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여름 2026 소설 보다
구소현.남궁지혜.박민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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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으로 잃은 재산을 복구하고자 석 달만 바짝 일하라고 제안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제안을 하는 인물과 제안을 받는 인물이 서로 주고받는 거래는 정당한 거래였을지 의구심이 앞서는 순간이다. 그때 머뭇거림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화자의 선택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깊고 어두운 길을 스스로 걸어들어간 인물에게 펼쳐지는 사건들이 칙칙한 화면으로 가득해지는 상황이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소설은 세부적으로 하나씩 펼쳐지기 시작한다. 화자가 하고 있는 일에 피해를 보는 인물들이 어떤 제안을 하고 가짜 삶이 어떻게 승리의 폭죽을 터트리는지도 소설은 보여준다. 그가 타인을 어떤 방식으로 속이고 돈벌이를 하였는부터 전해지면서 자신을 속이고 타인이 자신을 이용하여 어떤 방식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려고 하는지도 보여주지만 화자는 의심할 시간조차 가져보지 못하면서 늪으로 빠르게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사건이 전해지는 소설 『측은지심』은 남궁지혜 작가 작품이다. 겉으로만 착한 척하는 위선자였던 『측은지심』소설 화자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남궁지혜 작가의 이야기도 구성된 『소설 보다 여름 2026』이다. 



코인으로 잃은 거 다 복구된다니까... 석 달만 바짝 일해. 80

진짜 같아 징그러워. 그런데 내가 진짜였던 적이 있었나. 81



세 편으로 구성된 세 명의 작가들 중에 마지막으로 읽은 박민경 작가 소설 『즐거운 나라』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이 남들보다 빨랐던 '신나라'인물이 깊은 산속에 은둔형 삶을 살다가 단속반에 이끌려 "나 좀 살자!"라고 외치는 완결된 절규를 외친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그녀가 어린 시절 거인이라는 별명을 가지면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유, 타인이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성인이 되어 문예창작과에서 자신의 시어는 그녀 몸을 통과하여 평가받고 있음에 괴로워하는 화자의 젊은 날들이 전해진다.



자신의 몸, 거인이라는 별명에 비해 의사는 그녀의 몸을 이상적으로 건강하다고 감탄하지만 그녀는 의사를 긍정적인 호평이 들리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몸을 사랑하지 못하고 비하하고 위축하는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자신의 몸을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는 그녀의 지나간 날들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산속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녀의 삶은 단출해지고 쓰임의 용도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도 산중 생활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살림은 단출했다. 취향과 기호의 세계를 벗어나자 적은 수단으로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 그곳에서 가장 순수하고 중요한 욕망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141쪽) 이런 문장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뛰는 이유가 명료해진다. 현대사회가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사용하도록 설득하고 있는지 조목조목 떠올려보는 통찰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일상 일기에 가슴 뛰는 이유, 살림을 하나 정리하면서 집안이 넓어지는 즐거운 경험과 맞물리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산속 생활은 불만없지만 밀렵꾼으로 오해받으면서 그녀의 온유한 삶, 성소와 같은 그녀의 삶은 파괴되면서 단속반에 끌려가게 된다. 학생의 투정, 직장인 야근으로 누적된 피로, 근무의 연장으로 이어지는 불편한 회식, 과제 압박, 소비지향주의에 물든 신용카드 결제일의 압박과 이어지는 낭비적인 소비 생활에 대해서도 소설은 꼬집는다. 많은 다수가 흔들거리면서 살아가는 현대적 삶과 소수가 선택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식은 대조를 이룬다. 



휴대폰 상담과 통신비 질문을 들으면서 직원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다수가 선택하는 삶이 아닌 소수가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였던 최근의 일이 떠오른다. 순자산에 맞는 소비를 하고 할부는 하지 않는 소비생활, 가족들 휴대폰도 언제나 일시불로 구매하고 맞춤형 통신상품을 소비하고 있는 즐거운 현대인이라 이 문장은 반대편 지구 생활자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잡음이 되는 문장이 된다. 



