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유 있는 '뻥'의 나라 - 황희경의 차이나 에세이
황희경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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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BRICs'라는 용어가 있다. 2003년 미국의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그룹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다. 브릭스는 2000년 이후 폭발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ia), 인도(India), 중국(China)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네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많은 인구와 넓은 영토,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노동력으로 세계경제의 발전에 전면에 서있다. 그 중 중국은 단연 선두다. 

  중국의 기세가 무섭다. 1인당 GDP는 이미 2,000불을 넘었으며, 3대 도시인 베이징, 상해, 광저우의 경우는 1만 불 달성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전 세계 제조업의 23%가 중국에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자본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면서 외환보유고는 부동의 세계 1위이다. 미국이 연 1조 달러가 넘는 쌍둥이적자(재정적자+무역적자)를 맞으면서도 무리없이 서나갈 수 있는 이유가 중국의 달러 정책에 있다고 할 정도로 중국의 경제력은 막강한 힘 위에 올라 있다. 더욱이 금년에 개최되는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개최되는 상해 엑스포, 그리고 2012년에는 달나라에 중국인을 올려 놓겠다는 중국정부의 야심찬 계획은 차후 중국의 헤게모니를 예견케 하는 역동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약 1년 간 한겨레신문에 '변하는 중국, 변하지 않는 중국'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것을 수정 보완하여 책으로 출간한 『중국 이유 있는 '뻥'의 나라?』는 저자 황희경 씨가 관찰하고 경험한 중국에 대한 이야기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으로의 헤게모니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라는 아이콘을 알지 않고서는 글로벌리제이션의 도도한 흐름에 침투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 한 권의 차이나 에세이는 중국을 부담없고 흥미있게 탐구하는 안내자의 역할로 손색이 없다 하겠다.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거대하여 어디서부터 알아가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가 알고 경험한 내용들을 흥미있게 풀어놓아 중국을 쉽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총 스무 가지의 콘덴츠를 다루고 있는데, 정치와 문화는 물론 문학, 사상, 사회, 관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과 각도에서 중국을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저자 특유의 맛깔나는 문체와 자기 경험의 투영은 뛰어난 가독성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저자는 중국의 문학에 대해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중국의 사대기서인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는 물론 《홍루몽》과 《손자병법》, 그리고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중국문학 속에 투영되어 있는 중국인들의 습속과 성향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솔깃했던 것은 중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홍루몽》이라는 고전과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쉰에 대한 내용이다. 2007년 TV 드라마로 새로이 제작에 들어갈 당시 총 42만 명이 배우 선발 공개오디션에 신청할 정도였다고 한다. 《홍루몽》에 대한 중국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지대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중국 봉건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걸작 중에 걸작이라기에 조만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특히 저자는 루쉰에 대한 경외심이 남다르다. 책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루쉰의 글귀로 소개하는가 하면, 내용 중간 중간마다 '루쉰'이라는 이름이 적잖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중국을 설명함에 있어 루쉰은 핵심이자, 소재이자, 조미료의 역할로 수도 없이 등장하고 있다. 저자의 일관된 상찬과 함께 현실에 기반한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이자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많은 중국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루쉰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그의 대표작인 《아큐정전》만큼은 조만간 빨리 만나야겠다는 의지가 발동된다. 

  비단 문학뿐만 아니라 정치의 현대사, 사회적 문제점, 습속과 문화,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중국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 특유의 문체로 보이는 유쾌하고 맛깔난 문장들과 각 페이지마다 수록된 컬러사진들은 한 나라를 탐구하는 에세이로서의 깔끔한 완성도를 정갈하게 대변한다. 

