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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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밥』을 오늘에서야 읽었다. 예전부터 많은 이들의 추천과 함께 오랜기간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던 책이었기때문에 호시탐탐 읽기를 노려오다가 바로 오늘 한자리에서 읽은 것이다. 책을 다 읽은 후 마음이 평온해지는 동시에 '왜 이 소중한 책을 이렇게 늦게 읽게된 것인가?'하는 헤아림의 부족과 게으름을 뉘우쳤다.
 

 회사 사장과 그곳에서 용역으로 근무하는 청소부 밥아저씨와의 만남으로부터 책의 내용은 시작된다. 산더미같은 직장일과 계속해서 풀리지 않는 아내 달린과 가정문제 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사장 로저는 밥아저씨와의 만남과 그를 통해 듣게되는 6가지 인생지침을 통하여 인생의 최대 변환점을 겪게된다.

 

첫 번째 지침: 지쳤을 때는 재충전하라.

두 번째 지침: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세 번째 지침: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네 번째 지침: 배운 것을 전달하라.

다섯 번째 지침: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여섯 번째 지침: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이 소중한 인생의 원리들을 밥아저씨를 통하여 한주에 한가지 지침씩 수업하게 된다. 밥아저씨와의 수업을 통해 과거 자신의 잘못된 삶의 인식과 더불어 깨달음을 통한 자신의 작은 변화가 아내 달린은 물론이요,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전이되는 것을 경험한다. 즉 밥아저씨가 가르쳐준 '네번째 지침: 배운 것을 전달하라.'를 수행하면서 작게는 자신의 가정 뿐아니라 넓게는 자신의 이웃과 회사까지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 자신도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다섯 번째 지침: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대목에서는 적지않은 충격과 함께 강한 도전을 얻었다. 과거를 돌아보며 내게 주어진 돈과 시간을 헛되이 비전 없는 곳에 그저 소비만 해왔다는 생각에 소름돋는 전율을 느꼈다. 중요한 의미가 없는 곳에 그저 소비, 아니 낭비한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다섯 번째 지침을 통해 얻은 충격과 교훈은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밥아저씨가 녹차를 좋아하는 것은 인생의 깊이를 설명하는 좋은 설정인 듯하다.

인생이란 오래 담가둘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차와 같습니다.

우리의 만남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천천히 깊은 맛을 우려내기를 바랍니다.   - 책내용中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부모,아내,자식,이웃,친구... 어떤 사람을 만나고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는 지, 거꾸로 내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밥아저씨가 지혜로운 아내 엘리스(사실 여섯 가지 지침은 엘리스가 남편 밥에게 전해준 지혜이다.)를 만난 것, 로저가 밥아저씨를 만난 것,  앤드류가 로저를 만난 것... 그리고 이들의 만남을 통한 놀랍고 충격적인 변화들...

 

 밥아저씨가 들려주는 여섯 가지 지침을 읽어 내려가면서 만남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밥아저씨같은, 앨리스같은 그런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오늘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사람들에 대한 투덜거림을 내려놓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받을 만한 일들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합니다.

- 책 내용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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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 -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심 이용규 저서 시리즈
이용규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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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내려놓음』을 읽었다. 사실 『자신감』과 더불어 예전부터 가장 읽고 싶었던 기독교도서였다.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법인데 기대가 큰만큼 만족도 컸다. 이용규선교사님의 미국유학지와 몽골선교지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내용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력한 메시지로 내 자신에게 밀려왔다.
 
 내려놓음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내려놓으라는 것인가? 책을 읽기 전 호기심이 적지 않았다. 그 호기심은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산산히 부서졌다.

 이용규선교사님은 이 책을 통하여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의 계획, 물질창고, 생명과 안전, 경험과 지식, 죄와 판단의 짐, 명예와 인정받기, 사역의 열매 등을 내려놓음으로써 정작 자신이 발버둥치지 않아도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동시에 내려놓음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고 이끌어가시는지를 구체적인 간증들을 통하여 소개하고 있다.

 내려놓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어느 하나 내 것이 없는데, 그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결코 내려놓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결단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내려놓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내려놓은 그 순간 하나님은 그것을 사용하기 시작하시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갈대아우르와 이삭을 내려놓았던 것처럼,,,
다윗이 성전건축을 내려놓았던 것처럼,,,
주님께서 당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내려놓았던 것처럼,,,

 내려놓는 자세로 하나님을 섬겨야한다는 도전을 얻었다. 내려놓음이 갖는 신앙의 핵심을 깊이 묵상하는 동시에 이 소중한 책을 많은 것을 올려놓고 있는 이 땅의 짐꾼들에게 추천한다.
 


