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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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의 장편소설이다. 책장의 책먼지들을 청소하면서 다시 펼친 이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장편소설은 더 깊어지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십자가들이 도심에 가득하지만 도시생활에 지친 수많은 사람들의 한숨과 불안, 두려움이 더 짚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소설에 등장하는 구두장이의 친절과 선함을 대조하지 않을수가 없다. 무신론자 비슷하게 보였던 구두장이가 화자 가족들에게 보여준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 빛인지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다.

1부와 2부로 나뉘면서 화자의 출생과 화자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태어나는 순간의 초초함과 기다림, 불안과 기쁨이 혼재하는 시간을 작가만의 문체로 아름답게 그려낸다.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면서 이름의 의미까지도 차분히 들려주기 시작한다. 기대와 기쁨으로 아기가 태어나지만 삶은 녹록지 않아 배고픔과 힘겨움이 인생에 깊게 드리우지만 아내와의 사랑과 결혼, 아이들의 출생과 양육의 고단함과 힘겨움 속에서도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의 기쁨이 있었던 이유들이 전해진다.

이제는 아내마저 죽고 혼자 집으로 귀가하는 시간이 헛헛한지도 들려주기 시작한다. 고단하고 힘겨운 삶이지만 돌아갈 집에 있는 아내의 존재 유무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러한 것이다. 혼자 살고 홀로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 작가는 화자를 통해서 보여준다. 화려한 인물도 아니고 유명하지도 않았던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간 삶이지만 죽음을 앞둔 시점에 자신이 무엇이었는지 차분히 자신의 탄생과 사랑, 인생을 돌아보기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쓰임을 다하였는지도 돌아보면서 나이들고 자신의 무게를 유지하면서 돌아보기 시작하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들려준다. 탄생과 죽음, 아침과 저녁은 그러한 의미들로 독자들과 호흡하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도 고요하게, 의연하게, 담담하게 죽음과 삶을 홀연히 받아들이는 화자를 만나게 된다.



특별하지도 않고 평범한 순간, 공간, 물건, 경험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 들려준다. 다르게 보는 식견, 경험들을 많이 누리는 사람이 부자라는 것을 작가의 소설을 통해서 발견한다. 이사를 하게 되면서 새로운 거주지를 찾고자 새로운 집들을 많이 보았던 경험에서도 배운 것들이 많다. 더불어 이삿짐 견적을 의뢰하면서 방문한 직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지금까지 견적을 보았지만 이렇게 짐이 없는 집은 처음이네요."이다. 미니멀라이프가 얼마나 경이롭고 행복한 경험이며 보물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소유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소설의 구두장이처럼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화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하며 종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이 소설의 구두장이를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구두장이. 그는 무신론자 비슷하게 비쳤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구두장이는 친절하고 선한 사람이었다. 52


에르나(아내)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렇다면 신이 나서 집으로 갈 텐데. - P103

아버지... 자애롭고 선한 사람이었으며,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애써 일했다. - P119

요한네스는 싱네를 바라보며 벅찬 사랑을 느낀다. - P134

평소와 다름없는 물건들인데 왠지 귀해 보이며 금빛으로 반짝인다... 다르게 보고 경험하는 것 - P44

자신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쓰였는지, 모든 것이 그 자신처럼 나이 들어, 각자의 무게를 지탱하며 거기 서서, 전에는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고요를 내뿜고 있다... 물건들은 제각기 지금까지 해온 일들로 인해 무겁고, 동시에 가볍다. 가름할 수 없을 만큼. - P43

구두장이. 그는 무신론자 비슷하게 비쳤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구두장이는 친절하고 선한 사람이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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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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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더워진 계절에 추리소설 한 권에 푹 빠져서 보면 어떨까 싶어서 고른 신간소설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이다.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를 석권한 작가 소개글과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옮긴 번역가의 책이라 기대감을 감추기가 어려웠던 추리소설이다. 시계 수리를 위해 찾은 시계집에는 20대 중반 젊은 여성이 시계를 수리하고 있는데 벽면에 붙은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 '알리바이를 찾아드립니다'라는 문구에 의문을 가지면서 점주에게 문의하면서 이야기를 시작된다.

