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프록터 부의 원리 - 이 책은 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밥 프록터 지음, 이재경 옮김, 조성희 감수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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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원리를 독학으로 연구한 저자는 작가, 사업가, 자기계발 연설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부에 대한 인식을 바꾸도록 이끌어준다. 운이나 환경과는 상관없음을 이 도서에서도 힘주어 전한다. 오로지 생각하는 방식에서 부의 창출이 이루어진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부가 우리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도록 마인드셋을 알려주는 도서이다.


돈은 목표가 아니라고 먼저 전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전해진다. 원하는 것을 보려면 그것을 내면화해야 하는 이유들이 거듭 강조된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들었던 반복적인 말들에 저자는 반대되는 의견들을 제시한다. 학교에서, 가족들에게 들어왔던 일상 속의 말들이 의식을 어떻게 침식시켜왔는지도 짚어주면서 밥 프록터만이 발견한 그의 확언들이 하나씩 전해진다. 특히, 돈벌이와 밥벌이의 엄청난 차이에 대해서 언급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학교교육의 맹점을 저자도 언급한다. 이 내용은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매우 공감하는 내용글이 된다. 공교육의 맹점을 제대로 직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공교육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을 끌어당기는 법칙과는 약간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두 다리로 설 수 있는 자립적인 인간을 교육하는 곳은 아니며 소비하는 인간, 일하는 인간, 늙어서도 계속 노동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노예를 만드는 곳임을 알게 된다. 자신이 돈벌이하는 인간인지, 밥벌이하는 인간인지는 차분히 돌아보아야 함을 알려주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학교는 돈을 버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노동하는 인간으로 나아가도록, 소비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는지 반문해 보는 철학적인 인간, 인문학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그것을 찾아내도록 알려주는 저자이다. 이 책은 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책표지에 분명하고도 명확한 목소리로 전하는 이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매력적인 도서이다. 마인드셋의 거듭나는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도서이다. 학교는 노동하는 직장인으로 성장시키며 교육하는 기관이다. 그것에 현혹되지 않는 방법을 이 도서에서 찾아야 한다. 그것은 스스로 이 책을 펼치고 탐독하면서 비밀 열쇠를 찾아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의 내용에 매우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저자가 깨닫고 연설한 내용들은 우리 삶의 지나온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은 내용들이 많다. 천천히 읽어도 좋은 도서이다. 매일 꾸준히 자주 펼쳐본다면 서서히 내면을 변화시키는 마인드셋을 경험할 것이다. 변화가 요구되는 세상이다. 그 변화는 나 자신의 의식의 변화를 말한다. 살아남을 수 있는 부의 원리, 밥벌이인지 돈벌이인지 확실해지는 부의 원리가 전해진다. 부는 빠른 속도로 변화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그 내용에 대한 글도 자주 언급된다. 지속적으로 헌신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지면서 진정한 변화를 일으키도록 전하고 있다. 책임감의 중요성, 진짜 가치는 내 직업이 아니라 내 마음가짐에 기반한다는 사실도 책은 전한다.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곧 삶이라고 말한 인물의 명언도 기억에 남는 글귀가 된다. 새롭고 흥미로운 길을 선택할 전적인 자유가 있음을 언급한다. 능력을 발견하고 최대한 발휘하라고 말한 카네기의 명언도 기억 속에 담게 한다. 양장본이며 내용을 요약한 정리글도 구성되어 있어서 깔끔하게 다시 한번 정리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일독을 하고 나서도 저녁시간에 잠들기 전에 10분씩 읽고 자는 것도 매우 도움을 줄 도서이다. 저자의 다른 도서들에도 관심과 눈길이 간다.

누군가 당신의 소득수준이나 경계적 형편에 대해 질문한다면 민망하고 불편한지 저자는 질문한다. 부유한 사람들은 그들의 돈 이야기를 매우 편하게 한다.(43쪽) 실제로 우리도 그러한 질문을 듣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답을 한다. 비슷한 상황 속에 있는 분들이라 편하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 돈은 목표가 아니라고 언급한다. 돈은 도구일 뿐이라고 전한다. 재정적 성공이 곧 부가 아니며 진정한 부를 실현하는데 따른 결과라고 명확한 음성으로 전한다. 벼락부자가 되어도 그 돈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사람들을 우리는 보게 된다. 진정한 부를 창출하고 진정한 부를 누리는 사람들의 차이를 찾아내는 내용들을 전하는 도서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음을 더욱 분명하게 전하는 내용들이다.



