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8
이디스 워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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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디스 워튼 지음, 김욱동 옮김

 

20228월 북클럽

 

여름엔 [여름]을 읽어야지. 책 표지도 여인과 초록. 좋다.

그런데 내용은 전혀 여름이 아니어서 슬펐다.

여름의 서핑을 기대하고 펼쳤더니, 망망대해애 표류하는데 끝이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지쳐갔다. 여성의 삶이 이렇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치 내 일인냥 서글펐다.

 

[하니는 여전히 채리티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꼼짝하지 않고 벽지의 똑같은 지점을 바라보며 우울하게 앉아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런 느낌이다.

자신의 태생, 그리고 현재를 망각하기 위해 달려가지만, 결국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스스로 선택하는 현재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평소처럼 숲 가장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하니는 돌아오지 않았고,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할 것이며, 채리티는 자신을 거둔 늙은 로열과 결혼을 할 것이다.]

 

[나는 로열씨와 결혼했어.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할게.]

 

채리티가 하니의 아이를 가지고 로열과 결혼해서 어떻게 사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이것은 소설이니까. 사랑은 불장난 같다는 이상한 흐름, 맹신할 수 없이 계획하고 재고 밀당해야 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내 마음이 오히려 생채기가 나고 귀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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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비용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버라 리비 지음, 이예원 옮김, 백수린 후기 / 플레이타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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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비용

데버라 리비 지음

 

글을 잘쓰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의 글을 읽을 때면 겸손해지면서도 행복해진다. 너무나도 행복해서 데버라 리비의 다른 책들도 당연하게 모으게 된다. 그리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문체, 번역가를 잘 만나 빛을 온전히 낼 수 있었으리라.

 

체감으로 다가오는 무게가 진실돼서, 나도 내일 저럴 지도 몰라서......

 

[폭풍과 회오리 바람이 몰아들고 물결이 소용도는 가운데 파도가 내리치고 있었다.

 

삶은 허물리고 무너진다. 우리는 와해되는 삶을 지기려 뭐든 손 닿는 대로 부여잡는다. 그러다 깨닫는다. 그 삶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없음을

 

사랑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면 그 틈새로 밤이 스며든다. 밤은 끝없이 이어진다. 분한 마음과 비난으로 들끓는다. 밤새 이어지는 괴루운 내면의 독백은 해가 떠도 잦아들지 않는다. s로선 이 점이 가장 원망스러웠다. 이토록 내 마음이 그이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이렇게까지 그 사람에게 가로채였단 사실이. 그건 점령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행복하지 못했고, 행복하지 못한 게 어느새 버르싱 되고 있었다. “우표나 달걀을 하나씩 모아 수집한 컬렉션처럼 ......평생에 걸쳐 점차 키워갈 수 있는변화하는 것으로 베케트가 설움을 묘사했듯이 말이다.

 

나는 지난날의 복원을 바라지 않았다. 내겐 전혀 새로운 구성이 필요했다.

 

나중에 그 헛간에서 처음으로 가을을 보냈을 때, 헛간 지붕 위로 사과나무 열매가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폭발음처럼 요란했다. 그제야 나는 뉴턴이 사과가 돌이킬 수 없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중력 이론을 못 박게 되었던 과정을 납득했다. 서서히 떨어지는 사과란 존재하지 않는다.]

 

앞 페이지의 몇 글자들을 적었을 뿐인데, 벌써 마음이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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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혐오 (리커버) -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
파스칼 키냐르 지음, 김유진 옮김 / 프란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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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혐오

파스칼 키냐르 지음

 

읽었는데, 내용을 읽지 못하고 글만 읽은 듯하다.

유희열이 제목을 슬쩍 이야기하고 지나간 부분이 방송을 탔었는데, 그 뒤로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읽었는데, 음악이 아니라 나를 혐오할 뻔 했다.

 

난 역시 글로도 음악은 집중해서 겨우겨우 접해야 하는 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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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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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옹고지 아디치에 지음

 

이 글을 읽어도 나는 아직도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2012년 저자가 테드에 강연했던 내용을 다듬어 책으로 냈다고 한다.

 

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라는 제목으로 고정관념이 우리의 사고를 얼마나 크게 제약하고 우리의 사고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는지, 가끔 나는 내게 당연한 것은 남에게도 당연하다고 여기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여자가 적어진다.

 

그녀는 억울함을 그냥 삼켰습니다.

 

내가 아는 한 여성은 남편과 똑같은 학위를 받았고 똑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집안일을 거의 도맡는데, 이건 대부분의 부부들이 그렇죠. 내가 그보다도 놀란 점은 남편이 아기 기저귀를 갈 때마다 아내가 고마워요라고 말한다는 거였습니다. 만일 그녀가 남자가 자기 자식을 돌보는 것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긴다면 어떨까요?

 

이것은 그저 사소한 일이지만, 때로는 사소한 일이 가장 아픈 법입니다.

 

여기저기에서 말하고 있는 글들을 보면, 으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남성 위주의 삶에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이 글을 읽고 여자여서 남성에게 당연하게 지고 사는 영역 말고, 여자여서 남성보다 대접받고 사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생각했다. 내가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남성이 내려놓아야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이득을 생각하고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는 등의 성을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페미니즘의 근간일까?

 

사랑한다면 그럴 수 없는 행동들은 페미니즘을 논할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된다. 너를 나처럼 여긴다면 어찌 그런 이익을 따지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싸우려고만 들고, 움직이지 않은 채 노려보고 있을 수 있을까.

 

현 상태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기란 늘 불편한 일이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당신으로 인해 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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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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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깊이에의 강요, 승부, 장인 뮈사르의 유언, 문학적 건망증. 크게 4개의 글이 있다.

 

나는 특히 깊이에의 강요와 문학적 건망증에 공감하며 읽었다.

 

깊이에의 강요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벌어진 비극이다. 누군가를 평가하는데 몰두하는 사회로 인한 예술가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누군가는 나를 욕한다. 비하한다. 폄훼한다. 평생을 쫓아다니며 지랄할지도 모른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 안 생기는 거 안다. 그래도 몰락하지는 말자.

 

문학적 건망증은 나도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지만, 40년을 살아오면서 읽은 책이 한두권은 아닐 게다. 그리고 그것은 올해 다 읽지도 않았을 게다. 그리고 내 기억이 컴퓨터에 정보를 저장해두는 형태가 아닐 것이므로 느낌도 남지 않고 날아가버린 책의 내용이 한 둘이 아닐게다. 내가 쓴 글도 난 기억하지 못하니 말 다했지. 쓰면서 날려버리는 일을 매번 하면서도 나는 책읽기를 하고 있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하면, 정보와 각인은 다른 형태의 작동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정보들은 날아갔지만, 내 안에 각인되어 나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킨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너는 내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내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책들은 어떠한가? 책을 찾아 정신없이 읽는다. 흥미있게 읽었는데,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감탄을 한다. 밑줄을 긋고, 훌륭하다는 느낌표를 쓴다. 그런데 거기에 누군가 내 생각을 기록해두었다. 자신이었다. 오래전에 읽고 기록해둔것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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