할아버지가 운영한 시계점을 이어받은 손녀가 시계수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알리바이를 깨드리는, 알리바이를 찾아주는 일이 하나씩 섭외되면서 사건들이 하나씩 어떻게 해결되는지 명쾌하게 보여주는 추리소설이다.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확연히 달라서 밀도가 꽤 높은 추리소설이라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젊은 여성의 명쾌한 추리력에 놀라움을 감추기가 어려웠던 멋진 작품이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의 알리바이를 추리하면서 어떤 속임수가 있는지를 교묘하게 찾아내는 예리한 추리력과 관찰력, 유추하는 놀라운 논리력에 몇 번을 감탄하였는지 모른다. 화자인 수사과 형사도 인정하는 시계점의 젊은 사장이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에게 배우고 습득한 놀라운 추리력은 영재교육과 흡사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유를 독자들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알리바이 깨기를 할 때의 착안점과 생각하는 방식을 알려주셨죠. 할아버지가... 대단한 영재교육 186


어딘가에 속임수가 있는 201

보이는 것이 진실의 전부가 아님을 추리소설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를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다각도로 비틀어 사고하고 추리하는 놀라운 실력을 다양한 사건 의뢰를 통해서 배우게 된다.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 그들이 어떤 범행 동기를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수사과 형사도 놓치는 진실을 시계점 사장은 형사의 수집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거짓된 진실들을 명쾌하게 밝히기 시작하면서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시작한다.

충동, 우연, 오해가 알리바이를 충족하기도 하고 배신이 사건의 진실이 되기도 한다. 속임수가 어떤 트랙으로 숨겨져 있는지를 찾아내고 명석하게 알리바이를 깨기도 하고 찾아내기도 하는 놀라운 추리력에는 과학적인 상식이 기본지식이 되고 있음을 확인한 소설이다. 사망 추정 시간과 범행 시간을 추리하지만 이것마저도 범인의 속임수였음을 뒤늦게 확인하게 되는 이유들도 명쾌하게 전해진다.

지루할 틈이 전혀 없고, 꽉 채워진 놀라운 범인의 과학적인 속임수를 찾아내는 시계점 젊은 사장의 추리력에 점점 빠져들었던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 작가가 법의학, 사회학, 심리학 책들을 많이 읽는 이유도 이 추리소설의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서 총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평범하지 않은 추리소설,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가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서 전해져서 매일 밤독서로 1순위로 골라서 읽은 여름날 추리소설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형사와 함께 추리하면서 찾아보지만 매번 헛수고를 하는 반복을 하여도 감탄을 연거푸 하면서 읽은 추리소설이다.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놀라운 실력에 푹뼈져서 읽은 작품이다. 일본에서 인기있는 추리소설 작가라고 인정받는 이유를 한 권의 추리소설만 읽어도 공감하게 될 여름에 읽기 좋은 추리소설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이다.

알리바이 트릭을 깨려면 아주 사소한 점 하나하나까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빛과 그림자의 방향, 바람 방향, 찍혀있는 사람이 입고 있는 옷, 벽의 얼룩... 할아버지 가르침 204