마음을 어떻게 재정비하느냐에 따라 부는 창출된다. 돈벌이 인생인지, 밥벌이 인생인지 진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전해지는 도서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간극의 차이는 엄청나다. 잠자는 동안에도 통장 잔고에 돈이 쌓여가는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주는 놀라운 삶은 누구나 누릴 수 있다. 그 시작점이 되어줄 도서이다.


돈벌이와 밥벌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35

운명을 재설계하라 82

믿음의 크기가 부의 크기다 113


운 좋은 사람은 따로 있다는 착각 138

기존의 통념이 틀렸다는 8가지 증거 274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져라 308

감사 없이는 부도 없다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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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백수린 옮김 / 목요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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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들을 좋아한다. 그림과 글을 여러 번 읽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아버지 죽음을 떠올리면서 그린 그림과 글이다. 그림이 가득하고 여백이 많아서 천천히 넘기면서 그림들을 세세하게 살펴보게 된다. 터치와 색감들, 인물 묘사와 구도까지도 글과 어우러지면서 감상하게 된다. 푸른 빛깔이 따스하게 다가선다. 푸른빛이 발산하는 따스함에 매료되는 또 하나의 작품이다.



작가가 관찰하는 자연 풍경의 세밀한 변화들이 함께 전해진다. 해가 지는 하늘의 풍경, 계절이 변화되고 있는 미세한 풍경들까지도 아버지의 동선과 산책길, 집안의 풍경, 일상의 흔적들을 따라가게 한다. 새벽녘에 창밖을 살피는 아버지의 시선, 아버지의 아침 식사 풍경, 매일 산책하였던 길, 고양이와 나눈 사랑과 교감들도 전해진다. 부부가 함께 보낸 시간의 흔적들은 선명하다. 사랑하며 살았던 날들은 또렷한 얼굴들로 그려진다. 하지만 홀로 보내고 있는 아버지의 시간들에는 얼굴을 묘사하지 않는다. 형상만 그려져 있을 뿐이다. 짙게 그와 함께한 외로움의 날들, 그리움의 날들, 아쉬움들이 글과 그림들의 색채들에서 느껴진다.



아버지가 매일 산책한 길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관찰한 것들이 그려진다. 자연을 관찰하면서 보내는 산책길에 그가 기다린 것이 무엇이었는지 전한다. 우편함 열쇠가 상징한 기다림과 상실감도 전해진다. 고지서를 기다린 것이 아니다. 인생의 시간은 상대적이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시간을 짧다고 말하는 이유도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걸어온 인생들에 기다림, 외로움들이 느껴진다. 젊은 날을 회상하였을 것이라고 유추하면서 그려진 아버지의 어린 시절도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우리들의 시간도 다르지가 않다. 길지 않은 시간인 것 같은데 많은 세월이 흔적을 남기면서 돌아보면 짧은 시간이라고 느끼게 된다.



삶과 죽음,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들을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들을 전하는 작품이다. 가족들에게 사랑을 제대로 하면서 살고 있는지, 외롭지 않은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작품 속의 아버지와 다르지 않는 시간들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가족들에게 표현하면서 다정함을 실천하려고 매번 노력하게 된다. 부족하지만 노력하며 타인들을 통해서 배우고 반성하게 된다. 이 작품도 부모의 입장에서 읽게 된다. 어떤 부모인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부모의 죽음에 남겨진 자식은 어떤 회상을 할지도 우리들에게 남기는 숙제가 된다.



죽음을 직조하는 작품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정리를 할까? 이 질문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은 잊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안개가 자주 등장한다. 분명하지 않은 흐릿한 안개가 우리들의 삶과도 같다. 명확하지 않은 죽음의 순간, 추운 겨울날은 인생의 마지막을 상징해 준다. 배우자가 떠난 혼자 남은 노년의 시간을 아버지가 홀로 보내면서 교감하면서 나눈 고양이, 산책길의 자연 풍경, 하늘의 풍경들이 따스하게 느껴진 그림들이다. 적막과 고요를 즐겼던 아버지이다. 책표지의 고양이 표정과 아버지의 표정에 계속 눈길이 머무르게 한다. 푸른색이 주는 따스함에 푹 빠져들었던 작품이다.


지금까지 겨우 일흔 해의 시간을 썼을 뿐이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한히 짧은 시간이군.

그는 스스로가 까치밥나무 열매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자 용기가 났다.

