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꽃 소년 - 내 어린 날의 이야기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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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성장 이야기이다. 1960년대의 이야기는 전라도를 배경으로 한다. 가족과 마을, 학교생활에서 경험한 긴 세월이 지금의 시인이 있도록 성장시켰음을 일깨워주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좋은 글귀들이 수북이 쌓여가는 이야기에 반해서 느린 걸음으로 느린 보폭을 유지하면서 꼭꼭 씹어 먹게 하는 글귀들을 가슴에 담으면서 읽게 한다. 지역성을 띠는 지역 음식들을 만드는 요리 과정도 자세하게 서술된다. 요리하다가 크게 다친 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기록된다. 할머니가 처음으로 시킨 낯선 길을 다녀오라는 심부름의 여정도 시인에게는 큰 좌표가 되는 여정이 되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음을 일깨워준다. 어린 시인이 보인다. 지금의 시인이 성장하도록 곁에서 등불이 되어준 어른들과 동네 사람들이 있었음을 시인은 하나둘씩 기억하게 된다. 물을 주고 빛이 되고 영양분이 되어준 추억들이 소개된다.

시련을 지금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황하는 분들에게도 분명히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말들을 들려준다. 인생이 순탄한 사람들도 있지만 왜 나에게만 오는 고난인지 질문을 하게 하는 순간들도 분명히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거친 바람도 불고 배고픔도 느끼며 기나긴 외로움도 느껴야 하는 학창 시절과 가정환경도 지나가야 하는 긴 터널임을 알게 된다. 그 시간들로 단단하게 뿌리가 내려지면서 큰 나무가 되도록 이끈 주변 어른들과 친구들, 첫사랑, 가족들이 있었음을 들려준다.

인류의 가장 중요한 유산은 이야기이다. 246


가난과 결여는 서로를 부르고

서로를 필요로 하게 했다.

쓸모없는 존재는 한 명도 없었다.

노인들도 아이들도 제 몫의 일들이 있었고...

공동체 속에서 우리 각자는 한 인간으로 강인했다.

선대의 낡은 관념과 관습 241



도련님으로 성장하는 사람보다는 거친 흙바닥을 맨발로 걸어간 사람이 더 좋다. 내면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굳은살이 베여있는 거친 손을 가진 노동자의 손과 깊고 짙은 주름살이 그들의 긴 노동의 삶을 말해주는 역사가 되는 얼굴을 더 좋아한다. 화려함보다는 솔직한 노동의 역사를 지닌 얼굴과 손, 남루하지만 거짓되지 않은 이들의 삶을 더 바라보게 된다. 좋은 세상을 꿈꾸었던 시인의 아버지의 짧은 생애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아버지의 의지가 움직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의 희생과 배려가 있었다는 것도 이 책에서 전해진다. 할머니와 젊은 어머니의 노고가 전해진다. 자주 볼 수 없었던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도 느껴진다. 젊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무너진 젊은 아내는 37살이었다. 4명의 자녀를 혼자서 남은 생애 책임진 여인이다. 무너진 여인이 두 번만 울었다고 시인은 어머니를 회상한다. 울음을 삼킨 여인은 강해져야만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학비를 벌기 위해, 생계비를 벌기 위해 혼자 타지에서 생활한 어머니를 기다린 어린 시인의 기억도 전해진다. 고무신을 보고 기뻐했던 순간과 어린 동생이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씻어놓은 고무신은 그리움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곁에서 지켜주지 못했던 어머니의 삶과 마음, 점점 야위어간 어머니의 인생만큼 시인의 외로움도 깊은 골짜기가 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외가에 손을 벌리지 않고 4남매를 키운 어머니의 고단한 여정의 힘은 남편을 향한 그리움과 신앙이 힘이 되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어머니의 이어지는 기도들이 여인의 삶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어머니 / 그들이 내 안에 살아있다. 그들이 내 안에서 말을 한다. 우리는 그 모든 걸 품은 위대한 역사적 존재다. 아무리 오늘이 힘들어도, 다시 고난이 닥쳐와도,... 너에겐 누구도 갖지 못한 미지의 날들이 있고 여정의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어. 그 눈물이 꽃이 되고 그 눈빛이 길이 될 거야. 247 ~ 248

