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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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책표지 사진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책제목에서는 더욱 저자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던 책이다.

제로웨이스트는 낯선 단어가 아니었다. 실천하고 함께 동참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인스타그램으로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라이프스타일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만났던 외국의 가게 모습이 이 책에서도 다시금 만날 수 있었기에 저자의 행동하는 모습과 의지는 충분히 독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된다.

책 사이즈는 보통의 책들보다는 작은 사이즈이다. 작아도 단단하게 저자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야무지게 말하기 시작한다. 책표지에도 말하듯이 '즐겁게 시작하는'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소비자의 시선에서 포장된 진열된 상품들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불필요한 포장들이지만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포장일 것이다. 소량 판매보다는 대량판매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비닐에 묶여서 여러 개를 다량 판매하는 시스템은 제로웨이스트와는 거리감이 많은 판매 시스템이다.

식재료를 소량만 무게를 재고 구입했다. 이 생활은 이미 외국에서도 경험했기에 절실하게 좋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하지만 한국은 몇 개의 야채들만이 가능하여 아쉬움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필요한 만큼만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부터가 시작이 되면 좋겠다고 느끼게 된다. 이 책에서도 외국의 상점에 대해서 사진과 함께 판매 시스템에 대해 잠시 언급을 한다. 이런 상점이 많아진다면 한국의 주부들은 어떻게 대응을 할까? 아마도 한국의 주부들은 불편함이 있을지라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어보게 된다. 장바구니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불편함보다는 환경을 생각하며 생활화하는 한국 주부들이 아닌가.

저자는 젊은 세대이며 적잖은 불편함과 어색함까지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동참하며 생활화하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읽는 동안 세상의 밝음이 많이 보여서 기분 좋게 읽은 책이다. 그녀의 칫솔, 비누, 유리병, 스테인리스 용기, 가제 행주, 보온병, 면 생리대, 화장솜 대신 사용하는 면 패드, 칸막이 반찬통, 빈티지 시장, 보자기 등등 펼쳐놓은 이야기들은 충분히 희망적인 실천이었다.

재활용품을 버리는 날 눈에 띄게 줄어든 재활용품들에 놀랐다. 배달음식이 없고, 장보는 횟수를 확실히 줄이면서 집밥을 해먹는 날이 많다 보니 재활용품도 확실히 줄어들었던 날이 떠오른다. 그날의 기분 좋음이 좋아서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즐겁게' 노력하는 행동들이 있다. 집밥을 부지런히 요리하는 분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워 하며 하루하루 동행하는 것이었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도 노력하고 의식하는 만큼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기에 지금까지 실천하였던 것들과 함께 더 노력해 볼 수 있는 것들을 다시금 떠올려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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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호 인플루언서 인문 잡지 한편 2
민음사 편집부 엮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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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의 인문학을 만나다.

목마름이 해소되는 인문잡지 한편 2호 인플루언서이다. 1박2일 여행길에 가벼운 여행 가방과 함께 떠난 인문 잡지였다. 소음 없는 바닷가에서 쉬고 싶다는 한 가지 이유로 떠났는데 사람이 많지 않은 조용한 동해 바닷가를 알고 있었고 그곳의 카페에서 읽었던 <인플루언서>는 충분히 시원했고 돌아오는 길에 책이 건네는 여러 목소리들을 계속해서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었던 책이다.

책보다 짧았기에 한 편씩 읽고 긴 시간들을 호흡하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름의 방식으로 여러 번 음미하면서 책의 내용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생각들을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0편의 글들이 실려있는 한편 2호.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그렇게 읽지 않았다. 시간의 간극들을 충분히 누려보았다. 여러 번 호흡하면서 글들이 담아내는 저마다의 목소리들을 하나씩 떠올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래서일까. 한 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읊조리게 되는 말. '너무 좋은 책인데.'