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온 존재를 다해

고양이 털의 부드러운 잿빛 심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나의 아버지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잘 몰랐던

모든 아버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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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잠수 위고의 그림책
사라 스트리츠베리 지음, 사라 룬드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 위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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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두 여성은 어떤 사이일까? 나의 짐작은 어긋났고 그림책의 화려한 색감에 매료되어서 고른 책인데 내용은 깊은 슬픔을 관조하게 하면서 무거운 마음과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 그림책이다. 누군가에게는 겨울과 같은 계절을 보내는 시간들이 있다. 언제나 겨울 같다면 얼마나 우울할지 짐작하게 된다. 반면 여름이 찾아오는 인생도 있어야 한다. 이 소녀에게는 여름이 그러하고 겨울이 그러하다. 갑자기 사라진 아빠의 부재를 혼자서만 혼동스러워한다. 어느 누구도 아빠의 부재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찾아간 건물에서 마주한 아빠의 모습은 놀라움의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소녀의 기억 속에는 엄마보다는 아빠의 부재가 깊게 자리 잡는다. 아빠가 왜 함께 지내지 못한 그해의 겨울이 있었는지 차분히 떠올린다. 추운 겨울은 그녀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아빠의 슬픔이 원인이 존재한다. 아빠의 슬픔은 무엇일까? 소녀는 자신이 있는데도 아빠가 슬픔에 압도된 것에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매번 아빠를 찾아가다가 어느 날 아빠는 쪽지를 남기면서 자신들을 만나 주지 않는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지만 소녀는 몰래 아빠를 꾸준히 낮 시간에 찾아간다. 아빠를 자신들의 곁으로 돌아오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아빠가 있는 병원에서 만난 사비나라는 친구는 소녀에게는 큰 영향력을 준다. 사비나의 꿈을 위해 소녀는 함께 여름의 시간들을 매일 함께 그곳에서 보낸다. 태평양을 건널 거라는 사비나의 꿈을 위해, 큰 바다를 헤엄치는 두 친구는 그렇게 여름을 함께 보내면서 지낸다. 함께 보았던 여름, 함께 느꼈던 바다이다. 그리고 아빠는 소녀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빠가 살고 싶지 않다는 슬픔은 무엇일까? 소녀는 아빠의 날개를 살피면서 아빠와 행복하게 살아갈 날들을 기대하면서 보낸 그 해의 여름이다.








아빠가 병원에 있었던 겨울을 지나 여름에 아빠는 소녀 곁으로 돌아온다. 슬픔이 짙었던 겨울이 지나듯이 아빠가 돌아온 여름날도 아빠에게 존재하였다. 하지만 아빠는 그 슬픔과 헤어지지 못하였다고 전한다. 타인을 이해하고자 노력한 소녀의 진실한 마음과 발걸음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 병원에 남겨져 있었던 사비나라는 여인은 소녀의 기억 속에는 영원한 친구로 남겨지는 이야기이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압도되어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마음의 병이 있다. 그 슬픔이 무엇인지 온전히 알지는 못한다. 문학으로, 생존했던 인물들을 통해서 막연하게 알게 되는 슬픔의 농도이다. 여름날 함께 잠수하면서 수영하였던 여름날의 친구가 영원하다고 소녀는 전한다. 그 여름이 있었기에 소녀는 매일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며, 아빠도 가족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였음을 느끼게 된다.

일러스트가 화려하다. 화려한 색감에 이끌렸지만 아빠의 부재와 슬픔이라는 병에 소녀의 겨울과 여름이 이야기로 전해지면서 묵직함 무게감도 함께 느껴야 하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의 크기가 큼지막한 사이즈이다. 여름의 잠수가 소녀에게는 친구가 되어주었고, 혼자라는 느낌을 잠재우는 매일의 추억이면서 놀이였고 타인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시간들이었음을 전하는 작품이다.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

아빠는 어떻게 살고 싶은 마음이 안 들까?

