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의 흔적 - 죽음과 의혹에 현직 법의학자들의 현장 리포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법의관들.강신몽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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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오후 늦께 작은 아이와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남자의 목소리는 작았고 조금은 우울해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없었다 '여보세요?' 다시 한 번 듣고자 했다. 


  대부분은 자신이 애지중지한 개가 의료사고로 진료중에 죽게되면 사인을 밝히고자 애쓴다. 사람의 경우는 사건 사고나 일반인도 가족의 사인의  밝히기 위해 부검을 '국과수'에 의뢰한다. '검시의학'이라한다. 동물는 '병성감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검시의학이 임상의료와 다른 점은 변사자의 주관적 호소가 없다. 시체는 스스로 말하지 않으며 스스로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는다. 산 사람이 시체의 이야기를 듣고 표정을 읽기도 하지만 상황정보와 시체정보를 찾아 내야 한다.

 

   책의 '부검에 대한 단상' 200810월에 대한 '최진실 사망 사건' 부검 경위를 얘기하고 있다. 이유는 번째, 우리 나라는 자살이 분명하면 부검하지 않는다 것이다. 번째, 부검은 사망하거나 시신으로 발견된 그다음 또는 하루건너 오전에 시행한다. 저자의 평소 생각은 단순하다. 자살로 보이는 사건이라도 모두가 수긍할 만큼 명명백백하지 않다면 부검까지 마치기를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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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생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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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머니들로부터 절대로 멀어지지 못한다. 시간, 유아기 언어, 그때 맛본 음식물, 우리들 안에 있는 원초적 순간에 얻어진 얼굴 표정과 신체 형태들, 이런 치마폭에 머물러 있다. 

 

 사랑(독서•음악)은 과거이며, '심지어 현재 실행 중인 사랑도 과거의 황홀경에 대한 추억이다.' '키냐르'에게는 미래 시제가 없다. 과거만이 어떤 것에서 어떤 것이 흘러나오는 인과의 고리로 현재에 연결되어 사슬의 한쪽을 건드리면 다른 한쪽도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여인안에서 과거의 여인이 떠돌고 있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퍼즐을 맞추려면 소통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랑'이라는 열쇠를 사용하되, 세 가지를 금기해야 한다. 잠들지 말 것, 말하지 말 것, 보지 말 것. 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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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
E.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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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을 3개월 앞둔 쯤에 동생이 보낸 책이었다. 초판의 발행은 1980년 8월 중순으로 '5.18의 발포 책임'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을 때였다. 8월 하순이 되어도 학교의 휴교령은 해제될 기미가 없었다. 초판 발행이후 약 4년의 세월을 떠돌다 인문대학생이던 동생을 통해 내게로 왔다. 고교때는 정치경제와 대학때는 경제학개론 정도였던 나에게 '슈마허'의 '메타경제학(meta-economics)'은 생소했다.


  세상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원인은 유한과 무한의 갈등이다. 서구 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주어진 자원은 유한하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이여 1970년대는 경제학의 전통에 반기를 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한다. 바로 '메타-경제학'을 주장한 'Schumacher'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위해 욕망보다는 한정된 자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슈마허의 사상이 '불교의 경제학' 이론을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법정의 '무소유'도 부처의 '팔정도'의 하나로 불교 경제학의 기조다.


  현대경제에서의 이윤과 성장의 추구가 거대한 조직과 전문화를 가속화시켜, 결과적으로 거대 경제체제의 비능률과 환경오염, 노동 조건의 비인간화를 낳았다고 비판한다. 생산이 아니라 인간에다 역점을 두고 있는 저자는 인간이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현대경제의 현실을 거부하고, 자본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인간 중시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기존 경제학은 '자연자원'을 '소득'이라고 보지만 메타경제학은 '자본'으로 여긴다. 자본적 사고는 무분별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절약하고 아끼는 대상으로 본다. '재화'라고 여기는 제조품과 서비스는 '2차 재화'로, 원유 등 자연이 만들어 내는 재화를 '1차 재화'로 보았다. 우리가 휴일이면 즐기는 신선한 공기•물•토지 등 자연 전부를 경제의 영역으로 포함할 때, 좀 더 통찰력 있는 경제학적 시각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착한 소비' 무감각한 소비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물건을 그것이 친환경적인 공정으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만들어졌는지, 오랫동안 사용할 있는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고려한 '휴일 쇼핑' 'Small is beautiful' 주장하는 '슈마허' 생각과 동일한 경제 행위이다.  1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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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8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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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도시나 고향에 갈때 버스 여행을 즐긴다. 이동중에 책을 볼 수 있어 좋다. 평소 읽다 말았거나, 읽었지만 다시 음미하고 싶은 책을 챙겨 든다. 그리고 곧 졸리기 시작한다. 보던 책을 덮고 차창밖 풍경을 보면 새롭다. 차안에서 독서를 권장하고 싶지않다. 흔들리는 공간에서 작은 글씨에 촛점을 맞추다 보면 더 졸린다.