[ 책내용中 ]

  하나님과 함께하는 좁은 길을 선택하는 자에게 준비해두신 하나님의 축복은 그 길을 선택하기 전에는 볼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이삭 대신에 희생제물로 준비해두신 양은 아브라함이 순종하기로 결단한 이후에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은 우리가 미래를 내려놓는 순종의 결단을 하기 전까지는 철저히 가려져 있다.
 

  하나님은 일부로 우리의 약점을 드러내기를 원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그러나 우리가 약점을 가리려고만 할 때, 오히려 우리가 명예욕이라는 올무에 걸려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자라지 못할 수 있다. 우리가 약점까지 하나님 앞에 내려놓을 때, 하나님께서 그것을 가려주시고 그분의 영광으로 그것을 바꿔주신다. 우리의 약함은 하나님이 가려주셔야 제대로 가려지는 것이다.
 

  우리 안에는 아주 작은 어린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인정받고 싶어 울고 있는 아이다. 이 아이는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우리 속사람을 힘들게 하고 괴롭힌다. 우리는 우리 속에 어린아이가 있는지 모른 채 그의 감정에 이끌려 살아간다. 그러나 이 어린아이는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인정을 통해서만 안정을 얻고 쉼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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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 위대한 영웅들의 천하경영과 용인술
최우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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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로그인 오른쪽 배너광고를 통해 처음으로 접했던 책이다. 말이 필요 없는 불멸의 고전 '삼국지'에 21C 경영학을 접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쉽게 읽을 수 있고 삽화와 더불어 삼국지의 흥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을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분명 삼국지는 흥미있는 책이다. 더불어 우리세대에 교훈과 깨달음을 주는 고전이라는 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흘렀고 더욱이 21C 작금의 경영환경에 어떤 점을 발췌하고 적용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삼국지경영학』은 바로 이러한 갈증을 풀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조조,유비,손권은 물론이요, 그 가신들의 영웅담을 소개하면서 현재의 경영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더욱이 필자는 조조,유비,손권의 리더쉽 특징을 섬세하게 집어내면서 각 군왕별 강점과 성공원인에 대해 깊이있게 서술하고 있다.
 
 삼국지의 주요장면이 대부분 소개되고 있는데 관도,적벽대전을 비롯한 수많은 명장면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저 명장면의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장면에서 영웅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렸고 사람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이라는 필자의 이력에서 알수있듯이 작금의 경영상황에 맞는 CEO로서의 기술과 인재사용법을 삼국지라는 소재를 통해 매우 현실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뛰어난 전략가이자 시인이자 군왕이었던 조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강력한 덕치 유비...
물려받은 것을 훌륭하게 수성했던 수성의 군주 손권...
 
 우리는 과연 어떤 CEO를 지향해야 하는가? 그리고 각 CEO별로 어떤 장점들을 발췌해야 하는가?
 
 삼국지가 선사하는 경영에서의 실제적인 교훈과 깨달음이 생생하게 묻어나는 책인만큼 수많은 경영자나 관리자, 그리고 절대다수의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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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 조선의 정치가 9인이 본 세종
박현모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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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최고의 성군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 국민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은 싱거울 것이다. 열에 절반 이상은 동일한 대답이 나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왕권과 신권의 적절한 조화를 바탕으로 육진을 개척하고, 한글을 창제했으며, 과학을 진흥시켰고, 음악을 정리했으며, 서적을 편찬하는 등 전 분야에 걸친 찬연한 업적은 세종대왕이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전 왕조를 통틀어서 최고의 성군임을 입증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위대한 성군 세종을 그린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를 읽었다. 제목부터가 특별나다.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라는 제목은 책을 읽기 전 많은 상상력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흥미로운 제목에 부흥하듯 구성 자체가 특이했다. 조선시대 9명의 정치가(태종, 황희, 허조, 박연, 정인지, 김종서, 신숙주, 수양대군, 정조)의 관점에서 조명한 세종의 모습을 서술하고 있다. 각자가 본 세종의 모습을 1인칭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제목에서는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라고 했으나 대부분의 이야기가 실록을 기초하고 있고 작가의 상상력보다는 실록과 그 외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즉 역사적 사실성에 충분히 기반한 책이라는 얘기다.