  고백하자면 나는 단 한 번도 외국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글로벌리제이션의 시대에 부끄러운 일이지만서도 중국만큼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나라라는 것을 의심치 않고 있다. 근무하는 직장의 중국공장을 방문한다는 설정과 값싼 중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낸다는 설정은 차치하더라도, 내가 가장 먼저 밟아야 할 외국땅이 '중국'이라는 의지만큼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천안문 광장의 마오쩌둥 초상화 앞에서 중국 전통녹차를 마시며 루쉰과 《홍루몽》에 대한 상념에 빠질 미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이 책에 대한 좋은 느낌을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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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 - 내 인생을 바꾸는 터닝포인트
천천.쉬지엔 지음, 윤진 옮김 / 미르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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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기계발서가 범람하고 있다. 한 쪽에서는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나, 다른 한 쪽에서는 일본문학과 자기계발도서가 수없이 팔리고 있어 대극적이기만 하다. 독서라는 것이 본래 읽는 이에 의해 완성되는 법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책을 선택하고 탐독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봇물 터지듯 출간되는 자기계발서들의 구성적 내용적 매너리즘을 목도하는 것만큼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가지는 오류가 있다. 책의 제목과 내용의 불일치가 그것이다. 강렬한 부제와 유명인들의 추천사로 도배가 되어 있는 책의 표지가 부담스럽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내용 자체가 제목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불편하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의 반복된 확인, 그리고 지나치게 오버된 제목의 선정과 이를 증명하지 못하는 활자들은 내가 자기계발서를 더 이상 탐독하지 않는 이유가 되어 있다. 

  '내 인생을 바꾸는 터닝 포인트'라는 매력적인 부제를 달고 있는 『결단』은 '전 세계 1,200만부 초대형 베스트셀러'라는 자극적인 홍보 띠지를 두르고 있다. 더욱이 리더십의 요소 중에서 '결단력'이 가장 중요한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는 작금의 시대에서 제목과 부제에서 오는 솔깃함은 양장본의 하드 커버를 넘기는 시간을 단축시키면서 신속히 활자에 침투하게끔 만든다. 

  책은 총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약육강식의 초원을 배경으로 한 표범의 일상을 다룬 우화가 소개된다. 표범이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후에 벌어지는 상황을 통하여 결단을 위한 다섯 가지 터닝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우화 속의 지혜와 깨달음을 정리하고 부연하는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파트는 앞에서 이미 언급된 인생의 다섯 가지 터닝 포인트에 대해 곱씹어 정리하고 있다. 

  <반성>, <자신감>, <소중함>, <집중력>, <수호천사>. 이 다섯 가지 아이콘을 성공으로 이끄는 결단 법칙으로 소개한다. 정리하자면, 내 자신의 과오를 끊임없이 <반성>하며, 매사에 <자신감>을 갖고 살아야 하며, 자기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인식하면서, 고도의 <집중력>으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수호천사>를 타인과 다른 존재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응당 옳고 필요한 문장들이지만, 왜 나는 책을 읽으면서 단 한 번의 가슴 두근거림과 도전의식이 분출되지 않는 걸까. 내용엔 동의하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문장들. 이는 서두에 언급한 자기계발서들의 보편적 오류와 맞닿아 있다.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 계발론, 도덕교과서를 읽는 듯한 무료한 흐름, 구체성이 결여된 포괄적 문장들의 열거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귀결되는 처세도서의 맹점에 대한 평소 내 소신을 재확인해주었다. 

  내 독서가 타성에 젖어 있는 것일까. 왜 왕왕 자기계발서적들을 읽으면서 동일한 번민으로 귀결되는 빈도수가 높은 걸까. 편독을 거부하며 다양한 독서를 즐기려는 평소의 독서관을 감안한다면 한 번쯤 깊게 사유할 만한 주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도서들을 만나면서 굳이 나쁘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실천을 요구하는 반복된 사변에 노출되었다는 것 자체가 내 자신을 계발시키는 데에 해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든 모든 문화와 미디어는 주관화의 산물이다. 객관의 잣대로 구속할 수 없는 것이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다. 독서는 독자에 의해 완성된다. 동일한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받는 느낌과 얻는 도전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결단』이 내게 선사한 자기계발의 문장들은 그저 그런 미지근한 맥주 맛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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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블로그 - 역사와의 새로운 접속 21세기에 조선을 블로깅하다
문명식 외 지음, 노대환 감수 / 생각과느낌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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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역사의 호오에 대해 각기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개 전자의 경우 과거를 곱씹는 과정에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찾을 수 있다는 이유를 거론한다면, 후자의 경우는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역사 자체가 갖는 딱딱함과 건조함으로 인한 접근의 비수월함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알고 탐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호감도가 떨어지기에 많은 독서가들로부터 역사책들이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은 그리 틀린 진단은 아닐 것이다. 