  최근 부산과 대구의 인구는 감소 추세지만 울산과 광주광역시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도시의 일자리가 증가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부의 도시다. 울산에서 '부자'라는 소릴 들으려면 600억 정도의 재산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빈부의 격차가 큰 도시이기도 하다.

 

  '이탈로 칼비노'가 그리는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환상적인 가상의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비연속적인 시공간 속에 존재한다. 도시는 기억, 욕망, 기호 등 수많은 것들의 총체이다. 도시는 경제학 서적에서 설명하듯 교환의 장소이다. 교환의 대상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다. 언어, 욕망, 추억들도 교환된다.


  책의 이야기들은 계속적인 형태를 취했다가 사라지는, 불행한 도시 속에 숨어 있는 행복한 도시들의 이미지 위에서 펼쳐진다. 어떨 때는 슬픈 도시들만이, 어떨 때는 행복한 도시들만이 그의 머리에 떠올랐다. '칼비노' 하늘에 별과 황도 십이궁을 도시와 비교해 보는 시기도 있었고, 매일 자신의 공간을 넓혀가는 도시의 쓰레기들을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만약에 미래의 도시 역시 현재와 같다면, 삶의 무게에 짓눌린 사바를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각자의 현실에 몰입하는 것이다.  1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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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와 엠마 - 다윈의 러브 스토리
데보라 하일리그먼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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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에게 개가 사람보다 더 편하게 느껴졌다. 어릴 때부터 개들을 좋아했고 개들도 그를 좋아했다. 항해에서 막 돌아 왔을 때만 해도 아버지와 누이들과 떠나기 전처럼 잘 지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전과 달라졌는데 가족들은 그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뜰에 나가 휘파람을 불면 그의 개는 자신의 옆으로 달려와 나란히 걸었다. 개는 다른 사람에게는 무뚝뚝하면서도 찰스만은 잘 따랐다. 

 

  1809년 2월 12일 찰스는 마운트 저택에서 태어났다. 아기때는 '바비'라고 불렸다. 다윈 박사의 여섯 아이 중 다섯째였다. 아들은 찰스와 에라스무스, 둘뿐이고 딸은 네 명이었다. 어머니 수잔나는 찰스가 어릴 때 세상을 떠났으므로 집안의 중심은 아버지인 로버트 다윈 박사였다. 찰스는 몇 시간이고 혼자 생각을 하거나 새를 관찰하거나 시냇물에 떠내려가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바라보곤 했다. 

 

  찰스 다윈은 과학사에서 유례가 없는 유산을 남겼다. 그는 후대 과학자들에게 '연구에 준거가 될 이론'을 제공했다. 다원의 천재성과 다윈의 생각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 작가들은 수백 명이다. 다윈이 젊은 박물학자로 비글호에 승선하여 세계를 항해한 일이 첫 번째이고, 낯설고 광대한 지식의 신대륙을 발견하여 대표작 '종의 기원'에 펼쳐놓은 일이 두 번째 모험 이야기이다. 


  이는 서구문명에서 가장 손꼽히는 유레카의 순간들 중 하나였다. 다윈이 항해에서 돌아와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 자칫 우습기도 하지만, 기발하고도 솔직한 찬반 목록을 적어내려 가면서부터 그에게는 또 다른 모형이 시작되었다. 다윈의 러스토리이다.

 

  결혼의 상대를 찾던 찰스에게 사촌 엠마가 좋은 짝이 되었다. 엠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찰스와 엠마가 과학과 종교의 성공적인 결혼을 이끌어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들려준다. 생명을 바라보는 과학적 관점과 종교적인 관점은 두 사람의 차이를 넘어서 그것에 굴하지 않고 서로를 사랑했다. 


  찰스와 엠마 부부는 자식을 열을 낳았고 셋을 잃었다. 아이의 죽음은 너무나 가혹하고 애통해서 부부는 남은 평생 일을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어했다.  1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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