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산
파울로 코엘로 지음, 황보석 옮김 / 예문 / 199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을 찾아 읽는 중에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은 종교적인 신념뿐만 아니라 살면서 한번쯤은 질문했던 것에 선지자 엘리야의 삶을 통해 답을 해주었다.

나는 늘 물었다. 왜 나이냐고?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고? 하느님을 믿는 나는 가끔은 사랑해서 일꺼라고 생각하면서 대부분의 마음에서는 그 질문에 답을 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향해 엘리야처럼 반항을 해본 경험이 있다.

사랑하는 과부를 위해 엘리야는 하느님께 처음으로 간청했다. 그 여자와 행복하게 해달라고...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의 간청을 들어주지 않았고 무참하게 그가 안주하고 싶어하던 악바르를 무참히 짓밟히도록 하신다. 그때 나는 부르르 떨었다. 엘리야의 그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나도 빌고 빌었다. 그리고 엘리야가 남은 사람들과 도시를 재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인간의 거대한 힘을 느꼈다. 어쩌면 그것은 시련이라는 것을 겪었기에 가능한 모습이였겠지만...

이 책은 내게 용기도 되고 응답도 되었다. 시련이든 아픔이든 이겨내야 넘어갈 수 있다는 용기. 내가 힘들고 어렵게 살아야 하는 이유들에 대한 응답. 그러나 나는 아직 두렵다. 산다는 것은 늘 그렇게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왜 다섯번째 산인가? 책에서는 신들의 시기심을 막기위해 누구의 산이라 하지 않고 평범하게 다섯번째 산이라 부른다고 했다. 다섯번째. 시련도 셀수 없이 그렇게 이겨낼 때 나에게 의미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일지도.

엘리야가 승천 한 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또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전쟁을 하고, 또 누군가는 글을 배우고, 도시를 세웠을 것이다.

진작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오는 시련이나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내기 위해 견디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였을지. 견디기 위해 이기는 것이고, 포기할 수 없기에 가는 것이라고. 그래서 이 책이 희망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게는.

나는 그저 지켜보고 살아간다.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살아야 하는 것이라서. 그리고 살면서 왜 사는지 가끔 생각할 뿐이였다. 그것이 극복이라면 극복이라며 나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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