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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수프 - 무라카미 류 걸작선
무라카미 류 지음, 정태원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늘 무라카미류는 나를 놀라게 한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찾아 리뷰를 쓰고 있는 요즈음 그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 있되 뭐라 딱 꼬집어 쓰기 어려운 것...그것이 미소수프이다.
잔인하고 소름끼치게 서늘하고 그러면서도 뭔가 팔딱이는 뜨거움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
내가 미소 된장국을 먹어 본 첫 느낌도 그렇지 않았을까..
맛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뜨겁게 마셔야 한다. 그러나 결코 그 미소 된장국은 뜨거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식으면 정말 맛이 없어진다.
겐지와 프랑크의 묘한 서로에 대한 관찰과 애정..
그것은 서양의 눈에 비친 일본의 모습, 일본의 모습에 비친 서양의 모습을 떠나 낯선 사람들 사이에 보여지는 극도의 관계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맥없이 그러나 안도의 숨을 쉬게 하는 결말...
나는 프랑크가 어찌되었을까 걱정했다. 겐지의 종말을 인지한 순간부터 말이다.
그것은 나도 겐지와 프랑크 사이에 끼어 맟선 극도의 관계 설정에 한 몫을 했다는 것이리라...
결국 나의 결론은...무라카미류의 작품은 꼭꼭씹어야 한다.
꼭 그 끝맛이 묘하게 달라지는 그 묘미가 바로 또 미소 된장국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우리에게 익숙한 된장같아도 끝맛은 단맛이 도는...무엇을 넣지 않아야 되려 제맛이 나는...
그래도 여전히 미소수프는 너무 무섭다....끔찍하다..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