아무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자가 승리자임을 이 소설에서 보여준다. 계속 자신을 밀어내고 화해하지 못하면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닫는 실수는 하지 않도록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시험 기간의 투정, 야근으로 인한 피로, 과제와 회식, 불평, 다이어트 결심, 카드 결제일 뒤에 따라붙는 푸념으로 소비... 반복될수록 가벼워져 저 멀리 흩어질 것이었다. 144 


코인으로 잃은 거 다 복구된다니까... 석 달만 바짝 일해. - P80

진짜 같아 징그러워. 그런데 내가 진짜였던 적이 있었나. - P81

타자를 배제한 까닭... 존재의 실패...나라는 자기 몸과 잘 지내는데 실패한 인물 - P155

한 번도 몸과 마음이 딱 맞물린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늘 그 사이의 이격을 느꼈다. ... 부유하는 마음... 빨리 어른이 되기 - P113

시험 기간의 투정, 야근으로 인한 피로, 과제와 회식, 불평, 다이어트 결심, 카드 결제일 뒤에 따라붙는 푸념으로 소비... 반복될수록 가벼워져 저 멀리 흩어질 것이었다. 바랬던 대로 마침내 읽히게 될 것 - P144

살림은 단출했다. 취향과 기호의 세계를 벗어나자 적은 수단으로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 그곳에서 가장 순수하고 중요한 욕망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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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화자 이슈트반의 청소년기에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 그의 인생에 어떤 영향력을 주었는지 전해진다. 이웃집 여성의 제안을 수락하면서 시작된 그녀와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정의 내리면서 감정을 정리할 시간조차 가져보지 못하면서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는 전과자라는 낙인을 가지면서 취업은 어려워진다. 

취업하지 못하면서 이라크 전쟁 직업군인이 되면서 그곳에서 생활한 전쟁 실상과 참혹한 경험, 후회와 자책감에 시달리면서 상담을 받는 상황이 일어난다. 죽음을 지켜보고 살리지 못했다는 전우를 떠올리면서 홀로 자책감에 시달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 그는 상담사의 도움과 약을 복용하면서 상황을 다시 재조명하고 죄책감에서 이겨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과 전쟁터로 향하는 사람들은 엄연히 다른 부류로 존재한다. 이익을 위한 전쟁을 선택하고 생명을 아낌없이 바치는 군인들의 참혹한 실상은 접점을 가지지 못한 채 부유하면서 세상에 존재한다. 이탈로 칼비노 소설 『반쪼가리 자작』과 영화 <흔적없는 삶>, 『카시지』, 『태고의 시간들』, 『눈먼 암살자』 등 소설과 영화는 반전운동을 하는 이유를 사실적으로 전하는 만큼 이 소설도 화자가 전쟁에서 살아왔지만 영혼이 온전하게 예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매만진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만 사랑인 줄 느끼지 못하면서 매번 자신의 감정을 놓치면서 살아가는 이슈트반이다. 반면 그의 육체는 타인에 의해 욕망의 대상이 되고 감정은 배제되는 존재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애착도 느끼지 못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보는 것처럼 인생을 미지근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귀갓길에 우연히 발견한 환자를 도와주면서 인연이 되어 기회를 찾게 되면서 영국 이민생활의 제자리 맴도는 삶에서 박차를 가하게 되는 직업을 가지게 된다.


18세기 그림. 과시용 트로피. 소셜미디어 같네요. 나를 봐, 내 땅을 봐, 내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봐. 205



기회가 주어졌고 그에게 필요한 덕목을 하나씩 갖추지만 그는 상류층의 문화에 젖어들지 못한다. 헬렌이라는 고용주 아내와 밀애를 나누지만 여전히 화자는 자신의 인생이 아닌 것처럼 보일 뿐이다. 육체는 존재하지만 감정과 삶은 타인의 것처럼 메마른 존재처럼 보이는 인물이라는 것을 간결한 문체에서 충분히 전달되는 소설이다.

대장암이 재발한 고용주의 수술과 회복은 희망보다는 죽음에 더 가까워지면서 죽음을 앞에 둔 그의 심정을 화자는 깊게 호흡하기 시작하면서 그가 무척 외로울 것이라고 공감하기 시작한다. 그의 아내 헬렌 곁에서 그는 여전히 육체적 존재로 존재하다가 그들은 부부가 된다. 자의적인 인물이 아닌 타의에 의해 신분 상승을 하면서 영국 상류층 삶을 향유하지만 온전히 그는 그 삶에 물들지 못하는 모습을 그의 아들 제이컵과 보내는 시간에서 볼 수 있다. 소방관이 꿈이라는 아들의 이야기에 자신의 아들은 소방관 직업군에 해당되지 않을 거라는 기쁨에 안도하는 장면도 보여준다. 목숨을 각오하고 일하는 군인, 소방관 등의 직업군에 배제된 이들이 누구인지 이 소설은 매섭게 화자를 통해서 그려낸다.