할머니와 청년 이야기 / 미군들도 월남 청년들 많이 죽었다. 힘을 잘못 썼다. 나도 한이 큰데 ... 할머니 말씀처럼 ... 힘을 잘 써야 한다... 그러고 싶어 그러했겠는가... 한 많은 세상 한 많은 사람들... 악한 건 못 들게 선한 마음 북돋아 가거라 178



기도가 유유히 흐른 집안에서 바른 사람이 되도록 일러주신 할머니가 멋지게 기억 속에 남는다. 어른의 진정한 모습이 할머니에게서 보인다. 신부님의 경청하는 모습에서도 배우게 된다. 가난한 이들의 곁에서 들어주는 신부님과 필요한 기도가 무엇인지도 일러주는 동행자가 있었음을 보게 된다. 말없이 어린 시인의 곁에서 촛불을 밝혀주면서 기다려준 선생님도 있다. 책들을 일주일마다 채워 넣어준 선생님의 마음과 손길이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벙어리 누나와의 추억도 그를 키워낸다. 초등학교 졸업식날 친구와 나눈 대화와 함께 국밥을 먹었던 사연도 기억에 남는다. 학교란 무엇인지 다시금 살펴보게 된다. 공부 1등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등교 전 논밭일을 몇 시간씩 하고 등교한 친구의 졸음은 노동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친구가 선물해 준 것과 그가 마지막 졸업장이라고 말하는 이유와 목수가 된다는 말과 함께 마을 형과 누나들이 일을 하기 위해 도시로 나가는 상황들도 씁쓸하게 이해하게 된다. 가난하다는 것은 어린 노동자들을 일찍 노동시장으로 데려다 놓는다. 배움의 기회는 사라진다. 식모가 되고 일용직과 공장 노동자가 된다. 이들의 생애까지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먹먹해지는 마음으로 주변에서 사라진 마을 형과 누나들의 사연들도 아프게 그려진다.

몸에 힘을 빼라. 온몸에 힘을 빼고 텅 비우면 절대로 안 가라앉는다. 144

내 눈은 멀었으나 다 보고 느껴지는 것이 있어. 사람의 마음씨는 못 속이는 법. 고생은 피할 수 없는 것. 자네도 우리 숙이도. 힘든 거 아픈 거 쓰린 것 다 영약이니 고생을 달게 삼켜야 해. 원한은 말이야. 참말로 중요한 것. 원은 보듬고 풀어서 해원해야 하나, 한은 깊이 고이 품어 가야 하는 것... 한에서 정도 나고 눈물도 나고 힘도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109

굽히지 말고 걸어가소. 선령들이 지켜 줄 것이야. 110



분명한 건 고통과 시련, 절망의 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사실이다.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지는 내용이다. 머리를 쓰는 노동과 몸을 사용하는 노동의 가치가 균등하게 대우받는 사회가 살기 좋은 세상이다. 악함으로 이득을 취하는 구성원이 아닌 정직한 노동으로 잘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한 사회, 불공정함이 넘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힘이 되는 등불이 되는 글귀들을 부여잡게 한다. 할머니의 가르침,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전해진다. 학식으로 높아지는 사람보다는 경험으로 일러주는 가르침으로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일러준 이야기들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훈장님이 일러주는 말들도 밑줄을 긋게 된다. 귀한 말들로 바른 어른이 되어야 하는 이유들이 즐비해진다. 자본주의에 휩쓸리지 않는 지조와 현명함을 일깨워주는 여러 가르침들이다.



친일파를 분별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도 들려준다. 시인이 선택한 것들과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들도 드러난다. 지금의 시인의 삶의 지표가 된 가르침들이 이 책에서 전해진다. 시인의 책은 처음이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펼친 책이다. 읽지 않았다면 아쉬웠을 듯하다. 시인의 책들을 릴레이 독서하게 만든다. 시인을 처음으로 알게 된 건 시와 사진들이었다. 흑백의 사진들과 시어들은 강열했다. 그 발걸음과 의지가 무척 궁금했었다. 그렇게 시인의 책들과도 계속 만나게 된다. 어른인지 아이인지 자신을 거듭 살펴보게 된다. 잘 살아가고 있는지 계속 돌아보게 한다. 좋은 어른을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는 연습이 필요하다. 미디어의 자극성에 휩쓸리지 않도록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자 책과 영화들을 찾게 된다. 신앙도 다르지가 않다. 기도의 힘은 위대하다. 매일 기도한 시인의 가족들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든든한 힘이 되어주면서 뿌리가 되는 내용들이다.

