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굿 컴퍼니(In Good Company)’를 보고
감독: 폴 웨이츠
출연 : 데니스 퀘이드(댄 포먼), 토퍼 그레이스(카터 듀리아), 스칼렛 요한슨(알렉스 포먼
이 영화, 혼자 잘난 맛에 살고 있는 이기적인 나에게 그동안 내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짚어준 영화.
카터와 댄, 인생도 일하는 스타일도 대조적인 두 남자
카터 듀리아, 카터 듀리아를 보니 ‘沙上樓閣’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공룡 핸드폰 개발 성공으로 젊은 나이에 스포츠 잡지 광고 담당 이사로 승진해 자신의 아버지보다 한 살 더 많은 사람을 오른팔로 거느리고 있다. 초고속 승진으로 우쭐해진 카터 듀리아, 겉은 번듯해 보인다. 그러나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적절한 사랑을 받지도 못했고, 직장에서 탁월한 업적을 세우느라 가정을 신경쓰지 못한 탓에 이혼까지 당해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 탁월한 업적을 세우다보니 주변에 좋은 인연도 만들지 못했다. 번지르르한 카터의 성이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더니 결국 회사가 다른 회사에 합병되면서 해고된다.
댄.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예고없는 기업합병으로 하루아침에 직위가 강등되어 새파란 젊은이를 상사로 모셔야하는 기막힌 상황을 맞는다, 거기다가 막내를 임신한 아내, 학비가 비싸기로 소문난 뉴욕대에 편입하겠다는 딸과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딸을 가진 가장이다, 그런데 자기가 아끼던 부하 직원들을 해고시켜야하는 상황에서도, 광고를 계약하러 가서도, 가족들에도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는다. 광고 계약이 성사되었을 때 이 광고 계약이 자신의 회사 뿐만 아니라 광고를 맡겨준 그 회사에도 도움이 되어 보람을 느낀다는 댄( 자신이 하는 일이 좋은 일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절대로 생각할 수 없는), 아무리 늦은 밤에 퇴근을 해도 반드시 딸의 방을 둘러보고, 언제 해고 될 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상황을 알 리 없는 딸이 테니스를 치자고 찾아왔을 때도 상사의 눈치 보지 않고 평소처럼 딸과 함께 테니스를 치러 가는 다정다감한 사람이다.
카터 듀리아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해고 1순위로 꼽은 댄을 해고 하지 않고 오히려 댄에게 자신의 오른팔이 되어 달라고 한다. 카터가 댄에게 호감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자신에게 부족한, 늘 목말라 하고 있던 뭔가가 댄에게는 가득했기 때문이다. 인생은 장거리 경주다. 카터가 단거리 경주에서는 유리할 지 몰라도 장거리 경주에서는 댄 같은 사람이 유리하다. 화목한 가정과 그동안 쌓은 좋은 인연들이 모여 만들어 낸 공조관계는 삶을 성공으로 이끌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살아볼 만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잘 나가던 카터 듀리아가 해고 되고 댄이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았을 때, 댄이 카터에게 오른팔 역할을 맡기러 한다. 하지만 카터 듀리아는 의미있는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말로 사양한다. 댄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진정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다. 카터 두리야가 자신에게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일이 교사였던가. 카터가 우쭐한 마음에 잘난척 하긴 했지만 댄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본 것을 보면 카터 역시 좋은 사람이다. 초고속 승진의 휴유증이 카터를 보다 나은 삶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