대면한 적이 없으니 서로를 모릅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조성준을 도적을 돕는 삶을 살아가고
역시 친동생인 봉삼의 손에 죽음을 당한 줄 알았던 천소례도 구사일생으로 살아있습니다.
천한 장사치인 길소개가 무너져내리는 신분제의 틈을 이용하여 어느새 생원이 되어가고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한 조정의 학정과 관리들의 무능과 포학으로 벼랑끝에 몰린 민초들은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마저 없어져 버린 막막한 그 시대의 실상을 알 수 있습니다.
서서히 사회의 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봉삼의 모습에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지 기대가 됩니다.
무정한 듯 보이는 천봉삼이 뜨거운 가슴속에 묻은 연인을 찾아 목숨을 거는 사랑이 아름답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동생을 용서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직접 만날 수 없는 천소례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1부에서 주로 그 시대 상인들의 생활상과 그들만의 문화에 대한 소개를 주로 그렸다면
2부에서는 서서히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속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만들어집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시작된다는 느낌입니다. 빨리 다음편을 읽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