  역사의 사전적 정의를 알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니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즉, 역사는 과거의 '사실'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역사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과거의 사실만을 역사라고 인정할 수 있기에 역사는 '사실'로 시작해서 '사실'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명목 하에 과거의 역사가 적잖이 손질되는 것도 사실로의 귀결을 지향하는 역사의 성질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일반 대중들이 역사를 탐구하면서 따분하고 지루함이 발산될 수밖에 없음은 십분 이해될 만 하다. 

  이러한 역사의 사실에 의한 종속으로 인하여 정통역사가 갖는 비대중성을 인식, 최근의 역사소설과 사극드라마의 경향은 상상력의 비율을 점차 높이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입증된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과의 오묘한 결합과 긴장감 사이에서 대중들은 정통역사가 주지 못하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얻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역사적 정통성과 사실 관계를 훼손한다는 역사학계의 지적이 많지만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최근에 역사 미디어의 시류로 형성되어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다. 

  저명한 역사학자 노대환 교수가 감수하고 생각과느낌社에서 출간한 『조선 블로그』는 역사와의 새로운 접속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몇몇 유명 인물과 사건, 배경을 소재삼아 내용에 있어서는 역사적 사실 그 자체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블로그'라는 21세기적 아이콘을 사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재미있는 역사책으로서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를 위시하여 정도전, 세종, 이순신, 광해군 등의 역사인물을 21C 인터넷 개인공간의 아이콘인 '블로그'라는 메커니즘 속에서 풀어놓고 있다. 블로그 주인장이 포스트를 올리면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덧글과 반론이 이어지고, 포스트와 덧글의 등록 시간과 안부게시판의 활용까지 매우 그럴 듯하고 흥미있게 조선시대를 다루고 있다. 더욱이 의병, 실학, 풍속화 등의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사건과 시류에 대해서는 '카페'라는 공간을 통하여 녹여놓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블로그'에 대한 공감적인 흥미 유발로 인한 뛰어난 가독성에 불과 두 시간만에 완독할 수 있다. 문장의 이해를 돕는 컬러 도판의 삽입과 역사용어에 대한 번호달기 참고 설명도 이 책이 가진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권위있는 역사학자의 감수와 각 내용에 대한 출처를 밝힌 것 등은 가벼워질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한 저자와 출판사의 노력이라 할 만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풍속화 카페' 파트였는데,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경쟁구도를 흥미있게 표현한 대목이 압권이다. '단원빠'나 '혜원빠'와 같은 시쳇말을 사용한 덧글 전쟁은 코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부분이다. 마치 『바람의 화원』의 몇몇 장면을 옮겨놓은 듯한 두 화가의 경쟁구도와 컬러판의 그림을 보는 재미는 쏠쏠함을 넘어 짜릿한 페이소스와 맞닿아 있다. 