알리바이 깨기를 할 때의 착안점과 생각하는 방식을 알려주셨죠. 할아버지가... 대단한 영재교육 - P186

어딘가에 속임수가 있는 - P201

알리바이 트릭을 깨려면 아주 사소한 점 하나하나까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빛과 그림자의 방향, 바람 방향, 찍혀있는 사람이 입고 있는 옷, 벽의 얼룩... 할아버지 가르침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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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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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숫자에 대해 언급하는 문장이 소설 앞에 등장한다. 왜 이 문장을 작가가 선택하였을지 부여잡으면서 첫 문장을 읽고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었던 소설이다. 가독성이 좋아서 책장은 술술 넘어가고 평범한 직장인이 갑자기 납치당하면서 사건은 긴박해진다.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가 죽을 수 있다는 사황에서 기도를 하게 된다. 왜 자신이 납치를 당하고 있는지 이유를 찾고자 하지만 찾지 못하면서 고난과 불행에 대해 거듭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세상 모든 일이 이유가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건 그냥 사고예요. 195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고라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소설이 떠오르는 문장이기도 하다. 불행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소설에서도 확인하게 되면서 화자인 장은 자신을 납치한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왜 납치된 것인가. 왜 살려둔 것인지 함께 의문을 가지면서 의문스러운 상황 전개가 거듭되는 이유들을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말뚝들이 세상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살아있지 않은 말뚝에게서 발견된 증거 1호가 화자인 장과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말뚝과 함께 하면 이유 모를 눈물이 흐르면서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정부는 재난문자를 보내지만 형식적일 뿐 효율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말뚝 수거팀은 명령에 의해 수거하지만 누가 지시하였는지는 답변하지 못한다.

계엄령. 권총. 즉결 처형당할 수도 216

야당 정치인들을 전부 잡아들여 계엄 해제를 원천 봉쇄 217

계엄령이 시작되면서 펼치지는 군인, 총, 정치인 구금 등 즉결 사살이라는 긴박감과 위급함이 흐르기 시작한다. 우리도 경험한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하고 위급한 상황에 내몰렸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국민이 단합하면서 위기를 이겨낸 그때의 상황을 다시 떠올리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던 장면이다. 정부와 기업이 서로 말뚝 1호를 가지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하면서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장은 말뚝을 지키기 시작하는 이유도 전해진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중독 증세, 중독으로 죽은 노동자가 말뚝 1호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사고와 죽음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기업은 생명이 위험한 일은 하청업체를 통해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막으로 사용하면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구조이다. 최근에도 폭발사고로 아까운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와 암 발병으로 긴 세월 소송으로 싸운 기업과 노동자의 억울한 사연도 함께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은 쌍놈...... 쌍놈인 것이다. 회사에 메인... 노비다. 21

큰 부자는 원래 빚이 많고, 너무 큰 빚은 빚이 아니라 권력이어서 새 기회를 받는 것뿐... 세상은 원래 그렇게 돌아간다. 49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문화, 관습과 관행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말뚝들의 눈물과 죽은 사연들에서 찾게 된다. 뒤틀린 사회의 관행, 책임회피하는 기업과 하청업체의 노동자 죽음은 외면이 아닌 관심으로 정면으로 다룰 사회문제임을 소설을 통해서 거듭 확인한 이야기이다. 장은 외국인 노동자의 죽음, 치료받기 위해 자신을 찾았던 외국인 노동자에게 50만 원을 빌려준 사연, 말뚝인 된 그 노동자의 자녀를 알아보면서 서로 대화 나누며 인사하는 마지막 장면은 의미심장한 엔딩이다.

말뚝의 눈물을 이해하고 그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하며 떠날 수 있도록 영혼을 보낸 장의 마음과 관심, 사랑이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 소설은 말하기 시작한다. 영혼의 숫자가 더없이 부족하다는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의 진중한 글과 마음이 작가가 이 소설을 집필한 이유라는 것을 뭉클하게 이해한 시간이다.

쌍놈이라는 노동자, 아무리 노력해도 출신으로 계급이 생기는 문화, 파벌싸움에 줄타기를 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믿는 성공신화, 암 발병하는 환경에 투입된 노동자들의 암 투병과 죽음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영혼은 영혼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거듭 확인시켜준 소설이다. 말뚝 1호 테믈렌, 그는 허구적 존재가 아니다. 지금까지 존재하였고 현재도 존재하고 있는 이 시대의 노동자, 바로 우리들이다. 기득권은 노동을 하지 않는다. 불로소득으로 취득한 이윤이 정당하다고 손을 번쩍 들어주는 것이 옮은 것인지, 노동자의 땀을 외면하고 극소수의 기업가와 임원들의 손을 잡는 것이 99%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질문도 던지게 한 작품이다.