상류층 삶에 물들지 못한 화자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였던 이웃집 남자도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반면 헬렌 전남편 아들 토머스가 화자를 원시적인 낙오자, 이민자, 적의가 담긴 인물로 표현된다. 현재도 상류층 문화라고 정의하는 것들이 존재하면서 그 문화가 절대적인 것인지 인위적인 상대적인 것인지 숙고하게 한다. 화자에게 찾아온 재앙은 갑자기 그를 쓰러트리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육체적 존재로 온전한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는 인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가 처음으로 열정적이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들에게 보여준 사랑이다. 이외의 삶에는 미지근한 온도를 느끼게 하는 태도, 삶이 존재한 인물이다. 신분 상승한 남자, 몰락한 남자의 이야기에는 그의 육체가 존재할 뿐, 감정과 사랑은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그가 누구였는지 작가는 문체와 간결한 문장으로 충분히 전달한 소설이다. 인생을 깊게 숙고하지 못하고 주체적이지 못하였던 인물의 성향을 문체와 짧은 문장으로 그를 표현하였음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민, 전쟁, 군인, 마약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부커상 수상작 소설이다.


지금 그가 느끼는 기쁨의 일부는 소방관 같은 직업군이 앞으로 자기 가족이 맞닥뜨릴 선택지에서 사라졌다는 데서 오는, 발전했다는 느낌에 기인한다. 324

영국 이민. 2년이 지나도록 그때와 변함없이 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대여섯 명 되는 사람들과 좁은 집을 나눠 쓸 줄은, ...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하는데도 월말이 되면 돈 한 푼이 없고 앞으로도 인생이 달라질 가망이 보이지 않을 줄은. 161


















영국 이민. 2년이 지나도록 그때와 변함없이 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대여섯 명 되는 사람들과 좁은 집을 나눠 쓸 줄은, ...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하는데도 월말이 되면 돈 한 푼이 없고 앞으로도 인생이 달라질 가망이 보이지 않을 줄은 - P161

그는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것들이 - 일어난 사건들, 거기서 본 것들...- 여기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 P115

물이 젖은 까만 가지를 죽는다. 다 피지 못한 꽃이 몇 송이 달려 있다. 가지는 나무에 붙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거칠고 질기고 실체적으로 보인다. - P377

스스로 맞서는 게 아주 중요해. 인생에서 중요한 거야. 남들이 함부로 대하게 두면 안 돼. - P406

지금 그가 느끼는 기쁨의 일부는 소방관 같은 직업군이 앞으로 자기 가족이 맞닥뜨릴 선택지에서 사라졌다는 데서 오는, 발전했다는 느낌에 기인한다. - P324

남자는 자신을 존중하기 때문... 단순히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한다. - P293

죽음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슬퍼진다. 잠깐이지만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외로울 것이다. 이 문제에 맞서고 있는 건 그들이 아니라 자기라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느낄 것이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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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6 소설 보다
구소현.남궁지혜.박민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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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구소현, 『측은지심』 남궁지혜, 『즐거운 나라』 박민경 세 편의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소설 보다 여름 2026』이다. 가방에 쏘옥 넣어 어느 공간에서나 읽기 좋은 부피감 없는, 무게감 느껴지지 않는 소설집이라 꾸준히 구매하여 읽는 소설집이다. 유명한 작가들의 소설들을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믿고 읽는 소설집 중의 하나이다. 단편소설과 인터뷰로 구성되어 근황,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편집이 특징이다.

구소현 『화이트데이』는 이상한 종교, 사이비 종교를 믿는 부모들과 깊은 산중에 살았던 이야기와 현재 이들이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구조에 중독된 사람처럼 보이는 연주, 사이비 종교 전단지를 건네는 재원, 수많은 모욕에 견디며 직장에서 생활하고 있는 승현이 등장한다.

재원이 빠져있는 사이비 종교 구덩이가 두드러진다. 믿음이 얼마나 지독하고 맹목적인지 사이비 종교를 믿는 신도들의 다양한 행동에서 드러난다. 재원이 다시 재건한 사이비 종교와 신도들의 모습, 재원이 선택한 죽음에서 보인다. 나약함이 드러나지만 가족이 함께 종교에 취하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고 재원의 전단지를 거부하며 피한 연주의 모습과 구조에 중독된 연주의 삶도 자신의 어린 시절의 삶과 연결이 되는 안타까움이 된다.