  아쉬운 점은 조선 후반의 역사가 빈곤하게 다뤄졌다는 것이다. 태조, 정도전, 태종, 세종 등의 초기 조선의 인물들은 많이 다루고 있지만,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뤘던 영·정조 시기나 한 번쯤 곱씹을 필요가 있는 고종 대의 망국기를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조선역사 전체를 순차적으로 다루지 않고 부분적으로 역사를 발췌하여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다루다보니 전체 구성면에서 다소 산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단속적인 역사 훑어보기는 '블로그'와 '카페'라는 아이콘을 부각하기 위한 흔적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조선왕조의 매끈한 흐름 구도와 역사의 거시적 완결성을 위해 왕조 중심의 '블로그' 아이콘만을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선한 시도에 있어 그 어찌 완벽함만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저자는 작가후기에서 역사에 대한 가벼운 접근이 아닐까 하는 우려감을 표현했지만, 내용에 있어 상상력을 배제하고 정통역사를 다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구성의 신선함과 흥미도가 탄탄하다는 점은 그런 기우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과거 조선 역사와 21세기 인터넷 블로그 메커니즘의 합일. 그 조화가 만들어내는 흥미는 독자로 하여금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 시대의 역사상을 훑어보게 할 수 있는 힘이 되기에 살포시 추천한다. 더불어 이러한 신선한 구성의 역사책들이 많이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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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목돈만들기 -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시리즈 2
김창수 지음 / 새로운제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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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내는 교회 후배가 있다. 교회 담임목사님의 장남 녀석인데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빠른 내가 형으로 불리우고 있는 그런 사이다. 동년배들보다 결혼을 일찍 해서 벌써 돌이 지난 아들 하나를 갖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항상 그 녀석을 보면서 많은 부분에서 경외심을 갖고 있는데,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 바로 재테크 분야이다. 대학 때부터 과외를 여러개 뛰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기 시작했던 녀석의 재테크 신화는 서른 이전에 결혼해서 아이 낳고 집까지 장만한, 이미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올라 있다.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다, 라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녀석을 보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자본주의는 많은 발전을 진행해왔다. 이미 고전자본주의와 수정자본주의를 지나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는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개편되면서 작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철저한 시장중심과 경쟁논리로 자본주의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라는 단어는 비단 국가와 기업만이 아닌 가정과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아이콘이 되어 있다. 모든 것이 경제논리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인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독립체로서의 경제 주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써야 하는가? 다시 말해서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고,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모을 수 있단 말인가? 전자의 경우 창의적인 직장생활과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하여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후자는 철저한 재무 설계와 실행, 그리고 절제를 통하여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재테크팀장인 김창수 씨의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목돈만들기』는 번 돈을 관리하는 후자의 경제학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신간이기에 최근의 경제상황을 잘 반영하여 최대한 실재적이고 현실적인 노하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사실 CMA, MMF, 파생상품, 청약저축, 리벨런싱, 인덱스펀드, 크레디트 뷰로 등은 용어만 들어도 고개가 설레설레 흔들어지는 쉽지 않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 초년생들의 수준에서 쉽고 평이하게 재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더욱이 책의 구조가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되어 있어 수입과 지출, 저축과 투자에 대한 경험적이고 공감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승승장구했던 코스피 지수가 잠시 주춤한 것은 사실이나 역시나 펀드 열풍은 가시지 않고 있다. 더욱이 차이나펀드를 위시하여 해외펀드는 꾸준히 큰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저자 또한 이를 놓치지 않고 매우 많은 부분을 펀드상품에 할애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과 특성에 맞는 펀드상품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각 상품별 특징과 주의점에 이르기까지 매우 구체적이며 평이하게 설명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통장 관리와 관련된 한 가지 실용적인 제안이 눈에 띄었는데 '저수지 통장'의 활용이 바로 그것이다. 저수지 통장이란 비상 예비자금을 예치해두기에 편리한 통장을 말한다. 내 경우에 상여금을 비롯하여 월급여 외의 수입이 생기는 달이 적지 않다. 그런 경우 그 돈은 고스란히 계획하지 않은 지출로 이어지게 되는데, 만약 저수지 통장을 활용한다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나 소액 고금리 저축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의 월급통장 하나만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증권사의 MMF나 CMA 등을 이용한 저수지 통장의 활용이 나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바야흐로 투자의 시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 주식과 펀드는 재테크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환경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다. 나의 경우 심장이 콩알만해서 펀드상품의 금액이 월급여의 20%가 채 되지 않는다. 금년 2월이면 정기적금 만료일이기에 3월부터는 새로운 계획이 절실하다. 정기적금과 적립식 펀드의 비율 설정에 있어 이 책이 효율적인 참고를 제시해주고 있어서 참 좋다. 