사회적 현상들이 움직이는 현대사회에 살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움직임들이 시작되고 그 움직임들은 기존의 의미를 덮어버릴 만큼 강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지금 이러한 움직임들을 감지하고 여러 저자들이 저마다의 글을 담아내고 있는 책. 이런 책은 처음이라 신선하다는 느낌과 필요한 글이라는 적절함이 어우러져서 저자들이 내는 목소리들과 시선들을 함께 하면서 인문학이라는 접목까지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다양한 책들을 만나보려고 노력해보게 된다. 시도해보고 읽어보면서 느끼게 되는 만족감들도 책들마다 다르다. 이 책이 전하는 느낌은 또 다른 만족감이었다. 1월, 5월, 9월 연간 세 차례 간행되는 인문잡지는 정기구독이 가능한 잡지이며 10% 할인이 된다는 것도 마지막 페이지에서 안내해 주고 있다. 5월의 인문 잡지를 읽었으니 9월의 인문 잡지도 기다려지는 기다림이 벌써부터 느껴지는 책이다.

원래의 나를 거스르는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기란 힘들다. 하지만 변하기 위해서는 힘을 들여한 한다. 7쪽

SNS 시대의 인문학을 시도하는 <한편>2호 인플루언서. 인플루언서라는 현상을 분석한다.

인플루언서의 정의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이다. 7쪽

하나의 잡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빡세게, 힘들게, 겨우겨우. -편집자- 13쪽

불량한 정보는 미아즈마보다 더 해롭다. -박한선- 90쪽

따로 공부할수록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의 빈약함에 놀라고 -윤해영- 195쪽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크게 번져 나가는 수많은 개인의 목소리... 그렇게 노예제가 폐지되었고, 여성이 투표권을 갖게 되었듯이. -윤해영- 207쪽

밑줄 치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사실들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생이 담아내고 있는 글은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으며 왜곡된 선입견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몇몇의 어른들의 무심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기억이 되고 있는지도 짐작해볼 수 있었던 글이기도 했다. 다양한 저자들의 글이 담겨 있는 한편 2호. 그래서 더 좋았던 책이다. 9월 호도 기대해보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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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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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정리하는 뇌> 저자 신작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노화를 신경과학, 심리학, 뇌과학의 관점에서 집대성하다.

뇌과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신간도서가 출간되면 읽어보게 된다. 이 책은 노화라는 현상과 심리학과의 접목으로 집필된 도서라 더욱 읽지 않을 수가 없었던 책이기도 하다.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이 바탕 그림이 되었기에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여러 내용들은 다시금 그때 읽었던 책들도 떠올려보면서 읽었던 시간들로 기억된다. 이 책은 보통의 책들보다 더 많은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었고 많은 것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촘촘하게 엮어서 내밀하게 쌓여가는 내용들로 충성해지는 느낌이었다고 전체적으로 떠올려보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고 노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 어느 누구에게나 온다. 가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노화도 있지만 당사자만이 느끼고 불편함을 호소하게 되는 노화의 진행 단계들도 있으리라. 준비 없이 삶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노화라는 단계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하면서 노화를 받아들인다면 한결 윤택한 노년의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또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1부는 끊임없이 발달하는 뇌, 2부는 우리의 선택, 3부는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이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펼쳐서 읽었던 내용이 3부였다. 그러고 나서 1부에 이어서 2부를 읽었는데 3부의 내용은 2번 독서하는 경험이라 더욱 뚜렷하게 내용들이 상기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 책이다.

더 지혜롭게 나이 들고 싶은가. 삶의 질과 행복,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나날에 대해서 저자는 여러 내용들을 담아낸다. 명상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수면에 대해서도 진중하게 저자는 목소리를 낸다. 독성과 수면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도 확인해보게 된다. 수면의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된다. 노인은 잠이 없다는 선입견에 대해서도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구전으로 전해져서 알아왔던 노화에 대해서도 수정해보게 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되는 책이다.

관리하는 삶과 준비하는 삶과 이해하는 삶은 분명히 다르다. 노화를 이해하고 뇌과학과 심리학까지 접목해서 이해하는 이 책은 그동안의 많은 연구와 저자의 확고한 의지까지도 전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모두가 기질이 다르다. 그리고 취향도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성향의 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이 노화에도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이 되어주는지도 책은 전한다. 뇌와 노화에 영향력을 주는 음식들도 소개하는 반면 중금속 중독이 우려되는 식품군도 책은 전하는 만큼 적절하게 섭취하여야 하는 식품군이 무엇인지도 책은 전해준다. 무엇보다도 가장 깊게 인상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명상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이듦과 명상이 주는 상관관계는 심리적으로 얼마나 윤택한 삶이 되는지 다시금 떠올려보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되었던 책이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는 비밀스러운 책이다.

