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학교는 잡다한 품종의 새끼들이 난폭하게 내던져진 커다란 둥지다. 그 안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새끼들은 어물리고 놀고 배우면서 누군가를 확실하게 밀쳐 짓밟고 이유도 모른 채 지저귄다.
노조미는 또 다른 생각도 한다. 혹은 세상 자체가 커다란 둥인지도 몰라. 둥지 안에서는 서로 먹이를 빼앗고 장소를 빼앗아.
그게 바로 자란다는 것이고, 자라는 일에 지치거나 질리면 지는 거야.
58 편식은 어리석은 자의 선택이야.
이 세상에 맛 볼 게 산처럼 많은데.
70 지고 싶지 않았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맞은 적이 없으니까 잘 못 때리는 거예요. 행복 밖에 모르니까 작은 불행에 금방 겁먹는 거예요.
77 노조미 빵은 평등한 음식이란다.
길기나 공원. 빵은 어디서든 먹을 수 있잖니. 마주할 식탁이 없어도 누가 옆에 없어도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어. 맛난 빵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맛난 거란다."
86 "넌 바보냐? 부드럽다는 건 간단하잖아.'
"그냥 상대를 생가하면 되는 거야. 최고의 애정을 가지고 대하면 돼. 닿는 순간도, 닿고 있는 순간도. 손을 놓는 순간도 사랑하는 거야.
168 사람은 쓸데없이 세상을 너무 넓히려고 한다. 타인과 자신에게 많은 것을 바라고 희망에 부풀어 계속 진전한다. 그리고 한없이 넓어진 세상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잃고 서 있다.
312 사람과 사람이 있는 한. 도움은 아마 영원히 누군가에게 필요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