반면, 승현은 누구에게도 기도하지 않는 모습으로 성장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처가 세 명의 인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흔들어 놓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안이 감지되는 인물들의 다양한 삶과 선택들이 이야기되는 소설이다. 속이고 잘못된 교리로 신도를 선동하는 움직임이 이해되지 않지만 종교라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는 믿고 있는 신도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기가 어려웠던 장면이 등장한다. 동요되는 나약함, 종교의 시작과 드러난 실체, 모순을 믿었던 신도들의 엄청난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읽은 작품이다.

지금 이 순간을 믿을 건지 속았다고 생각할 건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 25

아무 이유 없이 나무 한 그루를 베어 죄를 고백하는 두 어린이가 등장한다. <기차의 꿈>영화에서는 벌목하는 사업, 벌목꾼들은 몇 백 년 된 나무들을 매일 베어내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장면과 대조를 이룬다. 집단생활하는 종교 단체가 어떤 모순을 드러내는지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선택받은 신도와 교주가 어떤 믿음으로 죽음을 스스로 당하게 되는지 이들의 부모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남겨진 아이들이 뿔뿔이 흩어져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양육되어 지금 성인이 되어 생활하는지, 생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다가 지금 혼돈과 삶을 정리하는지 보여준다.



수많은 모욕들이 인물을 엄습한다. 보통의 삶에 얼마나 많은 형태로 모욕을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고발된다. 모욕을 참아야 생존하고 조용히 견디는 삶의 연속에 침잠하면서 자신을 파괴하려는 인물의 자발적 동요도 소설에 이야기된다. 구덩이에서 탈출하는 것인지 더 큰 구덩이에 빠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의 이야기가 의미심장하다. 마치 우리의 삶에 던지는 진중한 질문이 된 작품이다.


구덩이를 빠져나가는 중인 건지, 더 큰 구덩이를 향해 가는 건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42 

구덩이를 빠져나가는 중인 건지, 더 큰 구덩이를 향해 가는 건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 P42

사람들을 괴롭혀야 회사 다닐 힘이 나고 즐겁다는 얘기... 누군가를 공격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 - P27

다양한 형태의 모욕이 그녀를 침범했다.
- P22

승현은 어느 누구에게도 기도를 드리지 않았다. - P15

집을 팔아 후원금 - P30

지금 이 순간을 믿을 건지 속았다고 생각할 건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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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7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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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리어왕 연극 장면과 명대사가 인상적이라 구매해서 읽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의 한 권 『리어 왕』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계속 공부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간 배우의 모습이 좋아서 리어왕 희곡이 너무나도 궁금하여 고른 책이다. 현대문학과 사뭇 다른 분위기이지만 집필된 이유, 등장인물들의 선택들이 꽤 흥미로웠다. 죽음을 준비하는 80세 리어 왕이 왕권과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러주면서 급변하는 정세가 이야기된다.

말로 조아리는 아첨에 쉽게 넘어가는 리어 왕의 어리석음에 자신의 운명이 바뀌는 선택들이 전해진다. 권력을 가지게 되는 첫째와 둘째가 아버지에게 어떤 말을 하였는지, 셋째가 아버지가 원했던 말을 전하지 표현하지 않아 외면당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막내딸의 의중을 읽어내지 못하는 아버지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면서 그가 놓쳐버린 것이 무엇인지 작품은 전달하기 시작한다.

권력의 실체, 악함을 법복과 털외투로 다 덮는 모순적 제도를 리어 왕은 지적한다. 죄와 결탁한 금칠은 정의로도 이겨내지 못한다는 정의롭지 않은 사회적 문제도 이야기한다. 집필된 시대가 현시대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 꽤 흥미롭게 읽었던 내용이다. 떠오르는 사건과 인물이 있어서 더욱 리어 왕은 필독서가 된다. 금칠을 할 수 있는 권력과 재력으로 아무도 죄가 없다고 여러 번 강조하는 리어의 말이 반어법이 되어 메아리가 되는 이유도 짚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지위 있는 개는 사람도 복종해... 작은 악덕 보이지만 법복과 털외투면 다 덮여. 죄에다 금칠하면 정의의 강한 창도 힘 못 쓰고 부러지나... 아무도 죄가 없다, 없다 없어. 149