 

 아버지와 자식, 신하들, 그리고 먼 훗날의 성군(정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종 자신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읽혔지만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조선시대 또다른 성군으로 손꼽히는 정조조차도 벤치마킹하고 싶었던 세종의 역사를 다루는 데 있어 정조 자신의 부족한 정치력을 토로하는 고백은 매우 신선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조 외의 인물이 바라본 시각에서는 '누구 누구가 본 세종'이라는 신선한 설정의 기대감과는 많은 부족함이 느껴졌다. 더욱이 신숙주 편에서는 세종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고 집현전 학자이자 절친한 동료인 성삼문과의 관계, 수양대군(세조)과의 관계, 계유정난 등의 이야기만 다루고 있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화자의 관점으로 세종을 조명, 분석했다기보다는 화자와 세종간에 있었던 일이나 그 시대의 사건들을 그저 1인층의 시점으로 이야기할 뿐이다. 각 화자들에게 작가의 상상력이 더 크게 침투했으면 한층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저자가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었는데 다소 마키아벨리즘적 성향이라고나 할까? 피비린내 났던 태종시대와 세조시대를 찬양조로만 언급하는 것과 에필로그에서 세종이 수양대군으로 전위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을 하는 장면에서 결과를 위하여 수단과 방법(정도와 기본)을 가리지 않는 경향을 살포시 느끼기도 했다.

 

  '실록 밖으로 걸어나오는 듯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 세종의 모습!'이라는 문구에서 오는 포스에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많은 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역사책이 날마다 변화하는 시대에 신선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을 위시하여 실록을 꼼꼼하게 체크하여 연도표기를 자상하게 해두었고 어려운 낱말에 대한 성실한 괄호해석을 통해 책을 쉽게 읽는 데에 큰 도움을 준 부분은 이 책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세종에 대한 용비어천가만을 늘어놓는 것이 아닌 세종의 인간적인 모습, 세종의 고집스러운 모습 등에 대해 서술하고 있어 '인간 세종'에 대한 접근도 수월하였다.

 

  어떻게 보면 세종은 쉽지만 쉽지 않은 역설적인 인물일 수 있다.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세종을 다뤘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책이었으며 리더쉽 공황상태에 빠져있는 작금의 시대에 조선 최고의 태평성대를 일군 세종의 덕치, 사람을 사용하는 원칙, 경청의 기술 등의 풍성한 리더쉽의 원리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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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한 900일간의 소풍
왕일민.유현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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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창조하신 아름다움과 순결함이 가득한 원초의 모습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었다. 아담의 원죄 이후, 인류는 계속해서 태초의 모습에서 변질되어 갔다.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사상, 교만과 위선의 팽배함.. 가난과 기근, 전쟁과 테러.. 자본주의 체제의 보편적 증가에 따른 인간경시문화.. 그리고 무엇보다 가정의 파괴에 따른 부모의 권위는 실추되었고.. 달라진 세상이 정상적인 것에 대해 자꾸만 다른 눈으로 보려고 하는 요상끔직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험악한 시대에 왕일민(王一民) 옹의 아름다운 일화는 무기력해지고 건조해진 이 세상의 효(孝)의 현실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시대의 마지막 효자', '효자왕'이라는 강렬한 닉네임이 따라붙는 중국인 왕일민과 102세를 일기로 작고한 그의 어머니가 함께한 대륙종단여행을 담은 논픽션인 『어머니와 함께한 900일간의 소풍』을 읽었다. 책의 두께가 얇은 편이며 글씨밀도도 여유가 있는 부담없는 분량이어서 제헌절휴무를 앞둔 여유로움에 편승하여 단한번에 완독할 수 있었다.

 

 제목부터 솔깃하다. '어떻게 74세 아들과 99세 어머니가 그 연세에 900일동안 여행을 할 수 있지?'하는 의구심과 중국 전역에 큰 충격과 감동을 불러일으킨 소위 孝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실화라는 점에 대한 기대심과 도전감이 믹서되어 첫장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어머니. 세상구경 가실래요?"

기나긴 여정은 74세의 아들의 이 한마디로부터 시작했다.