나에게 성서는 울음의 책... 울음이야말로 복음... 눈물이야말로 은총... 가난하고 불운하고 슬픈 눈을 가진 예수. 고난받으면서도 사랑이 제일이라고, 사랑이 처음이자 전부라고, 사랑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애통하고 분노하고 울면서도, 죽음보다 강한 사랑으로 '다 이루었다' 기꺼이 죽어간 예수 55

영성체는 영혼의 양식인 것, 나누어 먹는 조각들로 일치를 이루는 것 56

거룩한 마음가짐과 삼가함의 자세와 사랑은 나눔이라는 신비 56

몸에 힘을 빼라. 온몸에 힘을 빼고 텅 비우면 절대로 안 가라앉는다. - P144

쓸모없는 존재는 한 명도 없었다.

노인들도 아이들도 제 몫의 일들이 있었고...

공동체 속에서 우리 각자는 한 인간으로 강인했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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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 보면 알게 되는 저학년 전 과목 퀴즈 소문난 국어 6
이창우 지음 / 글송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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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 보면 알게 되는 저학년 관용구』에 이어서 고른 저학년 추천도서이다. 저학년 학습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있게 배워야 하는데 복습하는 확인 단계도 흥미를 유발해 주는 도서가 최적이다. 딱딱한 학습지가 아닌 재미있는 그림들이 학습하는 기분을 달아나게 하는 도서이다.

즐겁게 풀 수 있는 퀴즈가 제공된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도덕, 안전한 생활, 미술, 음악, 체육, 영어, 상식 문제들이 쉽고 간단하게 구성된다. 초등 저학년 눈높이에 맞춘 98개의 퀴즈가 내용을 꽉 채운다.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은 초등 저학년 전과목을 골고루 익히는 과정이 된다.



교과서 지식을 쌓는 학습과정이 된다. 재미있는 그림들이 페이지들마다 가득히 채워져 있어서 즐겁게 학습하면서 복습도 할 수 있는 과정이 된다. 한 권씩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움의 장이 된다. 재미있는 퀴즈들이 제공되기에 배우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된 도서이다. 집중력을 유발하면서 사고력을 요하는 퀴즈들이 제공된다. 초등 저학년은 퀴즈를 풀듯이 문제를 맞히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상상력을 자극하는 퀴즈들이 제공되면서 아이들만의 기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퀴즈들도 만나게 된다.



초등 저학년 아동들의 성장과정에 맞춘 적절한 창의력도 자극하는 퀴즈가 제공된다. 총 98개의 퀴즈가 제공되는 만큼 적지 않은 퀴즈 문제를 푸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된다. 초등 저학년들은 무조건 흥미를 유발하면서 재미있는 학습이 제공되어야 배우는 재미, 퀴즈를 맞히는 재미, 자연스럽게 배우는 재미까지 느끼게 된다. 기획된 의도와 아동들의 적절한 학습적인 면도 채워주는 시리즈이다. 한 권씩 만나는 재미가 솔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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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걸려온 전화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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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문맹』, 『어제』, 『르 몽스트르』,『아무튼』 작품의 유명한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작가에 대한 소개글부터 읽었기에 소설들이 가볍지가 않다. 시계공장에서 긴 시간 노동을 하고 집필한 소설들이다. <작가>라는 소설도 예리함으로 읽게 된다. 고독과 침묵과 공허를 공포스러운 세 가지 요소라고 손꼽는다. 집필하는 작가의 관점에서 이해하게 된다. 창작이라는 고독한 수행의 고초를 여러 작가들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

<집>소설에서 이사하는 사람들이 불행이 닥친 거라고 바라보면서 슬픈 일이라고 믿는다. 작가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았다. 그때의 기분을 이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기묘한 감정을 밀어 넣는다. 찹찹한 심정으로 소설을 읽게 된다. ​

<선생님들>소설은 읽으면서 섬뜩해진다. 로알드 달 단편소설인 환상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문학 선생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줄넘기와 7년 동안의 감옥살이에도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온갖 종류의 교육을 감옥에서 받았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화자가 있다. 살인자의 관점에서 감옥과 피해자를 보는 시선은 다르다. <마이 데몬>드라마에서 악마가 된 재벌의 아들이 아들을 훈육하는 태도와 어머니를 살해하면서도 정당하다고 말하는 독백이 떠오른다. 악행을 저지르는 자에게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서 간수와 감옥, 교도소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게 된다. ​



