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 바깥의 소설 22
샤를르 쥘리에 지음, 이기언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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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샤를르 쥘리에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현대문학에 실린 관련 이야기를 읽은 다음이였다. 프랑스에서 글을 꾀 절제해서 쓰기로 유명한 이 아저씨는 사진으로 보기에도 꼬장 꼬장 그 자체처럼 보였다.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나와 있는 소설은 <누더기>와 <가을 기다림>이라는 책이다.

<누더기>는 1, 2부로 나누어 있는데 1부는 정신병으로 굶어 죽어간 지난 날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으며, 2부는 자신의 내면적인 경험과 자신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이다. 철저하게 관찰자의 시점으로 '당신'으로 보여지는 한 여자의 삶은 너무나 슬프도록 찢겨져 있다. 그렇다고 '그렇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다'라고 말해지거나 그에 대한 언급이 없이도 그 실체의 아픔에 너무나 공감할 수 있도록 쓰여진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글에 군더기가 없이도 그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였다. 그러나 2부는 좀 그 긴장감을 잃어간다. 아마도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니 만큼 1부만큼의 긴장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제목이 <누더기>이다. 그렇다. 당신의 삶은 누더기 였다. 그저 여기 저기 기워져 그저 버티는 일밖에 할 수 없는 누더기...더럽게 취급되고 아무렇지도 않고 다루어지는 누더기..그러나 진작 당신의 삶은 너무나 고귀했다. 그 마음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용돌이는 그 어떤 누구보다 거세고 경쾌하다. 그러기에 더 슬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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