인지력 저하와 신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활동이 소개된다.면역력이 강화되는 활동도 소개되는 책이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과 그 다음으로 좋은 방법도 책은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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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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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삶에 대해 질문도 많아질 때가 있다. 정답도 없는 삶이기에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원하는 삶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이 생기는데 이 책이 짙은 질문들을 하나씩 다시금 들추어주는 순간이 되었다. 길벗어린이 출판사는 익숙한 출판사이다. 책을 좋아하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아는 출판사이다. 믿고 두드린 책이었는데 책을 처음 펼치면서 진중한 질문들에 천천히 들어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린이 책이라고 하기에는 손색이 없고 어른이라고 부르는 부모들에게도 인문,철학책이 되어주는 질문들을 마주하는 그림책이다.

두께감에 놀라웠다. 양장본이라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중하게 넘기면서 읽었던 책이다.

그림도 가볍지가 않다. 이 책의 작가와 그림을 그린 인물은 동일인이다. 몇몇씩이나 여러 번 다음 질문으로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저자의 질문들과 그림들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자녀들에게 선물하면 더욱 좋을 책이다. 사춘기를 지났지만 아직도 이런 질문들이 좋기만 하다. 지나온 시간들이 후회의 순간들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 배우고 경험하면서 단단하게 여물어졌다는 것에 허튼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또 한 번 떠올려보는 시간들이 된다.

한창 자기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깊게 질문하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들이 많다. 자녀에게도 이 책은 답은 없지만 쏟아지는 생각들과 질문들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님을, 혼자만의 고민이 아님을 알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조용한 등대와 같은 책이 되리라고 믿어보는 책. 바로 이 책이다.

쓸데없는 생각이 있을까?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좋을 뿐이다. 때로는 엉뚱한 생각일지라도 늘 응원하게 된다. 닫힌 질문이 아님을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 아이들이 발견하리라 믿어보게 된다. 이 책은 질문들의 연속이다. 답은 없다. 우리들의 삶도 그러하듯이...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그 여정을 의미 깊게 보여주는 책이다.

저 문 뒤에는 뭐가 숨어 있을까?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만 생각할 수 있다면, 행복할까?

왜 언제나 봄날이 아닌 거야?

내가 찾는 걸 발견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비밀을 풀면 왜 늘 새로운 비밀이 생겨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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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푸른 눈의 증인 - 폴 코트라이트 회고록
폴 코트라이트 지음, 최용주 옮김, 로빈 모이어 사진 / 한림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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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파견된 저자는 전남 나주의 나환자 정착촌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직접 목격하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이 책에 담아낸다. 책 제목처럼 증인이며 증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책 한 권이다. 날짜별로 기록된 회고록. 그가 한국에서 경험한 글들은 그의 시선에서 그 당시 모습들을 전해준다. 풍경들과 가옥들, 나환자의 생활환경과 가족들과의 관계들과 경제생활들이 기억들과 함께 펼쳐진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하려면 사람들의 시선들에 그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어려움들이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는 일부러 나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악수'를 하였다고 전한다.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행동으로 말없이 환자들에게도 보여주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작은방, 일주일에 한번 가는 목욕탕, 자전거, 혼자 걷는 산행을 좋아했음을 알게 된다. 쌀밥과 김치, 김 등이 생소해서 체중이 감량되어 아주머니가 걱정하는 모습도 회고한다. 양계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환자 정착촌의 모습들도 차분히 떠올리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대학생들의 데모하는 모습과 버스터미널에서 목격하는 군인들의 젊은 학생들을 구타하는 모습은 그에게 충격을 남긴다. 계속되는 질문들과 버스 안 승객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표정들까지도 그는 또렷하게 기억하며 회고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그가 직접 경험하고 본 것들을 기록한다. 그의 증언들은 역사이며 기록이 된다.

글과 함께 사진들도 수록되어 있는 회고록이다. 이방인들의 시선에 한국은 어떠한 상황이었을까?

