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 : 그의 삶, 그의 꿈 - 세계영성의 거장 시리즈 01
마이클 오로린 지음, 마영례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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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작년으로 기억된다.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우리집에 심방으로 오셨을 때다. 어머니와 나는 목사님께서 과연 어떤 말씀을 우리가정에 선포하실까, 하는 기대와 소망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고 있었다. 당시 목사님께서 주신 메세지는 아직도 내 기억속에 강렬히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은혜롭다. 신앙에는 두 가지 기류가 있는데, 하나는 주님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나아감이며 다른 하나는 바로 그 주님의 모습을 닮아감이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류 모두 신앙의 소중한 줄기지만 결국 최고의 신앙의 수준은 후자의 형태로 귀결된다는 것이 당시 목사님께서 전하신 메세지의 핵심이었다. 신의 형상의 삶을 회복하며 이 땅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 그것은 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할 가장 종결적인 도전이자, 소망이요, 꿈이리라.

  바로 이러한 신적 성품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작은 예수의 삶을 가르치고 전파함은 물론, 정작 자기 자신 또한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는 도처에서 적잖이 볼 수 있다. 20세기 뛰어난 영성작가로 유명한 헨리 나우웬의 삶도 그러했다. 카톨릭사제이자, 대학교수이며, 영성작가로서의 그의 삶은 사변적이지 않았고 교조적이지 않았다. 자기가 가르치며 전파하는 내용을 자신이 먼저 실천하며 행동한 인물이다. 

  《가치창조》출판사에서 출간된 『그의 삶, 그의 꿈 - 헨리 나우웬』은 헨리가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를 보조하는 조교로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마이클 오로린이 쓴 책이다. 가장 좋은 교사는 삶의 본보기를 통해 말없이 가르칠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저자는 헨리의 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들려주고 있다. 최고의 영성 거장 헨리 나우렌.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을 가졌고, 어떤 책들을 썼으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자서전의 형식으로 쓴 이 책은 하나님과 인간을 사랑한 한 기독교도의 웅숭깊은 삶을 가감없이 소개한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책 속에서 풍성하게 자리잡고 있는 크고 시원한 사진들은 활자와 좋은 조화를 이룬다. 한 사람의 일생을 소개하는 작업에 있어 사진은 분명 적절한 조미료의 역할을 한다. 어릴 때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헨리의 다양한 사진들을 첨부시켜 독자의 안내를 돕고 있다. 더욱이 책의 양 사이드에는 헨리의 영성 깊은 명문장들을 배치했다. 저자가 전하는 헨리 나우웬의 삶, 그리고 그것을 부언하는 주인공 자신의 문장들과의 호흡을 통해 한 권의 자서전의 완성도를 깔끔하게 올려놓고 있다.

  책에서 소개된 헨리의 대부분의 삶이 아름답고 은혜로웠지만, 두 가지 부분에서 큰 흥미와 도전이 발산된다. 우선 그가 빈센트 반 고흐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 고흐에 대한 헨리의 관심은 화가로서의 재능이 아닌, 영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빈센트의 그림 속에는 하나님을 찾는 사람의 고뇌와 환희를 보여주는 독특하고 소중한 증거들이 가득하다고 믿는 헨리에게, 빈센트는 다른 화가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아직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진지하게 단 한 번도 묵상하지 못한 나이기에, 이러한 헨리의 고흐 탐구는 내게 반드시 거쳐가야 할 숙제를 안겨주기도 한다.

