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 - 지식의 대통합 사이언스 클래식 5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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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윌슨의 『통섭(統攝,consilience)』은 우리가 꿈꾸던 통합 학문을 추구하는 책이다. 개미에서 인간에 이르는 모든 동물의 사회적 행위를 연구하는 <사회생물학>을 창시한 그가 고도로 세분화되어 가는 분과 학문들의 벽을 허물어 궁극적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으로 통합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희귀한 낱말인 통섭(統攝)을 consilience의 번역어로 삼은 것은 윌슨이 의도한 “사물에 널리 통하는 원리로 학문의 큰 줄기를 잡고자” 선택한 제목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의 제자인 최재천교수의 옮긴이 서문부터 흥미롭다. 뇌의 진화는 ‘생존의 뇌(survival brain)’, ‘감정의 뇌(feeling brain)’, ‘사고의 뇌(thinking brain)’의 세 단계로 나뉜다고 하면서 뇌를 가진 다른 동물들과 다른 인간의 특성으로 네 번째 단계로 ‘설명의 뇌(explaining brain)’를 제안한다.

“‘설명하는 뇌’, 즉 통섭의 뇌는 인문학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학문이란 인문학으로 시작하여 인문학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분석은 과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하여 할 수 있지만 통섭은 결국 언어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과 글을 갖고 있지 않은 동물들도 발견과 분석을 할 수 있다. 다만 그들에게는 그들의 발견을 꿸 실이 없을 뿐이다. 과학이 모든 학문을 통합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윌슨이 생각하는 과학은 다분히 인문학적 과학이다.”(19)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이 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자유 의지의 몸부림과 다시 신에게로 돌아가려는 운명적인 믿음 사이에서 벌어지는 서사시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세계를 올바로 인식하고 그 속의 나 자신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진정 아름다운 것이다. 그 모든 것을 꿰뚫는 보편적인 진리를 찾아가는 노력 즉 통섭의 노력, 역시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22)

윌슨은 생물학자답지 않게 글 솜씨가 뛰어나 그의 책은 읽기가 좋다. 자연과학자도 논문을 쓸려면 인문학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세분화되어 가는 현대의 분과학문 경향에 통합적 안목을 일깨우게 만드는 책이다. 분석과 종합은 서로 긴밀하게 주고받으며 숙성시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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