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사는 생활의 대부분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직접 간접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먼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나를 이해해야 한다. 그를 다루는 학문인 역사학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문자로 남긴 문서들이 있는 시점을 중심으로 역사시대와 선사시대로 구분하고 있다.선사시대를 연구하는 고고학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 그들이 남긴 유물을 수집해 가능한 원형에 가깝게 복구해 그들이 살았던 생활을 이해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물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 무덤이다. 무덤이 생명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소박한 관념이 먼 과거일수록 지배적이어서 죽은 사람을 매장할 때 그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죽은 뒤에도 사용하도록 함께 묻어 주었다.어느 시대나 당시의 유력자의 무덤일수록 사용하던 물건들을 많이 넣었고 무덤을 견고하게 만드는 덕에 그런 무덤들은 시간을 뛰어넘어 한 시대의 모습을 간직해 두었다가 발굴자에게 고스란히 보여 준다. 그래서 우리나라 어느 고고학 교수가 고고학의 매력을 무덤을 발굴할 때 무덤 밖은 20세기인데 무덤 속에 들어가면 수 백년, 수 천년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쎄람의 이 책의 원제는 <제신과 무덤과 학자들>이다. 신문 기자 출신인 저자는 수많은 관련 서적들을 들추느라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지만, 그의 이야기는 발굴 사실의 진부한 보고서 형식을 탈피하여 살아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다시 말해 발굴 작업을 직접 계획하고 참여하였던 정열적인 사람들의 불굴의 활동과 업적에 대한 생생한 기술과 전체 역사 속에서의 의미파악과 해설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비전문가를 위한 저술이지만 세계 여러 대학에서 부교재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