"빈센트의 고뇌를 내 경험에 비추어 살펴보면서 그가 내게 상처 입은 치료자가 되어 주고 있음을 점점 더 깨닫게 되었다. 그는 내가 전에는 볼 용기조차 내지 못했던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냈고 내가 전에는 말할 용기조차 내지 못했던 것들을 질문했다. 그리고 내가 감히 가까이 다가갈 용기조차 낼 수 없었던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 클리프 에드워즈가 쓴 책 반 『고흐와 하나님』 Van Gogh and God의 추천서문중에서   <p. 109>

  또 하나는 그가 주야장천 원칙으로 삼았던 삶의 철학에 있다. 그것은 바로 <낮아져야>만 하는 겸손의 삶이다. 대학 강의에서 신약의 복음서를 중심으로 예수님의 삶을 설파한 헨리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면서 겸손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자아상을 확립한다. 이러한 헨리의 겸손관은 캐나다 데이브레이크 공동체에 합류한 이후, <기본>을 잊고 살았던 자신에 대한 반성을 통해 더욱 공고히 다져진다. 헨리의 삶을 곱씹으며 '낮아지는 것'이 복음과 그리스도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동인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연합을 추구하고 기쁨을 찾게 된다는 저자의 명문장에 나는 한아름의 은혜와 도전을 얻는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낮아지는 길을 택하신 것이 매우 분명하다. 예수님은 한번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거듭거듭 그렇게 하셨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외쳤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낮아지셔야 했는지를 알 수 있다." - Letters to Marc about Jesus중에서   <p. 150>

  신앙의 끝은 결국 <겸손>이다. 주님이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신앙인의 선진들이 그랬던 것처럼 겸손함으로 무장되는 길은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서 있게 되는 방정식의 신비리라. 이를 명징히 보여준 헨리 나우웬의 삶을 다시 한 번 곱씹으며, 수십여 권에 달하는 그의 영성 있는 작품들을 두루 읽어볼 도전의식을 발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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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 엄마와 아이가 서로 마주하며 나눈 가장 아름다운 대화의 기록
오소희 지음 / 큰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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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독자는 어떤 함수관계로 표현될 수 있을까. 나는 작가와 독자와의 관계를 공급자와 수요자라는 기계적인 관계로 설정하는 것에 대해 거부한다. 활자를 수단으로 <소통>하며 <교감>하는 관계, 가 가장 본질적이며 내포적인 작가와 독자 사이의 방정식이 아닐까 한다. 책 속에는 글쓴이의 지식과 지혜, 경험과 고백, 철학과 우주가 충만히 담겨 있다. 작가의 문자화 된 우주를 만나고 소통하며 교감하는 것, 작가의 머리로 잠시 생각해보는 것, 내가 아닌 너가 되어 보다 넓고 깊게 인간과 세상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작가와의 호흡, 곧 독서의 본질적 의미이다.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터키를 여행했던 이야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로 처음 만난 여행작가 오소희는 내게 특별한 작가다. 세계적인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와 더불어 나에게 전작의 필수불가피함을 안겨준 작가이기 때문이다. 두 권의 여행기를 통해 그녀와 교감하면서 이미 열렬한 팬이 되어 있다. 등단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은 한 여성 여행작가의 존재감이 어떤 것이기에 어찌 이토록 젊은 리뷰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걸까. 답을 얻는 데에는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녀의 삶의 철학과 내 독서관이 완전히 부합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를 통해 여행작가로서의 위치를 확실하게 굳힌 오소희는 세 번째 작품으로 여행수기가 아닌 '아들 이야기'를 선택한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마주하며 나눈 가장 아름다운 대화의 기록, 이라는 부제를 전면에 배치한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는 아들 중빈과의 훈훈하면서도 감동적인 소통의 세계를 담고 있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주고 받는 질문과 답변들 속에는 사랑과 진심, 웃음과 감동, 엉뚱함과 여유가 오롯이 내재되어 있다.  

  책은 크게 두 가지 파트로 구분된다. '아이가 자란다'와 '엄마가 자란다'의 두 파트로 구분한 의도를 쉽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아이를 기르는 것은 곧바로 부모 자신이 <길러지는> 것과의 동의어로 대체될 수 있으리라. 아이를 기르는 부모의 렌즈는 어떨 때는 현미경으로, 또 어떨 때는 망원렌즈로 초점을 수시로 바꿔가며 아이를 관찰하고 조망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존에 알지 못했고, 인식하지 못했던 우주 원리의 사각지대를 포착한다. 그렇기에 아이를 기르는 것이 곧 우주를 배우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통합될 수밖에 없음을 작가 오소희는 말하고 싶었으리라. 