기업의 죄는 검색창에서 사라지는 세상, 추앙하도록 조장하는 언론 기사, 편중된 기사 검색 상위 노출이 공정하지 않다는 질책에도 여전히 기울어진 저울로 사회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서 읽은 내용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인물이 되어버린 소설 속의 그가 누구인지, 검색에서도 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도 짐작하면서 마지막 장을 덮었다. 눈물이 소재가 되었던 작가의 <엉엉>소설을 소장하고 있어서 다시 책장에서 꺼내 작가의 새로운 <말뚝들>에서도 눈물을 마주한 시간이다. 작가가 응시한 끝이 무엇인지, 그들이 누구인지 알기에 작가의 다른 소설도 릴레이 독서할 계획이다.

이야기 하나

첫 문장/ 불행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고 장은 생각한 일이 있다. 11

마지막 문장 / 장은 자신이 아는 죽은 모든 사람과 테이를 생각했다. 144



계엄령. 권총. 즉결 처형당할 수도 - P216

야당 정치인들을 전부 잡아들여 계엄 해제를 원천 봉쇄 - P217

장은 쌍놈...... 쌍놈인 것이다. 회사에 메인... 노비다. - P21

큰 부자는 원래 빚이 많고, 너무 큰 빚은 빚이 아니라 권력이어서 새 기회를 받는 것뿐... 세상은 원래 그렇게 돌아간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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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함을 낙천적으로 승화시키는 힘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꿈이 있었지만 현실적 상황에 발목이 묶여 타의에 의해 가장 역할을 하여야 하는 현실적 상황을 이겨내는 낙천적 깨달음이 전해지는 자전적 소설이며 성장 소설이다. 책장은 빠르게 넘어가면서 가독성이 좋은 이야기라 독서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소설이다.

세상 많은 것이 영원히 끔찍해요. 아무리 농담해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눈물이 안 닦여요. 아무리 농담해 봤자 고통을 감히 가볍게 만들 수 없으니까. 죽음과 폭력, 재난과 참사가 우스워질 수 없으니까요... 친족 성폭력... 국가 폭력 254


고단한 세상살이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을수가 없다. 적절한 냉소와 외면, 기대감을 감추지 않지만 어김없는 좌절이 반복되는 생을 거듭하면서 현명한 삶의 자세를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터득하고 깨닫게 된다. 언어에 대한 편집자 에세이를 최근에 읽고 말과 언어, 침묵을 지긋하게 응시한 계절에 책장의 먼지를 닦으면서 이 소설을 다시 펼쳐보면서 풋내기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깨달은 농담과 침묵의 절묘한 경계가 얼마나 위대한 성장이었는지 반짝거리는 마음으로 발견한 소설이다.

울부짖는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는 사회이지만 자기 고통을 적절히 다루는 이야기는 들어주는 사회에서 작가가 접근한 방식이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젊은 소설이라 흥미롭게 읽은 작품이다. 이기적이면서 재수 없는 사회에 터득한 작가만의 방식으로 귀 기울이면서 듣는 자전적 소설이라 몰입도도 높으면서 기억에 남을 작가의 이름을 새겨 넣은 젊은 작가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히죽거리는 웃음과 농담속에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묵직한 무게감을 지울 수가 없었던 이유부터 짚어보게 된다. 봉사를 하지만 봉사를 받은 사람은 외할아버지의 딸이라고 사실도 기억에 남는다. 외할아버지가 고아가 되어 어린 시절부터 빵을 만들어야 했던 이야기와 사고로 병원에 도착했지만 방치되어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던 이야기도 전해진다. 상처가 아물지 않은 어린 고아의 머리를 내리치는 사회적 폭력에 익숙해진 외할아버지는 『마담 보바리』소설에 등장하는 연설문을 듣고 흩어지는 노예 생활자들의 반복되고 성찰하지 않는 영원한 노예적 삶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외할아버지의 모순적인 삶의 방식도 소설에 등장하면서 작가의 시선에서 정확하게 짚어내는 맥락을 발견하는 재미도 주는 작품이다. 세상이 시끄러운 이슈로 등장한 스타벅스 마케팅 전략도 떠올리면서 읽은 문장도 등장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곤봉으로 내리치는 사람, 머리가 터진 사람, 다리가 터진 사람, 거대한 영안실... 때리는 사람도 사람이고 맞는 사람도 사람이고" (245쪽) 처참한 현장이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에서도 전해지는 만큼 국가폭력에 저항한 평범한 소시민들의 죽음은 기업의 이윤창출 마케팅으로 이용된 것에 분노한 국민의 불매운동의 확고한 이유도 짚어내면서 읽은 이야기이다.