<나는 더 이상 먹지 않는다>소설도 짧은 이야기이지만 강열한 잔상을 남긴다. 유일하게 먹는 옥수수와 강낭콩을 설명하면서 토끼고기 스튜를 손님들에게 대접하면서 진실을 드러내는 순간 암전하는 무대가 된다. 우리가 먹는 식품과 사용하는 화학제품과 거주하는 공간에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실을 덮고 있는 거짓과 진실을 대면하는 간극에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세상을 얼마나 이해하면서 소비하고 생활하는지 소설을 통해서 상기하게 된다.

무엇인가를 회상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어.

회상할게 없었던 거야.

너희 추억, 너희 젊음, 너의 힘, 너의 인생을

공장이 전부 가져가 버렸거든.

공장한 네게 피곤함만 남겼어.

40년간의 노동은 치명적인 피로감을 남긴 거야. 35

대도시의 빈민촌.

그곳이 빈민촌인 이유는 어떻게 부자가 될지,

언제 부자가 되어 다른 곳으로 갈지

알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 아닐까? 22

<어느 노동자의 죽음>소설에서는 시계공장이 등장한다. 실제 작가의 노동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그 공장은 시계와 시체도 만들었다는 의미심장한 문장은 죽음을 언급한다. 공장에서의 노동이 가져가버린 것들이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면서 열거된다. 피로감에 빼앗긴 추억과 젊음, 인생을 보상받지 못할 공장에서의 노동을 집요하게 직시한 작가의 통찰이 전해진다. 우리의 시간도 다르지가 않다. 좋은 날들이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노동하다가 죽음을 맞이해서는 안된다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소설이다. 인생도 소중하기에 즐겨야 한다.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추억과 젊음, 힘, 인생을 놓치지 말라고 한다. 노동만 하다가 회상할 것이 없는 인생으로 죽음을 맞이해서는 안된다. <아침 그리고 저녁>소설이 생각난다. 소소한 것들과 정을 나누는 이웃이 되도록 다시 둘러본다. 행복의 정의를 이해할수록 넉넉해지는 일상을 더욱 세밀하게 느끼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죽음이 자주 등장한다. 되돌리고 싶지만 조각상이 되어 돌아갈 수 없는 영혼의 이야기도 강하게 자리잡는 <북역행 기차>도 기억에 남는 소설이 된다.



<도끼>소설은 시작부터가 강열하게 기억된 작품이다. 너무나도 강하게 강타하는 작품이라 작가를 더 알고 싶어지게 만든다. 나머지 작품들도 모두가 힘이 넘친다. 짧지만 여운이 남는 여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충분하다고 작품들마다 느끼게 된다. 부부의 침실에서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다. 아내는 창문을 바라본 후 뒤돌아선다. 그리고 도끼에 피살된 남편을 발견한다. 그녀는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은 이가 아내의 이야기와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고자 전화를 하는데 이때 아내의 기분 상태를 알려주는 대화가 인상적이다. 홀가분하다는 기분 상태, 짐을 내려놓았다는 만족감이 충만한 상태이다. 아주 오래된 짐이 사라진 기분이라는 아내의 마음을 기묘한 관점에서 살펴보게 된다. 무거운 짐처럼 서로를 눌러놓는 관계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가족이라는 관계가 너무 무거워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걷게 하는 관계는 비정상적인 가족관계이다. 아내의 말의 진실보다는 이 부부의 관계는 어떠한 무게감을 지닌 사이였는지에 살펴보게 한다.



짧은 소설들이다. 소설들이 생각해야 하는 시간을 요구하는 만큼 무수히 많이 책장을 덮으면서 여러 번 쉼표를 찍으면서 읽은 작품이다. 긴 시간 집필한 소설이라고 책은 소개한다. 읽은 독자도 무수히 긴 시간을 같은 발걸음으로 보폭을 유지하면서 읽게 만든다. 어떤 마음으로 집필하고 구성하였을지 문장들과 이야기들마다 충분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유명한 작가이지만 이 책이 처음으로 만나는 시간이라 다른 작품들까지 릴레이 독서를 할 계획이다. 멋진 작가를 한 명 만나는 멋진 날이 된다.