  책 속에서 그녀가 정의한 가족의 의미가 십분 공감된다. 세상 다른 사람과는 기분 좋게 나눌 수 없는 것을 부끄러움 없이 나눌 수 있고 망설임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우리. 은밀한 것이 오픈되고 부끄러운 것이 유머가 되는 우리. 무의미함을 견디고, 서로 함부로 할퀸 상처를 견디고, 익숙한 권태를 견디고, 반복이라는 이름의 노동을 견뎌내며 완성되는 우리. 마음껏 발가벗고 춤을 추고, 동시에 코를 파고, 같은 음식을 먹고 비슷한 방귀 냄새를 퍼뜨리는 우리. 바로 그 <우리>는 <가족>이라는 위대한 이름으로 명명된다. 그녀에게는 말이다. 아니 이 세상의 수많은 행복한 <우리>들에게까지도. 

  책의 마지막은 작가의 동네 어귀 자장면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겨울이의 이야기로 끝맺음을 한다. 천지분간을 못 하는 아기강아지로 겨울에 처음 동네에 나타나서 이름이 겨울이로 불리우는 강아지다. 어미가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지 못한 때에 새끼를 여덟 마리나 출산한다. 새끼를 낳기 전과 낳은 후의 겨울이는 외연과 내면 모두에서 정확히 구분된다. 야윈 얼굴, 하지만 성숙하고 의연한 모습, 그리고 강한 책임감. 그 숭고함을 목도하며 암컷(여성)의 위대함에 대해 새삼 곱씹는 작가의 고백에 나도 모르게 겸허한 생각과 마음이 머리와 가슴속에서 일렁인다. 새끼를 잉태하고 보호하며, 사랑이라는 지독한 책임감으로 무장한 위대한 여성성은 비단 인간들뿐만 아니라 지구상 모든 암컷들에게 내재된 찬란한 태양이리라. 

  여성은 참으로 위대한 종족임을 근자에 많이 깨닫고 있다. 여성성의 위대함의 극치는 '모성'이라는 신적인 사랑, 즉 아가페의 현현을 통해 더욱 찬란하게 완성된다. 오소희의 활자가 아름답고 가슴뭉클한 이유는 바로 '모성애'라는 심원한 아가페적 사랑을 보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그녀의 책은 여행수기나 자녀육아집이라기보다 고결한 <러브 스토리>에 가깝다.  

  부모는 자식에게 반드시 유산을 물려준다고 한다.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또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어떤 형태로든지 말이다. 지식보단 지혜를, 외면보단 중심을, 사변보단 경험을, 물질보단 인간을, 비본질보단 본질을, 경쟁보단 관용을, 나보단 우리를 사유하고 성찰하며 자라나는 중빈이의 앞날을 축복한다. 그리고 나는 예견한다. 이 사회를 짊어질 훌륭한 동량으로 서있을 중빈이의 미래를. 어쩌면 그 미래는 엄마의 위대한 유산을 담보로 하기에 더욱 명징하게 성취될 것이다. 난 그리 믿는다. 

  이 한 권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사랑의 이름으로 또 다른 우주를 만나길 갈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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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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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 Edition Review]

'활자'가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구성에 있다. 구두문화가 직관적이기는 하나 시간의 흐름 속에 변질되고 퇴색되는 한계를 갖는 반면, 문자문화는 절대불변의 원리를 갖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문자문화의 찬란한 기반 위에서 그 시대와 지역의 부흥이 성립되었음을 명징히 보여준다. 내가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최근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입에서 출력되는 에너지의 양이 적으면 적을수록, 귀로 입력되는 에너지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대인관계를 이뤄갈 수 있음을 새삼 인식해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말 많은 내게 많이 들어야만 하는 의무감을 안겨주곤 했는데, 최근 이러한 최소의 의무감마저 사그라진 듯하다. 듣는 것, 정말 쉽지 않은 것이다. 