종교적 이야기도 꽤 흥미롭게 전해진다. 신을 거부한 성당 이야기와 기독교를 받아들인 최초의 페미니즘에 대한 내용도 만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내용 중의 하나이다. 여성을 향해 누군가는 창녀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처녀라고 말하는 이중적인 사회적 모순도 번쩍 올려서 꼬집는다. 무심하게 익숙해진 사회적 관습과 어휘가 여성을 억압한 것들이었는지 차분히 짚어보게 하는 내용이다.

'바르게 살자'라는 구호가 새겨진 비석...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에서 세운 것...

'삼청교육대'의 후산 226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한 일들이 화자에 의해 다시 덧칠되면서 희망을 어머니에게 보여주고 있는 자전적 소설이다. 고단한 삶이지만 농담과 웃음으로 이겨내는 기술, 정확하게 통찰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시대이다. 꽤 낙천적인 힘이 왜 필요한지 이 소설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사회적 모순을 답습하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해 버린다면 조지 오웰 고전소설 『동물농장』의 개, 돼지와 다름없는 노예적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며, 『마담 보바리』소설의 노예생활도 대물림되어 자녀에게 이어질 것이다. 분명한 건 부모보다는 더 나은 삶,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소신있는 삶, 주체적인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이 소설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세상 많은 것이 영원히 끔찍해요. 아무리 농담해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눈물이 안 닦여요. 아무리 농담해 봤자 고통을 감히 가볍게 만들 수 없으니까. 죽음과 폭력, 재난과 참사가 우스워질 수 없으니까요... 친족 성폭력... 국가 폭력 - P254

5.18 광주민주화운동... 곤봉으로 내리치는 사람, 머리가 터진 사람, 다리가 터진 사람, 거대한 영안실... 때리는 사람도 사람이고 맞는 사람도 사람이고
- P245

‘바르게 살자‘라는 구호가 새겨진 비석...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에서 세운 것...
‘삼청교육대‘의 후산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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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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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있는 『마담 보바리』 소설은 세계문학전집으로 '보바리즘'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소설이기도 하다. 현실의 삶을 부정하고 불만과 불안 증세를 보이면서 행복을 현실이 아닌 이상에서 찾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소설 마담 보바리 부인이 그러하다. 너무 큰 행복을 기대하다가 현재의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결국 자신의 행복을 모두 고갈시키는 여인의 삶이 그려지는 소설이다.

부인의 남편은 그녀와는 다른 모습으로 현실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한 그의 모습은 그녀의 야망과 욕망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부인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거짓말을 멈추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장님과 의족을 하게 된 마을 사람이 등장하고 젊은 꼽추 소녀와 신부, 상인들이 등장한다. 의료사고로 의족을 하게 된 사람의 사연도 기억에 남는 명장면 중의 하나가 된다.

