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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월드 -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똑같은 세상
카일 차이카 지음, 김익성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7월
평점 :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수많은 알고리즘 추천을 받으면서 살게 된다. 관심을 보였던 클릭은 집요하게 무수히 노출되기까지 한다. 심지어 실망해서 반품한 물품 광고가 추천하는 것은 심각한 반감을 일으킬 정도이지만 알고리즘은 지치지도 않을 정도이다. 끊임없이, 무수히 우리들에게 추천하는 상품으로 손짓을 하는 세상이다. 비호감이 추천으로 노출되는 순간도 무수히 경험하게 된다. 알고리즘의 추천이 절대적으로 우리들의 관심을 정확하게 짚어내지도 못하는데 기술은 확률적으로 정확하다는 확고함으로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경험한 것부터 떠올리게 된다.
'지금 당신의 모든 것은 진짜인가?'라는 질문이 심오하게 오랜시간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다.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 시대이다. 기계 투르크인의 상상도 그림과 전해지는 이야기는 지금 우리 상황들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내용이 된다. 눈속임과 보이지 않는 공모자가 작동하는 기계에 우리는 속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킨다. 매우 앞선 기술이 선두에 서있지만 이면에 인간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펼친 이 책은 또 하나의 곁가지가 되어준다.
당신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당신을 사용하고 있다.
_ 에일린 마일스
미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이게 싫으면 죽든가.
_ 조지 트로
추천 알고리즘은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우리를 지배하고 조종하는 실체를 보여준다. 지각과 관심을 조종하는 추천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기계 투르크인'을 통해서 쉽게 이해하게 된다. '필터월드'는 방대하고 널리 분산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얽혀 있는 알고리즘 네트워크를 설명하기 위해서 저자가 만들어낸 말이다. 문화의 동질성과 알고리즘의 동기는 이윤이라는 사실부터 설명된다. 문화 전반에 평준화가 시작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기시감이 있는 카페의 모습과 카페 고객들의 모습까지도 예시로 설명된다.
집필된 목적은 분명하다. 필터월드의 윤곽과 결과를 먼저 살펴보면서 필터월드를 해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집요한 알고리즘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알고리즘에 기반한 피드가 만들어낸 불안과 권태의 분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것까지도 제시한다. 알고리즘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읽다 보니 기계 뒤편에 숨은 인간들이 누구인지, 의도까지도 볼 수 있는 힘이 생겨나기 시작하게 되면서 나만의 취향, 좋아하는 문화 콘텐츠를 지향하면서 나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음을 떠올리게 된다. 몽테스키외 『취향론』과 조르주 페렉 소설 『사물들』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완벽함에는 공허함이 뒤따른다. 취향이 지나치게 표준적이 되면 취향은 타락한다." (93쪽) 개인적인 취향의 몰락과 알고리즘 불안을 현대의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내용까지도 집중하면서 이해하게 된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들도 살펴보게 한다. 혁신의 부재는 '갇힌 문화'라고 말하는 스칼라스의 내용까지도 접목하며서 상황들을 이해하게 된다. 특징 없는 카페와 인스타그램에 대한 내용까지도 살펴보면서 취향의 표준화와 알고리즘의 세계화를 설명한다. '문화적 창작물'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경향이 무엇인지도 언급되면서 무가치한 쓰임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의 움직임들까지도 눈을 흘기면서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허망한 움직임, 가치를 잃어버린 '좋아요'수의 의미까지도 냉철하게 직시하게 된다.
자각의 힘이 왜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의심하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며 취향을 구축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문화의 개별성, 취향의 차별성이 존중받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급된다. 자신만의 취향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것은 생각과 의도와 돌봄뿐이라는 사실에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하나씩 주워 담는 힘을 비축하게 된다. 생각과 의도, 돌봄이 내포한 힘을 제대로 직시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필터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문화는 또한 가장 생기 없는 것이기도 하다는 내용에도 눈길이 머무른다. 대중이 환호하는 문화의 이면을 향해 질문을 하는 힘도 필요한 시대이다.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시대이다. 알고리즘 추천의 뒷면에 자리잡고 있는 감시 자본주의, 개인 데이터를 끊임없이 빨아들여 돈을 버는 방식까지도 예사롭지 않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내용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이다. 휘둘리지 않는 힘이 얼마나 필요한지 거듭 상기하면서 기분좋게 미소를 지으면서 마지막 장을 덮었던 책이다.
필터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문화는 또한 가장 생기 없는 것이기도 하다 - P424
추천 알고리즘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정보와 검색을 놓치게 되었는지, 그것을 복원할 때까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 P404
완벽함에는 공허함이 뒤따른다. 취향이 지나치게 표준적이 되면 취향은 타락한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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