  작년에 읽은 위즈덤하우스의 『경청』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의 소중함을 잔잔하게 그려낸 책이다. 갑작스런 건강의 악화로 일상의 반전을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무심코 잊으며 살아가는 '듣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아름다운 우화이다. 자기계발서임에도 불구하고 딱딱하거나 건조하지 않은 훈훈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와 호흡하는 이 책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책장 속에 꼽혀있는 책에 다시 손이 가게 된 이유는 근자에 '화자'로 살아가는 내 자신을 재인식하며 '청자'로서의 삶이 요원한 자아를 성찰했기 때문이리라.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내게 말하는 것은 호흡과 같은 삶이다. 수시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말을 한 후, 뒤에 남는 것은 허전함뿐이다. 아는 것을 말하고, 멋있게 말하며, 상대방을 설득하게끔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말을 많이 한 뒤에는 개운치 않은 맛이 뒤따른다.  

  『경청』이 출간될 당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책의 홍보 소재로 자주 회자되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 회장은 말 안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도 이 회장은 말하는 경우가 드물다. 각 계열사 사장들의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언어들을 그저 주의깊게 <듣기>만 한다. 듣고, 또 듣고, 끊임없이 듣는다고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마지막에 <결정>만 내린다. 최근 특검이다 해서 말이 많지만, 어쩌면 이 회장은 아들에게 '회장'의 자리를 물려주기 앞서 '듣는 것'의 소중한 정신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었으리라. 

  "내가 함께 일했던 탁월한 리더들은 대부분 키도 크지 않았고, 특별히 잘 생기지도 않았다. 연설도 대개 보통수준으로 돋보이지 않으며, 똑똑한 머리나 달변으로 청중을 매료시키지도 못했다. 그들을 구별짓는 것은 명료하고 설득력있는 생각, 깊은 헌신, 끊임없이 배우려는 열린 마음이다."
  세계적인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성공한 리더의 공통된 특징은 지성이나 달변이 아닌, 헌신과 배움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에게서 분출하는 것이 아닌 남으로부터 공급받는 요소에 의해 탁월한 리더는 완성된다는 얘기다. 타인의 지식과 생각, 철학과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사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통찰한 드러커의 명문장에 나는 온전히 매료된다.

  말하는 것은 기술이지만 듣는 것은 예술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듣는 능력에 있어 예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들은 말은 잘 못해도 오직 듣는 것으로만 사람의 마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귀와 머리가 아닌, 가슴과 심장으로 듣는다. 그 어떤 계산과 이익을 배제한 채, 진심을 다해 마음으로 경청하는 자들이다.  많이, 정확하게, 그리고 깊이있게 듣는 능력이야말로 상대방의 마음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심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힘이다. 

  말하기를 열심으로 특심으로 좋아했고 즐겨했던 최근의 일그러진 자아상을 사유하며 다시 한 번 읽은 『경청』의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깨달음을 곱씹는다. 그러면서 귀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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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넥션 - 너를 치유하고 나를 치유한다
에릭 펄 지음, 이병렬 옮김 / 북스넛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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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의사가 가장 대접받는 직업이 될 수밖에 없음은 '치유'에 대한 인간들의 갈망이 담겨 있는 이유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것이 인간의 신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것을 학습하고 연구하며 질병과 싸우는 의사들의 노력과 수고는 존경이요, 매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겠다. 