무엇이 부인의 삶을 이렇게 피폐하게 만들었을지 살펴보지 않을수가 없다. 멈추지 않는 욕망과 거짓된 삶과 거짓말로 얼룩진 부인의 삶에서는 안정감과 평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불안과 불만이 가득한 그녀의 내면은 죽음의 순간까지도 그녀를 자유롭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이제 무엇에 대해서건, 누구에 대해서 더 이상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때때로 기이한 의견을 표현하기도 시작한다. 하나님의 불공평함을 증오... 떠들썩한 생활, 기면 무도회의 밤, 방자한 쾌락,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틀림없이 그런 것들이 가져다줄 격정을 선망했다. 107

그녀의 어리석음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그녀의 정부도 기억에 남는다. 그가 읽어낸 것들과 그녀가 읽어내지 못한 것들이 선명해지지만 부인은 여전히 자신의 어리석음이 무엇인지 통찰하지도 못하는 삶을 살아갈 뿐이다. 모성애조차도 보이지 않는 부인이 갑자기 하녀에게 자신의 딸을 데려오라고 말하는 모습도 아이러니하게 전개된다.

법을 준수하라는 의무에 대한 연설문이 등장하는데 로돌프는 진정한 의무가 무엇인지 제대로 짚어주기 시작하는 명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위대한 것을 느끼는 것이 우리의 의무하고 강조하면서 아름다운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회적 관습에 익숙해지는 것이 의무가 아니라고 로돌프는 강조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 왜 중요한 의무인지 상기시킨다. 토지개발, 앙상해진 산등성이를 바라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이유가 명확해지면서 환경보호하고 재활용에 동참하는 이유가 우리의 의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노예를 착취하는 것과 권력을 추앙하는 것이 얼마나 추악한 것인지 매만진 <참교육>이라는 넷플릭스 작품도 떠올려보면서 읽은 소설이다.

부르주아의 연설문을 들었지만 노예생활을 하는 그들은 의심도 하지 않고 반복되는 노예적 삶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노고와 땀이 불공정하게 배분되는 사회에 익숙해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사회적 문제를 매만지는 내용이지만 인지하지 못하고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군중은 다시 자신의 노예생활로 복귀할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책장에서 올해도 다시 꺼내서 읽은 소설로 진정한 의무가 무엇인지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서 재확인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연재된 소설로 그 당시 기소되었던 소설이라 그 시대에 기소된 이유가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기소되지 않을 내용이라 법의 상대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 사건이다. 이기적이고 쾌락적인 부인의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소설이 집필되고 읽는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는 고전소설인지가 중요해진다. 책표지 그림은 부인의 삶을 대변하면서 부인이 놓친 자신의 삶이 무엇이었지 선명해진 소설이다.



육체적 욕망, 돈에 대한 탐욕, 열정에서 오는 우수가 모두 같은 고뇌 속에서 뒤섞였다. - P170

권태가 더 무겁게 짓누른다. 이제 그녀는 집안일을 전혀 돌보지 않는다. 까다롭고 변덕스러워졌다. 전혀 다정하지도 않았고 남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도 못했다. - P106

그녀는 이제 무엇에 대해서건, 누구에 대해서 더 이상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때때로 기이한 의견을 표현하기도 시작한다. 하나님의 불공평함을 증오... 떠들썩한 생활, 기면 무도회의 밤, 방자한 쾌락,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틀림없이 그런 것들이 가져다줄 격정을 선망했다. - P107

의무란 위대한 것을 느끼고 아름다운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지, 사회의 온갖 관습과 그로 인해 강요되는 치욕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 P225

(연설문) 한가한 사람들의 무의미한 장식에 불과한 피상적인 지성이 아니라 심오하고 절도 있는 지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법을 준수하고 의미를 이행함으로써 ... (로돌프) 아! 또 저 소리. 언제나 의무, 의무, 저는 저 말에 진저리가 납니다.
- P224

(연설문) 계속하십시오! 끈기 있게 지속하십시오! ...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떤 정부도 그 고된 노동을 존중해 준 적이 없었던 겸손한 하인 여러분... 여러분의 괴로운 희생의 짐을 최대한 덜어 줄 것임을 믿어 주십시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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