내가 세상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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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워크숍 오늘의 젊은 작가 36
박지영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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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라는 의미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있는지 생각부터 해보게 한다. '고독사'를 준비하는 워크숍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지만 수많은 많은 이야기들과 인물들의 통해서 점차적으로 구도화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작품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들이 이야기된다. 누구나 경험하는, 경험할 수도 있는 상황들에서 어떠한 대처능력으로 살아내야 하는지 인물들은 스스로 자구책을 터득하게 된다.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문득 깨닫는 사실들이 전해진다. 사소하고 평이한 일상 속의 반복되는 것들이 주는 것을 보여준다. 무수히 많이 열거되는 밴드의 이름들을 지어주는 <고독사 워크숍> 회원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에 함께 놀라워하게 된다. 고독을 매일 체득하며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상 중에서 조금씩 나아가기도 하는 삶이 존재한다. 그것이 성공과 실패로 좌우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들려주는 작품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후반부를 향할수록 연관성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된다. 사회적 관계가 그러하다. 인연이 아닌 것 같지만 아는 사람의 지인이거나 가족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하게 된다. 소설에서도 다르지 않다. 전혀 연관성을 느끼지 못하였다가 도입부에 등장하였던 수많은 이야기의 인물들과 사건들과 이야기들이 연결되어서 조화롭게 사회적 관계망을 이루게 된다.

자신만의 고독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직장 선배의 퇴사와 관련해서 선배만 제외하고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소외시키는 직장의 무리들이 낯설지 않은 형태로 이야기된다.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는 모습들이다. "다행이야. 내가 아니라서."라고 속내를 드러내는 것까지도 이 사회에서는 익숙한 모습으로 투영된다. 혐오가 정당화되어가는 사회를 보게 된다. 작가의 거침없는 문장들에 화들짝 놀라게 하는 예리함을 목도한다. 못됨을 처먹어 가는 일상은 정당하지 않다. 그래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개인적 고독을 직시하게 한다. 수많은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을 상기시키는 젊은 작가이다. 당신은 일상은 어떠했나요? 오늘 하루는 어떠했나요? 질문하는 작품이다.

피해자의 얼굴로 가해자의 얼굴을 감춘 채

무리의 습성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못됨을 처먹어 가는 일상 246



군대를 갔다 온 아들이 죽음을 맞이한다. 아들이 죽은 후 아내는 더 이상 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남편은 이야기한다. 그 대신 농담을 하는 아내의 깊은 마음속을 헤아려보지 않을 수가 없다. 죽기 직전까지 아들이 홀로 쌓아 올린 시간들의 의미와 죽음을 선택한 이유와 아들의 죽음은 남겨진 어머니에게는 큰 상처와 아물지 않는 기억 속으로 홀로 갇히게 된다. 그녀는 살아야 하기에 선택한 것이 농담이라고 한다. 그것도 자살을 준비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속의 글에 감탄하면서 최고의 농담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농담이 서글픈 웃음으로 자리 잡게 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깊고도 깊은 고독을 관조하게 한다.

죽을 생각이었다. 올해 설날 옷감을 한 필 받았다.

새해 선물이다. 천은 삼베였다.

여름에 입는 옷이리라.

여름까지 살아 있자고 생각했다. 167

유진이 죽은 후 아내는 더 이상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농담을 하죠. 168

얼마나 고독하면 저런 농담에 웃게 될까?

얼마나 고독한 사람이 저런 농담을 하고 또 하는 걸까? 139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무심히 스치는 말 한마디에는 깊은 의미가 존재한다. 나쁘지 않다는 말의 의미도 작품은 조명한다. 죽음까지도 생각하는 고독한 사람들의 무게감을 깊게 바라본 적이 없다. 사유하는 고독을 선호하다 보니 이 작품 속의 고독한 사람들의 삶은 고려해 보지 않았기에 작품을 통해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알아가게 된다. 300만 원을 선납하고 고독사 워크숍에 참여하는 이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규칙적인 패턴들을 통해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조곤조곤 듣게 된다. 그들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버무리면서 고독의 의미를 더 추가해 보게 된다. 어린 시절 우는 법을 놓친 어른이 울지 못하는 사연과 울게 되는 순간까지도 지긋하게 들려주는 소설이다.

사과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사과받지 못했던 인물이 사과를 받겠다고 또렷한 자기 의지와 목소리를 전달한다. <닥터 차정숙>의 드라마에서 미안하다고 전하는 장면과 영화 <세 자매>의 아버지에게 사과하라고 말하는 딸의 장면, <채식주의자> 한강 소설의 아버지의 폭력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사과받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의 무수한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이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피해자들이 있다. 작가는 그들의 고독까지도 놓치지 않고 매만지고 있다. 우는 판다가 가장 강열하게 자리잡는다. 울고 싶을 때 우는 어른, 악을 쓰면서 우는 어른을 잠시 그려보게 한다. 왜 우리들은 우는 것까지도 통제를 받고 억압하면서 살아가게 된 것일까? <방랑자들> 소설에서 장애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가 노숙자 삶을 선택한 이유가 떠오른다. 우는 판다의 존재가 누구인지도 작품의 마지막에서 밝혀진다. 쌓여가는 사연들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어떻게 고독을 유영할 수 있는지 들려주는 소설이다.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142