  병을 치유키 위한 인간의 몸부림을 신께서도 익히 이해하고 계신 듯하다.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3년 간의 공생애를 통해 가장 많이 행한 이적이 인간의 병을 치유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고, 앉은뱅이를 일어서게 하며, 죽은 사람을 살리는 예수의 병고침 능력을 신약성서에서는 수없이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신유(癒)의 은사'라 명명하며 그의 제자들과 후손들에게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병 고침. 그것은 기적 중에 기적이다. 

  『리커넥션』은 마치 예수가 신비한 능력으로 병을 고치는 것과 같이 기존의 의학적 방법을 초월하여 인간의 병을 치유하는 저자 에릭 펄의 경험담이다. L.A.에서 가장 유명한 카이로프랙틱 전문병원을 그만두고 우주 에너지와의 재연결이라는 개념의 '리커넥션'을 통한 치유사의 길을 걷게 되는 에릭 펄은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신비하고 경이적인 치유를 체험한다. 자신의 치유 능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론화하며, 독자에게 그 방법까지 설명하는 이 책은 그 진실성 여부를 떠나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저자는 환자들과의 채널링(영적 주파수를 맞추어 원하는 영들과 교신하는 것)을 통하여 공통적인 여섯 개의 문장을 발견한다.
  1. 우리가 여기 온 것은 당신이 하던 일을 계속하라고 말해 주기 위해서이다.
  2. 당신이 하는 일은 지구에 빛과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다.
  3. 당신이 하는 일은 DNA 사슬을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4. 당신이 하는 일은 DNA 끈을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5. 당신이 마스터라는 것을 아아야 한다.
  6. 당신의 명성 때문에 우리가 왔다.


  마치 외계인과의 대화 암호를 해독한 것처럼 보이는 이해할 수 없는 여섯 개의 문장을 통하여 저자는 자신의 치유 능력이 고차원적이며 우주적인 에너지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설파한다. 다시 말해 저자는 인간의 몸과 우주 에너지와의 재연결을 통하여 치유와 회복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믿기는가? 

  책을 읽다 보면 기존의 상식과 통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소설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체험을 토대로 얘기한 '실화'이기에, 무엇보다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11차원의 우주, 끈이론 등등 현대 물리학의 다양한 이슈들까지 자세하게 거론하며 부연하고 있어 솔깃하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특별한 병고침의 능력을 지닌 자들이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담임하는 어느 목사님이 해외 선교지에서 기적같이 병을 고치는 장면을 볼 때면 소름이 돋는다. 또한 교회 내에서 일반 신도들 가운데서도 신유(癒)로 특별히 '기도빨' 잘 받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의 경우 종교적인 의미를 부각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치유 능력의 원동력이 자신에게서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 고차원적이고 우주적인 어떤 존재에 기인한다는 것을 서두에 언급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너를 치유하고 동시에 나를 치유하는 '리커넥션'의 발현. 그것이 실재하는 사실이라면 그 내재적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 어느 누구나 치유사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며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치유 방법론을 제시한다. 치유를 하기 위한 진료실의 환경 구성과 에너지의 실재를 인식하고 손을 활성하는 법, 그리고 환자의 다양한 반응들과 그에 따른 대처에 이르는 내용들을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반신반의하며 읽어 내려갔지만, 누구나 선뜻 신뢰할 수 없는 민감한 내용을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한 저자의 신념과 용기는 대단한 듯 보인다. 

  이미 메스컴을 통하여 저자의 기적같은 치유 능력이 공개되었다고 하니 책의 내용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을 성싶다. 나는 현실주의자다. 그러면서 기적을 믿는다. 또한 인간의 잠재력을 신뢰한다. 하지만 이 모든 철학은 내가 믿고 있는 신의 실재 아래서 조합되고 완성된다. 그렇기에 저자의 '리커넥션' 치유 능력은 과히 신기하면서도, 더욱 과히 관심이 없다. 
 

우리가 지금껏 상상한 것 중에 우리의 능력을 뛰어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우리를 뛰어넘을 뿐이다. - 테오도로 로작(Theodore Rozak)   <p.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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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마케팅 - 21세기 새로운 마케팅 전략
김승용 지음 / 머니플러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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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케팅 부서가 기업 전체는 아니지만, 기업 전체는 마케팅 부서가 되어야 한다." 