자식에게 재산을 미리 물려주면서 일어나는 불행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자가 자식에게 생존했을 때 증여하면서 일어나는 불행에 대한 이야기로 현대인들은 자신의 불행을 앞당기지 않기 위해 리어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자식에게 증여한 후 가난을 맞보고 생명 위협을 느끼게 된 리어는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불행해진 리어를 지켜내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면서 리어의 상황이 얼마나 비침해지는지 그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리어가 무엇을 놓치고 무관심하게 삶을 허비했는지 작품은 아낌없이 열거한다. 리어의 후회, 자책, 늦은 깨달음으로 부자가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강조한다. 부동산 정책으로 부자들이 아우성치는 시대에 부자세가 너무 가혹하다는 언론의 기사에 국민 99%는 무관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부자이니까 감당하라는 제도에 묵묵히 수긍하면서 정책을 따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언론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상황은 리어의 목소리와는 상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 어리석음을 경험하면서 깨닫는 리어가 하는 명대사가 인상적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어리석은 리어의 뒤늦은 깨달음을 맛보게 된다. 문학은 큰 스승과 다름없다. 시대가 다를 뿐 부모와 자식, 방탕함과 욕망으로 파멸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보이는 세상이 넓어지기 마련이다. 쉽게 믿고 계략에 넘어가는 우매한 두 명의 아버지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두 아버지가 놓쳐버린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주는 셰익스피어 작품이다.

사랑을 넉넉하게 주지 못한 두 아버지가 차별을 당하는 자식에게 어떤 비극을 맞아하는지 전하는 이야기이다. 매정한 아버지가 맞이하는 비극이 준비된 사건처럼 보이는 이유가 안타깝게 전해진다. 사랑을 주는 것은 부족함이 없어야 하는데 인간은 너무나도 인색하여 비극을 앞당기는 반복을 한다. 욕망에 휘둘러 자멸하는 많은 사건들이 지금도 언론을 장식하는 사회이다. 바른 삶을 살아가는 것, 가난에 무관심하지 않고 부자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도 작품은 강조한다.

인물들이 누구인지 앞부분에 정리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꽤 재미있게 읽어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을 정도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다. 이순재 리어왕 덕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셰익스피어 희곡이다. 또 다른 희곡도 도전할 계획으로 이어진다. 막내딸에게 축복을 내리고 두 딸은 추방했다는 반어법으로 말하는 바보의 명대사도 인상적이다.

난 너무 소홀했다... 가엾은 자들을 느껴라... 넘치는 건 그들에게 떼어주고 하늘이 더 정당함을 보여줄 수 있도록. 101


과소유와 쾌락 쫓아... 자신이 못 느끼면 안 보려는 인간... 넘치는 건 공평하게 분배하고 각자가 충분히 가지도록. 127

과소유와 쾌락 쫓아... 자신이 못 느끼면 안 보려는 인간... 넘치는 건 공평하게 분배하고 각자가 충분히 가지도록. - P127

가난하나 최고 부자, 버림 멸시받았으나 최고 선택 사랑받은 그대...몰인정한 그들과 작별하오. 더 나은 곳 찾으려고 이곳을 잃는다오. - P22

자기 딸을 둘은 추방하고 셋째에겐 축복을 내렸단 말씀 - P41

걔한테 잘못했어. - P55

자기 어리석음을 자기가 맛봐야 돼. - P89

난 너무 소홀했다... 가엾은 자들을 느껴라... 넘치는 건 그들에게 떼어주고 하늘이 더 정당함을 보여줄 수 있도록. - P101

지위 있는 개는 사람도 복종해... 작은 악덕 보이지만 법복과 털외투면 다 덮여. 죄에다 금칠하면 정의의 강한 창도 힘 못 쓰고 부러지나... 아무도 죄가 없다, 없다 없어.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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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0
이미륵 지음, 안삼환 옮김 / 민음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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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3.1운동에 동참한 대학생 청년이 일제 수배를 피해 압록강을 건너 상해, 만주 등을 거쳐 독일에 망명한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이다. 20세기 디아스포라 문학의 고전이라는 소개글에 눈길이 머무르면서 독일 국민들의 찬사를 받은 최고의 소설이 된 이유가 궁금해서 펼친 작품이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고통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마지막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하게 된다. 그리움을 문학으로 그려내고 있는 풍경과 그리운 추억속의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사촌과 함께 성장한 배경과 이유, 아버지의 가르침과 교육, 놀이문화와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기억들이 전해진다.

중국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교육을 받았는지, 왕을 어떤 마음으로 섬겼는지도 전해지면서 아버지의 가르침과 화자의 다른 의견이 대립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큰 세상이라고 믿었던 중국, 작은 나라라고 생각한 일본이 자신의 나라를 어떤 태도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전해진다. 검을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위협하는 모습을 목격한 3.1운동 현장의 긴박함과 돌아오지 않은 친구의 소식, 고향으로 다시 돌아간 이유가 긴박하게 흐른다.