울고 싶을 때 언제든지, 얼마든지 악을 쓰면서,

길에서 판다와 누가 누가 더 크게 우는지

경쟁해 가면서 우는 어른이길 바랐다.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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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필드 2023-07-1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모모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

구름모모 2023-07-16 21: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가필드님^^
 
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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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강열하게 압도된다. 첫 번째 작품인 『먼 곳에서』 소설은 퓰리처상과 펜 / 포그너 상 최종후보 작품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상을 수상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커커스상을 수상하였으며 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타임>,<위싱턴 포스트>올해의 책 top10에 오른 소설이며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도서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도서이며 시리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수많은 찬사가 함께한 작가의 소설에는 이유가 분명하다. 그 이유는 네 가지로 구성된 이야기를 통해서 충분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굵은 선의 스토리와 네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에서도 몇 번을 놀라워했는지 모른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강열한 호기심과 의구심은 점점 증폭되어가면서 이 소설의 이야기에만 푹 빠져들게 된다. 추리하면서 유추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불어 작가의 깊은 시선의 끝을 여러 인물들과 대화들을 통해서도 전달된다. 특히 부부가 서로 나누는 대화들과 대필 작가의 아버지와 딸이 나누는 대화가 그러하다. 대화에서 전달되는 사회적 문제와 국제적 이슈, 무정부주의에 대한 한결같은 의지와 현실적 상황의 문제들이 자본의 힘과 마찰하면서 대필작가인 딸이 갈등하고 고뇌하면서 인정하는 수많은 대립적인 상황들과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전달된다.


1부는 소설가의 소설로 이야기된다. 2부는 소설 속의 실존 인물인 앤드루 베벨의 미완성 자서전이며, 3부는 미완성 자서전의 대필 작가의 회고록이다. 4부는 앤드루 베벨의 아내인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이다. 1부의 소설을 읽고 인물들의 전체적인 구도와 성향들이 파악되면서 이야기를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2부의 자서전은 매우 이질적으로 전달된다. 자서전이 드러내는 의도와 방향성이 고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3부의 대필작가 회고록에서는 더욱 박진감이 느껴진다.



자서전이 대필되는 과정에 편집되고 버려지는 문장들과 의도적으로 구성되는 문장들이 어떠한 목적성을 띠고 있었는지도 전달된다. 자본의 힘이 가진 위력이 어떠한지도 대필작가로 고용되는 순간부터 관찰되었다는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그녀는 더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감시당한다는 것과 고용되면서 비밀 보장에 합의하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상황들에 그녀는 자본의 힘에 끊임없이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내면에 미안함이 존재하는 이유들에는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존재한다. 아버지와 나눈 무정부주의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와 글쓰기를 좋아하였던 부녀가 나눈 식사시간의 대화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누군가 대필작가를 위협하면서 협박당하는 상황에 그는 누구인지 무수히 추리하게 한다. 수많은 가정들을 세워놓고 대필작가가 어떻게 위기를 이겨낼지도 무척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진실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허구성을 알지만 소설에 있는 진실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호모한 진실 찾기 게임은 책장을 멈추지 않게 하는 소설이다.



이민자에 대한 작가의 문체에서 『방랑자들』 소설이 떠오르게 한다.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부유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철학들이 대필작가의 아버지의 삶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더불어 미국정부가 무정부주의자들을 지워간 사실까지도 소설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제르미날』의 노동자들이 무정부주의를 외치는 장면과 『나는 박열이다』의 무정부주의에 대한 내용도 떠오르게 한다. 문학들을 통해서 무정부주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이 소설에 부녀가 나누는 대화들과 아버지의 물건들 속에 있었던 포스터의 문구들을 통해서, 앤드루 베벨이 대필작가와 아버지의 무정부주의에 대한 정치적 대화를 처음으로 나누는 장면도 떠오르게 한다.