  20세기 이후, 성공하는 기업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명징하게 드러내는 문장이다. 그렇다. 기업 전체는 마케팅적인 생각과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마케팅적인 개발팀, 마케팅적인 생산팀, 마케팅적인 고객지원팀, 마케팅적인 무역팀 등이 되어야 다양한 입맛과 성향을 지닌 21세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업으로 서 나갈 수 있다. 마케팅. 그것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케팅의 방법과 색깔은 다양하게 변화되어왔다. 각 회사마다 다양한 마케팅 방법으로 회사와 제품을 홍보하며 고객과 친구를 맺어왔다. 최근에는 마케팅에서 제휴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이 손을 잡고 협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사에 결락된 부분을 경쟁사에게 공급받음으로써 경쟁을 넘어선 협력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제휴 마케팅'이 부각받고 있는 것이다. 

  머니플러스 출판사에서 출간된 『제휴마케팅』은 이러한 근자의 마케팅 변화를 '제휴'라는 아이콘으로 분석한다. 제휴 마케팅은 무엇이며,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제휴 현황과 성공 사례, 제휴 마케팅의 미래까지 전망하고 있는 폭넓은 경제·경영도서이다. 더욱이 마케팅 관련 용어와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소개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앞으로의 마케팅은 '정보적·경제적·심리적·질적'인 테크닉이 요구된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작금과 같이 급변화는 사회에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존재를 위한 불가결한 능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시대가 요구하는 마케팅의 변화를 감지하고, 흐름을 분석하며, 그것을 적용해가는 것은 응당 중요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새로운 발상과 전략으로 무장한 마케팅 기법을 함양한 개인과 기업이 성공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난 20세기까지의 한국 기업들은 지나친 경쟁으로 전투모드적인 기업 경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체제의 도도한 흐름 가운데 국내의 경쟁은 의미가 없음을 자각했고 경쟁의 범위는 글로벌리제이션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과 LG,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은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외 기업과의 상생과 협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다양한 협력과 제휴로 공생의 기업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국내 기업들의 노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최근 국내 기업의 동향과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과 국내 유통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는 할인점의 PL 사업을 거론한 점이다. 이마트를 위시하여 국내 대형 할인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 최근 3대 대형 할인점은 상품개발본부를 창설하여 바이어의 역할을 확대시키며 자체 소싱 능력을 함양해나가고 있다. 이는 제조·유통업체의 역할을 할인점이 직접 대체하는 것이어서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임이 예견된다. 이러한 중요한 국내의 유통시장 이슈를 언급하며 해외 직수입 제휴 마케팅의 강화 측면으로 소개한 점은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마케팅 부서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마케팅에 협력과 상생의 의미를 부여한 '제휴 마케팅'이라는 문구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컴퓨터 전산용품을 십여 년 동안 제조·판매하고 있는 우리회사는 불변의 경쟁사인 C사와 지난한 경쟁을 진행해오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자사가 우월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C사가 우월한 가운데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한다. 어떨 때는 상대회사를 의식한 나머지 과도한 영업과 지나친 전략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휴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무작정 대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최신 마케팅의 시류임을 인식하여 보다 넓은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동기부여가 회사 내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기도 한다. 

  개인은 물론, 기업 또한 홀로 서 나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를 맴돌며 GDP 2만 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한국 경제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 개인과 기업과 정부, 모두 변화해야 한다. 이기적 경쟁주의가 아닌, 관용과 협력과 상생과 공존의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보다 훨씬 먼저 GDP 4만 불에 입성한 서구 선진국들의 경제 발전사(史)가 이를 증명한다. 이 책이 전하는 협력과 마케팅의 융화도 바로 그런 연장선상에 맞닿아 있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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