저자가 계속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들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평화봉사단이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었기에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어떠한 언행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게 된다. 그의 눈앞에서 펼쳐진 총격의 흔적을 남긴 버스들과 혈흔들, 그리고 사라진 승객들의 행방은 그에게 쉽게 잊히지 않는 기억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독일 기자들의 통역 역할을 수행하면서 광주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언론이 거짓된 정보를 보도하고 있음까지도 그는 직접 경험하게 된다. 도청에서 목격한 할머니와 어린이의 시신은 그에게 더욱 충격을 남긴다. 젊은 청년들만이 희생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헬기로 총격을 가하여 피살된 할머니와 어린이의 사체였기 때문이다.

5,18 관련 책들을 이미 여러 권들을 읽었는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어린이가 총격에 피살된 것이었다. 역시나 이 책에서도 어린이 시신에 대해서 기록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무차별하게 국민을 사살한 그들은 누구이며, 발포 명령을 내린 자는 누구인가는 역사에 반드시 드러나야 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왜 광주시민들이 정부에 의해서 철저하게 버려져야 했었는지는 이 책은 분명하게 명시해 준다. 김대중, 전라남도, 대학생들, 김대중 체포, 계엄령, 전두환 ....

며칠 전에 광주에서 전두환 재판이 있었고 그가 보였던 과거의 언행과 재판하는 날의 그가 보여준 언행들은 국민들의 관심을 충분히 주목시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날의 광주시민들이 느꼈을 분노와 충격, 가족들의 죽음, 군인들이 보였던 과격한 충격들은 그 당시 목숨처럼 지키고 진실을 전하고자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까지도 함께 기억하게 된다. 진실을 왜곡하고 변질시켜서 기나긴 시간 광주 사람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만들었던 사람들도 우리는 함께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책은 불꽃이 되어주었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던 책이 바로 광주 5.18책이었다. 이해되지 않고 믿을 수 없었던 한국의 역사였다. 그리고 그 당시 받았던 충격은 진실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연장선이 되었기에 책은 말없이 진실을 전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은 무서운 힘을 간직한 것이다. 읽는 자만이 볼 수 있는 것이며 보이는 것의 힘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지게 되기에...

오늘도 읽는다. 그동안 읽었던 5.18 책들의 기록들과 중첩되어가는 기억들은 또 한 번 선명하게 진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저자가 이 책을 출간된 이유도 분명히 전한다.

지금 우리에겐 목소리가 없어.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게. 할머니는 두려움이 없는 눈으로 나를 뚫어질 듯 보았다... 나는 여기에 '목격하기 위해' 있었다. 그 할머니가 내게 분명한 임무를 준 것이다.

나는 할머니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40년이 지난 이제야, 그 책임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책 중에서 -

역사의 사실 앞에 시간은 흘러왔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보았지만 시간의 흐름 앞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5.18 광주시민들이 보여줬던 모습들도 쉽게 잊히지 않았던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정부는 광주시민들을 버렸지만 광주시민들은 학생들의 외침과 정부가 보이는 모습에 분노했고 총격으로 거리가 지저분해지면 자발적으로 시민들은 거리를 청소했다고 저자는 기억한다. 늘 깨끗한 광주 거리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도 놀라워하는 광주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습과 군인들을 사살하지 않고자 무기를 반납하는 모습과 시민들을 설득하는 지도자들의 모습까지도 책은 전한다. 광주시민들이 원하였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책은 목소리를 전한다.

민. 주. 주. 의

광주의 택시 기사들과 버스기사들이 군인들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고자 희생한 내용도 이 책은 담아내고 있다. 그들이 왜 군인들로부터 시민을 지켜내야 하였는지 아이러니할 뿐이다. 광주에 왔던 군인들은 누구이며, 광주의 시민들을 희생시킨 발포명령권자는 누구인지 우리는 묻게 된다. 그 당시 미국이 보여줬던 모습까지도 저자는 모두 회고해 주고 있다.

역사는 잊히지 않아야 한다. 그 누군가가 잊고 살면 그 역사는 또 반복될 수 있기에....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면서 이룩한 것임을 또 한 번 기억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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