  월급통장의 관리에서부터 구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서평의 한계로 인해 좋은 내용을 전부 소개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저자가 논하는 재테크의 고수와 하수의 차이점이 참으로 흥미롭고 공감된다. 실행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동기라고 말한다. 재테크 특정 전문분야에 대해 전문가 이상의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할지라도, 투자에 대한 빠른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과감하게 실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응당 맞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다시 한 번 인정하게 된다.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 이라는 돈의 공식을 말이다. 자신의 재정 수준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자산 관리자가 되고 싶은가. 재테크의 아티스트로서 단기 미래와 장기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행복한 경제상을 건설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한권의 책은 그것을 이룩하기 위한 기본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사변에 머물지 않고 실천하고 행동한다는 전제 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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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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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독서의 사전적인 정의는 '책 읽기'이다. 그렇다면 '왜 읽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접근으로 독서의 정의를 재론한다면 어떠한 해석이 가능할까. 이는 개인마다의 독서 성향과 가치관, 철학과 우주관이 모두 다르기때문에 천차만별의 다양한 문장의 완성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독서의 정의는? 

  독서는 인간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책을 통하여 작가를 만나고, 작가가 만난 인물을 만나며, 작가가 가공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불특정다수 생면부지의 인물을 만나는 과정이 독서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며, 이러한 독서의 역할은 그 정의로까지 대체된다. 독서라는 작업을 통하여 전개되는 많은 인간 군상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것을 통한 다양한 우주의 탐구, 더 나아가 그런 탐구를 통한 자아의 재발견은 독서가 얼마나 고차원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더욱이 문학이라는 장르는 인간에 대한 농밀한 공복감을 갖고 있다. 문학은 끊임없이 인간을 탐구하며 재조명하고 천착한다. 독자는 문학을 통하여 나를 보며, 너를 보기도 하고, 우리를 보기도 하면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문학을 위시한 모든 활자들의 집합체는 종국에는 인간이라는 존재감에 대한 성찰과 탐구로 귀결된다는 것이 내 독서관이며 소신이다. 그렇기에 내 미천한 독서는 언제나 '인간'과 맞닿아 있다. 

  꽤 매력적인 인간을 만났다.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위화는 『허삼관 매혈기(許三觀 賣血記)』를 통하여 '허삼관'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인물을 창조하고 있다. 소설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 허삼관이 피를 파는 이야기이다. 피를 판다는 설정 자체가 기묘하지만, 작가 위화는 이 작품에서 한 남자의 희극과 비극의 합일된 서사를 통하여 모순과 오류로 점철된 중국의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소설의 초중반은 자신의 장남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흥분한 허삼관의 분노와 조악한 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 아들 중에서 장남 일락이만이 자신의 친아들이 아님이 밝혀진 이후, 소설의 초중반은 아버지 삼관과 장남 일락의 계부자父子간의 첨예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일락의 친아버지 하소용의 죽음 앞에서 드러나는 삼관과 일락 사이의 깊은 정은 그간의 오해와 반목을 산산히 부서뜨리며 부자간의 화해와 사랑을 완성시킨다. 

  소설속에서 '피'는 인간의 생명을 포함한 매우 소중한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한 번 피를 팔면 35원을 받는 최고의 부가가치 장사지만, 그 내면에는 그늘지고 어두운 한 가난한 평민의 번민이 내포되어 있다. 허삼관 가족에게 허삼관의 피는 어려울 때마다 고비를 넘어가게 하는 돌파구요, 돈이요, 힘이요, 하나님이다. 피를 팔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그들네의 암울한 현재상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할 만큼 연민스럽다. 

