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에 대해 다루는 드라마이다. "같이 가자. 지옥으로" 주인공의 표정이 심오하게 전달되는 작품이다. 세상의 오물들이라고 표명되는 것들이 하나씩 열거된다. 현실이 되지 못한 꿈들에 대해서도 거듭 언급되는 드라마이다. 누군가는 단호함으로 비장함을 깊게 드리우면서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 만민이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젊은 날의 청춘들이 있다. 그들이 두 주먹 쥐면서 외쳤던 그들의 목소리들은 세월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빛바랜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음을 보게 된다.

누군가는 노동자의 삶으로, 누군가는 정치인으로, 누군가는 기업인이 되어서 각자의 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청춘들이 외쳤던 그 외침은 세상의 오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잃어버린 색을 아무도 되찾지 않고자 할 때에 누군가는 지옥으로 같이 가자고 말하면서 자신의 길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게 된다. 플랜 B를 외치면서 그들은 거침없이 돌진을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표정도 비장하다. 자신의 목숨값을 내던질 만큼 세상은 더 이상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세상이었는지 질문을 거듭 던지게 하는 드라마이다.

세상의 오물들이라는 이들이 등장한다. 한 명씩 그들이 지목된다. 그들은 권력을 쥐면서 그들을 향해 검은 손을 내미는 기업의 손까지도 잡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된 주변인들도 언급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자신들과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 남편과 자식들을 외면하지 못하면서 검은 얼룩에 물들어가기 시작한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권력은 거침없이 가면을 쓴 자들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국민은 그들의 가면만을 바라보게 된다.





만민이 평등한 조국을 꿈꾸었다. 하지만 누구도 평등하지 않은 세상임을 감옥생활에서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먹는 음식, 거리낌 없이 즐기는 것들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수용소와 다르지 않게 전개되는 소설이다. 힘없는 자들이 짓밟히고 힘 있는 자들은 보석을 신청하면 자유를 누리게 되고 빠르게 죗값을 사면당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세상임을 단편적으로 사실적으로 전해지는 소설이다. 이 드라마에서도 다르지가 않은 상황들이 전개된다. 부조리한 세상을 침울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교묘하게 조작되어 부당하게 여론몰이를 하면서 죄인을 만드는 세상을 꼬집는다. 죄인은 죄를 벗어나고 무죄인 사람이 죗값을 받게 하는 교묘한 전략에 무너진 정치인의 죽음이 안타깝게 전해지기 시작한다. 조작하는 사회, 거침없이 죽음까지도 내몰리는 사회가 결코 낯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허구이지만 허구 같지 않은 서늘함이 전해지는 드라마이다.



힘없는 자들이 짓밟히지 않는 나라를 꿈꾸는 이들은 그 꿈을 이루었는가. 하나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임을 당하면 남은 네가 그 꿈을 이루어달라고 부탁하는 침통한 심정은 얼마나 단단한 어두운 권력과 싸워야 하는 것인지도 암시적으로 전해진다. 하나씩 사라지는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하지만 그들은 눈하나 깜짝하지도 않는 세상이다.





돌풍을 꿈꾸면서 그가 계획한 것은 머뭇거림이 없다. 오늘의 세상은 얼마나 오물처럼 더러워진 세상인지 보여준다. 그 세상 다 쓸어버리고자 자신의 목숨까지도 던져야 하는 상황이다. 거짓을 이기는 건 진실이 아니라 더 큰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이 대사가 얼마나 큰 상실감을 불러놓는지 모른다. 진실은 묻히고 거짓에 더 큰 거짓말이 진실처럼 국민을 환각상태처럼 주입시키는 그들의 공작이 결코 낯설지가 않다. <댓글 부대>영화가 떠오른다. 언론을 장악하고 댓글 부대까지도 동원하는 모습이 이 드라마와도 겹쳐지는 세상이다. 거짓을 믿고 더 큰 거짓말을 믿는 사회에서는 진실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것을 보게 된다.

물지도 못할 거면 짖지도 마.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자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어 10화

죄 지은 자가 부끄러워하는 세상 _기태

죄 지은 자가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꿈꾸었던 기태가 있다. 기태의 여동생이 왜 눈물을 흘려야 했고 단호하게 돌풍의 하나가 되었는지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죄 지은 자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언론의 지면을 장악하고 언론은 그 도구가 되어 찬반 여론을 묻어버리는 세상이 되어버렸고 세계의 언론도 우려하는 목소리를 던지는 사회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의심부터 하게 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진실을 감추어야 하는 이유, 거짓이 드러나서 거짓이 죄인을 만드는 이유부터가 무엇인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드러나는 드라마이다.


부자 죄수. 뇌물.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적당히 시간만 보내면 되는 것 - P57

빨리 하라면, 빨리해야죠.
명령대로 수행하겠습니다... 온순한 사람.
- P119

항상 그렇듯이, 얻어맞은 놈들은
얌전하게 줄을 서있던 녀석들뿐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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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7-2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돌풍, 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못 봤어요. 구름모모 님의 글 보니 빨리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