일본 군인이 한국에 들어와 분위기가 좋지 않은 나라에서 자식들을 어떻게 할지 부부가 상의하는 모습과 3.1운동 가담한 아들의 긴박한 상황에 독일로 망명시키고자 준비한 어머니의 결단과 아들을 향한 응원의 말 한마디,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라도 머뭇거림 없는 어머니의 용기와 선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라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예감하는 어머니와 다른 의견을 표명한 아버지의 모습, 저녁에 독서모임에 참석한 어머니의 모습도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가 혼자 아들의 운명을 예감하고 조용히 망명을 계획한 결단력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아들도 독일에서 어머니를 얼마나 그리워하였을지 소설에서도 그리움이 고스란히 흘러넘치지 않는가. 제국주의의 피해자가 된 한 청년이 어떻게 독일에 망명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어린 시절, 청년 시절, 아버지에 대한 추억, 어머니, 누나, 사촌, 학교 친구들을 추억하면서 그리움이 묻어나는 자전적 소설이다.




문학평론가이자 편집자 박혜진 글에서 누구나 어딘가로부터 추방된 자인 시대에 우리가 왜 떠돌고 있는지에 대한 유랑의 의미와 질문이 꽤 설득력 있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소설의 배경과 시대적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들이 왜 어딘가로 유랑하면서 떠돌고 있는지 지긋하게 응시하도록 이끌어준 글도 반짝이지 않는가. 독서 후 사유할 수 있는 확장의 독서로 이어준 쾌거의 소설로 남는다.

오늘도 낯선 지역을 지나치다가 우연히 발견한 3.1운동 유적지를 보면서 이 소설은 더욱 부풀어 오른다. 나라를 빼앗기고 침략당하고 언어를 잃고 역사가 말살되고 유린되는 수모와 침략자들이 휘두른 검과 총에 희생된 수많은 목숨들과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다시 만나지 못한 아들과 어머니, 어머니 소식을 전한 이들의 아픔까지도 짐작하지 않을수가 없었던 소설이다. 크게 요동치지 않는 감정의 절제가 문체에 묻어나지만 작가가 경험한 수많은 다급한 상황들과 장면들이 또렷이 기억속에 남는다.

복잡하고도 빠르게 급변하는 세계적 상황들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힘이 얼마나 절실한지 짚어보지 않을수가 없다. 평범한 한 소년이 대학을 가고자 마음을 먹은 이유, 일본이 의학 교육을 시킨 이유까지도 고찰하게 된다. 배움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아버지의 모습, 기독교 학교에서 가르친 학문과 지금까지 소년이 배운 학문이 너무나도 달랐던 이유까지도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소설이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도취하게 된 소설이다. 유럽으로 가는 동안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들이 어느 나라의 청년들이었는지 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로 얼룩진 역사속에 살아남아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문학으로 전한 소중한 소설이다. 권력자가 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가르쳐 준 아버지의 모습, 지위와 권력을 가지고 통치하고 처형장과 무덤을 격조되지 않는 목소리로 전달하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소설이 아닌 현재에도 수많은 전쟁과 칼을 휘두르는 권력과 지위가 보이는 시대이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책 제목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서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한국소설이다.


아버지가 어른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보다 더 잘 아시는지는 의문입니다! 70

중국은 내게는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 섬세한 것, 훌륭한 것 100

국경을 넘고 도시를 옮기고 언어를 바꾸고 정체성의 좌표를 잃어가며 누구나 아웃사이드이고 누구나 어딘가로부터 추방된 자의 시대에... 우리가 왜 떠돌고 있는지, 그 유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환기시켜 준다. 244


아버지가 어른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보다 더 잘 아시는지는 의문입니다! - P70

관리들의 지위와 권력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 어떻게 그런 지위에 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설명 - P44

중국은 내게는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 섬세한 것, 훌륭한 것 - P100

무슨 말이 적혀 있니? 그녀는 글을 읽을 줄 몰랐다. - P109

만주 수도. 통치. 처형장. 처형된 자들의 무덤들. 비극적 들판 - P191

노스탤지어_ 귀환을 뜻하는 그리스어. 돌아가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고통 - P236

국경을 넘고 도시를 옮기고 언어를 바꾸고 정체성의 좌표를 잃어가며 누구나 아웃사이드이고 누구나 어딘가로부터 추방된 자의 시대에... 우리가 왜 떠돌고 있는지, 그 유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환기시켜 준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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