  허삼관은 꽤나 인상깊은 인물이다. 허삼관에게 '매혈血'은 매우 소중한 작업이다. 소설은 허삼관의 매혈을 통하여 새로운 서사의 명멸을 주도한다. 일락이가 방 철장의 아들 머리를 박살냈을 때에 피를 팔아 위기를 모면하고, 식구들이 57일간 죽을 마실 정도로 가난에 굶주렸을 때에 피를 팔아 배부른 음식을 먹여준다. 더욱이 일락이가 간염에 걸려서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아프게 되었을 때에 상해까지의 먼 여정 가운데 목숨을 건 반복된 매혈 장면은, 한 가족의 아버지로서의 웅숭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지극히 애절하면서도 감동어린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허삼관은 '양심'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장남 일락이의 친아버지인 하소용의 죽음 앞에서 개인적인 사심과 분노를 억제하고 일락에게 양심있는 행동을 요구한다. 하소용이 자신과 가족에게 안겨준 한과 고통의 과거적인 무게감을 극복하고 한 사람의 생명으로서, 일락이의 친아버지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며 양심있는 자의 행동을 역설한다. 비록 일락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었고, 누구보다 증오했던 일락의 친아버지 하승용 앞에서라 할지라도 결국 허삼관은 양심있는 아버지로서, 그리고 용기있는 사나이로서의 기백을 보여준다. 

  문화대혁명 당시 아내 허옥란의 과거(하소용과의 동침)가 빌미가 되어 가족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세 아들의 매서운 목소리가 어머니를 질타했을 때에도 허삼관은 자신과 임분방과의 과거를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아내를 보듬어준다. 비겁하지 않고 용기있고 양심을 강조하는, 무엇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강했던 허삼관이라는 인물에 나는 적잖이 경도되었다.  

  이야기는 희극으로 종결된다. 평생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남과 가족을 위해 피를 팔 수밖에 없었던 허삼관은 생전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피를 팔고자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세월이 지나 자신의 피가 더 이상 필요치 않은 늙은 피가 되었다는 자괴에 빠지며 격정의 눈물을 흘린다. 어쩌면 마지막 허삼관의 서글픈 눈물은 자신의 파란만장한 일평생을 되돌아보는 과거의 눈물이자, 현재적 삶의 허탈을 목도하는 현재의 눈물을 동시에 아우르는 한의 눈물이리라. 

  『허삼관 매혈기』는 희비극이다. 소설은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러나 그것은 교차가 아닌 합일이다. 다시 말해서 비극의 문장이 결코 슬프지만은 않고, 희극의 문장이 결코 기쁘지만은 않은 아이러니한 문장이라는 것이다. 결코 어렵지 않은 단어들의 조합 속에서 '희喜'와 '비悲'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위화의 문장에 나는 빨려들었다.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슬픔과 기쁨을, 가벼움과 무거움을, 공감과 비공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위화리즘'은 앞으로 그의 활자들을 거듭 만날 수밖에 없게 하는 기대감과 의무감을 안겨주었다. 

  역시나 문학은 인간을 탐구하는 작업이라는 것이 재증명되었다. 허삼관이라는 아이러니하면서도 매력적인 인물을 통하여 나는 조국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곱씹었고, '아버지'라는 존재를 묵상했으며, 가족의 의미와 책임감, 더 나아가 나 자신까지 사유하게 되었다.  

  언제나 독서를 통하여 새로운 인간상을 만난다는 것은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허삼관 매혈기』에 내가 선사한 별점 4개 반 중에서 허삼관의 몫은 4개 그 이상이다. 위화가 만들어낸 허삼관이라는 인물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내 자신의 독서철학을 반추한다. 독서는 인간을 탐구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Thanks to Veronika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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