나는 아내와 아이들을 버렸어.

위대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나는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했소.

그러나 이제 돌아가고 싶소. 17

나는 늙고 혼자이지만

내 집에 있으니 행복할 것이다. 23

저는 아주 홀가분했어요.

짐을 내려놓는 기분이었거든요.

아주 오래전부터 짊어지고 있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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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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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청소년들의 10년간의 기록들이 전해진다. 8명의 청소년들이 10년이 지나는 동안 일어난 변화들을 통해서 관련된 제도들과 진료 탐색과정들이 전해진다. 그들이 지나온 청소년 시절의 교육 제도까지도 살펴보게 되면서 문제점들과 사회적 지형이 어떠했는지도 보게 된다. 더불어 깊게 살펴보면서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사회적 문제와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지도 짚어낸다. 가난은 어떻게 대물림이 되는지도 세밀하게 살펴보게 된다. 감정적으로도 불안과 우울감이 깊게 자리잡은 이유들도 살펴보게 된다. 부모들의 성장 환경과 빈곤층 청소년들의 성장환경까지도 설명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한 이들의 10년간의 기록들은 사회적 문제와 함께 대안들을 살펴보게 하는 내용들이 된다.

 


'교육자본론'으로 교육비가 지원되는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방지책이 아님을 보여준다. 빈곤층 청소년들이 자구책으로 선택한 대학생활은 또 다른 난관이 있음을 보게 된다. 출발선이 다른 출발을 하는 이들이 노력하여도 제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들도 설명된다. 가난을 증명하라는 방식의 시스템이 두드러지게 부각된다. 그리고 가난은 사회적,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약한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도 짚어준다.

 


일하는 청소년들의 착취 문제와 현장실습의 문제, 산업재해 사고까지도 조명한다. 꿈을 가지고 사회 일원으로 출발하려고 하는 의지를 기성세대는 울타리가 되고 있는지 질문을 하게 된다. 응원해주며 울타리가 되지 못하는 사회는 안전한 사회가 되지 못한다. 노예로 착취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존재는 좌절을 너무 일찍 맛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청소년들에게는 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경험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127

 

사회의 지배적 가치를 별 갈등 없이 받아들였고 65

 

1인 가족.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정. 장애가족. 재결합 가족. 다문화가족. 동성가족

현대 사회는 매우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한다. 정책의 우선순위에서는 밀려나 있다. (예시_ 미혼모 지원 정책) 64

 

 

빠담빠담」 드라마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현석의 사연과 『쉿밥일지』 책이 거론되는 수정의 뒷이야기까지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빈곤과 역량을 설명하는 글귀도 인상적이다.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이 빈곤이라는 정의가 강하게 자리잡는다.

 


'실질적인 자유'가 있는 삶인지 아닌지를 모두가 고찰해 보게 하는 순간이 된다. 빈곤의 정의를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대로 정리해 보게 된다. 상위 1%를 위해 나머지 99%가 노동하는 삶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 된다.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로 규정해야 한다."

역량은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이다.

아마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 갈라파고스 146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지 저자는 제시한다. 더불어 학교 선생님들의 변화되는 관심까지도 필요하다는 것도 제시된다. 무관심하였던 학교 담임선생님이 있어서 사각지대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던 이 청소년들의 미래에 모두의 책임의식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 된다.

 


소설보다 겨울』의 김기태 작가의 <보편 교양>이 떠오른다. 배운 사람의 사고 회로가 이대로 괜찮은지 질문하는 글귀가 다시 소환된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의 어른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들은 어떤 자세로 어떤 마음으로 이들을 돕고 있는지 질문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정책이 온전하게 움직이며 보완되는 시스템이기를 희망하지만 미비한 맹점을 드러내는 것을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도 보게 된다.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기성세대가 해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쉽지 않았을 10년간의 준비과정과 협조한 8명의 청소년들이 있었기에 부족한 사회적 시스템을 더욱 이해하게 된다. 가정환경이 불안전하여 위태로워 보이는 가정의 학생들이라 마음이 많이 불편해지는 사연들이라 몇 번을 책을 덮고 다시 펼쳤는지 모른다. 불편한 마음이 이렇게 무거워지는데 그 삶을 혼자서 감당하였을 8명의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다는 것에 다시금 큰 호흡을 하게 된다. 가족의 무관심과 방치, 방임이라는 환경에 노출된 연우 사연, 종교적 문제로 엄마가 가출한 영성의 사연, 단단한 내면과 성찰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지현의 사연도 기억하게 된다. 사색하는 힘을 가지면서 스스로 준비하는 인생을 선택하는 학생의 사연이 가장 인상적이다. 돈이 많지 않지만 화목하고 평범한 가정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게 되는 인터뷰 내용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가장 자주 언급된 이 말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인지도 고찰하게 한다.