 99세의 어머니는 서장(西藏)에 가길 원했다. 서장이 어디인가? 히말라야와 에베레스트 같은 높은 산맥과 빙하로 이루어진 고원의 남쪽,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 세계 최대, 최고의 고원인 티베트에서도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곳이 아니던가? 두 모자가 사는 곳이 중국의 최북단 탑하(塔河)였으니 중국대륙의 끝에서 끝으로 여행을 떠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이에 즉각 순종한다. 교통수단은 아들이 손수 만든 자전거수레였다. 동력은? 자전거니 응당 아들의 발이다. 이렇게해서 900일, 3만km에 걸친 두  모자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우리 살아가는 데에 눈물이 있어 행복한 웃음도 있는 것처럼, 사랑이 있어 이별도 있는 것처럼. 우리 가는 길에도 눈물이 있고 빗줄기 있지만 너른 들판과 가벼운 햇살과 살랑대는 바람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우리 사는 일, 마음먹은 것처럼 쉽진 않지만, 그래서 더 살아볼 만한 게 세상 아닌가.   <책 내용중, p39>


 

 쉬운 여행은 결코 아니었다. 예상은 했지만 오직 페달을 밟는 것으로 그 넓은 종국대륙을 종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기쁨과 행복감이 원동력되어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수레 안에서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면 이 세상의 주인이 된 것처럼 아들은 흐뭇했고 만족했다.

 

 동생이 있는 대도시 하얼빈을 지나 장춘, 심양, 진황, 북경, 석가장, 남경, 상해, 항주, 남창, 그리고 중국대륙의 최남단 해남에 이르기까지.. 폭우가 쏟아져 몸으로 다 받아낸 적도 있었고 잘 곳이 마땅치 않아 노숙을 하는 것도 다반사였다. 길을 잃어서 방황할 때도 있었고 어머님이 심하게 아파서 찢어지는 가슴을 억누르고 이성이 마비된 채 병원을 찾아 헤맨 적도 있었다. 언덕을 오르는 길을 만나 밧줄을 묶어 수레를 끄는 것이 절반이나 되었다. 포장되지 않는 도로나 산길을 지날 때면 덜컹거리는 수레때문에 어머님이 불편해하지 않으실까 몹시 마음에 걸리기도 하였다. 페달을 밟는 다리에 쥐가 나서 고통이 많았고 종종 발생하는 어머님의 불평과 원망이 속상할 때도 있었다. 어머님의 입맛이 없을 것을 걱정키도 했고 혹여나 긴 여정가운데 부족함은 없는 지 불편한 것은 없는 지 챙기는 것은 중요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난과 걱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어머님만 행복하며 기쁠 수 있다면, 그것이 전부였다.


나에겐 어머니와 나의 여행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가가 가장 중요했다. 어머니가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내가 볼 수 있는 지상 최고의 행복이었고, 비록 한뎃잠을 자더라도 내게 가장 따뜻한 이불은 어머니의 행복이었으니, 그러니 나는 어머니가 행복해하시기만 한다면 세상 어디라도 좋았다.   <책 내용중, p110>

 

 

 어느새 여행 중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북경에서 자전거수레를 타고 두 모자가 여행을 한다는 것이 흔치 않을 일이라며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인터뷰를 한 여기자를 만난 이후부터다. 그 여기자는 그때의 취재를 다음날 뉴스방송에 보도했던 것이다. 방송을 통해 중국 전역으로 퍼진 이 아름다운 소풍은 자전거수레가 중국땅 가는 곳곳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격려와 감동을 이끌어냈다.

 

 중국대륙의 최남단인 해남에 도착했다. 그 사이 아들은 많이 지쳤고 어머님도 쇠잔해지셨다. 여행을 떠난 지 1년여가 훨씬 지났고 긴 여정가운데 몸도 마음도 적지 않이 지쳐있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주변사람들은 서장까지는 무리라고 말렸고 어머님의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그 조언을 받아들여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여태까지 온 풍경을 다시본다는 것은 어머님께서 무료해할 수 있으니 다른 길로 되돌아가 어머님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릴 작정이었다. 어머님은 서장에 못간다는 아들의 솔직한 얘기에 섭섭해 하지 않으셨고 아들과 함께 여행하는 그 자체가 행복감이라고 위안해 주셨다. 어느덧 아들의 눈에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해남에서 출발해 다시 되돌아가는 소풍이 시작되었다. 세인들과 관심과 격려는 계속해서 늘어만 갔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자전거수레를 보면 손을 흔들면서 찾아와 격려해주고 호기심으로 이것저것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 세인들의 과한 관심과 접근으로 인해 여행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광주, 장사, 정주를 거쳐 청도에 다다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방송제작진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제안했다. 사양하였으나 세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는 거듭된 제안에 응하고 말았다. 일주일에 걸친 촬영이 끝나는동안 어머님의 기력은 더욱더 쇠잔해지셨다. 병원에게 링거를 맞고 있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방송국 제작진들과 주변 사람들이 더이상의 여행은 불가능하며 더욱이 어머님을 위해서도 이제 그만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었다. 방송국에서 비행기를 대절해주었고 하얼빈까지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에 어머니와 아들은 어린 아이처럼 신기해했다.

