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4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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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수상작인 <암스테르담>이다.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강하게 자리잡는다. 다른 작품들까지도 궁금해진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이라 고른 소설이다. 두껍지 않고 이야기 흐름도 빠르게 전개되면서 짧은 시간 마지막 책장을 덮은 작품이다. 하지만 읽는 동안 내내 작가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작가의 시선 끝에 다다른 그만의 사유와 관조가 예리하다. 몇 번이나 멈추며 다시 읽게 하는 문장들이 무수히 많았던 소설이다.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는 것을 활자로 전달하는 문학도 함께 떠올려보게 한다. 악기의 독보적인 독주와 어우러지는 여러 악기들의 화음까지도 떠올리게 한다. 작곡가의 관점에서 거슬리는 음의 반복도 들리게 하는 문장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오페라들도 들어가면서 읽었던 소설이다.



46살 몰리는 사진작가이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질병으로 죽는다. 그녀의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4명의 남성들이 있다. 그녀의 남편 조지, 몰리 연인이었던 클라이브라는 작곡가, 버넌이라는 신문사 직원이 있다. 외무장관 줄리언 가머니가 있다. 몰리가 촬영한 사진들 중에는 외무장관인 가머니의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된다. 그 사진들이 의미하는 것들과 그 사진의 영향력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게 된다. 대립되는 논쟁의 주제들과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외국인 혐오와 과도한 형벌인 교수형 집행을 찬성하는 인물이 있다. 몰리의 남성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주목을 끈다. 몰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몰리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죽음까지도 생각하고 준비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결혼과 사랑, 연애까지도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다양하게 보여준다. 배우자가 있지만 연인이 있었던 몰리. 버넌과 클라이브, 가머니도 다르지가 않다. 조지라는 남편이 보이는 모습과 선택들도 회의적으로 그려진다. 대외적으로 비추어지는 모습과 그들의 내면과 사생활에 감추어진 것들은 다른 인생으로 펼쳐진다. 겉과 속, 안과 밖의 이중적이고 다중적인 삶들이 이들의 직업, 부, 명성 등이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거짓된 삶들이 그들과 함께 유유히 함께 한다. 그 삶은 가머니의 아내, 가머니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의사인 가머니의 아내의 모습과 삶도 다르지가 않았다. 짧은 소설이지만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지는 소설이 된다. 웅장하고 화려한 주택, 저명한 정치인, 유능한 의사, 명성이 있는 작곡가, 부유한 출판업자, 신문사의 편집국장인 이들의 삶은 드러나는 명성과 성공적인 삶만큼 완벽하였는지 보게 된다.

그토록 멸시하던 정부 아래서 근 17년간 얼마나 큰 부와 영향력을 축적해왔는가... 그런 에너지, 그런 행운,... 나라가 주는 젖과 꿀을 먹고 자라고, 부모들이 이룬 소박한 부에 얹혀살다가 곧장 완전 고용의 시대에 돌입한 세대, 새로운 대학들, 화사한 보급판 책들,... 적당할 만큼의 이상 추구. 그들이 타고 올라온 사다리가 부서지고 정부가 갑자기 젖을 떼며 잔소리를 시작했을 때 이들은 이미 안전하게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이제는 구색을 갖추느라 취미와 가치관, 재산을 불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24

늙은 사람을 합법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네덜란드라는 꼬집음이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끄는 장소가 되었음을 보게 된다. 자살이 아닌 타살임을 알게 되고 활자가 가진 다의적인 의미까지도 꼬집어내는 작가이다. 빠른 우편으로 배달되었다면 다른 의미가 되었을 하나의 문장이 이들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이기적인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조차도 가지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삶이 전해진다. 자기의 이야기만이 존재하고 자기의 일만이 소중한 현대인이다. 범죄현장을 목격하지만 외면하고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한 인물이 있다. 범죄현장의 피해자가 자신이 아끼는 지인이라면 달라졌을 이야기가 된다. 비틀고 꼬집으면서 피해자를 다른 인물로 등장시키면서 질문을 던지는 작가이다.

경찰서. 그곳은 가족 거실의 확대판이었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계층의 모든 구성원은

본인이 원하건 아니건 막장 인생들이었다 174

경찰서의 풍경까지도 매만진다. 그곳에 있는 많은 피해자들과 가해자들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가족 거실의 확대판이라고 표현한다. 막장 인생들이라고 말하는 이유들이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이외에도 죽음을 향한 불안과 두려움들이 인물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몰리의 죽음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들은 죽음을 깊게 관조하게 된다. 환상적인 장면들도 등장하면서 죽음을 묘사하기도 한다. 비행기를 묘사하면서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인물들까지도 떠올리게 한다. 이들이 가진 이기심과 손익분기점으로 저울질하는 우정의 무게는 중심점을 잃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 "이렇게 생긴 피조물들은 결코 서로를 배려할 수 없을 것이다." (171쪽) 의사였던 부인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신문이 보여준 양상은 탐욕과 위선을 논하는 시대의 얼굴이 된다. 이 부인의 모습에서도 탐욕과 위선이 흐른다. 더불어 신문사의 모습에서도 다르지 않은 탐욕과 위선이 존재한다.

말로는 개성의 신장을 내세웠을 뿐

현실은 탐욕과 위선이 점철된 시대였다.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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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8-02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좋았어요!
생각을 많이 한 책입니다.

구름모모 2023-08-09 21:54   좋아요 1 | URL
이 소설 마음에 들었어요. 독서 후 이 기분 함께 나누니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