 


가난해도 가족 간에 충분히 화목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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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기 - 뭘 하든 내가 결정한 대로, 나답게 사는 방법
차이웨이 지음, 유연지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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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법이 전해진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인생을 망치면서 살고 있지는 않는지 질문을 한다. 남의 평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지 않는지도 돌아보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는지도 질문을 한다. 우유부단하게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애쓰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도 알려주면서 인생을 다시 재정비하도록 돕는다.


남의 시선을 생각하느라 불안하고 위축되는 삶을 사는지 질문을 한다. 나쁜 관계를 끊지 못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왕따를 당할까 봐 거절을 못하고 있지 않는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질문한다. 멘탈이 약한 사람은 소극적인 삶을 살기에 유리 멘탈을 다이아몬드 멘탈로 바꾸어주는 내용이 전해진다. 중국에서 출간 즉시 자기계발도서 1위인 저자이다. 500대 기업 여성 임원을 지낸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이다.


가독성이 좋은 구성이라 읽기 편하다. 자기 절제력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기 절제력은 인생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고통을 줄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다. 자율적인 사람은 게으름, 식탐, 도피 본능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삶의 규칙을 만들어 나아간다." (213쪽) 흐지부지 조율이 필요해진 시점에 펼친 책이다. 덕분에 다시 각오도 새롭게 재정비하게 된다. 식단 관리가 제일 어려운 시점이라 매번 반성이 많아지는 시점이라 다시 식단을 꼼꼼하게 살펴보게 된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설명된다. 이 감정을 제대로 인지해야 행복해진다.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도 거듭 강조된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자신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습관인지도 전해진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와 내가 누구인지 자주 질문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러한 질문을 놓치지 않고 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독서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의외로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행복한지도 불행한지도 모른 상태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있는지, 영혼이 파괴되지 않았는지 우리는 매순간 살펴야 한다. 감정과 마음을 차분히 살펴야 하는 주체는 바로 자신이다. 자신을 사랑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랑할떄도 이것이 일순위가 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현현하게 자리잡는 내용이 된다.

바꾸고 싶다면 실행이 답이다 165

진정한 행복은 우리가 만족감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감정...

남들에게 뽐내려고 하지 말고

남과 비교하려고 하지 마라.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잘 살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275



바로 움직이야 한다. 실행력이 격차를 만든다고 전한다. 겨울이라 조금 나태해졌던 마음을 다잡게 되는 계기가 되어준 책이다. 다시 골고루 식단을 준비하면서 다양하게 섭취하고 있다. 휴대폰 의존증이 심각한 현대인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책을 가까이에 두고 읽는 편이라 휴대폰 의존증은 없는 편이다. 고독을 예찬하는 저자의 응원에 공감하게 된다. 계획한 일은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견디어 내는 순간만이 성공이라는 결실을 만들어 낸다. 오늘을 열심히 견디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집중과 단순화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 스티브 잡스의 글귀도 부여잡는다. 일상을 더욱 단순화시키게 된다. 가장 하기 싫은 것부터 1순위에 놓고 바로 움직이게 된다. 일의 우선순위와 중요한 일에 집중하여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부정적 에너지는 위험한 늪이라고 강조한다.

고독을 견디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247

집중과 단순화가 성공의 비결이다 스티브 잡스 214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 26

현재를 살아라 51





바꾸고 싶다면 실행이 답이다 - P165

진정한 행복은 우리가 만족감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감정...남들에게 뽐내려고 하지 말고 남과 비교하려고 하지 마라.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잘 살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P275

자기 절제력은 인생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고통을 줄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다. 자율적인 사람은 게으름, 식탐, 도피 본능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삶의 규칙을 만들어 나아간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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