 

 하일번에 도착하여 동생네 집에서 여독을 풀 수 있었다.

 



척박한 삶을 살아온 한낱 촌부에 지나지 않지만, 살면서 점점 크게 깨닫는 것은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왜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을까. 여행을 하면서 나는 순간순간 내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늙고 병든 사람뿐만 아니라 흙 한 줌, 구부러진 나무, 가느다란 햇빛, 모난 돌멩이 하나까지도 말이다.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고 계산하거나 짐작하지 않고, 내 눈앞에 있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일. 그것이 내 남은 생의 힘이 되어줄 것이었다.   <책 내용중, p139>

 

 

 2003년 12월 30일 오후 3시.

어머니는 백세 살 생신을 이틀 남겨두고 조용히 떠나셨다. 그리고 몇몇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무 슬펐고 죽도록 슬펐고 미치도록 슬펐다. 하지만 어머님의 유언은 잊지 않았다. 유골을 서장에 뿌려달라는 어머님의 유언.

 

 어머님의 유언을 실행키 위해 다시 소풍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소풍의 주인공은 아들과 어머니다. 수레에 어머님의 유해를 실은 채 서장자치구 라싸로 두 번째 여정을 떠나는 것이다. 

 하얼빈을 떠나 심양 북경, 석가장, 태원, 서안, 난주, 서녕을 거쳐 라싸에 도착한다. 유골을 서장에 뿌려달라는 어머님과의 약속을 아들은 충실히 지킨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넓은 중국대륙을 도화지 삼아 탑하에서 시작하여 하일번, 장춘, 심양, 진황, 북경, 석가장, 남경, 상해, 항주, 남창, 해남, 광주, 장사, 정주, 청도, 제남, 하얼빈, 심양, 북경, 석가장, 태원, 서안, 난주, 서녕을 거쳐 어머님이 원했던 영원한 종착지인 서장에 이르는 장장 4만km의 그림을 그렸던 아들과 어머니의 소풍은 孝의 정신이 희미해진 이 시대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항상 어머니를 주어로 하는 문장을 만들려했고 어머님이 원하는 것, 어머님이 기뻐하는 것, 어머님이 행복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실행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고결한 孝의 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달라진 세상이 정상적인 나를 자꾸만 다른 눈으로 보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내 행동이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우리의 여행이 그렇게 특별한 일인가?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어머니가 기뻐하니 나도 기뻤다. <책 내용중, p75>

라고 고백하는 아들의 모습은 자신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고 이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틀렸다는 것과 어머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그것이 孝의 본질이라는 점을 동시에 알려주고 있다.

 

 자전거수레의 페달을 밟으며 2년이 넘는 시간동안 40,000Km를 종단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孝의 수단일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어머니를 기쁘고 행복하게 하고자 하는 孝의 본질을 목적삼은 아들의 강단과 용기에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뒤 거울을 내 가슴 앞에 비추어 보았다. 소름돋음을 느꼈다. 달라진 세상에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있던 내 자신의 모습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 생각했다. '말투', '설겆이', '집안청소', '효도여행' 등의 다양한 단어들이 내 머릿속에서 일렁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깨달음은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는 孝의 본질이었다. 왕일민 옹이 보여준 孝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강단이 하나님의 십계명 5번과 융합되어 부모님에 대한 내 자신의 방향성을 정리해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에 나 자신도 자전거수레 페달을 밟는 심정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수레에 태워 孝의 여행을 떠나보자는 도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땅의 많은 자식들이여..

孝는 우리의 삶을, 우리의 가정을, 이 국가를, 이 지구를, 이 우주를 하나님이 만드신 본래 목적대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그 위대하고 고결한 '孝'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탄하고 불평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내면이 무정부 상태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정말 자유로운 사람들은 자기 내면의 규칙과 법률을 쫓아간다. 그것이 참된 자유다.

내 몸과 정신과 삶이 자유로운 것은 이상이 아닌 현실 안에 목적을 두고 그 목적을 위해 살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우리의 여행은 자유로웠다.

<책 내용중, p167>

 

돌아보면, 인생이란 아무것도 아니었다. 우린 그저 하루살이에 불과하지 않은가. 아무리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에 허망함이 느껴진다고 해도 그런 것에 무게를 두고 괴로워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를 살다 가는 것을 감사히 여기고 하루를 살다 죽는 하루살이처럼 나는 자연의 흐름 안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게 대자유인이 될 것이다.

<책 내용중, p234>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다윗의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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