자본시장의 흐름에 존재하는 주식시장이 배경으로 흐른다. 자본은 자본을 낳고 부의 증대와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도 부가 증대한 앤드루 베벨의 변론의 의도가 한결같이 강조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가 부를 증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소설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사실이었을까? 대필작가가 자택에서 목격하는 수많은 통계학자와 수학자들은 어떤 의미였는지 유추하게 된다. 그리고 베벨의 아내 일기를 통해서 드러나는 진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남편인 앤드루 베벨이 보였던 모습들의 진실은 말끔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림자처럼 자신의 뒤편에 놓여야 했던 그의 아내의 존재가치를 납득시켜준다. 미완성 자서전이 집필되어야 하는 이유는 선명해진다. 자서전은 그렇게 조각되는 조각상이 된다. 진실은 미묘하게 덮어버리는 작업이 된다.



읽는 동안 작가에 대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던 소설이다. 굵직한 이야기와 인물들이 존재하면서 곁가지로 존재하는 인물들까지도 흥미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게 한다. 자본의 힘이 가하는 휘어지는 진실들에 처참하게 사라지는 소설가를 보여준다. 대필작가가 면접 과정에서 왜 일하고 싶은지 답변하는 장면의 대화 내용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앤드루 베벨이 대필작가에게 일방적으로 집을 구하고 입주하도록 명령하는 장면에 그녀가 명석하게 이 상황들을 파악하지만 순응하는 모순적인 자신의 상황들도 잘 전달해 주는 장면이 된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향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지만 직장과 일을 향한 그녀의 현실적인 욕망도 잘 드러내는 소설이다. 굳은살이 생긴 아버지의 손가락의 의미, 쌓여가는 빚, 집세, 생활비 부족은 그녀가 어린 나이에 사회적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된다. 부모의 자본이 자식의 자본이 되는 밑거름이 된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버지와 저녁식사시간에 나눈 수많은 대화가 그녀의 집필작가 활동과 구직활동에 자본의 힘이 되어준다. 한쪽은 부모의 돈이었고, 다른 한쪽은 창작활동의 밑거름이 된 대화였음을 보여준다. 자본을 바라보는 시대의 시선적 변화에 대해서도 미완성 자서전을 통해서 전달된다. 자서전을 통해서 변론하고 싶었던 사업가의 이야기는 왜 집필되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야기의 문체들은 색깔이 분명히 다르게 전달된다. 집필한 자들의 목소리와 색채는 분명하면서도 또렷한 주제가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작가의 다음 작품까지도 기대하게 하는 소설이다.



부부란 무엇일까? 결혼은 무엇일까? 진중하게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다. 앤드루 베벨 부부의 모습과 일기에 드러나는 남편의 모습과 자서전을 집필하면서 드러내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의도가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이들 부부가 보이는 침묵의 가치는 어떠한 모양새를 가졌는지 살펴보게 된다. 아내의 죽음이 찾아오면서 드러난 실상의 진실들이 저택의 직원들과 주변의 혹평이 대변을 해준다. 암으로 투병한 과정의 일기는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전해진다. 그녀가 통증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닌 눈물의 의미도 깊게 호흡하게 한다. 땅이 발산하는 달콤함과 축축함을 그려보게 한다. 새소리가 내는 음폭의 한계도 떠올려보게 된다. 누구나 가야 할 길이 죽음의 문턱일 것이다. 철학자 김진영의 『아침의 피아노』 책내용이 떠오르게 한다. 이 소설은 많은 작품들을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결혼식, 세례, 졸업식, 장례식 등...

장식적인 초대장...적개심을 품었다.

부르주아적 쓰레기라는 것...

아버지의 혐오감은... 교회로, 가족제도로, 국가로. 240

아버지는... 자신을 이민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버지는 추방자였다. 246

이 일자리를 원하세요?

네. 왜죠?

돈이 상품의 신이라면

여기가 ... 그 신의 최고 신전이죠. 긴 침묵 260

아버지는 내게 단 한 번도,

그 무엇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 312

거짓된 복잡성을 꿰뚫고

인생의 단순한 진실들을 발견할 줄 알았네. 317

우리 둘 다 활자와 관련된 일... 식자공과 타자수...

세상에 대한 우리 인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했다...

세상의 원형이 뒤집혀 있다는 걸 알았고,

현실이 뒤집혀 있어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 334

도서관의 ... 기부자 중 한 명인 그가

현실을 조정하고 구부린 것이다. 363


그의 재산이 주변의 현실을 구부렸다...

베벨의 부... 중력으로 휘어졌다. 368


나는 나한테 도움이 되는 한에서만 상대와 협력하네. 388

협동의 목적이 개인의 수익 389

우리는 진정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은 없었다.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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